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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천향(暗天鄕)
삼황오제도 알지 못하는 일.
‘삼황오제… 그런가….’
나는 여기까지 오자 왠지 알 것 같았다.
정확히는 ‘황제 공손헌원’을 제외한 나머지 삼황오제가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 미지의 영역이란 바로 칠요 중 마지막 일요를 얻기 위한 시련! 삼황오제들은 칠요를 만들어 계약했으나 일요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별로 없는 듯 했다.
나는 서왕모를 올려다보았다.
“천지간에 상서로운 기운이 가득합니다. 이건 왜 그런 겁니까?”
내 질문에 서왕모가 대꾸했다.
[이 별의 원래 주인이 깨어났다는 뜻이지….]
“……?”
[그대는, 시련을 맞을 준비를 하라.]
서왕모는 무언가 알고 있는 듯 했다. 사방을 둘러보니 서왕모 뿐만 아니라 다른 삼황오제의 사도나 화신들도 가만히 허공에 떠서 우리 일행을 지켜볼 뿐이었다. 옆에 있던 제갈사가 말했다.
“위압감도 흘리지 않는군. 저들은 우리를 공격하지 않을 거다.”
“구경하러 왔단 말인가?”
“틀림없이. 삼황오제도 일요의 시련이 뭔지 알고 싶은 거겠지.”
시련이라고 해도 뭐가 찾아올지 모르겠다. 이 상황에서 대체 뭘 해야 한다는 걸까?
‘가만히 서서 기다리기만 하면 되나?’
내가 그렇게 생각하며 체력과 기력을 회복하며 대기하고 있을 때였다.
약 반 시진 정도 아무 일도 없이 흘러가자, 제갈사가 말했다.
“백웅. 아무래도 육요를 동시에 공명시켜야 하는 것 같군.”
“음… 그런가. 진즉에 말해주지.”
“시간이 지나야 발동하는 경우일수도 있어서 지켜보아야 했다.”
그것도 그렇군.
지금까지는 그저 모두 해방 상태로 놔뒀을 뿐 공명을 시키지 않았다. 나는 육요를 한꺼번에 집어 들고 동시에 공명을 시키려 했는데, 그 순간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왔다.
“흐허어어억.”
몸이 무겁다!
갑작스럽게 전신에 힘이 빠지면서 내공도 크게 빠져나갔다. 그리고 가열 찬 두통이 마치 파도처럼 뇌 속을 후려치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비틀거리자 제갈사가 쩝하고 입맛을 다셨다.
“흠, 아무래도 역량부족이군.”
“역량부족?”
“해방된 칠요를 두 개 이상 동시에 써본 적은 없지? 아무래도 일정 개수가 넘어가면 공명을 시키는데 필요한 최소역량이 늘어나는 모양이다. 지금의 네 힘과 정신력으로는 육요를 단독으로 공명시킬 수 없다는 소리야.”
“…큭.”
“걱정 마라. 나눠서 쓰면 되니까. 그 전에 한번 어디까지 할 수 있나 시험해보지. 지금까지는 괜히 칠요를 공명시켰다가 주목을 끌까봐 시험해보지 못했으니까.”
그렇게 말한 제갈사가 내게 화요와 수요를 공명시키게 시켰다. 그러자 두 개의 칠요는 수월하게 공명시킬 수 있었고, 그는 거기에다가 목요를 더해서 시켰다. 그리고 세 개의 칠요를 감응시키려는 순간 몸이 후끈 달아오르며 이마에 핏줄이 서는 게 느꼈다.
“끄으으으읍…!!”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이게 바로 내 한계치다! 아주 조금은 여유가 있지만 사요공명까지 하는 건 무리였다.
내 모습을 본 천우진이 한숨을 쉬었다.
“후, 너무하는군….”
“쳇! 실력부족이라서 미안하군.”
내가 툴툴거리자 천우진이 고개를 저었다.
“그게 아니다. 칠요의 주인이 되는 조건이 너무 가혹해서.”
“응?”
“네놈은 빡대가리지만 24회에 걸친 전생으로 뛰어난 무력, 주술력, 정신력을 갖추게 되었다. 요력도 다룰 줄 알지. 인세에서 네놈보다 종합적으로 확실히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건 다섯 손가락 내에 꼽을 수 있을 거다.”
이놈이 웬일로 내 칭찬을 하는 거지?
“칭찬하는 거 아니다. 그런 네 녀석조차도 고작 삼요공명을 하고 한계에 부딪힐 정도면 칠요의 주인에게 필요한 역량은 인간을 완전히 초월한다는 뜻이란 말이다.”
“아 그런가….”
“확실히 이상하긴 하군.”
제갈사가 끼어들었다.
“쌍요공명은 비교적 수월하게 이 자리의 누구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삼요공명에서 갑자기 조건이 급등하는 느낌이야. 사요공명이 같은 식으로 최소역량치가 상승한다면 오요나 육요공명을 이룰 수 있는 건 신적존재 뿐. 최소 투선 이상의 실력자가 사용해야 해.”
“…….”
“이런 식이라면 인간은 결코 칠요를 완벽하게 쓸 수가 없어. 모순이군.”
“처음부터 인간의 것이 아니었는데 인간제사장이 억지로 내려 받은 거였잖아? 원전이 신의 것이라면 이상한 일은 아닐지도….”
“그렇다면 어째서 지금 우리가 육요를 해방시켜 도전하는 일에 ‘인간의 왕’이라는 자격이 걸려있지? 그래야 할 이유는 사실 없어.”
“아!”
그걸 생각 못했구나!
전혀 상관없는 두 가지의 대사건이 당연한 듯이 결부되어 있었는데 지금까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제갈사의 말이 이어졌다.
“칠요를 만든 건 삼황오제 전체의 합의에 의한 거겠지만 완결되는 조건에는 황제 공손헌원이 전적으로 개입했다. 즉 지금의 모순은 황제 때문에 생긴 거야.”
“음… 무슨 의미가 있지?”
“아직은 알 수가 없어. 지금부터 집중해서 알아봐야 하겠지.”
“그러자.”
생각해볼 게 늘어났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쌍요를 내가 장비하고, 월요를 신공표, 목요를 천우진, 금요를 제갈사, 토요를 진소청에게 주었다. 이윽고 우리는 모여서 칠요를 동시에 공명시키기 시작했다.
우우우웅
‘화요와 수요가 새하얗게 변했다….’
다른 칠요 또한 백색으로 변해가는 건 마찬가지였으나 화요와 수요는 보다 유별났다. 마치 서로를 끌어당기는 듯한 강한 인력이 느껴졌고 백색의 휘광이 둘 사이에 쇠사슬처럼 얽혀있었기 때문이다. 서로 형제로 만들어진 칠요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쿠구구구
섬광이 좌중을 뒤덮는 와중에도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칠요를 갖고 있는 사람들끼리는 마치 코앞에서 보는 것처럼 식별하는 게 가능했다. 마치 칠요와 자신의 몸이 하나가 되는 듯한 기분이었다.
끼기기기기
백색의 섬광이 더욱더 퍼져나가서 시야에 보이는 모든 것을 휘감았을 때였다.
투둥
나는 허공에서 떨어지다가 가볍게 공중회전을 하며 착지했다. 허공이라 해도 고작 일 장 높이였으므로 그리 높지는 않았다.
“여긴?”
처음 보는 장소다. 내 눈 앞에는 엄청나게 거대한 기둥이 세워져 있었고 기둥의 두께는 수십 장이나 되어 보였다. 그리고 기둥은 바닥에 마치 나무처럼 뿌리를 내리고 있었는데 지평선까지 내뻗는 뿌리가 좌우종횡으로 나 있었다. 나는 수십 개의 뿌리가 얽힌 광경을 훑어보다가 주변에 동료들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백웅!!”
그리고 찾는 데는 거의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너른 기둥 근처에 다들 소환되었는지 조금만 걸으니 서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인원을 확인해보고는 말했다.
“총 다섯 명. 칠요를 보유해서 공명시킨 자들만 이 자리에 올 수 있었군.”
그랬다.
나, 천우진, 제갈사, 진소청, 신공표.
이렇게 다섯 명만이 도착해 있었고 나머지 인간 동료인 당산, 서문혜 등은 보이지 않았다. 제갈사가 말했다.
“예상대로야. 그럼 이 자리를 좀 더 탐색해보자.”
우리는 거대한 기둥을 조사했다. 그러자 기둥에 일정한 간격으로 총 일곱 개의 보석이 박혀 있으며, 그 보석들이 영롱한 빛을 내뿜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보석들은 저마다 색깔이 달랐다.
나는 보석들을 살피면서 중얼거렸다.
“이 보석은 칠요를 상징하는 건가?”
“틀림없겠지. 붉은 보석은 화요, 청색 보석은 수요 같은 식일 거다.”
“시련이란 건 뭐지? 여기서 뭐가 시작되는 건지 모르겠군.”
그 때였다.
[인간의 왕에 도전하는 자들이여…. 칠요를 모은 자들이여. 나 시련을 주관하는 자는 그대들에게 알릴 것이 있노라.]
이 세상 전체에 울리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가 무심코 하늘을 쳐다보자, 그 거대한 목소리가 말을 이었다.
[본디 이 자리에 도전할 수 있는 건 그대들 뿐…. 그러나 과거 봉선의식으로 도전권을 확보한 존재가 있었으며, 그 존재는 왕선(王選)에 참가를 알려왔다.]
“뭐라고?!”
[그가 이 시대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 도전에 끼어들 수 없었을 터…. 허나 이는 황제께서 예전에 허가하셨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모두의 표정이 좋지 않게 변했다.
딱히 말을 하지 않아도 그게 누구인지 바로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갈사가 입술을 깨물었다.
“안 좋군.”
슈슈슈슈슉
다음 순간, 허공에서 혼돈이 뭉치면서 그 혼돈이 형체를 만들어 냈다. 너무 강력한 힘이 들끓고 있는지라 우리는 도중에 그걸 공격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마치 전성기의 달기를 눈앞에 둔 듯한 어마어마한 힘이 치솟아 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윽고 혼돈을 통해 인간의 형상을 만든 존재가 말했다.
“예상대로는 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내 계획대로 여기까지 왔군.”
“진!!”
역시 궁극의 초상기인, 진이 이 자리에 나타난 것이다!!
우리는 즉시 시간정지에 대비하려 했지만 진이 손을 내저었다.
“걱정 마라. 아직은 싸움이 시작되지 않았다.”
“뭐라고?”
“시련이 시작된 후에야 우리는 서로를 죽이는 게 가능하지. 지금은 나도 너희도 아무런 능력을 쓸 수 없고 서로에 적의를 보일수도 없다.”
그렇게 말한 진이 서서히 걸어서 내 앞으로 왔다. 그는 싱긋 웃으며 내게 말했다.
“베어 봐.”
슈칵!!
나는 망설임 없이 놈을 베려 했으나, 놈의 목 줄기 바로 앞에서 칼이 멈춰버렸다. 나는 더 베고 싶었으나 어떤 힘으로 억누르는 게 아니라 내 몸 자체가 말을 듣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 의념을 쓰려고 해도 살의를 품는 순간 사라지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술법이나 마법도 쓸 수 없는 듯 했다.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제갈사가 말했다.
“진시황이여. 그대는 설마 역사 최초의 봉선의식에서 칠요 최종시련의 참여권을 소원으로 빌었나?”
“당연하지.”
진은 슬며시 내가 휘두른 수요를 손가락으로 치우면서 대꾸했다.
“짐이 원하는 건 바로 영겁토록 인간의 왕이 되는 것. 어찌 빌지 않을 수 있었을까?”
“하지만, 봉선의식에서 소망할 수 있는 건 하나뿐이 아닌가?”
“대가 나름이지. 나는 충분하고도 남을 만큼의 대가를 바쳤기에 두 개의 소원을 빌 수 있었다.”
저벅….
등을 보이고 걷던 진이 거대한 기둥에 기대어 앉았다.
“예전의 나는 어리석었지. 불로불사가 되고 싶어서 온갖 방법을 찾아다녔으나, 어느 순간 그게 아주 쉬운 거라는 사실을 깨닫고 허무해졌다…. 그리고 불로불사를 뛰어넘는 나만의 욕망을 알아챘지.”
“그게 뭐지?”
“불멸(不滅)이다.”
진은 손깍지를 끼며 말을 이었다.
“필멸자가 신을 칭할 때 불로불사라고 하지는 않지. 신에게는 그 이상의 권능인 불멸이 존재한다. 애초에 죽음이라는 개념조차 없는 존재…. 나는 그런 존재가 되면서도 천하의 지배권을 얻고 싶었던 거다. 그래서 봉선의식에서 불멸을 소망했다.”
나는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그냥 측천무후처럼 신으로 만들어달라고 빌었으면 됐잖아! 뭐 하러 이런 짓을 한 거냐?”
“글쎄… 그런 하급신이 진짜 신이라고 할 수 있나? 그런 건 되나 마나야. 어차피 남 밑에 있는 건 똑같으니까.”
“…….”
“나는 기왕이면 [옛 지배자]가 되고 싶었으나 아무리 황제라도 그런 소원은 들어주지 않았지. 그리고 또 하나 신이 되려는 소원이 무의미한 이유가 있었다.”
진이 히죽 웃었다.
“신이 되어버리면 만신(萬神)이 주목하는 최고의 연회, 칠요(七曜)가 모이는 순간에 도달할 수 없어. 신선 정도는 허용이 되지만 인과율에 걸릴 정도의 존재가 되어버리면 ‘여기’에 올 수가 없다고.”
“……!!”
“그래서, 신이 되는 건 포기해버렸다.”
나는 순간 제갈사와 눈을 마주쳤다. 지금 진이 준 정보는 굉장히 귀중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완전한 초월자는 칠요의 시련에 도전할 수 없다!
오로지 필멸자만이 가능한 것!
침착하게 진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제갈사가 말했다.
“불멸이라고 해도 보통 불멸로는 이런 식으로 나타날 수 없겠지. 어떤 방식으로 불멸을 이룬 거지?”
“글쎄. 그것까지 알려주고 싶진 않은데.”
“내가 맞춰 볼까?”
“어디 말해 보거라, 마도사.”
진이 흥미로운 눈으로 그를 쳐다보자 제갈사가 말했다.
“너는 신혈(神血)이 되어버린 거다. 그렇지 않나?”
“…….”
“자신의 본질을 자연으로 환원시키고 의지를 남기면서도 신혈에 귀속되었겠지. 누군가가 신혈을 주워서 초상기인을 제조하면 그 피와 생명이 되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육체를 차지하려는 속셈으로.”
“호오.”
“목적은 뻔하지. 이 최종전에서 누가 나오든 이길 수 있는 최강의 육체를 얻으려는 게 아니었나?”
“후후, 억측이 구구하구나… 라고 말하고 싶지만.”
진이 유쾌하게 웃었다.
“정답이구나! 하하.”
그랬다.
수천 년 전 - 중화대륙을 최초로 지배하여 통일시킨 진시황제는 칠요의 최종시련에 참여할 권리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최강의 무기로써 후세의 인간이 만들어낼 초상기인을 점찍었고, 자신은 신혈로 변화해서 계속 자연에 스며들어 존재해오고 있었던 것이리라!
나는 어이가 없어서 말했다.
“당신은 수천 년 전 대륙을 통일한 황제였잖아. 모든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었어. 그냥 불로불사만 소망했어도 수백 년은 더 즐겁게 누리며 살 수 있었을 텐데 어째서 그런….”
“후후후후!! 이 자리에 칠요를 모으며 도전한 자가 내게 할 질문이 아닌 것 같다만.”
진이 말했다.
“이 세계는 그저 신들의 장난감이며 놀이터일 뿐. 거기서 장난감처럼 휘둘리며 인세의 쾌락을 즐겨봤자 한계가 있다. 나는 천하를 지배하는 대제(大帝)의 운명을 타고났으니, 이 천박한 세계에서 끝내 완벽한 지배자로 군림하고 말겠다.”
그의 눈에서 시뻘건 빛이 피어올랐다.
“내가 지금까지 구구절절 내 이야기를 해준 이유를 알겠나?”
제갈사가 비웃듯 대꾸했다.
“위대하신 진시황의 최종전투에서 적에게 자비를 베풀며 완벽한 승리를 이루어 후세에 영웅담을 전하기 위해서겠지? 마침 이 전투는 모든 삼황오제가 지켜보고 있고 말야.”
“그렇다.”
진시황이 차갑게 말을 이었다.
“이제 곧 시련이 시작되면 네놈들에게 승산은 없다. 허나 나는 자비로우니 너희가 자결한다면 굳이 고통스럽게 능욕하진 않으리라.”
“…라는데 어떻게 생각 하냐, 백웅?”
제갈사는 물론이고 일행이 모두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천하의 진시황이 아가리를 터는 걸 보니까 쫄았나 본데.”
“…….”
그러자 진시황이 딱딱하게 굳은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빈정거리듯 말했다.
“제천대성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죽었을 리 없어. 네놈이 창힐의 뒤통수를 치고 황금상자나 창힐의 힘을 빼앗았겠지만 그렇게 모여 있던 힘이 한번 사라진 거 아니냐고.”
“놈은 내 앞에서 무력하게 죽었다.”
“절대 아냐! 넌 원래 갖고 있던 힘에서 절반 이상 잃어버린 게 분명해.”
나는 확신하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넌 내 손에 죽는다!!”
쿠구구궁
그 순간, 기둥이 크게 떨리더니 갑자기 멀리 허공에서 새하얀 빛이 번져 나왔다.
[시련을 시작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