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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천향(暗天鄕)
틀림없다.
이 곳에 있는 이족들의 영혼이 인간이라면 - 이들은 과거 당나라 시대에 무측천의 백성이었던 자들이다! 일례로 방금 전에 눈 앞을 가로막은 뱀인간이 외쳤던 말에는 당나라 시대의 고어(古語)가 섞여있는 기분이 들었고, 이족 특유의 괴어라기보다는 인간의 말과 뒤섞인 억양이었기 때문이다.
여동빈의 과거회상에서 봤던 게 머릿속에 떠올랐다.
황궁에 잠입한 여동빈과 일대일로 대면한 측천무후는 말했었다.
[ 상관완아는 내게 죽고 나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줬다. 만신전으로 향하기 위해서 능력 있는 자들의 영혼이 지상을 떠도는 망령이 되는 길... 명계로 향하는 길... 그리고 그 모든 결과가 결국... [옛 지배자]의 먹잇감이 되어서 영겁토록 고통 받는 생지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여(余)는... 본디 이 대당제국을 내 자식처럼 생각했다... 내 자식이 대를 이어서 통치할 것이기에 여태껏 탐관오리를 척결하며 호족을 견제했고... 제도를 정비해서 백성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게 하려 노력했다. 내 일신의 안녕을 버리고 오로지 제국을 부흥시키는데 모든 몸과 마음을 바쳤지.]
[ 허나... 죽고 난 후 모든 것이 지옥이라면... 이 모든 게 무슨 의미가 있으랴? 여동빈이여... 천하의 모든 것이 절망을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다면... 천하의 통치이며 황제의 권력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 그래서 여는 신(神)이 되기로 한 것이다. 상관완아의 도움을 받아서 신이 되어 암천향에 오른 후, 현 대당제국에 살고 있는 신민(臣民)들의 영혼을 거둬서 종말에서 구원받게 할 것이다. 하급신이 되어 자신만의 만마전을 꾸릴 수 있다면 그곳에 자신의 권속을 거두는 건 가능하다 들었으니.]
[ 여동빈이여... 여는 신이 되어서 짐의 백성을 구원하고자 한다. 내가 틀렸는가?]
측천무후의 소망은 종말이 임박한 세상에서 자신이 다스리는 대당제국의 백성들의 영혼만이라도 구원하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팔부신중 야차 상관완아와 손을 잡아서 대규모 인신공양 및 이족소환을 진행했고, 끝내 봉선의식에 성공해서 토요 팔괘도를 가지고 암천향의 신이 되는 데 성공했던 것이다.
그 동안 나는 측천무후가 태산에서 봉선의식을 성공한 것까지는 여동빈의 회상에서 보았지만 그 이후의 행적은 잘 알지 못했다. 막연하게 그녀가 신이 되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몰랐다.
' ... 하지만.'
정말로 측천무후는 사리사욕 없이 대당제국의 백성들을 구원했단 말인가?
암천향에 그들의 혼(魂)을 전생(轉生)시켜서?
나는 측천무후가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서 불로불사를 추구했던 위인이라 생각했었으므로 혼란스러워졌다. 정말로 암천향에 자신의 뜻을 세울 줄이야! 그렇기에 나는 눈 앞의 이족들이 신공표에게 학살당하는 걸 일단 막기 위해서 그녀를 멈춰세운 것이다.
신공표는 노골적으로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 흥, 쨍알거리기는... 내가 왜 이 이족놈들을 죽이면 안 되는 거지?]
[ 말했잖아. 그들은 당나라 사람들이라고 말...]
[ 저것들을 인간이라고 판단하는 거냐? 맛이 갔구나.]
신공표가 비웃음을 짓더니 갑자기 눈을 부릅떴다.
휘이잉!
한 줄기 거대한 바람이 스쳐지나가는 듯 하더니 갑작스럽게 시간이 얼어붙으며 눈 앞에 있는 모든 것이 흑백의 색깔으로 바뀌었다. 나는 뜬금없이 펼쳐진 신공표의 술법이 뭔지 알아채자 내심 경악했다.
' 시, 시간정지!'
그것도 아무런 주문영창이나 동작도 없이 그저 의지만으로?!
팔부신중 삼장법사도 그렇고 술법에 있어서 최고경지에 이른 놈들은 시간을 저토록 자유자재로 조종한다는 말인가? 하물며 저들은 신도 아니고 경계에 걸쳐있는 자들일 뿐인데 저런 막강한 권능을 휘두른다면 진짜 [옛 지배자]는 얼마나 강한 걸까.
신공표는 저벅저벅 걸어서 앞에 있던 뱀인간의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 봐라. 이 놈의 살은 비늘로 덮여있고 몸속에는 청혈(靑血)이 흐른다. 그리고...]
퍼억!!
신공표가 갑자기 팔을 뱀인간의 가슴에 쑤셔박았다. 내 내공을 운용할 줄도 아는지 마치 뱀인간의 몸을 두부처럼 뚫어버리는 모습이었다.
주르륵
내부장기를 뒤적거리던 신공표가 손을 뽑아내자 검붉은 옥(玉)같은 게 신공표의 손에 들려 있었다. 신공표가 그 검붉은 옥을 쳐다보다가 말했다.
[ 이건 이 놈이 일반적인 요괴와 별격의 존재이자 순수한 마(魔)에 속한다는 증거인 마핵(魔核). 이런 게 있는데도 너는 이 놈들을 인간이라고 생각하느냐? 이 놈들은 혼돈의 세례를 받은 이족에 불과하다.]
나는 신공표의 말에 강하게 항변했다.
[ 말했잖아!! 이 놈들은 인간의 영혼을 보유하고 있어. 영혼이 인간이라면 몸이 어쨌든 인간이라고 볼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지금은 신공표에게 몸을 빌려주고 내면세계로 물러나 있지만 그런 나도 화안금정을 발동해서 상대방의 본질을 볼 수 있다. 뱀인간들은 확실히 이족의 몸뚱이지만 내부에 갇혀있는 영혼은 틀림없는 인간의 것이었다. 아마 이혼대법을 써도 확실하게 그들의 혼을 끌어올 수 있으리라.
그러자 신공표가 실소를 흘렸다.
[ 웃기는군... 혼이 인간의 증거라고?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 왜. 틀려? 저 자들과 얘기해보면 인간이라는 걸...]
우웅!!
그 순간 신공표의 손 위에서 새하얀 무언가가 떠올랐다. 그녀는 그 하얀 덩어리를 허공에 띄우며 말했다.
[ 이것도 혼 아닌가?]
[ 앗...]
나는 크게 당황했다.
화안금정으로 신공표가 만들어낸 새하얀 덩어리를 살펴보니, 저것 또한 혼이다! 그것도 인간의 혼과 분간을 할 수 없었는데 도저히 가짜라고는 볼 수 없었다. 신공표는 마치 장난을 치듯 혼을 튕겨서 근처에 있던 조그마한 곤충에게 넣었다.
혼이 스르륵 깃들자 신공표는 다리가 여섯개이고 머리가슴배가 나뉘어져있는 갑각곤충을 집어들고는 이죽거렸다.
[ 네 말대로면 이것도 인간이겠군.]
[ ......]
말도 안돼.
뿌직
내가 할 말을 잊었을 때 신공표가 곤충을 밟아서 죽여버리자 다시 곤충의 몸에서 혼이 새어나왔고, 신공표는 혼을 쥐어서 터뜨려 버렸다. 내가 침묵하자 신공표가 말했다.
[ 인공혼을 생성하는 술법은 고급술법이지만 나 정도면 못할 것도 아니지. 그리고 혼의 본질은 그저 세계의 매질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데 그걸로 인간을 판단한다고? 인공혼에 거짓된 기억을 불어넣는 게 얼마나 쉬운지 모르나보군.]
[ ... 큭! 술법으로 장난을 친다고 해서 인간의 본질을 부정하거나 장난쳐도 되는 건 아냐! 저 자들은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 있고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럼 인간이라고 볼 수 있는 거라고!!]
내가 외치자 신공표가 대꾸했다.
[ 이미 수천년 전에 토론이 끝난 일을 가지고 같잖은 인본주의를 외치다니 혐오스럽구나.]
[ 뭐라고?]
[ 내 스승이었던 태상노군과 원시천존은 삼황오제 복희의 직계제자이자 술법의 종사였다. 최초로 신의 제자로서 술법을 전승받은 이들이었지. 그들과 같은 대현자가 너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 같은가?]
[ 무슨...]
[ 그들은 혼이 육체에 갇혀있다는 관점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거짓된 세계 속에서 흐르는 영원이 갇혀있다고 판단했지. 그들은 영혼이야말로 세계의 본질이라 생각했던 거다. 그래서 그들이 어떤 실험을 했는줄 아느냐?]
이어진 신공표의 말에 나는 크게 놀랐다.
[ 인공혼을 만들어서 세계의 매질을 늘리려 했다. [옛 지배자]가 인신공양으로 흡수하는 영혼을 인공혼으로 대체하며 진짜 영혼들이 보다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하고, 이 세계에 사는 생명체들의 가능성을 높이고, 종말의 시기를 늦추려 한 거지. 그래서 그들은 술력을 모아서 영혼을 무한정 생성하는 도구를 만들었다.]
[ ......!!]
[ 또한 영혼이 많아진다면 그걸 이용해서 태어난 인간에게 혼돈의 재능을 발아시킬 확률도 크다고 판단했겠지.]
[ 그, 그런 건 처음 듣는데.]
[ 후대에 전해졌을 리가 없지. 그들의 직계제자인 나만이 알고 있던 극비실험이니까.]
[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 대실패였지. 인공혼은 진짜 혼을 대체할 수도 없었고 새로운 제물로 쓰이지도 못했다. 무엇보다도 혼이 육체에 강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 그리고 기억이 영혼의 본질을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수많은 실패사례와 비극이 양산되었다. 그들은 결국 실험을 중단하고 말았지. 나타같은 전투보패를 만들 순 있었지만 그나마도 희귀한 사례였고.]
[ 으음...]
신공표가 씹어뱉듯 말했다.
[ 혼과 육체는 상보적인 관계다. 언뜻 독립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혼육백(魂肉魄)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그걸 어긋나는 존재는 결코 인간이라 부를 수 없다. 그건 이미 수천년 전에 수천 번의 실험으로 결론이 났으므로, 눈 앞에 있는 이 뱀인간들은 이족일 뿐 인간이 아니다!]
[ 인간의 혼만으로는 인간이라고 인정할 수 없어? 그래서 학살을 하겠다는 거야?]
[ 잘 알고 있구나.]
우우웅
신공표가 시간이 정지된 틈새에서 사보검을 다시 펼쳐들었다. 네 개의 보패가 떨쳐지면 이 측천무후의 궁이 한꺼번에 붕괴할 수도 있으리라. 나는 이를 악물고 신공표를 설득했다.
[ 제길! 다시 생각해 봐. 여기서 난동을 부려서 좋을 게 없어. 우리 목적은 토요 팔괘도를 얻는 게 아니었나? 일단 저들을 따라가서 이 궁의 주인인 측천무후부터 만나도 늦지 않다고.]
[ 그럴수도 있지만 눈 앞의 저 더러운 이족부터 쓸어버려야 속이 시원하겠다.]
[ 혼만으로는 인간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니 그런 독선적인 말이 어딨어? 정말 그런 식으로 나오겠다면 나도 생각이 있다.]
스스스스
나는 내면세계에서 천천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일이 점점 꼬이는 걸 느끼면서도 냉철하게 각오를 다졌다.
' 너무 제멋대로라면... 쫓아내는 수밖에!'
암천향 탐색에 신공표의 힘이 필수적이라서 일단 두고보고 있었지만, 도리를 거스른다면 죽는 한이 있어도 그녀를 쫓아내겠다!
내가 점차 말이 없어지자 신공표는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듯 했다. 그러더니 변명하듯이 말했다.
[ 잘 들어라. 넌 저 놈들이 인간의 혼을 갖고 있어서 이족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 인간과 화합할 수도 있다고 여기고 있지만... 말했듯이 육체와 영혼은 상보적이다.]
[ 무슨 말을 하고싶은 거야?]
[ 측천무후가 봉선의식을 치른 건 몇 년 전이지?]
[ 그야 천 년 전이지.]
[ 그 때부터 지금까지 천 년 동안 암천향에서 이족의 몸을 갖고 살아온 놈들이 인간의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되느냐? 인간의 정신이 얼마나 약한 것인지 알고있지 않은가?]
[ ......!!]
[ 눈 앞에 있는 놈들은 인간의 기억을 가지고 유희할 뿐인 이족일 가능성이 수십 배는 높다는 말이다. 이족의 몸뚱이가 그들의 인격을 잠식해서 새로운 이족으로 변모시켰겠지.]
장주지몽(莊周之夢)!
신공표의 말을 듣자마자 떠오른 단어였다.
' 인간이 나비의 꿈을 꾸는가... 나비가 인간의 꿈을 꾸는가... 그건 판단할 수 없어!'
오랫동안 흑요석을 통해서 기억을 다뤄온 나는 그 불확실함과 불안정함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때때로 기억이 뒤섞이기도 하고 헷갈리기도 하는 것이다. 그 기억은 때때로 인격이나 판단에도 큰 영향을 미치곤 했다. 하물며 천 년 씩이나 되는 기간이라면 그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나는 신공표의 말에서 큰 설득력을 느끼고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신공표의 말이 일리가 있다.
그저 인간의 말과 문화를 이해하는 이족이라면 숱하게 많이 보아온 것이다. 저급한 이족과 달리 고위이족들은 인간보다 몇 배나 똑똑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나는 의심스럽다는 이유만으로 놈들을 몰살시키는 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 의지를 걸고 필사적으로 신공표에게 말했다.
[ 제발 한번만 내 말을 들어줘! 이 장소는 측천무후만 있는 곳이 아냐. 놈보다 더 강력한 신격이 보호하는 장소라고.]
[ 그건 예상했다. 하지만 벌레 몇 마리 죽인다고 [옛 지배자]가 큰 화를 내진 않겠지. 놈과 교섭할 자신도 있고.]
[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 통천교주가 [옛 지배자]의 성향 하나 모를까.]
신공표는 마치 예전부터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대꾸했다. 아무래도 고대의 인물이자 선계의 영수답게 [옛 지배자]에 대해서도 잘 알고 경험이 많은 것이다.
[ 그래도 제발...]
[ ......]
잠시 후 침묵하던 신공표가 신경질이 난다는 듯 말했다.
[ ... 빌어먹을 못생긴 놈! 제 일도 아닌 일에 오지랖이 지랄났구나. 네 말대로 이 장소는 조용히 넘어가 주마.]
[ 정말이지?!]
[ 그 측천인가 뭔가 하는 자를 만나본 다음 결정하겠다.]
신공표를 설득했다!
이윽고 나는 신공표가 이윽고 자신이 심장을 뽑아낸 뱀인간을 회복시킨 후 즉시 날아서 궁궐의 제일 높은 장소로 향하는 걸 알 수 있었다. 신공표는 수백 층이나 되는 광활한 궁궐에서 당연히 자신이 가야할 목적지가 어디인지 알고 있는 듯 했다.
쓔우웅
나는 신공표가 엄청난 속도로 이동하는게 모종의 술수를 부려서인걸 알 수 있었다. 여의봉도 내 신법도 쓰지 않는데도 그 이상의 속도를 내고 있었다. 나는 신공표가 측천무후가 어디 있는지 확실히 알고 있다는 걸 알아챌 수 있었다.
' 설마 처음에 통천의 포효를 썼을 때 다 알아냈던 건가?'
파앗
이윽고 신공표는 거대궁궐의 최상층, 탑처럼 이어진 수백층의 끝에 올라 있었다. 신공표는 거대한 궁궐의 옥좌를 쳐다보며 사보검을 겨누었다.
[ 네가 이 궁의 주인인가?]
쿠구구구....
아직까지 신공표의 시간정지 술법은 유지되고 있다. 그것은 아직까지 세계의 색조가 흑백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옥좌 근처의 위병들이 모조리 굳어있는 것에서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옥좌에 앉은 자는 시간정지의 영향을 받지 않는지 똑바로 신공표를 쳐다보고 있었다.
소신격(小神格)이기 때문에 애초에 따로 술수를 부리지 않아도 시간정지효과에 면역인 듯 했다. 뿐만 아니라 저 기괴한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대한 마력은 투선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걸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옥좌에 앉은 존재는 키가 일 장을 훌쩍 넘으며 길쭉한 팔다리를 지녔으며 마치 수정과 금강석으로 만들어진 듯한 몸뚱이를 지닌 기묘한 존재였다. 전혀 생명체라고 볼 수 없는 모습이었으나 체형 자체는 여성임을 드러내고 있어서 괴이한 느낌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또한 별빛으로 빛나는 눈에 주황빛 불꽃이 불타고 있었다.
고대 제왕의 의복을 입은 그 존재가 신공표에게 대꾸했다.
[ 말로만 듣던 절교 최강의 보패 사보검... 전설의 통천교주가 내 왕국까지 왔구나.]
[ 나를 알고 있는가?]
[ 인간의 몸을 빌리고 있으나 그대는 아마 태상노군에게 봉인된 통천교주 신공표. 그리 좋은 목적으로 온 것 같지는 않다만...]
그 존재가 더욱 길게 자신의 옥좌에 몸을 뉘이며 말을 이었다.
[ 그래도 편히 쉬다 가라. 여(余)가 허락하겠다.]
측천무후.
암천향의 왕국을 지배하는 소신격으로 전생한 존재가 눈 앞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