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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835화 (834/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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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가향(眞空家鄕)

나는 파우스트 박사가 내게 옥좌로 가라고 한 이유를 알고 있었다.

‘이젠 방법이 없으니까.’

어차피 이 세계는 종말을 맞이했고 내가 또 다시 다중우주를 넘을 가능성은 없다. 선악과와 태허의 힘이 필요한데 이제 와서 그 요소를 갖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피스토펠레스는 [옛 지배자]와 전력으로 싸워서 공멸(公滅)했다. 극도로 발달한 강인공지능이 단순히 감성 때문에 움직일 리가 없었고, 그녀가 싸운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그건 바로 전생자인 내가 [옛 지배자]에게 붙잡히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해야 했기 때문이다. 내가 옥좌로 향하는 길을 누구에게도 방해받아서는 안 되었다.

옥좌.

절대신이라고 할 수 있는 [아버지] 라는 존재가 거하는 성지(聖地). 본래 필멸자는 도달하지 못할 장소이지만,  메피스토펠레스와 파우스트 박사는 나라면 옥좌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 여긴 듯 했다. 인과율의 한계를 넘나드는 전생자라는 존재라면 이변을 일으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 한 것이리라.

옥좌로 가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장소인지 조금도 알 수가 없다. 그 어떤 마도서에도 옥좌에 대한 설명은 자세히 적혀있지 않으며 심지어 [옛 지배자]조차 도달한 자가 없었다고 한다. 이런 미지의 장소에 가서 내가 어떻게 개죽음을 당할지는 누구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나는 가봐야만 했다.

왜냐하면 - 옥좌는 ‘계시’가 이뤄지는 장소. 그 장소에서 무슨 사건이 벌어지는지 알게 된다면 내 전생의 목표가 확실해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장소는 우주에서 가장 중대한 장소이니만큼 전 우주가 멸망할 때도 제일 마지막에 멸망 할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옥좌에서 죽었을 때도 전생능력이 발동할까…?

여긴 [굴레] 자체가 다른 다중우주인데?

전생능력이 발동한다는 전제가 만일 무효화된다면 끝장이다. 나는 말 그대로 최후의 최후에 개죽음을 당하고 모든 모험이 끝장날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걸 잃는다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났으나 이내 이를 악물었다.

‘…어쩌면 그건 축복일지도 모르지.’

눈을 감은 후 두 번 다시 깨어나지 못함을 죽음이라 한다면, 그건 행복한 일일지도 몰라.

내가 이따금 하는 생각이었다. 척박한 삶에 겁을 먹고 안락한 죽음에 기댈까봐 자주 하지 못할 뿐.

“갈까.”

나는 폐허 속에서 비틀거리다가 비등을 손에 들었다. 이제 메피스토가 소멸해서 CCLF 2식 마력왜곡포자장이 사라졌으므로 마도구의 사용이 자유로워진 것이다.

비등을 써서 한 번에 빛의 파장 근처로 간다.

기를 이용해서 몸을 추진시키면 오래지 않아 파장까지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비등을 손에 드는 순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비등이 울부짖는 듯한 굉음이 등 내부에서 소용돌이치는 듯 했다.

우오오오 -

오오오 -

“…….”

나는 지금 비등을 쓰면 큰일 날 거라는 직감이 들었다. 그래서 비등의 뚜껑을 살짝 돌려서 열어 보았다. 원래는 뚜껑을 열어봤자 평범한 등의 내부가 보일 뿐이었으나, 뚜껑을 연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쿠구구구

우오오오 -

“……!!”

‘위장’ 내부가 보인다!!

원래 비등의 유혹에 넘어가서 비등을 사용할 경우, 엉뚱하게도 암천향에 있는 신(神)의 위장 내부로 들어가게 되어 있었다. 나는 예전에 암천향에 가려다가 그 함정에 고스란히 걸린 후 신공표의 도움으로 탈출 한 적이 있어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 보았던 ‘위장’ 내부세계의 풍경이 마치 조그마한 모형정원처럼 비등의 안쪽에 펼쳐져 있는 것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소용돌이치는 ‘위장’의 세계 속의 울음소리 - 그것은 아무래도 그 세계에 거하고 있던 혼돈의 마물들이 내뿜는 소리인 듯 했다.

크오오오!

우오오오오오

마물들은 흉측한 모습을 숨기지 않고 하늘로 떠올라서 위장을 탈출하려고 하는 듯 했고, 금세 하늘이 새까맣게 변했다. 수십만 마리나 되는 혼돈의 권속들이 일제히 날아올랐다. 그 중에는 예전에 보았던 산맥 만한 마물조차 섞여 있었다. 실제로는 수억 배는 될 법한 거대한 장관이겠지만 비등 내부의 조그마한 모형정원에서 움직이는 걸 보자 마치 벌레들이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잠시 후 비등에서 거대한 영언(靈言)이 울려 퍼졌다.

[미물들이여, 위대한 회귀를 받아 들일지어다.]

후와아악

잠시 후 허공에서 혼돈의 파도가 일어나더니 그 모든 마물들은 일거에 혼돈에 잡아먹혀서 소멸되고 말았다. 혼돈의 파도는 잠시 동안 일렁였고, 시점이 점차 바깥으로 번져 나왔다. 그리고 확장된 시점에서는 예전에 보았던 거대한 신(神)의 몸뚱이가 보였다.

우주를 유영하는 거대한 지네.

-------- .

그는 잠시 후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 노래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왜인지 내게는 그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런 음(音)도 없었으나 우주 전체에 진동을 울리며 퍼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혼돈을 칭송하는 고적한 피리소리처럼 들렸다. 그리고 지네의 신이 유영하고 지나간 은빛 길 너머로 암천향(暗天鄕)이 서서히 끓어오르는 게 보였다.

파스스스

잠시 후 비등은 산산이 부서져서 모래알이 되고 말았다. 나는 어째서 이런 현상이 생겨났는지 알 수 있었다.

“암천향이 멸망한다.”

나는 스스로 중얼거리고도 믿기지가 않았다.

사라지는 건 지네의 위장 내부의 세계만이 아니다. 이세계 암천향이 멸망하기 때문에 비등에 연결된 마도의 계약과 인과율이 사라진 것이다.

당연히 비등을 제작한 마도사의 마력조차 끊어진다. 마도구 또한 인과율의 고리이므로, 연결되어있는 대상인 암천향이라는 세계 자체가 멸망한다면 결코 멀쩡할 수 없다. 마력이 산산이 분해되면서 마도구를 이루던 매질 또한 근원소로 환원된다.

“…….”

나는 마도지식으로 비등이 모래가 된 이유를 파악했으나 그리 위안은 되지 않았고, 도리어 공포심이 치솟아 올라서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것이 종언(終焉).

궁극의 파멸이 실시간으로 닥쳐오는 세계인 것이다.

‘제기랄…. 내가 이 시대에 살았다면 도저히 미치지 않고는 못 견뎠겠군.’

암천향이 파멸했다면 역시 [밀림의 지배자]에게 가는 일도 무의미하다. 나는 옥좌로 갈 당위성이 하나 더 늘었다고 생각하며 마법을 써서 소환수를 불러내었다.

끼이이이

불러낸 소환수는 왠지 겁을 잔뜩 먹고는 구슬픈 울음소리를 흘렸다.

나는 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독였다.

“괜찮아. 겁먹지 마.”

갑각피부 너머로 공포심이 느껴진다. 역시 이 녀석도 혼돈의 존재인 만큼 이 세계의 파멸을 실시간으로 느끼고 있으리라.

나는 잠시 안쓰러운 눈으로 녀석의 머리를 만져주다가 등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전신에 호신강기를 잔뜩 두르고는 이를 악물고는 말했다.

“가자!”

피잉 -

잠시 후 빛의 파장이 퍼져있는 우주공간에 도착하자, 나는 소환수에게 의사를 불어넣어서 빛의 파장으로 돌격했다.

위이이이잉

기이한 이명이 귓가에 울린다. 나는 빛의 파장 내부로 들어오자마자 사방에 시공의 개념이 사라지고, 오로지 오색현란한 빛이 느릿하게 강물처럼 흐르는 걸 알 수 있었다.

‘다행이다. 살아서 들어왔어.’

그리고 우주공간과는 달리 한없이 편하게 분위기가 바뀌어가는 걸 느꼈다. 지옥 같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아무런 타격이 없었기에, 나는 소환수의 등에서 내렸다.

“돌아가.”

소환수를 소환해제한 후, 나는 천천히 이 차원의 회랑을 걷기 시작했다. 왜인지 더 이상은 소환수가 광속으로 이동할 수 없었고, 소환수가 겁을 먹고 있었기에 타고 다닐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그냥 걷기만 해도 어디론가 빨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이곳은 틀림없이 모든 물리법칙이 왜곡되고 붕괴된 장소일 듯 했다.

…….

끝도 없는 길을 걷고 있다. 나는 체감시간으로 대략 한 시진 정도를 말없이 걸었는데도 그 한계가 보이지 않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길에 변화가 생기는 걸 알 수 있었는데, 길의 양 옆에 은하(銀河)의 형상이 잠시 떠 올랐기 때문이었다.

쿠웅….

부딪히는 소리. 나는 힐끔 은하끼리 부딪히는 광경을 보았는데, 이윽고 은하는 서로 합쳐져서 더욱 커지는 듯 했다. 가까이에서는 천문학적인 재앙이겠지만 멀리서 보자 그저 신기한 풍경에 지나지 않았다. 은하의 충돌은 한둘이 아니었고 수만 단위의 은하들이 충돌한 후 명멸(明滅)하기 시작했다.

스스스

세계가 이렇게 작았던가? 은하가 마치 점처럼 작아지고, 마치 강물이 유구하게 흐르듯 형언할 수 없는 단위의 거대 은하단이 흐르기 시작했다. 나는 은하단조차 점차 작아지면서 조그마한 혈관(血管)처럼 변해가는 걸 보면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느낄 수가 있었다.

이 회랑을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시야의 차원이 달라지고 있다.

마치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향하듯,  저지대에서 고지대로 향하는 듯한 변화였다. 차원이 높아질수록 보다 넓은 세계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나는 사방에 혼돈의 밀도가 가득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혼돈이 아예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기는커녕 모든 종류의 권능이 배제 된 듯한 공간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쿠구구구….

이윽고 초은하단이 모래알처럼 작아졌을 때, 마치 뇌 속의 혈관이 나뭇가지처럼 뻗어져나간 듯한 형상과 함께 짙은 안개가 내 눈을 가리기 시작했다. 나는 이 광경이 점차 더욱더 시야가 넓어지며 순식간에 수 천 배나 범위가 넓어지자 정신마저 혼미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미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성계의 단위를 수천 조 배나 초월했는데 여기서 더욱더 커진단 말인가?

그리고 잠시 후 나는 회랑의 양옆에 처음 보는 기이한 생물체들이 떠다니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생물체 하나하나는 꿈에서 나올까봐 끔찍한 형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치 천상의 바다를 유영하는 것 같았다. 나는 내 옆에서 몸통을 팔락거리며 날고 있는 오징어 같은 놈에게 손을 뻗어 보았다.

놈의 몸통에 손이 닿는 순간이었다.

[무엄한 놈!! 인간 따위가 내 차원에 손을 뻗느냐…!!]

머릿속으로 거대한 호통이 울려 퍼졌다. 나는 그 분노의 감정에 놀라서 그만 손을 뗐는데, 한 순간이지만 강렬한 마력이 내 손끝을 찌릿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오징어를 쳐다보다가 문득 놈의 정체를 깨달았다.

“…[옛 지배자]…?”

말도 안 돼.

나는 어이없는 기분이 들었으나 아무래도 내 예감이 맞는 듯 했다. 아마 이 회랑을 걸어갈 때마다 차원이 승화하며 고차원적 존재들에게 접하기 쉬워지고, 전 우주를 누비는 차원이 되자 [옛 지배자]들이 작아보이게 된 게 분명했다. 달리 말하자면 [옛 지배자]는 그만큼 고차원적인 존재라는 뜻이기도 했다.

나는 어쩌면 지금이라면 [옛 지배자]를 손으로 잡아서 죽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했지만, 시험해볼 생각은 들지 않았다. 위험한 일일 뿐더러 지금은 더 중요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의미 없어. 일단은 이 회랑의 끝까지 가 보는 게 더 중요해.’

회랑 양옆을 떠다니는 [옛 지배자] 들의 숫자는 갈수록 적어졌다. 그리고 종래에는 마치 물고기처럼 떠다니던 놈들이 거의 사라지고 좌우가 마치 심해처럼 시꺼멓게 어두워졌다. 오색현란하던 빛은 완전히 사라지고 완벽한 흑암이 장내를 감싸고 있었다.

신기한 건 이렇게 어두운데도 내가 가야할 길은 은은하게 은빛으로 빛나고 있어서 걸어갈 수 있다는 점이었다. 내가 차분하게 회랑을 걸어가고 있자, 잠시 후 나는 내 앞을 누군가가 막아서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황금빛 고대의 제관을 쓰고 있는 존재.

얼굴이 보이지 않으나 용포(龍布)를 입은 채 길의 한가운데에서 날 막아서고 있었다.

그 존재는 마치 황금빛으로 이루어 진 듯한 자신의 손을 들어서 날 가리키며 말했다.

[인간이여. 너는 누구냐? 계시는 이미 끝났다.]

계시가 끝났다고?

나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저 존재가 심상치 않은 대존재라는 건 확실히 느껴졌다. 지금 이 회랑은 차원의 격이 상승할 대로 상승해서 웬만한 [옛 지배자]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였는데, 저 존재는 인간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격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었다. 틀림없이 우주에서도 손꼽히는 [옛 지배자]가 분명했기에 나는 조심스럽게 대꾸했다.

“나는 백웅입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너는 나의 계산에 없는 존재다.]

상대는 그 말을 끝으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한참동안 침묵이 계속되자 초조해져서 말했다.

“옥좌로 가려고 하니 비켜주십시오.”

[설마….]

용포를 입은 제왕은 내 말에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갑자기 기분 좋게 웃었다.

[후후후… 그랬군. 잘 됐어.]

“예?”

[좋다, 지나가거라.]

쉬익

제왕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나는 그 자가 내게 더 캐묻지 않고 바로 비켜준 게 의아하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따질 겨를이 없었다. 저 존재가 내게 해코지를 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회랑을 걷는 걸음을 더욱 빠르게 했고, 흑암이 계속되다가 어느 순간 눈앞이 확하고 밝아졌다.

무(無).

아무것도 없는 곳이었다. 어둠조차 존재하지 않고, 빛은 당연히 없다.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색채가 없음에도 이곳은 암흑이 아니었으며 무(無)가 개념이 아닌 실제로 구현화된 듯한 장소였다.

미쳐버릴 것 같다.

절대무(絶對無)이자 진정한 무한의 공간!

생각과 오감이 모조리 먹혀버린다. 육감(六感)조차 무의미해진다. 정신세계의 혼돈과는 완전히 다른 공간이었으며 무미건조한 파멸 그 자체와 마주친 듯하다.

내가 압도당해서 그대로 굳어있을 때였다.

‘저건….’

갑자기 생각이 현실로 되돌아오면서 빠르게 깨어났다. 왜냐하면 전면에 누군가가 서 있는 게 보였기 때문이다.

‘2명…인가…?’

인간 2명이 서 있다.

나는 박제처럼 선 채 흐릿한 눈으로 그들을 뒤에서 바라보았다. 그들의 등밖에 보이지 않았고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앞의 무언가를 보고 있는지 내 쪽을 돌아보지 않고 있었고, 나는 필사적으로 그들의 인상착의를 기억하려 했다.

한 명은 아예 본적이 없는 것 같다. 특징을 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을 만큼 밋밋한 뒷모습이었다. 그저 회색 옷을 입었다는 것 이외에는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다. 앞모습을 보지 않으면 도저히 저 자의 인상파기를 알고 있다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다른 한 명은 마법을 부리는 마도사 특유의 복장을 하고 있었다.

이런 곳에 왜 인간이 2명 있을까? 내가 내심 의혹을 느끼고 있을 때 였다.

“이런! 막이 내렸는데 관객이 와 버렸군.”

바로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옆을 돌아보자, 거기에는 전혀 뜻밖의 존재가 서 있었다.

“……?!”

대체 이놈은 왜 여기 있지?!

나는 도저히 믿기지 않아서 두 눈을 부릅뜨고 외쳤다.

“태허천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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