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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가향(眞空家鄕)
나와 동급이거나 강한 자와 열 번 연속으로 싸워야 한다니.
물론 불가능한 도전과제는 아니었으나 나는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그럴만한 고수는 이 세상에 한정되어 있었고, 싸워서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열 명이라고 하면….’
우선은 백련교주, 십이율주, 미야모토 무사시 세 사람이 있었으며 그 외에는 환생자인 용중일이 존재했다. 그 외에도 여러 명이 있었으나 하나같이 난적들뿐이었다. 지금의 나라고 해도 애를 먹거나 즉사당할 수도 있는 고수들이었다. 그들과 연속으로 진검승부를 해야 한다니 말 그대로 목숨을 내놓는 짓인 것이다.
나는 여동빈에게 좀 더 물어보고 싶었으나 여동빈은 사라진 채 다시 오지 않았다. 내가 황망히 서 있자 장삼봉의 강신이 풀린 진소청이 내게 말했다.
“백웅. 오늘은 피곤하니 쉽시다.”
“…진소청. 아까 여동빈의 말을 어떻게 생각하오?”
“…….”
진소청은 침묵하다가 말했다.
“일리있소.”
“정말로 난적 십여 명과 생사지투를 겨루면 절대지경이 될 수 있겠소?”
“문제의 본질은 그게 아니오….”
진소청이 잠시 나를 심유한 눈으로 쳐다보다가 말했다.
“백웅. 당신에게 있어서 절대지경은 수단이오 목적이오?”
“……?”
뜻밖의 질문이었다. 내가 진소청을 쳐다보자 그가 말했다.
“검선 여동빈이 진짜로 하고 싶었던 말은 아마 그거라고 생각하오….”
“무슨 말이오? 수단인지 목적인지가 그렇게 중요하단 말이오?”
“그렇소. 지금처럼 내게 반문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백웅 그대가 절대지경을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는 증거이지 않소?”
“…으음.”
맞는 말이긴 하다. 내가 팔짱을 끼고 고민하자 진소청은 자신의 창을 들고 근처의 바위에 걸터앉았다. 그는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새하얀 달빛을 쳐다보며 말했다.
“백웅. 당신은 사실 이미 불세출의 영웅이오.”
“갑자기 무슨….”
“지금 당신의 능력이라면 세계 전체를 구하지는 못해도 적어도 중원만큼은 평정해서 백여년간 평화롭게 만드는 게 가능할 것이오. 하지만 그런 영웅인 탓에…, 당신은 무(武)를 무 그 자체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소.”
“…….”
“당신은 절대지경을 그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고 있으나, 그 이유는 보통의 무인과 다르오. 당신에게 있어서 절대지경이란 그저 무신을 만나기 위한 방법에 지나지 않잖소.”
“그렇소.”
“그 광대한 관점 자체가 이미 왜곡되어있으며 비상(非常)이오.”
그는 왠지 슬픈 웃음을 지었다.
“나도 그렇고 대부분의 무인들에게 있어서 이 세계는 무림(武林)에서 시작하여 무림에서 완결나오. 아무리 세계관이 넓혀진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변황이나 천축 정도로 끝나고, 신기한 서쪽나라에 대한 이야기는 그냥 재밌는 풍문일 뿐. 그렇기에 보통 무인들은 스스로 강해져서 무림의 정점에 서는 거면 만족하게 마련이오.”
“무슨 말을 하고 싶소?”
“당신의 세계는 너무 넓소. 그렇기에 무예에만 집중할 수 없는 거요.”
나는 진소청이 하려는 말을 왠지 알 것 같았다.
그래서 잠시 생각을 정리하다가 입을 열었다.
“순수하게 무(武)의 궁극에 도달하고 싶은 마음과 열정이 필요하단 말이오?”
“그렇소. 내 생각에 지금의 당신을 가로막고 있는 새로운 벽은, 바로 그 넓어진 세계관 그 자체라고 생각되오.”
“으음…!!”
“여동빈은 당신의 그런 성질을 느꼈기에 잡다한 모든 것을 쑤셔 넣고 집중하기 위해서는 생사지투밖에 답이 없다고 느낀 것이라 생각하오. 절대지경은 그리 관대하지 않으니.”
생각지도 못했던 관점이다.
내가 무(武)에 순수하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그럴지도.’
언젠가부터 나는 천하의 절세무공과 보물들을 있는 대로 모으기 시작했으나 늘 칠요를 모은다는 핑계로 제대로 수련할 틈도 내지 못하고 미친 듯이 돌아다녔다. 그리고 절대지경의 존재와 위력을 알고 난 후에도 천지간 혼돈의 존재에 비해서 보잘것없다는 이유로 알게 모르게 경시했을지도 모른다.
그 때문에 지금도 나는 희망을 찾는다는 핑계로 무예에 대한 겸허함을 잊고 그저 타성적으로, 기술을 익히듯이 접근하고 있는 게 아닌가?
나는 내 속마음을 깨달았다.
사실 무신만 만날 수 있다면 지금 당장 절대지경에 이르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나 많이 전생하는데 언젠가는 도달하지 않겠느냐는 안이한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의식적으로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간절함’의 종류가 완전히 달랐던 건 사실이었던 것이다!
나는 이 순간 진소청이 내게 마음의 깨달음을 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 자리에 걸터앉아서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고맙소. 진소청.”
“백웅 그대를 타박하는 건 아니오. 되려 그대보다 진실 되게 무예에 성실히 임하는 자가 어딨을까 싶소…. 허나 절대지경이 자신의 인생을 응축해서 만들어지는 거라면, 그대 또한 절대지경에 자신의 인생을 부딪쳐야 할 것이오.”
“무슨 말인지 잘 알았소.”
단지 하룻밤의 대련이었고 아무런 성취도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진소청의 말에서 내가 가야 할 길을 찾을 수 있었고, 그 동안 느껴지던 답답함도 약간 해소가 된 것 같았다.
‘그래. 여동빈 말대로 한 번 해보자!’
생사를 걸고 강적과 싸운다는 건 어차피 남자가 한번쯤 해봐야 할 일이 아닌가!
물론 내 경우는 일상이긴 했지만 순수한 무예의 길을 걷기 위해 싸운다는 건 의미가 달랐다. 나는 진소청에게 말했다.
“하지만 천하에서 내가 목숨걸고 싸울만한 상대는 극히 드문데, 백련교주나 십이율주와 싸우려 해도 그들이 정면대결을 받아줄지 모르겠소….”
진소청은 그 말에 훗하고 웃었다.
“백웅. 우선은 당장 생사결에 뛰어들지 말고 장삼봉의 기술을 좀 더 연마하는 게 어떻소?”
“응?”
“어차피 그 일은 책사들과 논의해볼 일이오. 하지만 생사결에 뛰어든다는 건 뭘 이뤄보지도 못한 채 죽어버릴 수도 있다는 거니, 우리 일행 전체가 역량이 오를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오. 특히 망량이 등용문에 오르는 것까진 봐야하지 않겠소?”
“음, 그렇지.”
“그리고 장삼봉의 기술은 아직 터득하지 못한 부분이 많으니 얻고 가지 못하면 너무 아깝소. 일세기연이오.”
“알았소.”
나는 진소청의 말대로 다시 수련에 틀어박히기 시작했다.
장삼봉과 매일같이 대련을 하면서도 칠대절학과 팔선신공을 다듬기 시작했는데, 장삼봉은 파생절기인 삼보절기나 지주명왕 등도 마치 흡수하듯이 일순간에 깨달아버렸다. 익히는 시간조차 거의 필요하지 않은 듯 했는데 장삼봉은 내 놀라워하는 모습에 대꾸했다.
[하위의 무공은 상위의 깨달음에 귀속되며, 칠대절학은 본디 내가 창안한 것. 그대 또한 이삼류의 무공은 쉽사리 흡수할 수 있을 것이오.]
“그렇군요.”
[그리고 그간 보아오며 생각했지만, 백웅 그대는 진무칠절경(眞武七絶經)을 집중적으로 수련해야겠소. 칠대절학 중에서 가장 벽에 근접해 있으니 약간만 노력을 기울이면 오의(奧義)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오.]
나는 장삼봉이 이끌어주는 대로 진무칠절경을 위주로 다시 반 년 동안 밤낮없이 수련했다. 그리고 피나는 노력의 끝에 겨우 새로운 기술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하아아.”
나는 땅에 손을 짚고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새로운 오의를 시전했다.
진무칠절경(眞武七絶經)
명곡파(鳴曲派)
쩌정!!
땅에 내가 불어넣은 기가 공진(共振)을 일으키며 주변의 상황을 전달해 줬다. 기를 파장처럼 내보내서 감지범위를 확산시키고 내부를 마치 직접 꿰뚫어보듯 느낄 수 있는 게 본래 진무칠절경의 요체였는데, 여기서 더욱 발전해서 이제 나는 파장 그 자체를 다루어서 공격과 방어에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후두두둑
잠시 후 이십 장 밖에 있던 바위덩어리가 금이 가면서 부서져 내렸다. 나는 그 모습을 보자 흡족해졌다.
“좋아!”
뿐만 아니라 이제 파장을 형성해서 방탄진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으니 내 호신강기의 효율은 훨씬 좋아졌다. 아직까지 궁극의 방탄진기라고 할 수 있는 진무칠절경 칠절광익(七絶光翼)의 기술은 얻지 못했지만 사실 여기까지 나 혼자 독학했다면 10년이 걸려도 힘들었으리라. 장삼봉 덕분에 수련 속도를 스무 배 이상 상향시킨 덕분이었다.
그리고 지주명왕도 이제 어설프지 않게 사용이 가능했으며 오행강기(五行罡氣)의 변화도 크게 원숙해진 듯 했다. 전반적으로 기술을 위주로 습득했기에 큰 성취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이리라.
내가 명곡파로 바위를 부수는 걸 보고 있던 장삼봉의 영이 말했다.
[연자여. 이제 시작이오. 지금부터 약 삼 년 정도는 그대가 어설프게 익히고 있던 칠대절학의 기초를 다잡고 생전에 내가 구성했던 오의와 연계기를 가르칠 것이오. 그 정도 숙련도가 되어야 팔선신공의 위력도 함께 올릴 수 있을 것이오.]
“음…, 장 진인.”
[궁금한 게 있소?]
“정말로 이렇게 기본기와 기술을 다시 갈고닦는 게 절대지경에 오르는데 도움이 될까요?”
[그렇소…. 그대는 방대한 양의 무공을 익히고 있으나 아직 그 세부적인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여 깊은 대결이 될수록 약점을 보이고 있소. 기본기를 갈고닦는 건 언제나 훌륭한 일이오.]
그 때였다.
파아앗!!
어둠이 흘러 새어나오는 듯한 바람과 함께 근처에 제갈사의 신형이 나타났다. 제갈사는 나타나자마자 내게 말했다.
“수련은 잘 되어 가냐?”
“응.”
“차 좀 내와. 할 말이 있으니까.”
나는 장원으로 들어가서 제갈사에게 차를 끓여주었다. 내 옆에 진소청이 앉고 제갈사와 마주보자, 제갈사는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말했다.
“전에 여동빈한테 얘기를 듣기를 강자와 십연전을 치러야 한다고 했지.”
“그래. 그 때문에 너한테 이야기를 전달한 후에 지금까지 반 년 동안 계속 수련만 했잖아. 네게서 계책이 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었고.”
“…….”
그는 다시 한 모금을 마시고는 말했다.
“그 얘기를 듣고 여러모로 생각해봤는데 좋은 방법이 생각났다.”
“정말이냐!”
제갈사가 고개를 끄덕인 후 계책을 말했다.
“중요한 점은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백련교주든 십이율주든 네가 도전했다가 괜히 붙잡혔을 때의 위험성이 큰 놈들과는 겨룰 수 없다. 설령 붙잡히지 않아도 놈들은 일대일로 싸워주려 하지 않을 것 같고. 만일 살아남는다 해도 그때부터 인과가 크게 꼬여서 또다시 쫓기고 쫓긴 끝에 네가 발악하다가 죽는 결말뿐이지.”
“그렇겠지.”
“두 번째, 너와 생사결을 그럴듯하게 할 만한 놈의 숫자가 채 열 명이 되지 않는다. 무예의 수준은 몰라도 네 녀석이 가진 내공의 양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그걸로 이미 체급이 달라져 버리지. 굳이 답을 내자면 동료들을 성장시켜서 절대지경의 고수로 만들고 나서 싸우는 거였다.”
“…….”
“마지막. 첫 번째와 두 번째 난점이 해결된다 해도 진검승부라는 점이 걸리지. 이기면 좋지만 지면 그 즉시 넌 죽어서 전생해 버리고, 아무것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건 그냥 전생횟수나 늘릴 뿐 그냥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것밖에 되지 않아.”
그렇게 말한 제갈사가 히죽 웃으며 말했다.
“…그럼, 전생자의 이득을 살릴 수밖에.”
“뭐?”
“이봐, 백웅. 절대지경의 고수가 비단 백련교와 십이율, 동영에만 존재하는 걸까?”
“음…, 지금은 그렇지 않나.”
조금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정작 중원출신의 절대지경 고수는 현재 내가 알기로는 없다. 백련교주, 십이율주, 무사시, 홍길동 등은 모두 백련교나 새외무림 출신이었다. 물론 50년 후에는 불세출의 천재 당산이 출현해서 독왕으로써 절대지경을 이루겠지만 그건 먼 훗날의 이야기이다. 과거 이청운이나 일천년 전 백련교의 사대호법들도 절대지경이겠지만 어쨌든 그들은 중원출신이라기 보다는 백련교 출신이다.
“한 놈 더 있잖아.”
“뭐?”
“내가 이런저런 경로로 조사하다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지. 서장천축에도 무림(武林)이 존재하는데, 그 무림도 중원처럼 기(氣)를 사용하는 무예인들이 매우 많다더군. 그리고 그 천축무림의 지배자는 바로 파순(波旬)이라는 자로써 300년간 무패(無敗)의 전설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눈을 부릅떴다.
“파, 파순이라면 설마 그 놈은….”
“기억해냈나 보군.”
나는 경악해서 외쳤다.
“팔부신중(八部神衆) 아수라(阿修羅)! 설마 그 놈과 싸우란 말이냐?”
그랬다.
[무사의 자비인가?]
[쿠흑…, 내 인간으로서의 이름은 파순(波旬), 천축무림의 지배자…. 너희가 만일 암천향에서 되돌아간다면 내가 죽었음을…, 내 친구 크리슈나에게 알려다오…. 부탁한다.]
24회차에서 내가 암천향에 도전했을 때 팔부신중 아수라가 암천향까지 쫓아와서 나를 암살하려고 한 적이 있었다. 다행히도 그 때 절교주 신공표가 있었기에 그를 손쉽게 패퇴시켰으나 사실 그는 내 본래 힘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는 막강한 존재였다. 그리고 아수라를 죽일 때 그의 유언을 들었는데, 그는 사실 인간으로 활동할 적에 파순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었던 것이다.
내 반문에 제갈사가 말했다.
“그 놈이랑 싸워도 되고, 안 싸워도 돼. 저건 그냥 겸사겸사 조사한 거야. 저 놈의 친구인 크리슈나도 엄청 세다고 하니까 이걸로 뭐 숫자는 얼추 채워질지도.”
“무슨 소리냐?”
“지금부터가 본론이야.”
제갈사는 어깨를 으쓱였다.
“검선 여동빈이 내세운 십연전이라는 조건에서 열 번에 꼭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한 번의 생에서 열 번 진검승부를 하건 열 번 죽으면서 열 번 하건 상관은 없잖아? 중요한 건 네가 그 진검승부에서 얼마나 얻어내서 절대경지에 오르냐는 거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 제갈사가 말을 이었다.
“요는 네 녀석이 얼마나 잘 죽을 수 있는가라고 할 수 있지.”
“……?!”
“발상의 전환이야. 첫 번째 난점을 아까 얘기했지? 네가 섣불리 싸우다가 잡혀죽을 경우 굉장히 곤란하기 때문에 놈들과 싸우기는 힘든 건데, 달리 말하자면 질 경우 아무걱정 없이 즉사할 수 있으면 괜찮단 얘기거든. 그러니까, 나는 네가 쉽게 죽을 수 있는 방법을 반 년 동안 연구해 왔다.”
“…….”
“깔끔하게 죽을 수 있다면 백련교주든 십이율주든 대충 도전해서 지면 죽어버리면 그만이지.”
이놈은 뭔 소리를 하는겨?
“자, 이걸 받아.”
제갈사가 약병을 던져줬다. 내가 얼떨결에 약병을 받자, 제갈사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 백련교주 앞에서 심맥을 터뜨려서 자살하려고 하니까 백련교주가 널 되살려버렸잖아? 그런 식으로 자진을 막을 수도 있으니 심맥을 터뜨리는 건 좋은 자살법이 아니야. 그러니 그 약을 먹고 결투에 임하면 질 경우에는 즉시 널 죽여 버리는 저주가 즉사시켜줄 거다.”
“뭐, 뭐라고.”
“나는 반 년 동안 열심히 연구해 왔다. 총 21가지 자살법을. 이걸 모두 익히면 넌 누구보다도 빠르고 확실하게 죽을 수 있을 거다.”
들고 온 커다란 짐덩이를 내려놓은 제갈사는 히죽 웃었다.
“진작에 이랬어야 하지 않겠어? 전생자면 전생자답게 안 아프게 빠른 재시작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정상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