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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569화 (568/1,615)

569====================

암천향(暗天鄕)

' 저 개자식!'

천리안으로 보고 있을 뿐이지만 놈을 죽이고싶어서 손이 근질근질하는 게 느껴졌다. 내가 살의어린 눈으로 천리안 화면을 보고 있자 백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백련교의 교주여. 우리 사신위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해서 당신들을 막고 말겠소."

백련교주는 그 말에 화를 내기는 커녕 허탈한 듯 대꾸했다.

[ 무의미하군. 이 일이 인간의 수준에서 끝날 일이라 생각하는가? 황제와 황궁의 권력따위는  이면의 세계에서는 하잘것없는 것. 그대들의 충정이란 결국 모독당하고 무의미하지 짝이 없으리라.]

"......"

백호가 갑자기 흰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흐흐흐흐!! 그걸 모르고 이쪽에 붙었다 생각하오?"

[ ......?]

"크하하하하하하!!"

백호는 광기에 젖은 웃음을 터뜨렸다.

"충정... 그런 걸 위해 싸우는 게 아니오. 난 이미 불사신지체(不死身之體)와 엄청난 어둠의 힘을 손에 넣었소. 그리고 이번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고 나면 천 년 내내 이어지는 불멸의 왕국에서 계속 영광을 누릴 수 있겠지. 이 쉬운 길을 택하지 않을 자가 누가 있겠는가."

[ 쓰레기였군.]

백련교주가 그와 대화를 나누는 것조차 혐오감을 느끼는 듯 용비천에게 말했다.

[ 저 자를 황천으로 인도하게.]

"존명!!"

쿠콰콰쾅

용비천은 말이 끝나자마자 대뜸 일 장을 날렸는데 거기에서 발사된 풍탄은 무려 직경이 육 장이나 되는 가공할만한 것이었다. 도저히 이 좁은 통로에서는 피할수도 막을 수도 없는 압도적인 위력이었고, 설령 막으려 들어도 회전하는 풍압에 강철동인이라 해도 찢겨나가고 말리라.

아니나 다를까 풍탄이 찢어발긴 자리에는 투둑거리며 백호의 혈편이 휘날렸다. 용비천은 비직 비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기껏 금의위 대장따위가 감히..."

그리고 용비천이 자신있게 앞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쉬리리릭

쉬리릭

"아앗!"

난데없이 백호의 혈편에서 어둠의 촉수가 뿜어져 나왔다. 그 촉수는 엄청난 기세로 치솟아오르더니 용비천을 공격했다. 용비천은 그 촉수에 코웃음치며 재차 풍탄을 쏘아서 반격했으나 그 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퍼엉!

슈르륵

촉수는 바람의 기운을 이겨내지 못하고 터졌으나, 검은 점액처럼 흩날린 촉수더미가 허공에서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다시 한 번 분화한 것이다. 보는 자의 눈을 질리게 할 정도였기에 용비천은 기겁을 해서 외쳤다.

"이... 이건 뭐냐?!"

쿠웅

용비천이 급히 거대한 풍벽을 일츠켜서 촉수의 돌격을 막았으나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풍벽 바깥쪽의 촉수가 계속해서 꿈틀거리며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끼기기기긱

촉수가 증식할 때마다 마치 광기가 소용돌이 치는 것 같았다. 흉악할 정도의 마기가 장내를 메우고 있었다. 영혼이 통곡하는 지옥이 시뻘건 섬광과 함께 비쳐보인다.

그 무시무시한 광경을 쳐다보던 백련교주가 자신의 가면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 증식하는가. ]

"교주! 저 괴물은 대체..."

[ 흉신의 후예를 저 몸에 받아들여서 완전히 융합했나보군. 정말 말도 안 되는 짓을... ]

뭔가 곰곰히 생각하던 백련교주가 잠시 후 믿을 수 없는 말을 했다.

[ 나와 호법사자를 제외하고는 전원 후퇴하라.]

"......!!"

장내의 대부분이 경악했다.

현재의 백련교주의 전투력은 대라신선보다 더 강할 게 분명하며, 무공실력으로는 천하제일이었다. 그런 백련교주가 맞서싸우지 않고 회피를 선택하는 건 다들 생각지도 못한 것이다. 하지만 망량은 백련교주의 선택을 이해한 듯 반천맹의 동료들에게 외쳤다.

"신속히 후퇴! 뒤도 돌아보지 마시오."

타다닷

쿠콰과광

호법사자 세 명이 동시에 무한의 내공을 뿜어내어서 촉수의 증식을 막아냈고 그 틈에 나머지 일행들이 뒤로 물러났다. 백련교주는 바로 가세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려는 듯 했다. 나는 천리안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의아해서 말했다.

"백호 저 놈은 대체... 죽은 거 아닌가?"

"어둠의 생물의 되었군."

"원래 약해빠진 놈이었는데..."

천우진이 힐끔 나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그래, 지금의 네 녀석이 정면상대하면 아마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겠지. 하지만 저놈은 마도와 융합한 생명체가 되었으니 인간의 전투력으로는 따질 수 없다. 저 놈 자체가 흉악한 고대 마도종족이 된 셈이니."

"교주는 그걸 감안해서 후퇴명령을 내린 건가...?"

"틀림없겠지. 다만 교주가 이대로 맞서싸울지 완전히 피할지는 모르겠다."

"......"

휘리릭! 휘리릭!

크오오오오

끊임없이 증식하는 촉수덩어리는 한계가 보이지 않았다. 틀림없이 호법사자들이 무한의 내공을 퍼부으면서 소멸시키고 있는데도 마치 거짓말처럼 재생해 버렸다. 뒤에서 팔장을 낀 채 그 광경을 쳐다보던 백련교주가 호법사자들에게 명령했다.

[ 비켜라. 내가 처리할 수 있겠다.]

쿠구구궁

"......!!"

갑자기 백련교주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합장을 하고 있는 그의 몸에서 가공할 혼돈의 힘이 흘러나오더니 찌적거리며 회색빛이 살갗을 타고 올라왔다. 백렬하는 빛은 이윽고 광성처럼 휘황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고, 잠시 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처럼 변했다. 교주의 인간의 형태는 남아 있었으나, 그의 몸뚱이에서 끓어오르는 빛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날뛰고 있었다.

'저건...!!'

크우우우

소용돌이치는 흑과 백이 혼돈 속에서 너울지며 그의 혈맥과 피부를 형성했다. 그의 양 눈에는 꿈틀거리는 태극이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휘몰아치는 어둠 속에서 교주의 몸이 완전히 전투형태로 변하며 날렵해지기 시작했다.

'혼돈과 태허의 융합!'

직접 보는 건 두 번째! 과거 교주는 저 형태를 취함으로써 천계의 대라신선 3명을 한꺼번에 소멸시키고 말았다. 그 때의 압도적인 위용을 기억하고 있는 나로서는 침을 꿀꺽 삼킬 수밖에 없었다.

변신한 백련교주는 크게 고함을 내질렀다.

사바하!

밀종의 영언이 터져나오는 순간 갑자기 전방에 직선으로 길이 뻥 뚫린 느낌이 들었다. 지금까지 호법사자들이 아무리 공격해도 무한증식하기만 하던 촉수들이 재성을 멈추고 불에 덴 것처럼 고통스러워하기 시작한 것이다.

키기이익

키기기!!

교주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합장을 한 상태로 허공에 수천 개의 장인을 소환했다. 투명한 장인 하나하나는 태극으로 너울지며 공간에 섞여 들었고, 이윽고 교주의 혼돈이 끌어오르며 장인을 내뿜었다.

심천무량

준제진언

오오오오

장인은 전방으로 날아가더니 갑자기 범어의 파장으로 변화했다. 잘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차원을 바꾸듯이 말의 힘 자체로 공간을 왜곡시키는 느낌이었다. 나는 준제진언 절기의 위력을 깨닫고 침을 꿀꺽 삼켰다.

'원영신의 힘을 고스란히 술력으로 전환한 건가?'

그렇다면 교주는 따로 술수를 부릴 필요도 없이 최상의 대주술을 원할 때 펼칠 수 있는 셈이다. 준제진언이 담고 있는 정황의 파장이 수십 겹이나 공명하면서 퍼져나가자, 이윽고 천지를 메우듯이 증식하던 촉수는 마치 불탄 평원의 잡초처럼 사라져버리기 시작했다.

[ 과연 교주님!]

옆에 있던 수신류 호법사자 독고준이 경탄할 때였다.

파지직!!

[ 크윽.]

[ 아앗, 교주님!!]

검은 번개가 파직거리며 갑작스럽게 교주의 몸이 원래대로 돌아왔고 크게 비틀거렸다. 경앙학 독고준이 그를 부축하자 교주는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 ...역시 공을 오래 유지할 순 없다.]

[ 괜찮으십니까?]

[ 놈의 실체를 완전히 없애지 못했다. 조만간 실체를 가지고 부활할테니 기습에 대비해라.]

분위기가 경직되었다. 그렇게까지 몰아붙였는데도 아직도 백호는 부활할 여지가 남아있단 말인가? 한백령이 잠자코 있다가 용비천에게 말했다.

"잠자코 있지 말고 환영을 보내라. 십이율에게 이대로 선수를 빼앗길 셈이냐?"

"크윽... 내게 명령하지 마라."

용비천은 이를 갈았지만 어쩔 수 었이 자신의 분신을 소환해서 전방으로 내보냈다. 분신을 내보낸 이유는 본체가 여기에 붙잡혀 있을지라도 분신으로 다른 장소의 정황을 탐색할 수 있고, 이 중에서 가장 환술과 분신에 능한 것은 풍신류의 종사인 용비천이었기 때문이다.

파앗

분신의 환영이 저 멀리 어둠으로 사라지는 순간, 백호가 그림자에서 꿀럭거리듯이 인간의 형상이 되어서 부활했다. 백호는 기분나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후후후... 원래 무공이라면 너희의 한주먹거리도 안될 내가 혼자서 백련교주와 호법사자를 막아내고 있군. 참 어둠의 힘이란 대단하지 않은가?"

그러자 독고준의 부축을 받고 있던 백련교주가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 멋진 힘이군. 주작이란 자가 흉신과도 계약을 맺었나?]

"크크... 적에게 말해줄 리가 없잖나? 하하하!!"

[ 십이율 또한 지금 너같은 놈이 막아서고 있겠군.]

백련교주의 말에 백호가 피식 웃었다.

"현무가 막고 있지. 현무 또한 나와 대등한 시술을 받았으니 네놈들은 결코 여기를 쉽게 지나갈 수 없을 것이다."

[ ......]

백련교주가 뭔가를 생각하더니 말했다.

[ 이용당하는 줄도 모르고 좋아하는 꼴이라니///]

"멋대로 말해라. 너희는 이제 내 촉수의 먹이가 될 것이다, 크하하."

츄르르륵!

다시 한 번 백호의 인간형상이 녹아버리더니 촉수로 증식하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힘이 소모된 백련교 간부들이 백호에게 당해버릴 것 같았지만 그 순간 백련교주가 손을 크게 휘저었다.

퍼버벅

[ 크하하아아아아아악!!]

놀랍게도 이번에는 백호가 촉수째로 불길에 휩싸이며 비명을 지르는 것이다! 백련교주는 이제 되었다는 듯 독고준의 부축을 거두며 촉수덩어리를 쳐다보았다.

[ 멍청하게도 흉신의 축복을 받으면서 그 힘이 어떤 성질과 제약을 갖고있는지도 모르다니... 분명히 그건 강력한 축복이지만 약점이 분명히 있거늘.]

[흐아악! 아아아악!!]

백호는 마치 거대한 나무처럼 위로 쭉 뻗은 촉수가 되어서 불길에 활활 타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이미 인간의 본질은 사라져 버리고 촉수 그 자체가 되어버린 듯 싶었다. 지옥불에서 불타는 듯한 비명을 내지르는 백호를 주시하는 백련교주의 말이 이어졌다.

[ 준제진언을 펼칠 때 환영의 정령신의 저주를 섞었지. 네가 제대로 된 마도지식이 있었다면 즉시 알아채고 이 자리를 벗어나서 저주효과를 해주했을 것이다. 하지만 마도사의 능력도 없는 주제에 과분한 축복을 받았구나.]

[크아아악!! 사, 살려... 살려줘... 너무 뜨겁...]

백련교주가 중얼거렸다.

[ 살아도 죽어도 지옥이라... 네놈 또한 마도의 업에 불타고 있구나.]

화르르륵...

더 이상의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환염의 정령신의 힘으로 일어난 겁화가 백호를 영혼째로 불태워버렸기 때문이리라. 백련교주는 아직까지 상태가 온전히 회복되지는 않은듯 했으나 차분하게 말했다.

[ 수문장을 해치웠으나 여기서 잠시 대기한다. 준아 너는 반천맹에게 연락해라. 그들과 합류해서 가야 확실히 주작을 해치울 수 있을 것이다.]

[ 존명.]

[ 용비천 그대는 환영분신으로 탐색한 전방의 상황을 보고하도록...]

용비천은 잠자코 부복했다. 백련교주의 위엄에 감히 거역할 수 없는 기색이었다.

"알겠습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현재의 백련교주가 완전체라는 걸 깨달았다. 마도생명체의 괴이할 정도의 초재생능력을 맞이하고서도 침착하게 파훼하는 판단력과 잠재력을 보면 확실히 대라신선을 뛰어넘었으며, 그 힘이 사도급에 이르는 존재가 된 것이다.

또 한 가지, 교주는 굉장한 마도지식을 갖고있다. [옛 지배자]인 환염의 정령신이 지상에 내려준 저주를 알고 있는 건 보통의 독서량으로는 되지 않는다. 아마도 수십 년 동안 마도서를 탐독하며 수많은 지식을 쌓았으리라.

그 때 천우진이 말했다.

"십이율쪽의 대치상황도 찾았다."

"보여줘!"

파앗

천리안의 영상이 십이율과 현무가 대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자 뜻밖의 모습이 눈 앞에 비쳤다.

"흉신의 후예라니 깜짝 놀랐잖아."

십이율주는 투덜거렸다. 그러자 십이율주 옆에 있던 단의 일족 한 명이 낄낄 웃으며 말했다.

"잘 잡아놓고 웬 죽상이십니까?"

"아니 뭐, 무사시가 다 회쳐놓은 걸 내가 마무리했을 뿐이라서 영 찝찝하잖아."

"원래 저건 일국을 멸망시킬만한 괴물인데 욕심이 많으시네요."

"난 원래 욕심쟁이야."

푸하하하

단의 일족들이 웃어댔다. 그들은 다들 흑포로 몸을 싸고 있어서 얼굴이 명확히 보이지 않았지만 저 상황에서 웃을 수 있다는 건 그들 하나하나가 굉장한 실력자라는 뜻이었다. 게다가 수문장이 현무와 마주쳤다는 건 그들 또한 모종의 방식으로 주작의 기문절진을 돌파했다는 뜻!

'저 단의 일족이 십이율주 하은천의 진짜 정예'

차후에 저놈들과 부딪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십이율주가 강아지탈의 머리를 긁적였다.

"은하구절편이 없었으면 나라도 고전했을걸."

현무, 과거 동창제독이었던 자는 완전히 얼어 있었다.

촉수 전체가 얼음덩어리로 변해서 커다랗게 솟아 있었고, 그 얼음덩어리는 자연의 힘으로 만들어진 게 아닌지 혼돈 그 자체를 가두는 게 가능한 모양이었다. 십이율주의 말을 들은 단의 일족이 말했다.

"그래서 쫄아서 마물 월하정야갑까지 꺼내신 겁니까?"

아닌 게 아니라 십이율주의 개탈은 원래의 형태와 달리 마갑을 착용하고 있는 상태였다. 영롱한 은빛으로 빛나는 마갑은 특히 손을 감싸는 형태였고 여태껏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십이율주는 그의 말에 신경질을 내며 말했다.

"그만 좀 깝쳐, 홍길동. 힘 좀 세다고 이 율주님에게..."

홍길동이라 불린 자는 태연하게 말했다.

"쫄았잖아요."

"... 그래 쫄았다."

"후훗."

"뭘 좋아하는 거야?"

투덜거리던 십이율주가 말을 이었다.

"흉신의 후예라니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잖아. 규격외의 고대종족인데 저딴 걸 인간과 융합시키다니, 삼황오제는 저 새끼들한테 왜 아무 말도 안 하는 거야?"

그때 삼사 중 우사가 말했다.

"율주님. 누군가가 우리를 천리안으로 엿보고 있습니다. 저희 셋의 감지결계에 미미하게 잡혔습니다."

그러자 십이율주가 흠칫했다.

"진짜? 싸운다고 정신없어서 몰랐는데 고마워."

"차단할까요?"

"흐응. 그 정도면 보나마나 술사의 실력도 대단하겠지. 어디보자... 환신 천우진 아니면 아베노 세이메이 아니면 방황하는 유대인인가."

뭔가 중얼거린 십이율주가 갑자기 허공에 외쳤다.

"보고만 있지 말고 좀 도와달라고! 안 도와주면 국물도 없어."

물론 나나 천우진이 그 말에 대답할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잠시 후 삼사의 결계가 강화되었는지 그 쪽을 향하고 있던 천리안이 끊기고 말았다.

파직!

천리안이 단절되자 천우진이 잠시 숨을 고르고 물러나며 말했다.

"역시... 인간계 양대 최강세력답군. 삼사의 결계도 만만치 않아."

"......"

나도 기가 질려서 가만히 앉아 있었다.

백련교주도 십이율주도 확실히 괴물이었다. 마도생명체로 강화된 백호와 현무의 힘은 재앙에 가까웠는데 그런 놈들을 즉석에서 해치워버린 것이다. 아마 우리 반천맹끼리만 갔다면 백호나 현무에게 덜미를 잡혀서 전멸위기에 놓였을테니 명백히 큰 전력차였다.

천우진은 나를 힐끗 보더니 말했다.

"정말 네가 저런 괴물들을 상대로 대등하게 싸울 날이 오겠냐?"

"제길. 지금 생각해서 뭐 해."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다시 천리안을 연결해 줘. 진입할 때를 봐야 해."

"알았다."

지금은 나와 그들과의 격차를 생각할 때가 아니다.

섣불리 좌절할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이 생을 살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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