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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806화 (805/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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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가향(眞空家鄕)

그의 특기이자 절기인 무영검(無影劍)이 일어나서 내 전신을 파도처럼 휩쓸어 왔다. 과거 무영검제는 이 한 수로 남궁세가의 정예고수들을 남기지 않고 피떡으로 만들어버린 적이 있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무영검의 파도 속에서 결(缺)이 흐트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기에 즉시 목어검(目御劍)의 수법으로 검을 떨쳐내어서 파도를 정면에서 잘라버렸다.

스각

" ......!!"

무영검제는 기세좋게 달려들다가 그대로 베여죽을 지경이라 급히 뒤로 물러섰다. 나는 그대로 결판을 낼 수 있을 것 같았으나 그 때는 백리정운이 내게 달려들어서 굴공참을 시전했기에 다시 방어에 나서야 했다.

꽈광!!

굴공참에는 굴공참으로 맞대응한다. 나는 서로의 공간이 이지러짐과 동시에 나와 백리정운의 검이 서로 마주친 걸 알아차렸다. 그리고 내 검력이 훨씬 우세해서 백리정운의 검에 균열이 쩍쩍 일어나는 게 보였다. 백리정운은 희미하게 웃으며 찰나지간에 마음의 소리를 내게 전달했다.

[ 고맙소. 늘 당신에게 고마웠소.]

백리정운의 검은 잠시 후 쨍강 하고 부서져 나갔으나 백리정운 본인은 권법자세를 취하며 계속 싸우려는 듯 했다. 나는 그 자세가 태극권이자 묘하게 뇌신류의 권법자세라는 걸 알아채고는 아까 느꼈던 위화감을 알 수 있었다.

' ... 그랬군.'

투두둥

나를 둘러싼 여섯 명의 고수들은 이번에는 한꺼번에 몰아치듯이 공격해 왔다. 방금 전에는 개개인이 실력을 알아보려고 따로 공격했다면 이번에는 하나의 흐름을 지니고 나를 일정한 주기로 약점을 노리려 한 것이다.

' 제길!'

나는 이를 악물고는 약 삼십여 초 동안 내가 익혀왔던 모든 무공을 써서 방어하거나 또는 반격을 거듭했다. 다만 이들 중에서 초절정고수가 아닌 이가 없었기에 반격을 해도 쓰러뜨리는 것까지는 무리였다. 강기의 회오리가 몰아쳤고 내가 삼보절기를 쓰며 공간을 계속 왜곡시키기를 거듭했다.

약 오십 초를 넘겨가는 바로 그 때였다.

" 거기까지!"

관전하고 있던 진소청이 호령하자 계속해서 싸우려던 무인들이 멈칫거렸다. 현재 진소청이 반천맹주 대행이기 때문에 그들 모두가 명령을 들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진소청은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 내가 볼 때는 삼백 초를 더 나눌 필요가 없소. 서로 힘만 뺄 뿐, 이미 결론은 난 것이라고 생각하오. 백웅의 태극권과 검뢰가 조화를 이루어 방어를 하는 한 이쪽에선 그를 쓰러뜨릴 방법이 없소."

" ......"

" 사마경. 또한 그에게 술법은 안 통하지. 그렇지 않소?"

진소청의 말에 제일 뒤편에 있던 사마경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 맞소. 그가 품고있는 막대한 힘 때문에 현혹술 따위가 전혀 통하지 않았소. 결계술을 쓰면 아군까지 휘말릴까봐 쓰지 못했고. 기껏해야 후방에서 부신술로 그를 제압하려 했건만 그나마도 전부 무효화되더군."

" 역시, 백웅은 음신지력을 조금씩 소화하고 있는거군."

진소청은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내게 말했다.

" 백웅. 당신의 힘은 이미 증명되었소. 천하에서 백련교주와 십이율주를 제외한 그 누구도 반천맹 간부 6인의 합공을 이렇게 수월하게 버틸 수는 없소. 삼백 초가 아니라 오백 초가 지나도 마찬가지 양상일 거고, 되려 이쪽이 지쳐서 쓰러질 것이오."

" ......"

" 나 진소청은 그 힘을 인정해 당신에게 임시 반천맹주 자리를 넘겨주겠소."

나는 진소청의 말을 듣고도 그리 기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이번 시험의 본질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진소청에게 전음을 보냈다.

[ 진소청. 저들 중에서 칠대절학과 팔선신공을 제대로 전해준 건 백리정운과 연종휘 뿐이군. 어째서 그랬소?]

진소청의 말대로 나는 충분히 오백 초도 버틸 수 있었다. 내 실력은 그 정도 경지에 이르러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싸우면서 칠대절학과 팔선신공을 제대로 쓸 수 있는 건 오로지 백리정운 뿐이며 나머지는 예전에 비해 실력이 늘긴 했지만 그런 수법을 전혀 모르는 기색이었다.

' 만일 전부 칠대절학과 팔선신공을 익혔다면... 이들 중 몇몇은 절대지경이었을 것이고 내가 이들의 합공을 견뎌내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왜?

반천맹의 힘을 강화하려면 간부들에게 그 절학을 전해주는 게 옳은 이치일텐데 어째서 소소한 무공지도만 해줄 뿐 더 이상 가르쳐주지 않은 것인가?

그리고 왜 백리정운과 연종휘에게만 가르쳐 준 것인가?

그러자 진소청이 대답했다.

[ 백웅. 양날의 검을 다룰 때는 신중해야 하는 법이오.]

[ 무슨 소리요?]

[ 간부 본인은 아닐지라도 반천맹 핵심에 첩자가 잠입해 있소. 아마 십이율이나 백련교로 짐작되오. 그들에게 모두 절학을 전해줬다가는 절학 그 자체가 적대세력에 퍼져나가서 파해법이 연구되고 적들 또한 강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기에 어쩔 수 없었소.]

[ ......!!]

[ 간부들은 하나하나가 대세력의 수장들. 사마경은 사마세가의 비밀세력을 이끌고 있고 독고성도 마도팔문 하나를 맡고 있는 중이오. 우리 능력으로는 그들 주변의 첩자까지 모두 색출하는 건 무리였소. 또한 본인이 변심해서 첩자가 될 가능성도 있었지. 우리가 확실히 믿을 수 있는 건 늘 맹주인 검마의 직계제자 형식으로 붙어다녔던 연종휘와 백리정운 뿐이었소.]

[ 으음.]

[ 하물며 독고성이나 무영검제가 칠대절학의 도움으로 절대지경에 이른 후 배신하면 감당이 안 됐소. 그런 이유요.]

그랬던 거구나.

칠대절학과 팔선신공은 강력한 만큼이나 적의 손에 들어가면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정도는 나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독고성이나 무영검제가 그렇게 사악한 인물은 아니지만 때로는 자기 사정에 따라서 변심할 수도 있다는 걸 보아왔기에 그들에게 절학을 전해주긴 힘들었으리라. 내가 직접 흑요석을 주고 관리한다면 상관없었겠지만 검마는 그럴 수 없었기에 여기까지가 한계였다.

[ 그리고 검마는...]

진소청은 현재 검마가 실종된 이유를 이야기해 주었다. 나는 그제서야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 알았소. 내가 임시 반천맹주가 되겠소."

나는 반천맹주 직을 받아들인 후 말했다.

" 제일목표는 제갈사를 구출하는 것이고, 그 다음 목표는 팽조를 죽이는 것이오. 제갈사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한 작전을 지금부터 짭시다."

우리는 모여서 작전을 짜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현재 가지고 있는 정보가 너무 부족하며 팽조를 죽일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두 가지의 결론에 도달할 수가 있었다.

사마경이 말했다.

" 미리 잠입시킨 첩자의 말에 따르면 남해성의 항구에 주둔하고 있는 서양함대는 총 오십 척이라고 하며 개중 큰 것은 길이가 일 리(一里)에 가깝다고 하오. 그러나 문제는 그 이상의 정보를 알아내는 게 불가능하오."

" 왜 불가능하지?"

" 마도병(魔道兵)이 상주하며 수십 마리씩 무리지어 돌아다니고 있으며 함대 주위에는 늘 핏빛 안개가 시야를 가리고 있소. 또한 근처까지 접근했던 반천맹원은 의문의 점액질 괴물에게 잡아먹히고 말았으니 보통 무공으로는 절대 내부에 잠입할 수 없소."

" 으음."

확실하다. 그 주변에는 대마도사가 상주하며 마물을 소환하고 있는 것이다.

" 남해성에 있는 서양 총병의 숫자는 삼만여 명이 훨씬 넘고 마도병의 숫자만 일천 마리는 되니, 이미 명 제국의 군사력으로는 놈들을 감당할 수 없소."

사마경의 말이 맞았다. 총병이 삼만이면 일개 기마병이나 보병으로는 백만 명이 와도 학살당할 뿐이었고 마도병사의 위력은 총병의 수십 배는 되었다. 인간의 힘으로는 마도병 하나를 죽이는 데 일천 명을 동원해도 힘들 지경이었으니 서방의 전력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 현재 서방세력이 남부를 점거하는 상황은 명 제국에서도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이오. 수괴인 팽조를 죽일 수밖에 없지만..."

사마경의 말이 이어졌다.

" 또 하나. 보패 팔괘자수선의를 입고 있다는 팽조에게는 어떤 공격도 통하지 않소. 그나마 검마와 진소청, 천우진은 그 자에게 유효한 타격을 주긴 했으나 그나마도 치명상은 불가능했소. 이래서는 그를 죽일 방법이 없소..."

" 음..."

그건 이전 24회차에서도 느꼈던 것이다. 그 당시에 구천현녀가 도와줬기에 망정이지 정상적이라면 난 팽조와 싸우다 죽었으리라. 그 때 각성한 화룡진인의 화룡염의 도움까지 받았는데도 어쩔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다만 그 때보다는 무공이 진일보했으니 막상 싸워보면 어떻게든 될 것 같았지만 죽이는 게 힘든 건 마찬가지였다.

' 결국... 또 칠요와 술법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가?'

나는 내심 인상을 찌푸렸다. 비등의 힘을 이용하면 어떻게든 방법을 낼 수는 있겠지만 그리 내키지가 않는다. 왜냐하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칠요와 가호를 모으다보면 자연히 신격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또다시 막장상황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 때였다. 가만히 듣고 있던 제갈부가 말했다.

" 뭔가 이상하지 않나?"

" 뭐가 이상한데?"

" ... 현상의 이면이 존재한다. 제갈사가 인질이 된 이유겠지."

그렇게 중얼거린 제갈부가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 백웅. 이 사건의 손쉬운 해결책은 네가 삼황오제 전욱의 사도가 되어서 전욱의 도움으로 놈을 죽이는 것이다. 아주 간단하지? 뒷일 생각 안하면 이것보다 쉬운 방법은 없다."

" 그렇군."

전욱은 창힐을 찾아내서 갈아버리고 싶어한다. 그렇기에 봉선의식이든 직접 오거천문에 가서 만나든간에 전욱만 만날 수 있다면 난 아주 쉽게 팽조를 갈아버리는 게 가능할 것이다. 왜냐하면 팽조와 창힐이 동맹을 맺고있는 건 아주 확실하기 때문에 팽조를 때려잡을 힘을 내려달라 하면 안 줄 리가 없기 때문이다.

" 그러나 그런 해결책을 제갈사가 생각지 못했을 리가 없다. 아무리 그때 상황이 급박했어도 놈의 두뇌라면 바로 생각났을 거야. 그리고 굳이 나를 끌어들여서 너를 영입하라 시키지도 않았을 것이고, 일부러 인질이 될 리도 없었을 것이다. 그냥 이혼대법으로 자기만 빠져나가서 널 직접 만나는 게 더 빠르고 안전했겠지."

" 무슨 말이 하고 싶지?"

" 굳이 나를 끌어들인 것, 그리고 네 수련을 방해하면서까지 오라고 한 건 이유가 있단 소리다. 단순히 죽는 것보다 몇 배는 중요한 이유가..."

제갈부는 신중한 눈으로 말했다.

" 제갈사는 약 다섯 수 앞을 보고 있다. 네가 제갈사를 구출하는 건 과정에 불과하고, 거기에 이르는 수순을 잘 밟아야 해. 그렇지 않으면 모든 걸 잃게 될 거다."

어쩐지 알 것 같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좋아. 네가 그 수순을 이끌어줘야겠다."

제갈부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다. 만일 제갈사가 우리가 모르는 뭔가를 느끼고 그걸 알아내려 움직이는 거라면, 그의 의도를 읽어낼 수 있는 건 비슷한 수준의 책사 뿐이다. 내가 그를 신뢰하겠다는 뜻을 보이자 제갈부가 말했다.

" 제일 먼저 할 일은 연합군을 만드는 것이다."

" 연합군?"

" 그래."

그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 황궁쪽은 내게 맡겨라. 그리고 나머지 십이율과 백련교를 설득해서 서방과 싸우는 거다. 그래야 신에게 힘을 빌리지 않은 채 최소한의 승산을 얻게 된다."

" 꼭 그래야겠어? 놈들을 끌어들이면 일만 복잡해진다는 걸 너도 알텐데..."

내가 경험을 떠올리며 회의적으로 말하자 제갈부는 눈을 감으며 고개를 저었다.

" 아니, 이게 맞다. 지금의 난 제갈사의 의도를 읽을 수 있어."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 이 사건을 일으킨 자의 장단에 맞춰줘야 해. 그래야... 진짜 답이 나오는 국면이다."

우리는 제갈부의 말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회의가 끝나자마자 진소청과 함께 비등을 타고 백련교주 앞으로 갔다.

쉬이익!!

백련교주는 우리가 느닷없이 나타났는데도 별로 놀라는 기색이 아니었다. 그의 옆에는 삼대 호법사자가 모두 서 있었는데, 그들은 우리의 등장에 놀란 듯 했다. 나는 백련교주의 앞으로 나아가서 말했다.

" 백련교주. 나는 반천맹주 백웅입니다."

[ ... 반천맹주는 검마라고 알고 있었는데 다른 인물로 바뀌었나?]

" 그럴 사정이 있습니다."

[ 좋아, 진소청도 있는 걸 보니 그렇겠군... 반천맹주라면 나와 이야기할 자격이 있다... 무슨 일로 본교를 찾아왔는가?]

나는 그를 똑바로 바라본 후 말했다.

" 남해에 창궐한 마도세력을 쳐야 하니 백련교의 모든 힘을 동원해 주십시오."

[ ......]

교주는 잠시 후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 그 자들과 싸우는데 어찌 본교의 피를 흘려야 하지? 평소 그대들 중원인들은 중원을 자신의 땅이라 주장했으니 자기 일은 스스로 하라.]

" 중원인이나 반천맹주의 입장에서 제안하는 게 아닙니다. 저는 제사장 신녀의 예언을 들은 자로써 세계의 미래가 걱정되어 이 자리에 왔습니다."

벌떡!

그 순간 백련교주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상당히 격정적으로 변한 듯, 안광에서 시꺼먼 빛을 흘렸다.

[ 심상치 않은 자로군. 이 자리에서 죽을 각오는 했는가?]

" 교주께서 죽이려 한다면 그 어떤 자가 죽음을 모면하겠습니까? 그러나 절 죽이려 한다면 영영 사대신기의 행방을 찾을 수는 없을 겁니다.]

[ ......]

백련교주는 내 의중을 알고싶은 듯 뚫어져라 날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말했다.

[ 사대신기의 행방을 알고 있다는 말처럼 들리는군.]

" 아니오. 사대신기는 여동빈이 종말의 거룡을 토벌할 때 혼돈의 저편으로 날아가서 행방을 알 수 없습니다."

[ 그래? 신녀의 예언은 어찌 알고 있는가?]

" 검선 여동빈의 기억에 있었기 때문이지요."

[ 흐음...]

" 달리 말하면 그의 기억을 잘 찾아가면 사대신기를 찾을 단서가 나옵니다. 전 그걸 찾아드릴 수도 있습니다."

그의 기세가 다소 누그러뜨려지자 나는 말을 이었다.

" 지금 남방에 쳐들어온 팽조는 전욱의 현손으로써 고대에 천계비보를 훔쳐서 서방으로 달아났고, 현재는 서방 마도사들의 수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 자의 궁극적인 목표는 서방의 마도과학기술을 동방에 침투시켜서 인과율을 얻고, 종래에는 창힐과 협력하여 낙양의 대결계를 깨는 것입니다."

[ ......]

" 교주는 제가 알기로 신녀 일족의 유지를 잇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팽조가 이대로 멋대로 굴게 놔둔다면 신녀의 예언대로 미륵이 하생하는 날이 다가오기 전에 세상이 파멸해버릴 것입니다. 팽조를 막아야하지 않겠습니까?"

[ 그대는... 누구지?]

백련교주는 의혹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 그 수많은 정보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건 인간이 일생(一生)에 알 수 없는 고대의 비밀들... 그대는 설마 지배자의 화신인가?]

" 아뇨. 그리고 지배자의 화신이라면 굳이 당신을 이용하려 하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당신의 목적이 지배자들의 의지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거니까..."

[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교주는 아무렇지도 않게 시치미를 뗐으나 내 말이 그를 크게 격동시킨 건 분명해 보였다. 왜냐하면 잠시 후 교주가 말했기 때문이다.

[ 하루의 시간을 다오.]

" 좋습니다."

[ 그대의 이름을 기억해 두겠다, 반천맹주. 꼭 사자를 보내서 우리의 뜻을 알리도록 하지.]

백련교주의 설득에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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