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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천향(暗天鄕)
나는 화룡신검이 회복될 때까지 당분간 몸을 사리면서 암천향에 도전할 준비를 하기로 했다. 무공과 술법을 꾸준히 수련함과 동시에 제갈사에게서 이계의 마물에 대한 기본지식을 배웠다. 사실 무공이든 술법이든 고작 한두 달만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는 건 불가능했으므로 토대를 쌓는데 만족하고, 소환술의 재능을 좀 더 올리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제갈사가 말했다.
"이 세상에서 술법사와 마도사는 확실하게 구분되지만 '소환사'라고 하는 건 딱히 분류되지 않아. 그 이유를 알고 있냐?"
"음... 잘 모르겠어."
"소환술이라고 따로 이름붙이고 특화시킬 수 있을만큼 체계적으로 술사를 양성할 수가 없기 때문이야. 소환의 재능은 극히 희귀한데다 중마(衆魔)를 복종시키고 다루는건 언제나 죽음의 위기를 수반하지. 하급수준에서는 몰라도 상위의 존재를 소환시킬수록 고위 이족이나 별세계의 강대한 마족(魔族)들이 드글거려. 그 때문에 상위존재소환은 보통 죽을 각오를 한 동귀어진의 술법으로 분류된다. 굳이 따지자면 술법사보다는 마도사 쪽에서 소환술을 많이 연구하지만 그나마도 전문적으로 연구하기엔 위험해서 연구가 별로 되어있지 않아."
그가 자조적으로 웃었다.
"연구자를 갈아넣어야 술법이 발전할 수 있는데 한번 소환술을 시험할 때마다 죽을 확률이 7할을 넘어버리니 어떻게 연구를 하겠어? 그것도 상급술법을."
"......"
"쉽게 말하자면 너무 위험하고 어렵기 때문에 권장되지 않는 술법이란 거야. 아무리 충분한 준비를 해도 늘 죽을 위험이 있지. 고위이족이 변덕을 부려서 난데없이 마도사의 뇌만 둥둥 떠서 우주여행을 하는 경우도 본 적 있어."
"하지만 삼황오제 소환이나 천계의 공양의식은 대개 무난하게 하는 편이잖아? 목숨의 위협도 별로 없고..."
내 반문에 제갈사가 대꾸했다.
"그건 특혜다."
"특혜라고?"
"너한테만 주어진 건 아니고 중원에 태어난 인간으로서 얻게 되는 자연스러운 이득이라고 할까. 삼황오제만큼의 대신격이면서도 인간에게 온정적으로 대하며 소환에도 충분히 응해주는 경우는 거의 전무해. 자비롭기까지 하지."
나는 납득할 수 없어서 인상을 찌푸렸다.
"삼황오제랑 [옛 지배자]는 거기서 거기 같은데."
"니가 이상한거라고. [옛 지배자]한테 너처럼 호의를 사는 인간은 역사상 전무했다. 게다가 천계의 존재 자체가 인간의 유지와 존속에 관심이 있는 건 굉장히 이례적이지. 그 정도 힘을 지닌 준신집단이 인간을 무시하거나 함부로 공격하지 않는다는 건..."
"흠."
"술법사가 딱히 소환술에 위험을 감수하고 뛰어들지 않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필요하면 천계의 신선이나 신격, 용왕의 도움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데 뭐하러 외계의 수상쩍은 괴물과 계약을 맺겠냐. 여러모로 술법이란 마도에 비해 편한 체계라니까."
뭔가 투덜거리듯 말한 제갈사가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아무튼 넌 소환에 있어서 축복받은 재능... 천품을 지니고 있다. 그걸 효율적으로 승화시키려면 꾸준히 이계의 존재를 소환해야 해."
"알았어."
"이계의 존재에게서 술자를 보호하는 주술문양과 술식을 배우는 것부터 시작하지. 넌 아마 공격받지는 않을거라 생각하지만 일단 이게 기초니까."
나는 제갈사에게서 소환술의 기초를 배웠다. 예전에 배웠던 마도지식은 [옛 지배자]나 기본적인 범용지식이었지만 이번에는 소환에 편중된 지식을 배우는 것이었다. 나는 한 달 동안 기초적인 이족 소환술을 배울 수 있었다.
제갈사는 배운 지 한 달쯤 되는 날 말했다.
"이걸로 기본적인 건 대충 아는 것 같지만 제대로 안정적으로 하려면 일 년은 더 배워야겠지. 다음 생에 나나 천우진에게 소환술을 더 배워라."
"... 벌써 다음 생을 기약하라는 거냐."
"뭔가 문제라도?"
"쩝..."
암천향에 죽음을 각오하고 도전하는 거긴 하지만 입맛이 씁쓸하다. 하지만 사실이었으므로 나는 일단 여의봉을 꺼내서 정령인 허유를 불렀다.
스스스
허유는 푸른빛 머리카락에 금빛 눈동자를 지닌 아름다운 어린 여자애였다. 허유가 나를 보자마자 인상을 찌푸렸다.
[ 으 못생겼어...]
"......"
[ 왜 부른거야?]
나는 머리를 벅벅 긁으며 말했다.
"제천대성을 불러줘. 화룡신검을 회수해가고 싶어."
[ 알았어. 원숭이를 불러주지.]
허유가 손에서 빛을 뿜어내며 뭔가 술수를 부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 광경을 쳐다보다가 허유에게 물었다.
"허유. 너는 무슨 죄를 지었길래 여의봉에 갇힌 거냐?"
[ ......]
허유가 침묵했다.
너무 침묵이 길다.
"야. 혹시 안 들려?"
허유의 입이 열렸다.
[ 대답하기 싫어!]
"뭐?! 아니 다짜고짜 싫다 하면..."
내가 당황해서 반문하자 허유가 정말 기분이 나쁜 얼굴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 나는 예쁘고 잘생긴게 좋아. 네가 양전같은 미남이었다면 얼마든지 말해줬겠지만 무슨 절구통에 메주를 넣고 백일동안 빻은 다음에 하늘에서 뿌려서 화산재와 뒤섞인 듯한 그 면상을 보니까 할 말도 안 하게 되잖아.]
"......"
[ 그리고 이 못생긴 놈아. 너랑 내가 친하면 얼마나 친하다고 치욕스러운 과거사를 다 말해달라는 거냐?]
너무 유창하게 내 외모를 까고 있으니 도리어 할 말이 없어졌다. 외모지적을 받는 게 하루이틀 일은 아니었지만 이렇게까지 적나라하게 까일줄은 몰랐던 것이다. 나는 고대의 정령이 외모차별한다는 게 어이가 없었다.
"야 그래도..."
파앗
그 때 제천대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한 손에 화룡신검을 들고 있었는데 그걸 냉큼 내게 던져주며 말했다.
"자 받아."
"네!"
내가 화룡신검을 받아들자 놀랍게도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화룡신검의 힘이 충천되어 있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서려있는 신기(神氣)와 영기가 최고조에 달해있었으며 강대한 힘이 사용자를 잡아먹을 듯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단언컨대 화룡신검은 지금 완전회복되었다고 말할 수 있었다.
"화룡진인!"
나는 화룡신검에 서려있는 화룡진인을 불러보았지만 그녀는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내가 의아한 눈으로 검을 쳐다보자 제천대성이 말했다.
"부상은 다 회복되었지만 그녀는 힘을 최고조로 올리고 싶은 모양이야. 용왕의 힘을 완전히 되찾기 위해서 자기자신을 가다듬는 중이지. 눈을 언제 뜰지는 모르겠다."
"용왕의 힘이요?"
"너도 화룡진인이 용왕이라는 건 알고 있잖아? 다만 사대용왕과는 달리 그녀는 응룡의 화신이니 지금까지 용왕의 권능을 직접 발휘한 적은 없어. 그녀가 진짜 힘을 발휘하는 걸 천계 신선들이 꺼려하니 지금까지 봉인하고 지냈겠지."
"왜 꺼려하는 거죠?"
"화룡진인은 말하자면 황제의 만신전에서 천계를 감시하기 위해서 보낸 감찰원주 같은거야. 그런 것치고는 얌전히 천계에 은거해 있긴 했지만 그녀의 위상이 달라지진 않지. 만신전은 천계보다 상위차원이니 그녀는 대단한 지위야."
"흐음."
화룡진인이 지닌 용왕의 권능이라.
' 어? 감시라...'
나는 문득 뭔가 떠오르는 게 있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시도해볼 수 있는 건 아닌지라 일단은 머리 뒤편으로 생각을 밀어넣었다.
나는 제천대성에게 물었다.
"제천대성께서는 황제의 만신전에 대해 알고계신 게 있습니까?"
"남들 아는 정도만 알아. 애초에 너무 수수께끼라서 알 방법이 없다고. 삼황오제도 모를거같은데."
나는 망량에게서 미리 언질을 들었던 질문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럼 옥황상제나 광성자(廣成子)를 보신 적 있으십니까?"
"응? 그건 왜 물어."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사어(四御)에게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어의 일좌인 옥황상제가 무사한지, 그리고 황제와 깊은 관련이 있는 광성자가 현재 천계에 존재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
제천대성은 곰곰히 생각하다가 말했다.
"옥황상제하고는 싸운 적 있어."
"네?!"
"지난번에 천계를 뒤엎었다고 얘기했었잖아. 그 때 천계 최심부로 가서 옥황상제하고 대판 붙었지. 면상에도 한 방 먹여줬는데 하핫."
"옥황상제와 싸워서 이기신 겁니까?"
"그게 참 묘한 이야긴데 말이야..."
제천대성이 자신의 귀옆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말을 이었다.
"난 그 때 옥황상제가 천계의 대빵인줄 알았어. 중원의 요괴를 다스리는 요괴왕으로써 들은 정보로는 옥황상제만 쓰러뜨리면 천계가 내것이 되는 거였거든? 왜냐하면 옥황상제가 갖고있는 신성(神聖)을 흡수하면 천계 지배권과 유지력이 내게 넘어온다고 알고 있었다고. 근데 옥황상제 면상에 한방 날려서 침묵시킨 다음에도 아무 일도 없더라."
"무슨 말이죠?"
"옥황상제에게는 사어로써의 신성이 없었단 소리야. 아무리 치명적인 부상을 입어도 그게 튀어나오지 않았단 소리는..."
"......!!"
"흠, 그리고 더 뜻밖이었던건 옥황상제놈이 나한테 한번 찢어발겨진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바로 부활했다는 거지.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놈이었어."
"그럼 옥황상제도 그냥 투선 수준으로 약하다는 거군요."
제천대성이 뭔 소리 하냐는 얼굴로 날 쳐다봤다.
"무슨 개소리야? 나니까 어떻게든 싸워서 빈틈을 노려 한번은 죽인거지 절대 아냐. 옥황상제는 단언컨대 내가 살면서 싸워본 상대 중에서 세 손가락에 들 정도로 강했어. 진짜 강한 존재야. 나도 운이 안 좋았으면 옥황상제랑 싸우다 죽었을텐데."
"아..."
"제길. 넌 다 좋은데 가끔 주제파악을 못 하더라."
나는 제천대성이 지금 말해준 정보가 큰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 머리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어쨌든 토씨 하나 잊지 않기로 했다. 정확히 기억만 하고 있으면 나중에 책사들이 분석해 줄 것이다.
"그리고 광성자는 몰라. 난 한 번도 본 적 없어."
"곤륜십이대선 중 한 명인데도 말입니까?"
"말이 십이대선이지 광성자의 자리는 공석이더라고."
"광성자와 친한 선인도 없었습니까?"
"굳이 말하자면 구천현녀야. 달리 말하자면 그녀쯤 되어야 광성자랑 대면할 자격이 있다는 소리일려나. 정작 그녀가 광성자에 대해서 뭔가 말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
"광성자는 다른 대선들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로 취급되는 분위기야. 다른 곤륜십이대선들도 자신과 광성자가 동격이라고 생각하진 않아."
"흠..."
나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말했다.
"구천현녀는 광성자에 대해 잘 알고 있을까요?"
"비슷한 연배니까 아무래도 그렇겠지."
거기까지 말하던 제천대성이 귀찮다는 듯 말했다.
"아무튼 됐고, 거기 여동빈씨 잠깐 나와보셔!"
스스스
제천대성의 한 마디에 갑자기 내 몸에서 영기가 피어오르더니 여동빈의 형상을 했다. 단말을 통해서 나타난 여동빈은 제천대성을 보자 공손하게 인사했다.
[ 제천대성. 무슨 일로 불렀소?]
"별 거 아냐. 구천현녀가 널 부른다."
[ ... 무슨 일인지 알 수 있소?]
"글쎄. 난 몰라."
[ 알겠소.]
파앗
여동빈의 형상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어차피 단말이 있어서 천계로 이동하는 문제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여동빈인 듯 했다.
' 아마도 구천현녀의 제자들을 금오십천군이 암살하는 사건에 대한 거겠지...'
나는 지난번 생애에서 구천현녀의 제자들을 은밀히 암살하는 자가 있으며, 그게 사실은 금오십천군 중에서 요천군(姚天君)이었다는 걸 알았다. 구천현녀는 요천군을 막기 위해서 여동빈을 천계로 불러서 밀명을 맡기려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한 게 있다.
구천현녀는 왜 제천대성에게 그 임무를 맡기지 않는 것일까?
그들은 같은 편이며, 금오십천군쯤 되는 상대를 확실히 쓰러뜨릴 승산은 제천대성이 여동빈보다 훨씬 높았다. 굳이 여동빈을 불러서 힘든 임무를 맡길만한 이유가 잘 생각나지 않았다.
' 고민되는군...'
이 자리에서 내가 확실히 금오십천군이 흉수라는 걸 밝히고, 전생자로써 얻어낸 정보를 공유한다면 구천현녀는 크게 편해질 것이다. 하지만 그건 내가 지금까지 겪었던 모험보다 더한 사투를 예고하고 있었다. 본색을 드러내는 서왕모를 힘으로 어찌할 방법은 지금 현재 존재하지 않았으며 결국 서왕모의 막강한 힘에 아군이 몰살당하는 결과만 존재할 뿐이다.
' 칠요 4개를 얻은 거신 공공조차도 서왕모에게 쩔쩔 맬 정도였으니 천상천하에서 상대할 자가 없다.'
적어도 서왕모를 쓰러뜨릴 만한 힘이나 수단을 갖추지 않는다면 섣불리 커다란 인과의 고리를 건드릴 수 없다. 서왕모는 완전하게 힘을 되찾지 않은 상태에서도 천려오잔으로 [옛
지배자]의 화신을 찢어발길 정도의 초강자다. 호랑이 코털을 뽑는 행동밖에 안 된다.
나는 예전에 망량이 비통하게 외쳤던 말이 떠올랐다.
[ 백웅. 적어도 칠요 중 4개를 모으지 않으면 신과 정면대결은 꿈도 꾸지 마시오. 이걸 반드시 기억해 두시오.]
그 때 망량의 예측은 사실이었다. 인간도 아닌 거신족 공공이 칠요 4개를 얻었지만 삼황오제 여와와 정면대결은 크게 무리였다. 그 때 공공의 힘은 가볍게 대라신선 팽조를
찢어죽일 정도였는데도 그랬다. 같은 신격이라 해도 삼황오제와 일반신격의 격차는 매우 컸다.
' 그렇다면... 인간인 나는 적어도 칠요 5개는 모아야 해.'
그러기 위해서는 어찌되었든 칠요 근처에라도 가야 한다. 토요를 얻기 위해 암천향에 가는 일은 더 이상 미루거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다. 토요까지 얻을 수 있는 공략로를 개척하게 된다면 상황에 따라서는 육요까지 한번에 모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제천대성이 말했다.
"네가 뭔 일을 하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의봉과 화룡신검을 같이 쓴다면 웬만한 강적은 모두 물리칠 수 있을 거다. 잘 해내길 바란다."
"네, 감사합니다."
"나중에 술이나 한 잔 하자구."
제천대성이 사라진 후, 나는 책사들과 회의를 가졌다.
그리고 망량이 의견을 냈다.
"화룡진인은 곧 눈을 뜰 것이라 생각되오. 그녀가 눈을 뜰 때까지만 기다립시다."
"여동빈의 자리가 비어서인가?"
"그렇소. 구천현녀가 그를 불러갔다면 백웅에게 단시간 내에 소환되지 않을 수도 있소. 게다가 미지의 세계인 암천향에서 여동빈이 제대로 소환될지도 의문이오."
"암천향에 가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고 들었네. 그 중 어떤 걸 택할 생각인가?"
망량이 말했다.
"당연히 비등의 인도대로 따라가는 것입니다."
"흠, 알면서도 함정에 빠지는 선택인가."
"네. 이게 제일 낫습니다."
"꿈의 세계를 통과하는 방법은 우리가 백웅 대신에 시도해볼 수 있지 않나?"
"시도해 볼 수는 있지만 그 경험을 백웅에게 전할 수 없으면 무의미하지요."
"그것도 그렇구만."
검마가 자조적으로 말했다.
"후, 갈수록 우리가 무예를 수련하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지는군."
"그렇지도 않습니다. 무예로 [옛 지배자]를 쓰러뜨릴 가능성은 제시되었으니까요."
"이따금 그런 생각을 하네. 무신이란 게 존재한다면, 그 존재는 무엇을 원하는 건지... 그리고 그가 이뤄낸 최고의 무(武)란 어떤 경지인지."
그가 말을 이었다.
"백웅, 기필코 뜻을 이루게."
"네."
그로부터 한 달 후.
화룡진인이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는 깨어나자마자 말했다.
[ 내 전성기의 힘이 되돌아왔다. 막 천계에서 눈을 떴던 그 시절의 힘이...]
"이제 완전히 힘을 쓰실 수 있습니까?"
[ 그대가 원하는 게 무엇인가? 나를 차원문의 봉인에서 구해내서 천계에서 원기를 충전시켜줄 정도라면 뭔가 내게 원하는 게 있을 터.]
나는 화룡진인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 그래서 암천향에 도전할 때 힘이 되어주셨으면 합니다."
[ 무모하구나. 대라신선조차 미쳐 죽는 그 저주받은 꿈의 왕국에 왜 가려 하는가?]
"토요를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 토요... 그대는 칠요를 모으려 하는구나.]
화룡진인이 생각하다가 말했다.
[ 좋다. 도와주겠다.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다.]
"무엇입니까?"
이어진 화룡진인의 말은 뜻밖이었다.
[ 내 본체인 응룡과 교신해야겠으니 나를 오악 중 한 곳으로 데려다오. 내가 힘을 찾은 직후부터 그가 나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