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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천향(暗天鄕)
나는 전면으로 나섰다. 천우진을 대신해서 싸우게 된 셈이었기에 약간 긴장되었다. 아까 월요와 싸웠던 경험이 있어서 두렵지는 않았으나 얼마나 칠요의 정령이 강한지도 알았기에 죽음의 위기를 몇 번이나 건널 거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망량을 쳐다보며 말했다.
“망량. 처음부터 내가 가진 그 수단을 쓰면….”
다만 내게도 이 싸움을 쉽게 풀어갈 방법은 있다. 방금 머릿속에 떠오른 걸 망량에게 이야기하자, 그는 선선히 고개를 저었다.
“안 되오. 시련에 도전하는 게 우리뿐이라면 모르겠지만 진시황도 처리해야 하오. 그건 비장의 수단이므로 아껴두시오.”
“알았소.”
“다만 토요의 난이도가 높을 경우에는 상황을 보고 써도 될 거요.”
타닷
나는 앞으로 나섰다. 제천대성은 나를 힐끔 보더니 말했다.
“괜찮겠냐? 이놈도 얕볼 놈은 아닐 텐데.”
“괜찮습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나도 모르게 옆을 돌아보았다.
“…….”
하지만 아무도 없다.
익숙한 얼굴은… 남아있지 않아.
나는 일순간 그 공허함에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그렇다 - 이제 천우진, 진소청, 검마, 극호 등은 내 곁에 없는 것이다. 이게 무슨 불운인지, 그들은 하나같이 재소환 불가라는 제약에 걸려버린 것이다. 그것도 하필이면 내게 가장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는 동료들이 거의 다 사라져버렸기에 허무감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 전장에서 내가 최선을 다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었다.
‘제기랄! 우는 소리 하지 말자.’
그렇지만, 그렇기에 난 계속 싸울 수밖에 없다. 여기서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스러져 간 동료들을 볼 낯이 없기 때문이다. 죽을 때 죽더라도 일요의 얼굴을 보고나서 죽지 않으면 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할 것 같았다.
우리 일행이 전면에 나서자, 촉수덩어리의 군체로서 허공에 둥둥 떠 있던 토요가 갑자기 나를 보고 아는 체를 했다.
[호오…, 백웅이로군….]
그다지 적대적이지 않다.
나는 토요가 왠지 나를 반기는 안색이었기에 어리둥절해서 말했다.
“토요의 정령이여. 나를 아는가?”
[…실질적으로 나를 가장 오랫동안 소유하고 관리해왔던 자는 측천무후였다. 그녀는 마지막에 토요 팔괘도의 주인으로 그대를 지목했으니, 나는 백웅 그대를 그리 싫어하지 않는다.]
“…….”
[그대가 오랫동안 나의 주인이었다면 재밌었겠지….]
나는 놈을 쳐다보다가 말했다.
“너는 초상기인 진의 심장으로 기능했었지. 대체 누가 칠요를 초상기인에 박으려는 생각을 한 건지 알 수 있을까?”
[창힐이었다….]
“어째서 창힐이 그런 짓을 한 건지 혹시 알고 있나?”
[천계를 의식해서였다….]
“천계…?”
나는 잠시 머리를 갸웃하다가 그게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본래 초상기인 자체가 완성된다면 엄청난 시간조작능력 덕분에 강력한 존재이긴 하지만, 사실 그것만으로는 최강이라 볼 수 없었다. 술법 중에는 시간조작을 깰 수 있는 것도 있기에 창힐은 술법면역까지 부여함으로서 최강의 인형을 만들려 한 것이다. 그리고 차후 천계의 신선들과 부딪힐 경우 신선을 전문적으로 살해하는 살육병기로 운용하려 한 게 분명했다.
나는 혹시 하는 마음에 말했다.
“설마… 초상기인의 심장이었기에 너도 초상기인의 능력을 쓸 수 있는 건가?”
[글쎄…. 그건 직접 확인해보는 게 어떨까….]
꽤 유들유들한 말투였다. 하지만 나는 놈의 장난기에 어울릴 마음의 여유가 별로 없었다. 왜냐하면 토요가 만일 시간조작 능력까지 갖고 있다면 여기의 난이도 또한 최악이 되어버리기 때문이었다. 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토요에게 말했다.
“야! 좀 봐줘! 살살 좀 해달라고. 여기만 통과하면 일요의 시련인데 너무한 거 아니냐!”
그러자 토요가 느긋하게 말했다.
[흠…, 그럴까…? 왠지 네 녀석의 제안은 호감 가는군…. 그래도 시련이긴 한데…. 어쩔까….]
“…….”
고민하던 토요가 촉수를 일렁이며 말했다.
[좋아…. 내게 공물을 바쳐라. 그러면 살살 싸워주마…. 전력의 절반 이하로 대충 싸워주지….]
“엇?! 공물?!”
[그래…. 나도 떡고물이 필요하다….]
나는 망량과 제갈사를 쳐다보았다. 제갈사는 킬킬 웃으며 말했다.
“정말 좋은 기회군. 오랫동안 이족과 동화해 살다보니 정령이지만 인신공양이 통하는 거야.”
“인신공양? 음…, 인신공양은 됐고 지금 바칠만한 게 뭐가 있지.”
내가 고민하고 있자 망량이 말했다.
“팽조에게서 얻었던 보패들 중에서 몇 개를 골라서 바치시오. 그게 제일 낫겠소.”
“알았소.”
나는 목갑에서 보패를 꺼내려 했지만 제갈사가 제지했다.
“잠깐. 더 좋은 방법이 있는데.”
“뭔데?”
이어진 제갈사의 말에 나는 흠칫했다.
“조금 이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진시황이 몸이 달아서 찾아올 거다. 그 때 놈에게 공물조건을 이야기해주고, 놈의 병사 중 일부를 토요에게 바치라고 하는 거다. 한 1만 명 정도?”
“……!!”
“누이 좋고 매부 좋고지. 어차피 칠요의 시련만 쉽게 통과할 수 있다면 놈도 자기 병력 따위에 미련이 없을 거다. 우린 팽조의 보패를 아낄 수 있어.”
하지만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의 토요는 고위이족의 성질을 갖고 있어. 인신공양으로 산 제물 1만 명을 바친다면 잔인하게 산 채로 씹어먹을 텐데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단 말이냐.”
“알게 뭐야? 어차피 살았든 죽었든 [옛 지배자]의 뱃속일 테고 여기 와서도 칠요한테 수십 수백 번이나 고통스럽게 죽기를 반복한 놈들 아니었던가? 마지막 한 번의 고통만 겪으면 이 지옥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고 하면 되려 지원할 놈들이 많을걸.”
“…….”
문득 제갈사가 한숨을 쉬었다.
“후우, 백웅. 슬슬 인간성의 정의를 다시 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사후세계에 구원이 없다는 걸 직접 확인한 순간부터 우리는 백련교주조차 함부로 욕할 수 없게 되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약간의 비인외도(非人外道)를 허용해야 쓸데없는 희생이 줄어들지 않겠냔 말이지. 이건 내 가치관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라 책사로서 내놓는 헌책이다.”
제갈사의 말이 정곡을 찌르자 할 말이 없었다. 그러자 옆에 서 있던 신승이 뜻밖에도 입을 열었다.
“그렇지 않소….”
모두의 시선이 신승에게 향했다. 그가 제갈사의 말을 부정하고 나설 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었다. 신승은 합장을 하고 불호를 외운 후 나직이 말했다.
“미물조차 깨달음을 갈고닦으면 열반(涅槃)에 이르러 현상세계를 탈피할 수 있는 법…. 죽음의 세계가 존재하고 아니고가 모든 도덕성의 해답이 될 수는 없을 것이오.”
제갈사가 그 말에 비직 비웃음을 흘렸다.
“열반으로 이루는 승천의 세계를 말하는 건가? 그렇다면 열반이란 무엇이지? 너희 불가의 고승들이 입적하여 사리를 남기고 죽으면 [옛 지배자]의 뱃속이라는 운명을 피하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
“나도 너희 이론은 좀 알지. 제불여래에 일체의 집착이 없으니 망념심(妄念心)이 소멸하고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이룬다고 말할 생각인가?”
“그렇소…. 중생들은 위대한 자의 법신(法身)을 보지 못하며 보신(報身)만을 보게 되며 용대(用大)에 휘둘릴 뿐…. 우리가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한 실체에도 이면의 다른 진리가 존재할지도 모르오.”
“크크크! 웃기는군!”
제갈사는 사납게 웃었다.
“이 땡중아. 이미 윤회(輪回)는 닫혔다! 석가모니가 보장했던 진여법(眞如法)도 보살도 존재하지 않아. 모든 건 삼황오제와 [옛 지배자]의 더러운 거래로 필멸자를 농락하는 흐름일 뿐, 모든 게 허상일 뿐이라는 걸 모르겠는가? 과연 이런 세계에서 생명과 도덕은 무슨 가치가 있는가?”
“……!!”
“이미 모든 종교는 붕괴했어!”
신승은 잠시 흠칫했다. 제갈사의 말에 동요하던 신승이 잠시 후 말했다.
“…다른 자는 어찌 생각할지 모르지만 불교는 종교가 아니오. 선각자의 흔적을 탐구하는 자들의 군체일 뿐….”
“헛소리는 그만해라.”
“그대는 아뢰야식(阿頼耶識)을 알고 있을 것이오.”
“여래장에 근거해서 생멸문을 설명하는 방편이지. 그래서 그게 뭐?”
“아뢰야식을 모두 깨달은 자는…, 인력(因力)을 얻어… 제 8식에서 전법륜(轉法輪)하여 전 우주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윤회를 맞이한다고 하오. 그리고 그 윤회에는 사후세계가 들어있지 않으며, 보다 큰 개념이오….”
순간 제갈사의 얼굴이 기묘하게 일그러졌다.
“새로운 윤회?”
“그렇소…. 윤회는 단순히 혼백이 도는 흐름을 뜻하는 게 아니오. 우리가 상상치 못하는 차원의 진리가 또다시 존재할지도 모르오.”
그렇게 대꾸한 신승이 나를 그윽한 눈으로 보며 말했다.
“전생자여. 내 힘이 부족하여 이 시련에서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음을 불민하게 여기고 있으나…, 정말로 그대는 이 세상의 모든 사악한 비밀을 알아 절망의 밑바닥에 도달했다고 여기고 있소이까…?”
“음….”
“어쩌면… 제갈사의 말이 옳을 수도 있으나…, 아직은 성급한 것이오….”
나는 신승의 말이 맞다고 여겼다. 모든 인간이 죽고 나면 생지옥으로 끌려간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그 체계에 대해 모든 걸 아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내가 인간성을 유지하며 좀 더 지켜보아야 할 이유도 충분히 있는 것이다.
나는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는 말했다.
“보패를 바치겠어. 어차피 당장 쓸 사람도 없었으니.”
팽조에게서 얻은 이 보패들은 대부분 고대의 것이라서 정확한 사용방법을 모르면 쓰지 않느니만 못한 것이었다. 그래서 놔두고 있었는데 현 시점에서 어차피 쓸 사람도 없게 된 것이다. 계륵을 놔두느니 차라리 내면의 도덕을 지키며 바쳐버리는 게 낫다고 판단되었다.
잠시 후 내가 팽조의 보패 대부분을 바치자 공물을 받은 토요가 흡족한 듯 말했다.
[흠…, 아주 괜찮군…. 마음에 든다….]
“이제 살살 싸워주는 거냐?”
[그러지….]
파앗!
그 순간 시간이 크게 멈춰버렸다.
“아앗!”
마치 진이 이 근처에 있던 것처럼 강력한 시간의 압박이 느껴지면서 우리는 일제히 굳어버리고 말았다. 제천대성은 움직일 수 있었으나 그조차도 버거워하는 기색이었다. 토요가 이윽고 시간정지를 풀며 유들유들하게 말했다.
[사실 나도… 초상기인의 시공조작능력을 똑같이 쓸 수 있다…. 애초에 토요의 잠재력에서 분화된 것이니 내가 쓸 수 있는 건 당연한 것….]
“큭…!!”
[하지만 공물을 바쳤으니 이 능력을 쓰지 않으마…. 그리고 초재생력도 봉인하고…, 파괴광선도 줄여주마….]
“…….”
[자 덤벼라…. 대충 싸우다 져주지….]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진짜였어!’
토요를 초상기인의 심장에 박은 대가!
자신이 위치해있던 장소와 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 칠요의 정령 특성대로, 토요는 그 때문에 초상기인 진의 능력을 고스란히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술법무효화 능력을 갖고 있는 놈이 시공조작능력까지 쓰면 아까의 목요만큼이나 버겁기 그지없는 싸움이 되었을 게 틀림없다!
‘귀찮다고 공물 안 바치고 그냥 싸웠으면 전멸이었단 건가…!!’
어찌되었든 토요가 약화해준 지금이 기회다! 나는 화요와 수요를 들고 외쳤다.
“갑시다!!”
쿠콰콰쾅
신공표가 선공으로 사보검을 날렸다. 그러자 토요의 머리 부분에 있던 눈알이 회색빛을 뿜어내었는데, 그 순간 사보검이 토요에게 적중했고 촉수덩어리가 통째로 터져나갔다.
퍼버벙
슈르르륵
그러나 마치 시간이 되돌아가듯 터진 촉수덩어리들은 금세 원상복구 되었다. 그러자 토요가 깜박했다는 듯 허둥지둥 댔다.
[아 맞다…. 시간회복 안 쓰기로 했었지….]
퍼버벙!
다시 촉수덩어리가 터져 나갔다.
“크윽…!!”
신공표는 열 받는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어쩔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만일 토요가 전력을 다해서 곧이곧대로 싸운다면 사보검에 백날 맞아도 시간을 되돌려서 전부 회복시켜버릴 테니 아예 쓰러뜨릴 수가 없는 것이다. 토요의 정령이 봐 주고 있을 때 이겨버리는 게 최선이었다.
하지만 토요가 봐준다고는 해도 그 힘은 장난이 아니었다. 제천대성이 수백 개의 분신을 소환하자마자 토요는 다시 한 번 회색빛 시선을 날렸고, 그 순간 제천대성의 술법은 그대로 사라져 버리고 만 것이다. 제천대성은 입맛을 다시며 물러났다.
“쳇, 술법무효화….”
신공표가 무언가 술법을 전개하려 했지만 토요가 눈을 뜨자 모조리 무효화되어버리고 말았다. 고대의 혼돈을 품고 있는 태초의 인간이라 하더라도 토요의 술법무효화는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다. 결국 육박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자 제천대성이 내 옆으로 와서 말했다.
“저 놈의 촉수, 잘 터지는 것처럼 보여도 굉장히 질기고 유연하다. 내가 놈을 유인할 테니 그 틈에 놈의 핵을 찾아서 베어버려.”
“알겠습니다.”
타닷!
이윽고 제천대성이 타고난 요력을 써서 맨몸으로 토요 주위를 맴돌았다. 토요가 꿈틀거리며 제천대성을 잡으려고 촉수를 여기저기 내뻗자, 나도 신중하게 허공답보를 써서 날아가며 파고들 틈을 찾았다. 조금 진입하자 토요의 촉수가 더욱 거대하고 빽빽해져서 마치 촉수의 숲에 들어온 것 같았다.
‘핵은 어딨지?’
나는 핵을 찾으려고 안쪽으로 더욱 들어갔다. 그리고 작은 촉수들이 공격해오자 재빨리 검뢰를 휘둘러서 모조리 잘라버리고 속도를 높였다. 내가 토요의 촉수 기둥뿌리 근처까지 왔을 때였다.
츄와악
시커먼 곳에서 촉수들이 꿈틀거리며 튀어나왔다. 그리고 촉수들이 마치 인간인 것처럼 변하더니 나를 공격해왔고, 나는 또다시 검뢰로 베어버렸다. 졸개촉수들이 베인 뒤편에서 거대한 눈알이 꿈틀거리며 떠 있는 걸 보자, 나는 저게 바로 토요의 핵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저것만 베면….’
스칵!
내가 검뢰를 날려서 핵을 베어보려고 했지만 핵은 검뢰 정도로는 끄덕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 내구력에 잠시 놀랐다.
‘검뢰로 벨 수 없는 건 거의 없었는데…!!’
봐주고 있다고 해도 칠요의 정령이라는 건가? 원래라면 검뢰가 안 먹히면 방법이 없기에 나왔을 테지만 나는 화요와 수요를 교차시키며 힘을 모았다.
“하아아아…!!”
화요와 수요가 합쳐지면 신살의 힘을 내뿜는다!
이윽고 내가 힘을 떨쳐내자 핵은 거세게 피를 내뿜으며 터져나갔다.
콰과광
“이…이겼다.”
나는 이걸로 토요를 쓰러뜨리고 마지막 일요의 수호자만이 남았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내 핵은 3개다…. 2개 더 찾아서 부수도록….]
“…….”
토요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내가 기가 막혀서 서 있자 토요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핵 주변에는 나의 강력한 소환물들이 닿자마자 기생해버리는 포자로 공격할 테니 주의하고…, 곳곳에 함정이 있으니 잘 피해가도록 하거라….]
“아, 알았어.”
[천장에서 부식용액이 떨어질 테니 호신강기를 잘 두르도록…. 길을 헤매게 되면 무조건 오른쪽 갈림길로 가라….]
“…….”
너무 친절한 거 아니냐?
나는 그 말이 입에서 맴돌았지만 겨우 참을 수 있었다. 시련이 어려워서 좋을 건 없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