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89 암천향(暗天鄕) =========================================================================
천하에서 가장 뛰어난 무공을 가진 자?
그렇다면 네다섯 명 정도가 생각났다. 내가 망량을 물끄러미 쳐다보자 망량이 손가락 세 개를 꼽으며 말했다.
"백련교주, 무사시, 십이율주. 현 시대의 3대고수이자 절대지경의 고수들이오. 실질적으로 각자 중원, 동영, 고려를 대표하고 있다 해도 되겠지. 적어도 이 정도 고수가 아니라면 당신에게 도움을 줄 수 없을 것이오."
"......"
"다만 이 중에서 백련교주와는 접촉할 수 없소. 그와 접촉해서 백련교를 욱일승천시키며 도움을 받는 건 쉬운 일이지만 왜 안되는지는 백웅 당신이 더 잘 알 거요."
"알고 있소."
백련교주는 집착에 가까운 진공가향의 목표를 위해서 모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와 섣불리 얽혔다가는 크나큰 비극이 뒤따라온다는걸 선체험했던 것이다. 게다가 이번 생에서는 이미 화신류 한백령에게서 교주를 없애달라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망량의 말이 이어졌다.
"그리고 무사시는 당신에게 십 년간 도움을 주기로 했으니 그에게서 무공에 대한 조언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십이율주는 당신이 큰 일을 해 주었으니 당분간 적대의사를 표하지 않을 것이오."
"무사시에게서 가르침을 받으면 되는 건가?"
"지금으로서는 그게 가장 무난한 방법이겠지만..."
망량이 빙긋 웃었다.
"내 생각이지만 무사시는 당신의 무공진전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드오."
"어째서요?"
"오륜서만 봐도 알 수 있소. 그는 타고난 절품(絶品)의 천재로서 별격의 무예자. 동영 역사상 최강의 고수이자 천재라 해도 무방한 그는 결코 둔재의 감성을 이해할 수 없소. 아마 그는 가르치는 일을 잘 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
"음... 그럴 거 같소."
"대련을 하려고 해도 수준차이가 너무 나서 연습이 안 될 거요."
"그렇겠지..."
나는 망량의 말에 순순히 동의했다.
천재는 타인을 가르치는 능력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왜냐하면 너무나 뛰어난 스스로의 능력 때문에 평범한 재능을 지닌 자의 눈높이를 헤아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간혹 천재인데도 교육능력이 뛰어난 경우는 그 방면에서도 천재성이 있었을 뿐이다. 나는 그 사실을 이광이나 진소청에게서 배우면서 절실히 깨달았다. 하물며 무사시쯤 되는 별격의 천재라면 가르치는 능력은 그다지 기대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십이율주에게서 절대지경의 가르침을 얻는건 위험한 도박의 길이지. 또한 그는 백웅 당신에게 무공을 논할 수 없다는 말까지 하지 않았소?"
"그랬소."
"십이율주의 무공은 다소 상궤에서 벗어난 기이막측한 것일 가능성이 높소. 그에게서 배우는 길 또한 막혔다 보겠소."
"망량. 무슨 말을 하고싶은 것이오?"
"최고의 고수가 꼭 최고의 스승은 아니라는 말이오."
그렇게 대꾸한 망량이 이번에도 세 손가락을 내밀었다.
"이번에는 차선책을 보겠소. 독고성, 검마, 진소청."
"......"
"당신도 알다시피 독고성은 어쩌면 당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최고의 스승일지도 모르오. 그는 뇌신류의 현 최고수인데다 뇌신검무의 달인이니 당연히 당신에게 큰 공감을 할 수 있고 함께 연구해줄 수가 있소. 원래라면 나는 당신에게 독고성을 만사제쳐놓고 추천했을 거요."
"... 뭔가 안 되는 이유가 있는 거요?"
망량은 고개를 끄덕였다.
"왜냐하면 당신이 해신을 베었던 뇌신검무의 일 참(一斬)은 전대미문(前代未聞)의 경지이기 때문이오!"
"......?"
"독고성은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뇌신검무만 죽어라 수련하고 있는데도 당신이 행했던 그 일 참에 도달하지 못했소. 백우선에 따르자면 오십 년쯤 지나면 독고성이 그 경지에 도달할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지. 당신이 해신의 목을 베었던 수법이 검뢰(劍雷)가 아니란 건 당신도 알고 있지 않소?"
"그렇긴 하오."
"당신은 그 순간 뇌신류나 뇌신검무의 틀로 정의할 수 없는 [무언가]에 도달했소. 그건 결코 인간의 수준에서 정의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오. 그렇기에 독고성조차도 당신의 문제에 답을 줄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소. 되려 독고성에게 흑요석을 줘서 납득시키지 않는 한 헛소리를 한다고 치부될 뿐일 것이오."
"으음."
"인간의 경지에 있는 독고성이 아무리 달인이라 할지라도 신의 한 수를 설명할 순 없소."
일리있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독고성에게 그 문제 하나때문에 흑요석을 줘서 비밀을 공유하기에는 찝찝한 점이 많았다. 제갈사가 전에 경고했듯이 독고성은 결코 순순히 타인을 도와주는 부류의 인간이 아니며 이기적인 면모도 있었다. 자칫하다가 독고성에게 배신당할 경우까지 생각하면 선택하기 힘들었다.
"다음으로, 검마. 그는 지금 한백령에게서 화신류의 쌍검술을 배우고 있소. 그는 머지않은 시일내에 초절정의 벽을 깨고 절대지경에 진입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고수요. 더욱이 당신과 아주 친하며 믿을 수 있는 자이니 검마의 조언을 얻는 방법이 있소."
"그것도 좋겠지."
"마지막으로 진소청."
"이해가 안 되는데 말이오... 진소청이 여기서 왜 나오는 거요?"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지금까지 거론된 다섯 명은 다들 언급될만 해서 언급된 것이다. 하지만 진소청이 거론되는 이유를 잘 짐작할 수 없었다. 그러자 망량이 빙긋 웃었다.
"물론 현 시점의 진소청은 당신에 비하면 하룻강아지에 불과하지. 그러나 만일에 당신이 마음먹고 그를 육성한다면 오래지 않아서 엄청난 고수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있지 않소?"
"진소청에게 흑요석을 줘서 육성하라는 거요?"
"여태껏 자주 해왔던 일이지. 그 덕에 당신은 삼보절기를 복원하고 다음 경지로의 단서를 얻었잖소."
"......"
"언짢아하는 이유를 알고 있소. 그의 재능은 너무나 가공할만한 것이니."
나는 입술을 몇 번 짓씹으며 번민했다. 그러다가 결국 망량의 말을 인정하며 한숨을 쉬었다.
"하아 - 그렇소. 나는 이제야 진소청의 그림자를 떨쳐냈다 생각하고 내심 기뻐하고 있었단 말이오. 그런데 또다시 그가 나를 추월하는 걸 감내해야 한다니..."
그렇다.
나는 진소청의 재능이 너무 무섭다.
이족이나 신도 두렵다고 느끼지는 않았으나, 진소청의 말도 안되는 재능에는 스무 번 넘게 전생하면서 계속 경악했다. 타인의 눈에는 그저 빨리 성장한다고 보일 뿐이겠지만 직접 곁에서 그의 재능을 느낀 자는 달리 느낀다.
궁극절무(窮極絶無)한 무신(武神)의 재(才)!
그것이 진소청의 재능을 표현할만한 언어였다. 내가 만나던 모든 무인들은 아무리 날고긴다 해도 진소청의 재능에는 경외심을 표현할 정도였다. 나는 삼보절기를 이제야 원숙하게 사용함으로서 자부심을 지닐 수 있게 되었는데 또다시 진소청의 재능에 짓밟히는 기분을 느끼고싶지는 않았다.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제갈사가 낄낄거렸다.
"흐하하하. 현이 너도 참 성격이 나쁘구나. 어차피 하고싶은 말은 따로 있을텐데 아주 저 멍청한 백웅 놈을 구워삶는구나."
"하하..."
그 말에 망량은 어색한 웃음을 지었고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제갈사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잘 들어라. 대충 예상은 가지만, 지금부터 현이가 하는 제안이 진짜 제안이니까."
"험험."
망량이 헛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앞서 여섯가지 제안은 사실 대륙 곳곳으로 비등을 타고 이동만 해도 어떻게든 쉽게 이룰 수 있는 것이오. 만나서 교섭하기만 하면 어떻게든 되는 일이지. 하지만 지금 제안하는 두 가지 방법은 특수한 절차가 필요하니 한 번 들어보시오."
"두 가지 방법?"
망량이 말했다.
"첫 번째. 흑패를 들고 가서 뇌신류 호법사자 이청운을 부활시키는 방법이오."
"......!!"
"이청운은 뇌신류 역대최강의 고수이자 절대지경에 접해있고 뇌신검무는 물론 뇌신지혼까지 보유하고 있소. 그는 독고성과 달리 절대지경에 이르러 있기에 뇌신검무의 오의를 이해할지도 모르오. 이건 앞서 말했던 6가지 제안을 모두 뛰어넘는 최고의 제안이오."
그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러나 두 가지 이유때문에 선택하지 않는 게 좋소."
"어떤 이유요?"
"첫째. 삼황오제 전욱이 당신에게 위험한 일이 닥쳐올 것이라고 직접 예지했소. 신의 경고이니만큼 반드시 위기가 닥쳐올 것인데, 그 때 반전의 권능을 사역할 수 있는 흑패는 비장의 한 수가 될 것이오. 그래서 고작 이청운을 살리자고 사용하기엔 아까운 것이오."
"두 번째 이유는?"
"알다시피 이청운이 살아나는 순간 천령단이 원영신의 감시에 붙잡히므로 백련교주가 우리 일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오. 게다가 이청운 또한 결코 만만한 인물이 아니기에 그를 우리 뜻대로 움직일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소. 무공깨달음 하나 얻자고 이청운을 강호에 풀어두면 변수를 측정할 수가 없소."
말이 된다.
나는 이번 생에 이청운을 살리는 건 보류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망량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아마 다음에 망량 당신이 할 말이 진짜 제안이겠군."
"그렇소."
"대체 뭔데 이리 뜸을 들이시오?"
내가 투덜거리자 망량이 말했다.
"마지막 방법은... 여태껏 존재는 알고 있었으나 한 번도 제대로 대면하지 못했던 무(武)의 절대자를 새로이 마주치는 것이오. 그에게서 가르침을 얻는 방법이 있소."
"그런 자가 있소?"
"그는 바로..."
망량이 천천히 그 존재의 이름을 말했다. 나는 그 이름을 듣자 예상치도 못했기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뭣...? 그게 되겠소?"
정말 뜬금없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흥미롭기도 하다. 나는 오랜만에 기대감으로 가슴이 벅차는 게 느껴졌다.
"안될 게 뭐가 있소? 이미 충분히 익숙한 존재이기도 한데."
"하지만 이제 천우진은 나를 도와주지 않을 거요."
"내가 당신을 도울테니 걱정 마시오."
"으음..."
"이건 일거양득의 계책이니 시도해서 손해볼 거 없소.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당장 갑시다."
망량은 이 계책이 최선이라 생각하는 듯 했다. 내가 망설이고 있을 때 제갈사가 말했다.
"제물은 여기 초상기인을 가져가라. 충분히 소원을 이룰 수 있을 거다."
"제갈사. 괜찮겠어? 안 아깝냐."
제갈사가 자신이 보유한 장령곡의 재산을 모두 털어서 마련한 게 지금 장령곡에 있는 초상기인들이었다. 아까워야 정상이었기에 내가 조심스레 물어보자 그가 피식 웃었다.
"아까울 게 뭐가 있겠어? 내가 듣기에도 현이의 제안이 합당하다. 괜히 진소청을 키우거나 독고성을 끌어들이거나 비장의 흑패를 사용하는 건 위험도가 높아. 게다가 시도해본 적 없는 걸 시도해보는 게 큰 경험이 될 것이다."
"... 알았어."
쉬익
나는 목갑에 초상기인들을 수납하고 망량과 함께 망량선사의 마을 앞으로 갔다. 그리고 천암비서를 묻은 후 마을으로 걸음을 옮겼는데,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천우진이 환무를 펼치면서 우리를 가로막았다.
천우진이 맹렬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내 말을 뭘로 알아들은 거지? 난 분명히 원한도 은혜도 털어버리겠다고 말했을 텐데!"
그는 나를 보는 것 자체가 짜증나는 모양이었다. 하긴 유독 이번 생에 천우진과의 접촉이 많긴 했다. 그러자 옆에 서 있던 망량이 천우진에게 말했다.
"걱정말게, 사제. 오늘은 그저 제단을 빌리러 왔을 뿐이니 사제의 도움은 필요치 않아."
천우진은 망량에게 으르렁거렸다.
"사형.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십시오. 천지에 널린 게 명산대천이고 영산인데 굳이 이 곳에서 의식을 치르려 하십니까? 스승님을 이 이상 번거롭게 하지 마십시오."
"흠... 그래도 상관은 없겠지만 스승님께서 우리 얘기를 듣고 싶어 하실거라 생각하네."
"대체 무슨 근거요?"
망량이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얼마 전 천기가 크게 뒤틀린 걸 사제라면 알고 있을 걸세. 그게 무엇때문인지 알고 있나?"
"그야 거대한 존재가 쓰러졌기 때문 아니겠소? 뭔진 모르겠지만 하여튼 천상천하가 뒤집혔다고 알고 있소."
"하하. 그 정도 일이 벌어졌는데 외부 일에 관심이 없는가? 과연 사제로군."
"내 일도 아닌데 뭐하러 굳이 천계에 머리를 조아려가며 알아보겠소? 하여간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어서 하시오."
망량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해신이 쓰러졌다네. 그래서 천기가 뒤틀린 거야."
"......!!"
"역사 최초로 [옛 지배자] 해신을 쓰러뜨린 게, 바로 사제 앞에 있는 백웅이란 말일세."
"허억..."
천우진은 냉정을 잃고 입을 뻐끔거리며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공황상태에서 뭔가 술수를 쓰더니 한층 놀란 표정이 되었다. 그는 이마에서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
"마... 말도 안돼. 아무리 칠요의 주인이라고 해도 그런 일은... 인간이 어찌 신을..."
"사실일세. 사제가 방금 스승님께 질문해서 사실확인을 하지 않았나?"
"......"
"이건 의무일세. 우리는 중원 도교의 수호자이신 스승님께 경과를 보고할 의무가 있어. 그리고 하는 김에 겸사겸사 의식도 치르러 온 것이니 길을 비켜 주게."
천우진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 알았소."
우리는 마을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여동빈의 사당 앞으로 갔다.
나는 문득 슬픈 마음이 들어서 여동빈의 사당 기둥을 어루만졌다.
' 여동빈은 지금도 해신과 싸우고 있다.'
해신의 무지막지한 마력을 자신의 힘으로 봉인하면서 자멸하고 있으리라. 사실상 여동빈의 희생이 없었다면 나도 그 자리에서 죽었으리라. 해신을 쓰러뜨린 기쁨이 너무 커서 잠시 잊고 있었지만 여동빈이야말로 진정으로 해신을 쓰러뜨린 존재였다.
그 때였다.
' ... 또...'
수마(垂魔)가 덮쳐온다. 나는 망량선사의 부름에 응하듯 천천히 잠들었다.
[ 또 왔군.]
망량선사의 첫 마디였다. 그는 오솔길을 걸으며 이쪽으로 다가오다가 낮은 돌벽 위로 뛰어 올라갔다. 검은 고양이가 도도하게 벽 위를 걷다가 나를 쳐다보았다.
[ 해신을 잡다니 인과를 꽤 쌓았나보군.]
"......?"
인과를 쌓는다고?
내가 수상한 눈으로 망량선사를 쳐다보자 그가 느긋하게 꼬리를 꼬며 말했다.
[ 그 우연은 필연이었고, 필연이라 생각했던 것도 우연이 되지. 인과율이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법칙이다.]
"인과를 쌓았다는 게 무슨 말이야?"
[ 나중에 인과를 더 쌓으면 말해 주지.]
"사람 놀리냐!!"
이 고양이는 초장부터 사람을 놀리려고 작정한 것인가? 내가 성을 버럭 내자 망량선사가 관심도 없다는 듯 고개를 휙 돌리며 말했다.
[ 십이율주가 내게 전언을 남겼다. 나를 주재자로 해서 너와 계약을 맺고싶다는 말이었다.]
"뭐?"
[ 어지간히도 녀석의 마음에 들었나 보군.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믿지 않는 놈인데.]
"계약을 맺는다고? 내가 놈이랑 왜 계약같은 걸 맺어?"
나는 황당해서 말했다.
십이율주는 내가 보았던 중에서 가장 믿을 수 없는 인물 중 하나였다. 이광만큼이나 신뢰가 가지 않는 인물이 대뜸 망량선사를 매개로 나와 수상쩍은 계약을 맺겠다고 하면 결코 호의적인 반응이 나올 수가 없었다.
그러자 망량선사가 귀찮다는 듯 앞발을 들었다.
[ 당사자끼리 얘기해.]
파앗!
갑자기 공간이 열리더니 그 자리에 강아지탈을 쓴 누군가가 나타났다. 물론 그건 십이율주였고, 나는 이 꿈의 공간에 십이율주가 들어올줄은 상상치 못했으므로 눈을 크게 흡떴다. 십이율주는 잠시 주변을 돌아보더니 나를 보며 말했다.
"이야, 반갑군 백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