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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594화 (593/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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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천향(暗天鄕)

카가강

선검을 들자 곧장 여동빈의 비기, 월공투계의 영역이 느껴졌다. 그 덕에 공공의 검이 너무 빨라서 방어조차 힘든 지경은 아니었으나 나는 공공과 삼 초수를 겨루는 동안에 팔이 저려서 끊어질 것 같았다.

' 뭐, 뭐가 이렇게 세?'

무지막지한 힘!

내가 내공으로 몸을 강화해서 얻는 근력보다 수십 배는 강력한 순수한 힘이 공공의 거검에 깃들어 있었다. 그 때문에 나는 반격따윈 엄두도 내지 못하고 화경을 이용해서 흘리기만 하면서 수세에 몰리고 있었다. 여태껏 맞이했던 고수들은 다들 기와 의념을 활용했지만 공공은 순수한 육체적인 힘만으로 그런 절대고수를 누를 정도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갑자기 공공은 사자후를 토해냈다.

[ 하앗!]

쿠구궁

나는 사자후에 대비해서 호신강기를 펼쳤지만 호신강기는 이내 종잇장처럼 깨져나갔고, 나는 결국 선검술으로 맞상대하며 기운을 몰아낼 수밖에 없었다.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공공이 말했다.

[ 나를 놀리려 드는가? 허튼수작 말고 제대로 해라!]

"무... 무슨. 내가 언제 허튼수작을 부렸다는 겁니까."

[ 흉신의 후예가 인간인 척 무공을 써서 나를 농락할 생각이냐?]

공공의 눈에서 열화와 같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 본체로 돌아가라! 네놈이 본체가 된다 해도 그 혼돈의 몸뚱이를 베어갈라버리리라.]

"... 인간 맞습니다만..."

[ ......]

장내에 침묵이 흘렀다.

공공은 시꺼멓게 물든 눈을 치뜨며 버럭 화를 냈다.

[ 인간이 뭣하러 예까지 온 것이냐!]

"아 그게..."

[ 듣기 싫다! 썩 꺼져라!]

"......"

자기가 물어봐 놓고 뭔 소리야!

나는 공공이 어쨌든간에 짜증이 가득한 상태라는 걸 알아차렸다. 그래서 섣불리 그를 도발하거나 싸우려고 들면 큰일이 날 거라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었다. 나는 공공의 눈치를 살피다가 조용히 말을 이었다.

"현재 이 세상은 음양의 균형이 망가져서 음의 기운이 강대할진대 공공 님에게서 느껴지는 불의 기운은 한층 더 강력해졌군요."

공공의 몸뚱이는 원래 거인과 같았는데 마치 키 큰 인간 정도의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그의 몸뚱이에 이글거리던 불꽃은 마치 열화처럼 더 강력하게 뿜어져 나오고 있다. 내 말에 공공이 잠시 움찔하더니 말했다.

[ 무슨 말이냐?]

"본디 신화의 전승에 따르면 공공께서는 물의 신이셨으니 음의 기운이 강해졌으면 화염의 힘이 약해져야 하지 않습니까? 의아해서 말입니다."

[ ... 인간이라는 말은 확실히 맞는 것 같군. 흉신의 수하들은 내 사정을 그리 잘 알지 못하지.]

침음성을 흘리던 공공이 내 말에 대꾸했다.

[ 인간. 네놈은 화요를 노리고 여기에 온 것이냐?]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렇습니다."

[ 그럼 더 할 이야기는 없다. 꺼져라...]

물론 여기서 냉큼 입을 닫고 꺼진다면 안전할지는 몰라도 아무것도 얻는 게 없다. 나는 이 자리에서 공공에게 죽을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지만 이를 악물고 입을 열기로 했다.

"공공이여! 저는 화요, 그리고 다른 칠요를 얻어서 흉신을 없앨 생각입니다."

내가 맥없이 내 목숨만 챙기다가 결국 이도저도 아닌 결과가 된다면, 진소청에게 너무 미안하다. 나를 위해서 50년 동안 기다려줬던 진소청의 결의를 위해서라면 지금 위험한 다리를 건너는 것도 감수하겠다.

[ ......]

공공이 어이없다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지만 나는 계속 말했다.

"얼마 전 흉신의 힘을 대리하던 나인교의 교주를 우리 인간들이 힘을 모아서 쓰러뜨렸습니다. 칠요의 힘만 있다면 흉신을 몰아낼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겁니다."

[ 크하하하하...!!]

공공은 광소를 터뜨렸다. 그러더니 마치 같잖은 짓을 하는 어린아이를 보듯 조롱섞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그렇군. 인간 따위가 흉신의 장난감 하나를 쓰러뜨렸다고 기고만장해서 칠요의 봉인지까지 찾아온 게구나. 하지만 웃기는 소리 말고 당장 꺼지거라.]

"무슨 소립니까? 칠요의 위력은 당신도 잘 알지 않습니까? 칠요를 모아서 그 힘을 공명시키면 흉신을..."

[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군. 칠요가 어떤 물건인지를...]

신경질적으로 대꾸한 공공이 말했다.

[ 칠요는 멸망의 열쇠다. 그런만큼 천하에 다시없을 강대한 신적 유물이지만 신을 쓰러뜨리고자 칠요를 사용한다는 건 본말이 전도된 것. 또한 네가 쓰러뜨렸다는 놈도 흉신의 장난감 중 하나일 뿐이니 흉신의 힘은 그 수백배나 강력할 것이다.]

"......"

[ 인간족 중에서는 제법 영웅인 듯 하나 내 일을 방해하면 죽을 뿐이다.]

공공의 말투에 서서히 살기가 맺히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재롱을 보면서 껄껄 웃는 수준이었지만 이제 슬슬 짜증나는지 날 죽이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공공이 전력을 다했다고는 생각지 않았으므로 침을 꿀꺽 삼켰다.

' 어떻게 해야하지? 어떻게 해야 공공을 설득...'

나는 문득 다른 생각이 들었다.

공공이 여기에 있는 까닭은?

그것도 칠요를 마치 감싸듯이 수호하고 있는 까닭은?

그게 꼭 '화요의 수호자'라서인가?

"......!!"

머릿속에 번개처럼 스쳐지나간 영감 때문에 나는 순간 몸을 떨었다. 그리고 내 전생자의 직감을 믿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공공께서는 [화요의 수호자]로써 이 자리에 있으십니까, 아니면..."

이어진 내 말에 공공의 눈빛이 크게 흔들렸다.

"거인족의 신으로써 있으신 겁니까?"

[ ... 무슨 뜻이냐?]

심상치 않은 기운이 뿜어져 나왔지만 나는 진소청의 죽음을 생각하며 물러서지 않고 말을 이었다.

"공공께서 화요를 지키시는 건 본의가 아니라 알고 있습니다. 칠요를 지키는 수호자들은 본디 각지의 마왕이며 신이었으나 삼황오제때문에 수호자로 강등당한 것... 그렇다면 화요의 결계는 깨지고 음양이 반전되어 힘이 강해진 상태에서는 굳이 화요를 지키지 않아도 되지 않겠습니까? 삼황오제의 제약과 영향력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으니까요."

[ ......]

"아무리 봐도 공공께서는 이 자리에 얽매여서 계신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아니... 마치 자신의 것처럼 지키고 계시군요."

[ 무슨 말을 하고싶은지 모르겠군.]

나는 공공을 쏘아보며 말했다.

"삼황오제의 영향력이 확실히 사라질 때까지, 흉신이 천계를 뒤엎어서 당신의 제약이 완전히 풀릴 때까지 얌전히 화요를 지키는 척 하면서 나중에 화요를 거신족의 것으로 빼돌리려는 게 아닌가 싶어서 말입니다!"

[ ......!!]

"제 추측일 뿐이니 너무 성내지 마십시오."

저질러 버렸다.

뒷수습하듯 변명하긴 했지만 이미 도발할대로 도발해버린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한 행동에 후회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은 이 혼돈의 상황에서 내가 믿을 수 있는 건 직감에 따르는 것 뿐이었기 때문이다.

긴장된 침묵이 잠시 흐르고, 공공이 이윽고 입을 열었다.

[ 인간족의 영웅이여, 그대의 이름은?]

"백웅입니다."

[ 천계의 꼭두각시가 되어 휘둘리는 멍청이는 아닌 듯 하군... 재미있구나.]

저 말은 공공이 내 추측을 인정한 거나 다름없는 말이었다.

내가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자 공공의 말이 이어졌다.

[ 그대의 말은 대개 옳다. 이미 지상의 인과율은 크게 붕괴되어 삼황오제의 제약은 이제 없는 거나 다름없고, 나 또한 화요를 지킬 필요가 없어졌지. 그게 벌써 오십여 년이 지났구나.]

저 말대로라면 흉신이 낙양에서 난장판을 쳤을 때 이미 삼황오제의 영향력은 급격히 낮아졌다는 소리다. 내가 공공의 말을 기억하고 있을 때 그가 말했다.

[ 그러나 나는 이 자리를 떠날 수 있었지만 화요를 지키기로 마음먹었다. 왜냐하면 그대 말대로 이 화요는 굉장히 귀한 물건이라 우리 종족을 위해 쓰고싶었기 때문이다.]

"그게 이해가 안 가는군요. 그냥 가지고 도망쳤으면 상관없지 않았습니까?"

[ 크흐흐... 흉신 또한 칠요를 노린다. 내가 이걸 갖고 이 세상 어디로 가든간에 흉신의 수하들은 끝까지 쫓아오겠지. 우리 족속의 근거지에 위험을 닥치게 하느니 이 결계를 이용해서 최대한 지키는 게 훨씬 나았다.]

"그랬군요."

[ 너는 인간답지 않게 칠요와 신의 비밀에 대해 잘 아는 것 같군. 다른 칠요의 행방 또한 찾아낼 수 있겠지.]

그렇게 중얼거린 공공이 말했다.

[ 백웅이여. 나와 손을 잡지 않겠는가?]

"손을 잡자구요?"

[ 이 쪽의 조건은 두 가지다. 네가 알고 있는 모든 칠요의 정보와 소재지를 알려주고, 또 하나는 내게 씌여있는 전욱의 주박을 완전히 부술 수 있는 방법을 알아와라. 그렇게 한다면 화요를 네게 주겠노라.]

"음..."

[ 나는 봉인이 풀리면 이 자리를 벗어나서 다른 칠요를 찾을 생각이다. 우리가 힘을 합해서 칠요를 나눠갖자는 말이지.]

전자의 조건은 간단하다. 아는대로 알려주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삼황오제 전욱의 술법을 풀라는 이야기였으므로 터무니없는 난이도였다. 나는 난색을 표하면서 대꾸했다.

"전욱의 주박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 나를 물의 거신(巨神)에서 강등시켜서 수호자로 묶고있는 마지막 저주는 바로 이 불꽃이다. 또한 이것이 전욱이 걸어놓은 교묘한 주박이다.]

화르륵!!

갑자기 공공의 몸뚱이가 크게 불타올랐다. 그 화염은 마치 한백령이 전력을 일으켰을 때의 힘과 비슷할 정도로 가공할만한 화력을 지니고 있었다. 켜켜이 쌓인 화염의 층이 하늘까지 치솟는 듯 하다가 다시 사그라들었다. 공공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 전욱의 강요로 축융(祝融)이 자신의 신력으로 걸어놓은 이 불꽃을 없애다오!! 이것만 없다면 나는 힘을 회복하여 다시 전욱 놈과 자웅을 겨룰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의 말에 반문했다.

"축융? 축융이라 함은 거신의 일원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 크흐흐... 흐흐흐흐!! 일족의 배신자 축융! 놈은 만귀전에서 전욱 다음가는 권세를 누리고, 결국 판천에서 우리가 패배하게 만들었다. 그 놈만 아니었으면... 치우가 쓰러졌다 해도 더욱 싸울 수 있었을 터...]

"......"

[ 나는 태생적으로 환염의 힘을 타고났으나 축융의 불꽃은 혼돈의 불꽃! 내 힘과는 속성이 다르니 영겁에 걸쳐 내 힘을 봉인해버린다.]

한스럽게 외치던 공공이 말했다.

[ 내 이름을 걸고 말한다. 방금 전 했던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 해주법을 찾아와 다오.]

"... 알겠습니다."

[ 칠요의 정보도 지금 건네다오.]

"물론입니다."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럼 그 전에 제 부탁도 들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 무엇이냐?]

"화룡신검에 잠든 화룡진인을 깨워야 합니다. 수천 년간 검신에 응축된 화요의 화기를 흡수하게만 해 주십시오."

[ 그 정도라면...]

우우우웅

나는 이윽고 화룡신검을 화요에 대어 화기를 흡수시켰다. 한창 뜨거운 열풍이 화룡신검에 새어들어간 후 내부에서 화룡진인의 힘이 꿈틀거리는 게 느껴졌다.

나는 칠요가 있는 장소와 정보를 공공에게 알려줬다. 공공은 그 정보를 듣고 기억하려는 듯 골똘히 생각에 잠겼고, 나는 공공에게 용화수를 가져가도 되는지 물어보았다.

[ 용화수를 가져가라. 내겐 쓸모없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근처에 묻혀있던 용화수를 파서 목갑에 집어넣었다.

"조만간 다시 오겠습니다."

파앗

나는 볼일이 끝나자 본거지로 돌아와서 제갈사와 망량에게 내가 겪은 일을 흑요석으로 전달했다. 그러자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망량이 말했다.

"잘 했구려, 백웅. 아주 기민한 판단이었소."

"크크크."

제갈사는 뭔가 마음에 안 드는 듯 심술궂은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공공이 한방에 널 쳐죽이려 했으면 참 재밌었을텐데 말이지."

"그런 말 하지 마."

나는 손을 부르르 떨었다.

"공공은 전력을 다한 게 아니었단 말이야. 제대로 싸웠으면 난 비등을 쓸 틈도 없이 죽었을 거야."

방금 그 자리에서는 목숨걸고 이야기했지만 실제로 공공과 싸우면 질 거라는 심증이 있었다. 아무리 선검술이 강하다 한들 현재의 공공의 힘이 웬만한 마왕급을 넘어설거라는 기분이 들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 공공은 본래 전욱과 대등하게 싸우던 고대의 신격이었는데 서서히 봉인이 풀리는 중이다. 인간으로서는 원래 감당할 수가 없는 존재다.

그래도 선검술을 얻었기 때문일까? 본디는 알 수 없었던 초강자들의 힘을 얼추 잴 수 있게 된 기분이었다.

' 여동빈의 감각을 손에 얻었기 때문인가...'

내가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자 망량이 말했다.

"그렇다면 공공의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축융이라는 신적 존재가 중요하겠군. 내가 알기로 축융이란 본디 염제 신농의 수하이자 자손이었으나 이후 자취를 감추었다 하는 전설 속의 화신(火神)이오. 중원 남부에서 축융을 신으로 모시는 소수부족이 많다고 들었소."

"축융족과는 어떤 관계겠소?"

"당연히 축융족의 시조가 축융일테니 아마 깊은 관련이 있겠지. 그걸 지금부터 알아내야 할 거요. 허나 선지자는 현재 이 행성을 탈출해서 모성으로 돌아갔을테니..."

잠시 생각하던 망량이 말했다.

"백웅. 무창의 탑으로 가서 축융족과 접촉하시오. 지금은 그 수밖에 없겠소."

파앗!

나는 남쪽 대륙에 있는 무창의 탑으로 갔다. 그러나 과거에 갔었던 무창의 탑 위치에 가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원래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벌판마냥 휑했다.

' 빌어먹을. 선지자를 따라서 이 세계를 떠난 건가?'

선지자의 종족인 축융족은 본디 엄청난 기술력과 힘을 지닌 외계종족이었기에 차원이나 행성을 떠나는 것 정도는 일도 아니었다. 흉신이 인과율을 얻어서 날뛰고 있는 이 세상에 머물기 보다는 도망치는 걸 택하는 게 당연할 것이리라.

내가 망량에게 순어구를 통해서 상황을 보고하자 망량이 회신을 보냈다.

[ 그렇지 않소. 아무리 현재 상황이 위험해도 그리 쉽게 떠나진 않았을테니 다른 곳을 좀 더 찾아보시오.]

[ 확신하는 이유라도 있소?]

[ 중원은 원래 위험한 곳이었소. 고대적부터 삼황오제와 [옛 지배자]가 날뛰는 전쟁터였는데도 축융족이 끝까지 남아있었던 이유가 있지 않겠소? 그들 또한 [계시]가 무엇인지 확인하고싶어서일지도 모르오.]

[ ......!!]

[ 그들에게는 이 세상에 남아있어야 할 이유가 있을 것이오. 그렇게 생각하면 모두가 도망칠 리가 없소. 하다못해 이 곳에 남겨둔 장서관이나 척후병 정도는 남아있을테니 잘 찾아보면 있을 게 분명하오.]

망량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일족의 [왕]인 선지자는 당연히 대피해야하겠지만 아랫것들까지 다 도망치지는 않으리라. 나는 마음을 다잡고 축융족과 예전에 만났던 거신족의 유적으로 향했다.

파앗!

쿠구구구

내가 예전에 축융족과 교섭하러 왔던 거인의 유적 근처의 무창의 탑! 그 근처에 내려앉자 역시 무창의 탑은 사라져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거인의 유적은 고스란히 남아있는 게 눈에 보였다.

' 저 유적까지는 같이 옮길 수가 없었나보군.'

혹은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던지.

나는 축융족이 지키고 있던 거신의 유적을 똑바로 노려보며 심호흡을 했다.

"간다."

저 유적 안에 축융족의 단서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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