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97 암천향(暗天鄕) =========================================================================
백련교주가 동맹을 맺기 위해 이 자리에 나타날 줄이야!
나는 장내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번뜩 생각났다.
' ... 그냥 도망칠까?'
백련교주와 싸워서 이길지도 모르는 잠재력은 현재 보유하고 있다. 대라멸진에 온갖 보패신보의 영력, 술법을 동원하면 어떻게든 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라멸진을 또 사용하고 생존한다는 보장이 없는 이상 그건 자멸의 길에 불과했다. 게다가 백련교주씩이나 되는 거물과 닥치고 생사결을 할만한 이유도 없다.
교섭을 하려고 생각하니 더욱 머리가 아팠다. 19회차의 전생에서 나는 백련교주가 얼마나 의뭉스럽고 다루기 까다로운 존재인지 실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진의를 속인데다가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선택할 수 있었다. 백련교주를 이해했다고 생각한 순간에 도리어 이용당하고 있으니 무척이나 교섭하기 힘든 존재였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도망치는 것이다. 백련교주의 이 무력시위를 무시하고 도망쳐서 내 안위부터 살핀다.
' 어렵군.'
하지만 그러기에는 장내의 상황이 꽤 부담스러웠다.
한백령은 피투성이가 되어서 의식이 없어보인다. 게다가 상황을 보니 화신류가 제압당한지는 얼마 시간이 흐른 것 같지 않다. 즉 백련교주는 내가 올 것을 알고 미리 화신류와 한백령을 쳐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 자리에서 백련교주가 나에 대해서 얼마나 어디까지 알고있는지를 파악하지 않는다면 차후에 계속 불리해질 여지가 있었다.
"......"
나는 한참 고민하다가 백련교주에게 말했다.
"백련교주의 말 뜻을 모르겠군. 그리고 당신은 어떻게 내가 신의 사도라는 걸 단정지어서 이야기하는 것이오?"
백련교주가 대답했다.
[ 정보를 준 자가 있었다. 그대가 천계 화룡의 화신이자 강력한 기진이보의 힘을 품고 있는 신인(神人)이라고 들었지.]
"누구지?"
[ 후후후...]
백련교주는 내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묘한 미소를 흘렸다. 그리고 말했다.
[ 그대는 화신류와 재밌는 이야기를 한 모양이더군. 나와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왜 화신류를 친 것이오?"
[ 모반(謀反)했기 때문이지.]
모반이라고 단정지어서 이야기하는 걸 보면 백련교주는 이미 한백령의 계획을 상당부분 파악한듯 싶었다. 그리고 한백령이 나와 확실히 연수해서 세력을 얻기 전에 절묘하게 끊고들어온 것이다.
' 지금 당장 나를 공격해서 제압할 생각은 없나보군.'
일단 대화로 해결하려는 걸 보면 백련교주는 내가 보여줬던 힘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는 뜻이다. 내가 갖고있는 잠재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기에 경계하면서 일단 대화로 풀어가려는 것이다. 나는 이 사실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백련교주에게 물었다.
"아무래도 좋소. 나와 동맹을 맺고싶다는 게 무슨 말인지 설명해 주시오."
[ 간단한 이야기다. 앞으로 그대는 우리 백련교가 중원에 진출하는데 방해하지 말고 서로의 목적을 위해서 돕자는 것이지. 그걸 위해서라면 백련교의 모든 조력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말은 그럴듯하군..."
[ 나쁜 이야기는 아닐테니 지금 잘 생각해 봐라...]
백련교주는 내게 대답을 독촉하지 않았다. 그것은 내가 압박해서 이득을 얻을 상대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뜻이고, 그가 나를 적지 않게 경계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나는 백련교주의 심리를 은연중에 간파할 수 있었다.
' 백련교주가 원하는 건 내가 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는 거야.'
백련교주 입장에서는 당장 지금 내게서 대답을 듣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그저 자신이 화신류 대신에 협상할 상대가 되었다는 걸 인식시키는 것만으로도 이득인 것이다. 나는 그의 속내를 알아차리고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알 수 있었다.
"교주께선 화신류를 없앨 생각이시오?"
[ 그럴 생각이다. 반역자를 살려둘 수는 없다.]
단호한 대답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곤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나도 당신과 할 말이 없겠군."
교주가 약간 놀란 듯 했다.
[ ... 화신류에 애착이 있는 건가?]
나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잘못된 건 한백령이 아니라 당신의 부덕(不德)이 아니겠소?"
술렁
내 말에 갑자기 장내의 분위기가 일변했다. 교주를 뒤따라온 원로원 무인들이나 수신대의 고수들은 당황한 듯 했으며 묶여있던 화신류의 인물들도 경악했다. 아무리 화룡의 화신이라고 할지라도 정면에서 천하의 백련교주를 비판할줄은 생각지도 못했으리라.
그러나 교주는 당황하지 않고 되려 흥미로운 듯 말했다.
[ 부덕이라. 나의 어떤 점이 부덕인지 모르겠군.]
"한백령이 반의(反意)를 품은 까닭은 당신이 다른 무류를 짓누르고 탄압하며 불통(不通)했기 때문이오. 당신의 수족이 되어야 할 호법사자는 당신에게 언제 팽당할지 몰라서 불안에 떨었지. 심지어 친위대이자 제자집단인 원로원을 결성해서 압력을 강화했지 않소? 자신의 계파인 수신류밖에 모르고 진짜 뜻도 감춘 채 독재군림하는 당신이기에 작금의 상황은 오로지 당신의 부덕인 것이오."
[ ......]
교주가 느릿하게 팔을 의자에 괴었다. 티는 내지 않지만 그가 상당히 동요했다는 걸 공기로 느낄 수가 있었다. 교주가 말했다.
[ 놀랍군... 그대는 외인일진대 마치 백련교를 안에서 들여다본 것처럼 이야기하는군. 한백령이 거기까지 다 이야기하던가? 친혈육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숨기는 여걸이...]
"부정하지 않는군. 스스로 불통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거요?"
[ 그래, 인정한다.]
그러자 옆에 있던 독고준이 당황해서 외쳤다.
[ 교, 교주님!]
[ 가만있어라, 준아. 중요한 얘기중이다.]
[ 네.]
독고준을 조용하게 만든 교주가 말을 이었다.
[ 허나 그건 우리의 내부상황일 뿐 그대가 관여할 일이 아니야. 나는 백련교의 교주이며 반역자를 처단할 권한을 갖고 있다.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해도 외인인 그대에게 화신류의 처분을 간섭받을 일이 아니다.]
"누가 뭐랬소?"
나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난 그저 당신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오. 그리고 내 기분을 거스른다면 당신과 할 이야기는 없소."
스오오오
그 순간, 사방에 있던 백련교 수신대와 원로원의 고수들이 일제히 내게 살기를 뻗쳐냈다. 하나같이 괴물처럼 강한 고수들일진대 일시간에 살의와 원념을 내게 날리자 압박감이 굉장했다. 심지어 수신류의 호법사자 독고준도 이쪽을 노려보는 기색인 것이다. 하지만 교주가 손을 휘젓자 그 살기가 씻은듯 사라졌고, 교주가 노해서 말했다.
[ 내 허락없이 살기를 뿜는 자는 이제부터 즉결처분하겠다.]
장내가 고요해졌다. 백련교주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 미안하군. 그대의 말대로 화신류의 처분을 무기한 미뤄두겠다.]
"진작 그랬어야지."
[ 이제 동맹에 대한 대답을 들려줬으면 하는데.]
백련교주의 말에 나는 조용히 대꾸했다.
"방금 전 동맹을 맺음으로서 당신은 중원에 진출하겠다 말했지. 중원일통이 목적이오?"
[ 그렇다.]
거짓말이다.
나는 그의 목표가 진공가향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심복에게도 꽁꽁 숨기는 비밀을 지금 내게 이야기할 리가 없다. 중원의 진출 따위는 백련교주에게 있어서 뚜껑을 뒤집는 것과 다름이 없기에 결코 목표가 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그 사실을 지금 이야기하지 않는게 나을거라 생각했다. 섣불리 백련교주의 목표를 알고있다는 티를 내 버리면 그는 나를 엄청나게 경계하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흑요석을 줘서 동료로 삼을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피해야만 한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동맹을 맺는다 해도 내가 당신을 도울 일은 없을터인데 괜찮소? 나는 당신의 일에 결코 손을 빌려주지 않을 거요."
[ 그래도 상관없지. 아쉽긴 하겠으나 그대가 우리 백련교를 적대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백련교주는 내 방해만 없으면 손쉽게 중원을 점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게 틀림없었다. 나는 탐색은 여기까지면 충분하리라 생각하며 말했다.
"알았소. 동맹합시다. 하지만 이건 화룡의 화신으로서 하는 약속일 뿐이라는 걸 유념하시오."
[ ......?]
"그리고 화신류를 건드리지 마시오."
[ 알았다.]
백련교주는 어리둥절한 기색이었지만 내 말에는 의도가 있었다.
' 십이율주의 신분으로 빠져나갈 여지를 만들어야지.'
십이율주에게서 공동 십이율주의 자리를 얻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서 동맹에 동의해버리면 십이율과 백련교의 동맹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그렇기에 십이율주가 아닌 화룡의 화신의 신분을 강조한 것이다. 지극히 정치적인 이야기긴 했지만, 내가 살아오면서 느낀 것은 생각보다 명분은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안전장치를 만들어두는 게 나쁘진 않다.
어차피 이 자리는 백련교주가 원하는대로 동맹을 들어주고 빠져나가면 그만이다. 그가 창힐을 찾는 작업을 방해놓지 않는다면 도리어 좋은 일이었다. 나는 이 자리를 얼추 잘 모면했다 생각하자 웃음이 나오려 할 정도였다.
"그리고 동맹을 맺었으니 당신이 어떻게 나에 대해서 알게 되었는지 정보의 출처를 알고 싶은데..."
[ 흠 그건 알려줄 수 없군.]
"왜?"
[ 알려주고 싶으나 그 정보원의 신변은 아주 위중한 비밀. 교의 안위를 쥐고 있으니 알려주기 힘들군. 하지만 적어도 그대가 이 낙양에서 해왔던 일과 호법사자와 맺은 밀약에 대해서는 거의 다 알고 있다고는 말해 두지.]
결국 알려주기 싫다고 하면서 위협하는 셈이었다. 나는 저런 교주의 태도가 짜증났으나 확실히 구두약속 하나만으로 비밀정보원의 신변을 노출하는게 바보짓이긴 했다. 나는 대신에 그에게 말했다.
"이 곳에 내 동료인 검마가 있소. 그는 어떻게 했소?"
[ 멀리에 가둬놓았으나, 원한다면 데려오도록 하지. 기다리게.]
약 한 시진을 약간 넘는 시간 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스윽
저만치에서 원로원 고수 중 한 명이 포승줄에 묶인 검마를 데리고 걸어나왔다. 교주가 손짓하자 바로 포승줄이 풀렸고, 검마가 내 쪽으로 걸어왔다. 검마는 한탄하듯 말했다.
"미안하네. 도망칠 여유조차 없었네."
"아뇨. 이해합니다."
검마가 아무리 달인이라 해도 교주가 원로원에 수신대까지 일거에 몰고와서 치는 천라지망을 빠져나갈 순 없다. 한백령조차 제압당할 정도이니 중과부적인 것이다. 나는 검마의 몸에 부상이 없고 독을 당하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고는 검마에게 말했다.
"잠시 쉬고 계십시오."
"면목없군."
나는 검마를 옆에 앉혀서 쉬게 했다. 검마는 이미 기력을 다 쓴 상태였는지 기절해 버렸다. 나는 그의 몸에 내공을 불어넣어서 안정시키며 교주에게 말했다.
"검마를 해하지 않았으니 다행..."
[ 백웅!!!]
갑자기 품속에 넣어두었던 순어구를 통해서 강한 진동이 울려왔다. 보통은 손에 잡고 쓰지만 몸에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순어구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백련교주와의 교섭을 수월하게 진행하는 중이었기에 망량과 굳이 의견을 나누지 않았지만 난데없는 부름에 멈칫했다.
[ 망량. 무슨 일이오?]
망량은 숨 넘어갈듯 다급하게 외쳤다.
[ 큰일났소. 가급적 빨리 장령곡으로 오시오!]
[ 한씨세가에 백련교주가 와 있어서 막 동맹이야기를 넘기던 차...]
내가 한 이야기도 충분히 놀라운 것이었지만 망량은 더욱 급박하게 말했다.
[ 지금 그런 사소한 일이 중요한 게 아니오! 어서...]
[ 아, 알았소. 빨리 가겠소.]
백련교주와의 동맹 이야기가 사소하다고?
망량이 급해서 허투루 넘기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망량이 볼 때 백련교주와의 동맹 정도는 사소하게 넘길 정도로 중대차한 일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다. 나는 딱딱한 표정을 가급적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며 백련교주에게 말했다.
"... 일이 생겨서 가 봐야겠소. 조만간 다시 봅시다."
[ 후... 아쉽군. 그대와 할 이야기가 많았는데.]
"다시 말하지만 한백령과 화신류, 그리고 검마를 건드리지 마시오."
[ 알았다.]
파앗!
나는 급히 검마를 데리고 장령곡으로 귀환했다. 그러자 그 곳에는 잔뜩 일그러진 표정의 제갈사, 망량, 천우진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거의 동시에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내게 시선이 향하자 말했다.
"대체 무슨 일이야?"
"큰일이다. 일이 너무 커졌어."
"무슨 일인데 그래?"
"... 우선 기절한 검마를 눕히고 와라."
"알았어."
나는 검마가 쉴 수 있도록 시비에게 그의 신변을 맡겼다. 그리고 돌아와서 동료들과 합석했다.
그러나 선뜻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이 없었다. 한참을 망설이던 중 망량이 입을 열었다.
"백웅. 두 가지 큰 일이 터져버렸소."
"차례대로 말해주시오."
"먼저, 우리가 도왕(賭王) 벽지상이라 부르던 존재... 실제로는 배화교의 초대교주이자 인간으로서 마왕(魔王)의 경지에 오른 그 존재가, 인세(人世)의 전면에 나서버렸소."
"뭐?!"
이게 무슨 소린가?
내가 당황해서 제갈사를 쳐다보자 그가 우울한 눈빛으로 말했다.
"나는 얼마 전에 그 마왕을 찾아가서 배교교주의 승인을 받고 내 수명을 연장하는 계약을 했다. 본디 바로 그의 만마전에 속할 예정이었지만 유예기간을 얻었지.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겠지?"
"알아."
당연히 나를 돕기 위해서 유예기간을 얻은 것이리라. 본래 삶에 미련이 없는 제갈사는 바로 인간의 생명을 버리고 마(魔)의 일원으로 활동할 예정이었겠지만 나 때문에 인간세상에 머무른 것이다. 제갈사의 말이 이어졌다.
"그런데 그 놈이 무슨 변덕이 생겼는지 직접 배교를 부활시키겠다고 나서서 중원의 전면에 출몰했다. 지금 놈은 혈영곡(血影谷)이라고 불리는 무림단체를 배후에서 조종하면서 배교의 신도를 끌어모으는 중이야."
"......"
이건 무슨 개풀 뜯어먹는 소리인가?
내가 황당해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잠깐. 그러면 넌 어떻게 되는거야? 자기자신이 마왕의 경지에 이르러 있어서 세상의 인과율을 건드리기 때문에 너를 내세워서 배교를 일으키려는 거 아니었나? 대체 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놈은 인과율의 역풍을 맞지 않을 수단을 마련한 모양이다. 그리고 마왕급 존재가 직접 나선다면 내가 움직이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강력하겠지."
비틀
제갈사가 갑자기 휘청였다. 그는 어깨를 붙잡으며 지끈거리는 고통을 참는 듯 했다.
"큭... 또 부르는군."
"설마 놈이..."
"그래. 혈영곡을 군사로서 지휘하고 인간들을 마(魔)에 끌어들이라고 내게 명령하고 있다. 조금 전부터 시작된 이 부름 때문에 놈의 계획을 알 수 있었지."
"그게 시발점이었군."
"지금은 무명제사서로 얻은 마력으로 저항하고 있지만, 그 자와 계약관계이기 때문에 오래 버틸 수 없어..."
"......"
무슨 이런 황당한 변수가 다 있단 말인가? 이제 백련교나 십이율을 조정하면서 선지자에게 정보를 얻어서 창힐의 팔부중에 다가갈 단서를 마련하려 했는데 뜬금없이 제갈사에게 일이 터지다니! 그것도 여태껏 신경도 쓰지 않았던 배교의 마왕이 출몰할 줄이야!
망량이 침착하게 말했다.
"그리고 또 하나..."
"망량. 이것보다 더 심한 일이 있소?"
"그렇소."
"듣기 겁나는군."
망량이 머뭇거리고 있자 옆에서 팔짱을 끼고 있던 천우진이 기둥에 기대서 말했다.
"나는 이변을 알고 나서 스승님께 방금 전에 갔다왔다. 그리고 스승님이 말씀하시길, 천계에서 49일 후 천제(天梯)를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