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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731화 (730/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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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천향(暗天鄕)

항우는 예전에 봤을때와 마찬가지로 권태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덩치 큰 장한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가 나타나자마자 우리 모두는 그를 크게 경계했는데, 항우가 의식하지 않아도 그가 내뿜고 있는 어마어마한 패기(覇氣)에 압도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우 본인은 마치 우리가 없는 양 신경도 쓰지 않고 휘적휘적 걸어가더니 말했다.

" 구천현녀는 어디 갔지?"

" 인과율에 제약받아서 천계로 되돌아갔습니다."

" 알았다."

꾸웅!

항우는 그 말을 끝으로 금오도 내부로 뛰어들었다. 장중한 소리와 함께 차원의 계면이 갈라지는 듯 했고, 항우가 내면의 패기를 방출한 결과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항우의 신형이 사라지자 천우진이 말했다.

" 가자."

" 가긴 가는데 신공표한테서 어디에 십천군의 요새가 있는지 듣지 못했어."

" 금오도에서 가장 큰 요력이 뿜어져나오는 장소겠지. 찾아보면 될 거다."

파앗 -

천우진의 술법과 함께 우리는 모두 금오도 내부에 뛰어들게 되었다. 예전에 우연히 사불상을 타고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금오도는 기화요초가 피어있고 인간세상에서 상상하기 힘든 기경(奇景)이 연속되는 곳이었다. 허공에서 뚝 떨어진 우리는 만장단애가 가득 둘러싼 초원에 도착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당산이 말했다.

" 저기!!"

당산이 가리키는 방향에서는 은빛과 금빛이 혼돈 속에서 회오리치며 불꽃이 튀기는 광경이 천공에 일어나고 있었다. 쉴 새 없이 터져나오는 금광과 은광이 때때로 무지개빛 흐름이 되어서 수십 갈래로 퍼져 나왔다. 저 장관은 아마 십중팔구는 대존재들의 전투때문에 일어나는 게 분명했다.

" 저기가 십천군의 요새인가?"

" 하지만 꽤 멀어. 최소한 삼 사십 리는 되겠군."

당산이 중얼거리자 진소청이 말했다.

" 그리고 잘 보니 저 요새는 천공에 떠 있소."

" 음."

그 말 대로였다. 빛이 워낙 현란하게 번득이기에 육안으로 잘 보이지는 않지만 빛에 감싸인 천공의 요새가 있었다. 말 그대로 지상에서 떨어져서 둥둥 떠 있기에 일반적인 인간으로서는 갈 방법이 없었다. 그것도 저 정도 높이라면 적어도 삼사 리 정도는 떠 있는 게 분명했다.

요새를 지켜보고 있던 거신 공공이 말했다.

[ 요새는 엄청난 결계로 뒤덮여 있다. 결계 바깥에서 그 제천대성이란 자가 분신술을 써서 공략하는 중인 것 같군.]

" 공공 님. 우리가 가세하면 결계를 빨리 뚫을 수 있을까요?"

[ 솔직히 말해서 지금 우리 힘으로는 끼어드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내 힘이 온전히 되돌아왔으면 몰라도 나도 저주가 풀린지 얼마 되지 않아서 힘들다.]

" ......"

[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 때였다.

콰광!!

천지가 진동하며 딛고 있던 땅이 크게 흔들렸다. 무언가가 엄청난 기세로 허공에서 폭발하면서 땅에서 지진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 폭음과 함께 현란한 빛이 조금이지만 멎었고 부유요새 위쪽에서 연기구름이 크게 치솟아 올랐다.

그 폭발을 본 천우진이 아연해하는 기색이었다.

" 세상에... 저런 일이... 십절대진(十絶大陣)을 일격에 반파시키다니 저게 항우란 말인가?"

천우진이 황당해할 때는 많았으나 지금은 약간의 공포마저 느끼는 기색이었다. 이 녀석이 이 정도로 놀라워하는 일은 드물었기에 나는 신기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 항우가 결계를 부쉈단 말이지?"

" ... 그래. 지금이라면 들어갈 수 있을 거다."

그렇게 대꾸한 천우진이 겨우 정신을 차리고는 좌중을 둘러보았다.

" 우리 중에서 일대일로 십천군을 이길 수 있는 건 나와 공공 님밖에 없다. 나머지는 십천군의 술수에 걸리면 죽을 위험이 너무 커. 내가 술수로 방어막을 걸어줄 테니 절대 내게서 떨어지지 마라."

나는 천우진이 너무 인간측을 과소평가하는 것 같아서 입을 삐죽였다.

" 나랑 진소청은 가능할지도 모르는데..."

그 순간 천우진의 눈이 돌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눈에 쌍심지를 켜며 내게 욕을 했다.

" 빌어먹을 빡대가리 새끼야! 손천군의 화혈진 한 번 베었다고 자신감이 아주 하늘을 찌르는구만. 지금이 그때랑 상황이 같냐? 그리고 막말로 화룡진인이 잘났지 니가 잘났냐?!"

" 헉."

" 요새에 갇혀서 궁지에 몰린 십천군이 전력을 다하면 술법 하나 모르는 놈들이 무사할 리가 없잖아 등신새끼야! 요천군도 그당시에 네놈한테 여동빈의 역량이 없었다면 얼마나 강한 적이었을지 짐작이나 가냐? 대라신선을 암살하고 다니던 괴물인데."

" ......"

" 허억, 허억. 왜 욕이 나오게 만드는 거냐고... 이런 제기랄... 참고 있었는데."

한탄하듯 중얼거린 천우진이 겨우 평정심을 찾아서 말을 이었다.

" 십천군의 아공간술법은 엄청나게 위험하다. 화룡진인이 널 돕더라도 위험한건 위험한 거란 말이다. 어설픈 자신감은 독밖에 되지 않을거다."

" ... 알았어."

옆에서 공공이 거들었다.

[ 저 요새 안에 있는 자들은 상당한 실력자다. 천우진의 말이 맞으니 너희는 술법에 휘말리지 않게 조심해라.]

" 알겠다고요."

[ 헌데, 우리가 굳이 같이 갈 필요가 있을까?]

" 네?"

내 반문에 공공이 팔짱을 꼈다.

[ 제천대성, 항우, 신공표 셋의 힘이라면 십천군을 다 죽이는 게 가능하다. 우리가 가봤자 괜히 그들에게 거추장스러울 것이고 쓸데없는 희생이 생길 것이다. 뭐하러 저 철벽요새에 돌진해야 하지?]

" 으음."

[ 게다가 나는 힘을 회복하는 중이다. 이런 곳에서 부상을 입으면 회복기간이 수십 배로 늘어나니 가고싶지 않다. 십천군 한 놈 정도라면 해치울 자신이 있지만 궁지에 몰린 쥐가 물려고 드는 건 무섭다.]

공공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이 그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자 듣고 있던 천우진이 단호하게 말했다.

" 아닙니다. 우리는 꼭 가야 합니다."

[ 왜지?]

" 제천대성과 항우도 그렇고 신공표도 그저 힘으로 십천군을 토벌하는 것만 머리속에 있습니다. 하지만 십천군은 호락호락한 자들이 아니니, 저 요새를 이용해서 강자들을 함정에 빠뜨릴 수도 있습니다."

[ 흠... 너는 그 함정을 간파할 자신이 있다는 건가?"

" 술수로 감지한다면 위험을 피해서 미리 알려줄 순 있습니다. 그리고..."

천우진이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

" 신공표가 배신해서 십천군과 손을 잡아 제천대성과 항우를 죽이려 할지도 모릅니다."

[ 그 가능성이 있군. 좋아. 그럼 갈 수밖에.]

공공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나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 맞아! 신공표의 목적은 금오도를 멸망시키는 게 아니라 차지하는 것... 그러면 도중에 십천군과 타협해서 도리어 우리를 공격할 수도 있어.'

천우진은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십천군과 직접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었다. 그래야 아군이라고 할 수 있는 제천대성과 항우에게 경고해줄

수 있으며 전황을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우진이 크게 외쳤다.

" 급급여율령!"

부웅 -

다음 순간 파란빛 원이 우리를 둘러쌌고, 눈을 깜박이는 순간 우리의 몸은 거대한 회랑에 도착해 있었다. 이 회랑은 깔끔한 갈색빛의 돌으로 마감되어서 미끄럽게 느껴졌고 거대한 기둥이 건물을 떠받치고 있었다. 전이술을 써서 요새에 단번에 진입한 천우진이 나를 돌아보면서 말했다.

" 백웅. 동료들이 위험에 처하면 네가 지켜야 한다."

" 당연하지! 근데 무슨 뜻..."

천우진이 껄끄러운 말투로 말했다.

" 솔직히 십천군의 아공간술법은 나도 쉽게 파해할 수 없다. 그들이 공간을 분할해서 우리를 각개격파하려 들면 막을 방법이 없어. 하지만 네가 화룡진인이 지닌 용왕의 힘을 빌리면 시공유리(時空遊離)의 벽을 깰 수 있으니 정신 바짝 차려라."

" ... 알았어!"

" 내가 이 요새의 핵을 찾을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

나는 천우진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우리는 천우진을 앞세워서 전진했는데 약 일백 보 정도를 움직였을 때였다.

쿠르르릉!

갑자기 바닥의 벽돌이 크게 움직이며 기둥의 위치가 바뀌었고 사방에 찬연한 거울이 수십 개나 나타났다. 천우진이 이를 악물며 외쳤다.

" 금광성모(金光聖母)의 금광진(金光陣)이다! 거울을 정면으로 보지 마."

" 보면..."

" 신선도 죽지 이 개자식아! 빛줄기 하나만 맞아도 죽는다."

" ......!!"

" 일일이 묻지 마."

치리링 -

순식간에 거울이 서로 반사하면서 수만 개나 되는 빛이 실내를 가득 채웠다. 그 속도와 궤적은 도저히 인간이 피할 수가 없을 수준이었는데, 그 순간 천우진이 손을 휘두르며 정방형의 방어막을 만들어내서 일행을 보호했다.

" 급급여율령!"

그리고 공공이 눈을 빛내며 말했다.

[ 거기냐!]

공공이 대검을 들고 뛰쳐나가서 어딘가를 공격했다. 공공의 신형이 빨려들듯 아공간으로 사라졌는데 그가 신의 힘으로 결계사인 금광성모의 위치를 알아낸 듯 했다.

그 순간 거울의 빛이 사라지고 지형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천우진이 말했다.

" 공공이 금광성모를 붙잡고 싸우기 시작했다. 빨리 앞으로 가자."

타닷

우리가 다시 일백 보를 앞으로 옮겼을 때였다.

위잉 -

위잉 -

마치 매미가 우는 소리가 가득 울리는 듯 했다. 천우진이 당혹스러운 듯 말했다.

" 큭... 시공분할... 안돼."

피피핏

시야가 완전히 갈라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옆에서 함께 뛰고 있던 동료들의 모습이 마치 수십 개의 영상으로 변하는 듯 했고 나는 천지상하 전후좌우가 구분되지 않는 공간에서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었다.

' 이게 아공간술법인가?'

확실히 화혈진이나 낙혼진을 겪었을 때와는 달랐다. 나는 아까 천우진이 했던 경고를 기억해내고 화요와 화룡신검을 교차하며 외쳤다.

" 화룡진인! 도와주십시오."

[ 이 공간의 약점은 저기다!]

화륵

화룡진인이 강신하며 내게 화룡의 기운을 몰아주었고 동시에 허공의 한 점에 화룡의 표식이 맺혔다. 나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쌍검을 휘둘러서 그 표식이 있는 곳으로 돌진해서 크게 베었다.

콰칭!

유리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나는 기이한 아공간에서 빠져나와서 현실로 되돌아와 있었다. 그러나 술법을 깬 것과는 달리 내 주변에 동료들은 없었고 나 혼자만 거대한 공동에 서 있었다. 그리고 내게서 십여장 거리에 기이한 인물이 층계참에 걸터앉아 있었다.

와직 와직

그 인물은 인간으로 보였으나 인간이라 하기에는 이질적인 기분이 들었다. 한 손에 육포를 들고 뜯어먹고 있던 그는 태극팔괘가 새겨진 도포를 입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얼굴에 핏빛 화장이 가득 그려져 있었고 팔다리가 부적으로 뒤덮여 있었다. 뿐만 아니라 머리카락이 너무 길어서 허벅지 뒤까지 올 정도였다.

시허연 피부를 가진 그 자가 육포를 뜯다 말고 내게 말했다.

" 너흰 누구냐? 인간인데 저 자들과 손을 잡고 우리 금오도를 공격하는 이유가 뭐냐?"

" 당신은 누구요?"

" 나는 진천군(秦天君)이다."

흠칫

나는 그 이름을 듣는 순간 내가 제대로 걸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눈 앞의 왕천군은 대요괴선인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자 중 한 명이었다.

' 그리고 진천군의 특기는 운석조종...'

내가 긴장하고 있을 때 진천군이 말했다.

" 이제 보니 칠요와 화룡의 힘을 가지고 있군. 아주 수지맞았어."

" 당신이 나를 당연히 이길 것처럼 이야기하는군."

진천군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나를 비웃었다.

" 멍청한 놈. 칠요의 주인이면 다인 줄 아느냐?"

" 뭐?"

" 죽어라."

두웅

그 순간이었다. 나는 코 앞에 크기가 수백 장에 이르는 어마어마하게 큰 운석(隕石)이 나타나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운석은 화염을 둘러싸여 있었고 말 그대로 밑도끝도 없이 나타난 것이었다.

" ......?!"

[ 위험하다!]

화룡진인이 용의 모습으로 변하며 화룡신검의 힘을 크게 돋우었다. 동시에 칠요와 감응하며 화요천염을 끌어올려 운석에 대항했는데, 운석은 화요천염을 맞이하고도 힘을 잃지 않고 계속 나를 밀어내었다. 나는 운석에 깔려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급히 뇌신검무를 써서 크게 운석을 베려 했다.

하지만 운석을 베는 순간 진천군의 모습은 이미 장내에서 사라져 있었고 대신에 천지사방에서 무수한 운석이 내게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화룡진인이 외쳤다.

[ 천절진에 말려들었다! 정신차리고 버텨라.]

콰과과광

나는 정신없이 운석을 베고 쳐 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말 끝도 없이 운석이 떨어지고 있었고 적인 진천군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 상황이었다. 나는 너무 답답해져서 화룡진인에게 외쳤다.

" 아까처럼 공간을 베어서 나갈 순 없을까요?"

[ 무리다!]

" 왜입니까?!"

[ 아까 약식으로 펼쳐졌던 것과 달리 이 천절진은 술사가 직접 관장하고 있다. 견고함이 아까의 수십 배! 게다가 저 자가 공간을 무한대로 넓히면서 우리를 공격하면 반격할 방법이 없다.]

" 화요천염으로 공간 자체를 부수면..."

[ 해 보자!]

쿠구구구

나는 운석을 베다가 화룡신검과 화요에 가득 힘을 모아서 집중했다. 그리고 눈을 번쩍 뜨며 앞을 베며 외쳤다.

" 화요천염!"

꾸콰쾅

칠요의 힘이 뻗어나가며 공간에 균열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머지 않아서 운석이 날아오던 천절진의 공간이 깨지며 다시 원래 공간이 나타났는데, 역시나 십여장 밖에 진천군이 서 있었다.

" ......?"

그런데 진천군 옆에는 또 다른 요괴선인이 서 있었다. 마치 사마귀와 인간을 합친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 그 요괴선인이 앞으로 손을 뻗으며 말했다.

[ 나 동천군(董天君)의 풍후진(風吼陣)을 받아라.]

휘오오오

순식간에 다시 아공간이 펼쳐지면서 이번에는 칼바람이 가득한 영역이 소환되었다. 내가 급히 회오리폭풍을 피하자 또다시 진천군의 음성이 들려왔다.

[ 천절진을 받아라.]

퍼퍼펑

" 으윽, 이거..."

나는 회오리 칼바람의 공격을 호신강기로 막고 있었지만, 동시에 운석이 휩쓸리듯 날아와서 나를 공격하자 어이가 없어졌다. 두 개의 아공간이 겹쳐지면서 더욱 더 살인적인 맹공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화룡진인이 말했다.

[ 합공을 하는구나.]

" ......"

[ 하긴 나같아도 합공을 하겠구나. 너만 죽이면 칠요와 화룡신검을 동시에 얻을 수 있으니.]

" 제기랄! 동천군은 대체 어디서 나타났답니까?"

[ 이 요새 자체가 십절대진이며 십천군의 술법이라면 그들이 공간을 조종해서 금세 전이술을 쓰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정말 큰일이구나.]

화룡진인이 큰일이라고 하는 이유는 금세 알 수 있었다.

슈슈슉

슈슈슉

몇 개의 신형이 더 나타났다.

' 비, 빌어먹을.'

나는 멍한 눈으로 허공에 떠 있는 그 신형들을 올려다 보았는데, 그들이 손을 내뻗으며 외쳤다.

[ 나 손천군(孫天君)의 화혈진(化血陣)을 받아라.]

[ 나 원천군(袁天君)의 한빙진(寒氷陣)을 받아라.]

[ 나 장천군(張天君)의 홍사진(紅沙陣)을 받아라.]

이윽고 그들이 동시에 광소를 터뜨렸다.

[ 흐하하하하!! 칠요를 내놔라 인간놈아.]

쿠구구구

핏빛 파도가 몰아치며 주위의 온도가 난데없이 크게 내려간다.

그나마 지금까지는 딛을 땅이라도 있었지만 이제는 시꺼먼 모래가 아가리를 벌리고 있다.

나는 칼바람 속에서 운석을 막아내는 동안에 핏빛의 파도와 화살이 나를 향해 날아오는 걸 알아챘다.

' 개자식들...'

나는 사방에 덮쳐오는 살인적인 자연재해에 그만 입을 벌렸다.

뜬금없이 십천군 중 다섯 명의 합공을 받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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