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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663화 (662/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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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천향(暗天鄕)

나는 내심 이 세계에 오기 전에 대운의 축복을 받지 않은게 조금 후회되었다. 대운중첩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일반적인 대운을 얻기만 했으면 이 곳의 탐색이 훨씬 수월했을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방법은 제갈사가 제지했었다.

[ 적어도 암천향 탐색에서는 써서는 안된다고 본다. 대운중첩은 고려해볼 수 있지만.]

[ 왜?! 대운이 있으면 얼마나 편한데...]

[ ...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려가 있어. 그걸 주는 놈 때문이지.]

제갈사는 뭔가 자세한 설명은 꺼려하는 느낌이었지만 대운의 축복만은 안된다고 확실히 선을 긋고 있었다. 물어도 대답해주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제갈사를 일일이 의심해도 무의미한 일이었다. 나는 동료들을 믿는 것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었으므로 일단은 맨땅에 달려들듯 이계로 오게 된 것이다.

나는 이 곳에서 탈출할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날아서 팔천 리를 갈 방법이 당장 떠오르지 않았으므로 나는 제갈부에게 명령했다.

"나를 도와서 이 근처의 마물들을 쓸어버려. 그리고 은신처가 될만한 곳이 있으면 말해."

제갈부는 무미건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갈사에 의해 완벽하게 세뇌된 상태이므로 내 명령을 듣는 전투인형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윽고 나는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마물들과 싸우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일반인이 보기에는 흉측하고 기괴하기 그지없는 몰골들이었다.

끼에에엑!!

촉수를 수십 줄기로 뻗어내면서 발광하는 새 모양 마물과 싸우면서 나는 이 곳의 마물들이 하나같이 촉수를 갖고있다는 걸 알아챘다. 나는 마물의 촉수를 검강으로 잘라내며 짜증스럽게 외쳤다.

"괴물새끼들아! 촉수가 그렇게 좋냐아아!!"

화르륵!

내 눈에서 화안금정이 발동되며 불타올랐다. 화안금정은 순식간에 마물의 약점인 핵의 위치를 보여 주었다.

콰지직

나는 새모양 마물의 핵을 찔러서 죽였다. 여기 놈들은 생긴 것과는 무관하게 혼돈의 핵을 지니고 있었는데 다른 부분에 아무리 상처를 입혀도 소용없는 불사지체였고, 핵을 부숴야만 했다. 다행히도 이런 놈들과 아오키가하라 수해에서 싸워본 경험이 있어서 노련한 전투가 가능했다. 화안금정이 한층 전투를 쉽게 한 게 사실이었다.

제갈부가 술법으로 마물들을 견제하면서 내가 마무리를 하는 식으로 잡아대자 꽤나 수월하게 수십여 마리를 잡아낼 수 있었다. 나는 비교적 쉽게 마물들을 잡았다고 생각했지만, 마물들의 신체능력치와 기괴한 능력을 생각하면 무림의 절정고수라도 이 곳에서 생존하는게 어려워 보였다. 제갈부 없이 나 혼자 왔으면 지금쯤 약간 부상을 입었을지도 모른다.

' 정말 흉악한 곳이군...'

마물의 난이도로 치면 사해(死海)의 괴물보다 조금 약해보이는 수준. 하지만 그렇다 해서 인세의 지옥이란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만일에 내가 비등을 갓 얻었던 시절에 이 곳에 왔다면 마물 한 마리도 이기지 못하고 처참하게 살해당했으리라. 비등의 부름에 섣불리 응하지 않고 힘을 키워서 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꽤 마물을 잡자 이제야 좀 안심할만한 행동반경이 생겼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주변 오십여 장을 안전지대로 만들어 두고야 차분하게 체력을 회복하며 이제부터 뭘 할지를 생각했다.

' 내부의 마물에 대해서는 얼추 탐색이 됐어. 더 이상 둘러봐도 무의미할 거 같은데... 어떻게 해야 벗어나지?'

나는 가부좌를 튼 채 생각했다. 그러던 중 문득 생각난 게 있어서 순어구를 들어서 의지를 전달했다.

[ 제갈사. 제갈사. 들려?]

혹시나 해서 원거리 통신을 위해서 순어구를 갖고왔었다. 나는 한동안 순어구를 사용했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어서 인상을 찡그렸다.

' 순어구로 통신할 수는 없군...'

그렇다면 지상에 있는 아군과 완전히 동떨어진 셈이다. 나는 다음으로 어떤 방법이 있을지 고민하다가 중얼거렸다.

"그 녀석들을 불러볼까."

우웅

나는 이윽고 마도진을 그리고 마법술식을 발동시켰다. 소환의식이 시작되고 한참이 지나서 내가 소환주문을 외웠지만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

빛보다 빠른 소환마물도 이 곳에 나타날 수는 없는건가?

아무래도 부유이계라는 건 굉장히 폐쇄적인 장소인 듯 했다. 하긴 생명체의 위장 속이라고 가정하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다. 나는 만일을 대비해서 목갑에 송아지를 넣어왔지만 쓸 일이 없게 되자 아쉬워서 입맛을 다셨다.

이 정도의 장소라면 앞으로 이 곳에 올 때는 영수 사불상과 계약해서 오는 게 좋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불상의 차원돌파능력이라면 이 곳을 쉽게 빠져나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더 이상 방법이 없는지 곰곰히 생각하다가 문득 엄청난 포효소리에 주춤거렸다.

커허허허허허허 -

"... 으윽!!"

천지가 뒤흔들린다. 혈염으로 가득찬 운해 전체가 요동친다.

그 외침의 근원은 산맥에 쭈욱 손을 내뻗고 있는 의문의 초거대 마물으로 보였다. 내 쪽을 인식한 것 같지는 않았지만 외침에 담겨있는 암흑의 힘이 너무 강력해서 내부가 진탕되는 느낌이 들었다.

' 제기랄... 내 내공으로도 이런 기분이 들 정도면... 보통 무림인은 전부 포효만 들어도 즉사하겠군.'

저 초거대 괴물이 신격이 아니라지만 절대 싸워서는 안된다는 전국옥새의 조언이 옳았다. 크기차이 뿐만 아니라 품고 있는 잠재력이 엄청날 것이다. 만일 이 곳에서 오래 머무르게 된다면 저 괴물을 최대한 피해다니는 게 관건이 될 것이리라.

나는 초조해졌다.

무슨 수로 이 곳을 탈출해야 하지?

나는 계속 머리를 굴렸지만 수가 나지 않았는데, 그러는 동안에도 어디서 솟아났는지 여기저기에서 마물들이 슬며시 나타나서 찝적거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 마물 놈들은 다른 놈의 영역을 자신이 차지하려는 속셈인 듯 했다.

피융

나는 촉수창을 피하면서 신경질적으로 중얼거렸다.

"제길... 생각 좀 하게 해 달라고. 일단 정리 좀 더 해야겠어!!"

나는 이렇게 된 바에야 마물 천 마리는 쓰러뜨리고 생각하기로 했다. 편하게 머무르면서 장고를 하려면 안정된 거점이 필요하고, 마물과 쉬지 않고 싸워서는 그럴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나는 제갈부와 함께 수백 마리의 마물을 쓰러뜨린 후였다. 이렇게까지 마물을 잡아본 건 아오키가하라 수해 이후로 처음이었다. 나는 슬슬 체력과 기력이 바닥나는 기분에 숨을 몰아쉬며 한숨을 쉬었다.

"후, 이제 좀 여유가 나겠군..."

시간이 지나면 이 장소에 새로운 마물들이 생성될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은 시간을 벌었다. 나는 한적한 곳에서 목갑을 꺼내 갖고있던 보물을 늘어놓고 생각을 정리했다.

"흐음... 수요를 지금 써봤자고... 화룡신검의 힘은 아끼는게 좋고... 뭘 하는게 좋을까."

나는 보물을 하나하나 둘러보다가 문득 여의봉에 시선이 미쳤다.

"......!!"

아 맞다!!

나는 급히 다른 보물들을 목갑에 집어넣고 여의봉을 꺼내서 내면에서 정령 허유를 불렀다.

[ 허유!! 허유!!]

[ 왜 부르냐 못생긴 놈아.]

[ 이 여의봉은 천하정저신진철(天河定底神珍鐵)이라 했지? 그럼 팔천 리까지 늘어날 수도 있겠냐?]

내가 허유에게 질문하자, 허유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의외라는 듯 말했다.

[ 가능하지만, 이 공간이 팔천 리나 되나?]

[ 응. 여의봉이 늘어나게 좀 해 줘.]

[ ......]

[ 허유?]

그러자 허유가 다소 난처한 듯 말했다.

[ 여의봉은 충분히 그럴 능력이 된다만 네게 그럴 능력이 있을지...?]

[ 무슨 소리야?]

[ 여의봉의 신축자재능력은 사용자의 역량에 영향을 받는다. 애초에 이건 태상노군이 직접 만든 보패라서 높은 술력을 요구하지만 내가 정령으로서 중개하며 그 조건을 완화시키고 있어.]

[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야?]

[ 네 녀석의 잠재적인 술력(術力)은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팔천 리 씩이나 여의봉의 신축자재력을 발휘하기엔 부족하다는 말이야. 술법에서도 최상의 경지에 도달해 있는 그 원숭이 놈이라면 몰라도.]

[ ......!!]

[ 칠십이둔갑술을 모두 터득한 놈 정도가 아니면 여의봉의 힘을 다 끌어쓸 수 없다는 말이지.]

여의봉의 힘을 다 살릴 수 없다니!

나는 순간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 하, 하긴 제천대성은 둔갑술을 완벽하게 익힌 요괴왕... 내 술법실력은 그와는 비교할 수 없어.'

그렇게 치면 천우진, 혹은 삼황내문을 얻어 수 년간 수련해서 극치에 이른 망량 정도나 여의봉을 제대로 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혹시해서 허유에게 물어보았다.

[ 허유. 그럼 지금 내 능력으로 여의봉을 최대한 늘리면 어느 정도가 가능할까?]

[ 어디 보자... 한 삼천 리까지는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 이상은 무리가 아닐까.]

[ 윽... 뭔가 여의봉의 한계를 늘릴 방법은 없어? 지금 당장 술법실력을 늘릴 수도 없는데.]

그러자 허유가 신경질을 내었다.

[ 내가 네 걱정거리를 왜 해결해줘야 한단 말이냐? 니가 알아서 해라.]

허유의 모습이 갑작스레 사라지려고 했다. 나는 그녀가 한번 되돌아가면 쉽게 다시 나오지 않을거라는 사실을 깨닫고 급히 붙잡았다.

[ 아 잠깐, 잠깐!! 여기는 괴물의 위장 속이란 말야. 여기서 허망하게 녹아서 죽고 싶어?]

[ ......?]

[ 내가 죽으면 너도 여기서 평생 탈출 못해. 영겁의 시간 속에서 혼돈에 녹을 뿐이겠지.]

[ 혼돈?]

허유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급히 말을 덧붙였다.

[ 여긴 비등으로 도착한 곳인데 생명체의 위 속이야. 혼돈의 부유이계라고 해. 다만 암천향이 목표였기 때문에 가까운 차원이 아닐까 싶어.]

[ 아, 암천향... 이라고?]

허유가 믿겨지지 않는 듯 경악했다.

그녀는 한동안 입을 벌리고 있다가 사납게 외쳤다.

[ 또라이 새끼! 천계조차 손을 못 대는 금단과 혼돈의 왕국에 뭐하러 가려 했단 말이냐!]

[ 토요를 찾으러 갈려고 했지.]

[ 뭐라고?! 이건 무슨...]

허유가 크게 당혹해하다가 뭔가 생각이 달라진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한동안 침묵하며 뭔가를 생각하는 듯 하다가 말했다.

[ 토요가 어딨는지 알고 있느냐? 그걸 찾을 확률이 있나?]

[ 물론. 난 지금 전국옥새도 가지고 있고 그게 측천무후의 궁궐에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 이 장소만 벗어난다면 궁전에 도착해서 시도해 볼 생각이야.]

[ 흐음... 토요... 토요라. 그거라면 어쩌면.]

[ 응?]

허유가 말했다.

[ 좋아. 도와주지. 네 말대로 네 부족한 술력에도 불구하고 여의봉을 팔천 리까지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있다.]

[ 정말이야?!]

내가 반색하며 대꾸하자 허유가 말했다.

[ 내 봉인을 푸는 것이다. 내가 이 보패에 갇혀있는 동안 원래의 힘보다 크게 줄어있으니 내가 힘을 찾으면 여의봉의 술력제한을 크게 낮추는 게 가능하다.]

[ ......? 봉인을 풀라고? 어떻게?]

[ 그건 나도 모르지. 네가 어떻게든 이 봉인을 풀어봐라. 아니면 헐겁게라도.]

[ 으음.]

여의봉에 갇혀있는 허유의 봉인을 해제해야 하다니.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옆에 우두커니 서 있던 제갈부에게 말했다.

"야. 여의봉에 갇힌 정령의 봉인을 어떻게 해야 풀 수 있겠냐?"

솔직히 별로 기대는 하지 않는다. 현재의 제갈부는 그저 수동적으로 명령을 듣는 전투인형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뜻밖에도, 제갈부는 내 명령을 듣자 흐릿한 눈에 약간 초점이 돌아오더니 이성이 섞인 대답을 했다.

"봉인 이상의 힘을 가하거나 술식을 약화시키는 중화법술을 사용하면 된다."

"읏?!"

사삿

' 이 놈 설마 정신차렸나?!'

나는 순간 당황해서 제갈부의 목에 검을 갖다댔다. 혹시라도 이 놈이 정신을 차렸으면 내 목숨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갈부는 그저 멍하니 앞을 보고 있을 뿐, 그 이상의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나는 반쯤 경계하는 눈으로 제갈부를 쳐다보다가 여의봉을 놈에게 넘겼다.

"야, 이거 봉인 좀 풀어봐."

"알았다."

내게서 여의봉을 받아든 제갈부는 한동안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뭔가 술법을 써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 정신을 차렸다면 끝까지 모른척 했겠지.'

저 교활한 놈의 특성상 일부러 내 의심을 살 행동은 하지 않으리라.

우우웅

여의봉에 파르스름한 빛이 맴돌며 고대의 글자가 봉 위에 각인되었다. 그렇게 한동안 여의봉이 일렁이다가 발광을 멈췄고, 제갈부가 다시 내게 여의봉을 돌려주었다. 나는 다시 허유를 불러냈는데 허유가 말했다.

[ 누군가가 중화술식으로 봉인을 헐겁게 한 건가?]

[ 이제 풀리나?]

[ 꽤 봉인이 풀릴뻔 했는데 부족하다. 좀 더 강한 힘으로 봉인을 부수는 게 필요하다.]

[ 더 강한 힘...]

강한 힘이라고 해도 내 술력을 쥐어짜는 정도로는 영향도 못 줄 것 같다.

내가 곰곰히 생각하다가 문득 생각난 게 있어서 허유에게 말했다.

[ 아, 혹시 음신지력은 어떨까?]

[ 음신지력? 있으면 봉인 깨기도 쉽겠지만 그렇게 강력한 삼황오제의 권능이자 신력을 도대체 어디서 가져올 셈이냐.]

[ 난 갖고 있어.]

파지지직

잠시 후 나는 음신지력을 모조리 모아서 여의봉에 밀어넣었다. 앞서 제갈부가 중화술식으로 허유의 봉인을 꽤 헐겁게 한 덕인지, 내 감각에 음신지력이 봉인을 해체하는 기색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탄력있게 실이 끊어지는 듯한 기분이 경쾌하기까지 했다.

투두둑

허유는 음신지력이 봉인을 깨는 걸 보자 극도로 놀란 듯 했다.

[ 아, 아니 인간이 음신지력을 사용하다니... 넌 대체 정체가?!]

[ 이제 곧 풀릴 것 같은데!]

[ ... 대단하군.]

허유가 묘한 미소를 짓는 듯 했다.

[ 그래... 이런 장소이니... 내가 풀려나도 천계는 모르겠지. 후후.]

쿠콰쾅

순간, 여의봉이 폭발하듯 크게 불타올랐다. 그리고 음신지력을 몽땅 쏟아부은 흔적으로 여의봉에 내 손자국이 크게 남았으며 내부의 봉인까지 타버린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전신의 기력이 다 빠져가는 느낌에 헐떡거렸다.

"허억, 허억..."

음신지력의 절대치를 15년치는 소모한 것 같다. 이건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수치가 아니었으며 다시 전생하면서 쌓아야 했다. 전욱의 동상에서 흡수한 힘이 사라졌다 생각하니 꽤 아까운 기분이 들었지만 지금은 그 소모를 아까워할 때가 아니었다.

우우우우 -

여의봉에서 허유의 환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푸른 머리카락이 풍성한 장발으로 바뀌고, 금빛 눈동자가 빛나면서 마치 백옥같은 피부의 아름다운 미인으로 변모하는 걸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이윽고 그녀는 은주시대의 대라신선을 연상시키는 고아한 복장을 하고 있었고 한 손에는 웬 보패를 거머쥐고 있었다.

[ 백웅. 내 봉인을 풀어줬으니 약속은 지켜 주마.]

허유가 한 손에 들고 있던 보패검을 하늘 높이 치켜들었다.

[ 나, 사보검(四寶劍)과 절교(絶敎)의 주인인 통천교주(通天敎主) 신공표(申公豹)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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