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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463화 (463/1,615)

00463  암천향(暗天鄕)  =========================================================================

현재의 내가 화요 간장과 화룡신검을 잘 쓸 수 있는 방법이란 역이도(逆二刀)와 쌍검술(雙劍術)이 있었다. 전자는 미야모토 무사시와 사사키 코지로가 익히고 있는 무류(武流)로서 장검과 단검을 이용하는 도법이었다. 그리고 후자는 쌍검술로서, 중원에서 흔하지는 않지만 종종 검술의 일파로 출현하는 독특한 유파였다.

나는 좋든 싫든간에 둘 중 하나를 골라서 습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중대한 비밀을 하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화요(火曜) 간장(干將)을 찾아내서 해방시키는 것이다.]

[내가 알기로 간장과 막야는 한 쌍으로 만들어진 칠요이다. 간장과 막야를 함께 사용할 때 신조차 멸할 수 있는 거대한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망량선사가 과거 내 전생과정 도중에 줬던 정보!

수요와 화요는 처음부터 한 쌍으로 만들어진 칠요라는 정보였다. 그렇기에 수요와 월요가 공명했을 때 내뿜었던 그 파괴력 이상의 힘을 보일 수 있고, 그 위력은 신을 멸할 수 있다고까지 칭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 동안 화요를 얻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했던 것이다.

지금 내 수중에는 수요와 화요가 모두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 화요만 해방되었을 뿐 아직까지 수요는 해방되지 않은 상태였다. 억지로라도 상급술사를 찾아서 봉선의식을 할 수는 있겠지만 일부러 아직까지 수요를 해방시키지 않고 있었다. 왜냐하면 수요를 해방시켜 달라고 해봤자 전욱이 난색을 표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칠요를 얻으면 얻을수록 소유자는 강대한 힘을 얻게 되지만, 칠요의 봉인이 모두 풀리는 것은 동방에 존재하는 쐐기가 풀리게 되어서 삼황오제와 [옛 지배자]간의 휴전협정이 깨지는 걸 의미했다. 그리고 화요에 이어 수요까지 풀리게 되면 이미 목요가 해방상태이므로 3요가 해방되는 것인데 여와는 이에 대해서 굉장히 경계하고 반대하는 모습이었다. 전욱 또한 그런 여와의 의견을 무시하지 못하리라.

즉 나는 앞으로 칠요를 모두 획득하면서 삼황오제를 설득할 방법과 전망도 함께 찾아내야 하는 셈이었다. 그 전에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조합은 현재의 해방된 화요와 화룡신검의 조합이므로, 이 두 가지 무기를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무술을 익혀야 하는 것이다.

' 흠... 역이도 쪽의 위력이 확실하지만...'

오륜서에 수록된 역이도의 위력은 장난이 아니다. 재능이 뛰어난 일개 무사에 불과했던 코지로를 대번에 동영 최고의 검술사 수준으로 끌어올린데다가, 진짜 소유주인 미야모토 무사시는 절대지경에 올라있다. 오륜서의 역이도는 현존하는 최강의 무공 중 하나이며 절대지경이 보장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재능을 많이 타는 무공이었다. 검마가 대놓고 천재만을 위한 무공이라고 언급했을 정도니 그 난이도는 익히 짐작할 수가 있었다. 안그래도 무예의 재능이 평범 이하인 내가 익히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렇다면 화신류의 쌍검술을 익혀야 하는가?

"......"

이것도 애매한 문제다. 역이도가 어렵다고 해서 쌍검술이 쉬운 건 아니다. 게다가 화신류의 무공을 배우고자 한다면 화신류에 입문해야 하는데, 그건 결국 백련교와 인연을 맺는다는 뜻이며 앞으로의 행보에 큰 변수가 된다. 또한 현재의 내 무공이 백련교 인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도 예측할 수가 없었다.

나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우선 검마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검마는 현재 내가 무학에 관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자들 중 가장 믿을 수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파앗

"오, 왔군."

검마는 반가운 듯 말했다.

"안 그래도 언제 오나 기다리고 있었네."

"간만에 뵈는군요."

"하하. 이리 앉게."

나는 검마와 그간 있었던 일을 서로 이야기했다. 내 이야기를 듣고 난 검마는 신중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신급 무기를 양손에 다루기 위해서는 쌍검이나 역이도를 다루어야 한다라... 그럴듯한 생각이군."

"하지만 아시다시피 어느 쪽이든 꽤 어렵습니다."

"그 말이 맞고말고. 자네는 지금까지 창과 검을 익숙하게 다루고 있었으나 쌍검과 역이도는 완전히 다른 무술의 영역이지. 초심자에서 재시작하는 셈일 것일세."

중얼거리던 검마가 말했다.

"흠... 나는 그동안 사숙과 협력해서 무영련(無影聯)을 상당히 키워두었네. 현재는 남궁세가가 차지하던 안휘무림까지 내가 얻었으며 무당파와 불가침조약까지 맺었지. 조만간 마도팔문도 모두 복속시킬 예정일세."

"벌써 그렇게 되었습니까?"

나는 약간 놀랐다. 검마와 헤어진지 그리 시간이 오래지나지 않았고 남궁세가의 수뇌부를 멸한지도 그리 지난 게 아니었다. 그런데 무영련이라는 세력의 힘은 마도팔문의 맹주를 자처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지경에 오른 것이다. 검마가 대답했다.

"사숙이 많이 도와주셨지. 나는 이 힘으로 최선을 다해서 자네를 도울 생각일세."

"감사합니다."

"그 일환으로... 우선 쌍검류의 달인부터 최선을 다해서 무림에서 찾아보도록 하지. 화신류의 쌍검술만큼은 아닐지라도 충분히 달인의 경지에 오른자에게 사사하면 자네에게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그래주신다면..."

나는 무영련이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검마의 영향력은 현재 흑도를 뒤덮고도 모자라서 구파일방과 대등 이상으로 성장했기에, 그가 인재나 물자를 찾아주는데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내가 속으로 기뻐하는 동안에 검마가 말했다.

"그리고 두 가지 방법이 더 있긴 하지."

"네?"

"한 가지는... 지금 여기서 바로 할 수 있겠군."

검마가 밖을 향해 외쳤다.

"소차랑(小次?) 호법을 불러오게."

이윽고 우리 앞으로 사사키 코지로가 걸어왔다. 동영이름을 그대로 부르기가 힘들어서 임의로 소차랑이라는 이름을 붙인 모양이었다. 사사키 코지로는 무뚝뚝한 얼굴로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는데 검마가 말했다.

"소차랑 호법. 상담할 게 있는데 역이도의 달인인 자네만이 해줄 수 있는 상담일세."

"문주께서 원하시는대로 해야지요."

"다름이 아니라 여기 백웅이..."

검마는 내가 쌍검술과 역이도를 원하는 이유, 그리고 어떻게 수련해야 하는지 등을 사사키 코지로에게 질문했다. 사사키 코지로는 눈을 감고 한참 생각하다가 어눌한 중원어로 말했다.

"직접 가르쳐 주겠소. 백웅은 나를 따라 나오시오."

우리는 사사키 코지로를 따라서 수련장으로 갔다. 코지로는 내게 단검과 장검을 꺼내서 한 자루씩 던져주어서 잡게 했다. 그리고는 말했다.

"당신은 동영어에 능한 것 같으니 동영어로 설명해 주겠소."

"그러시오."

코지로는 모국어로 천천히 설명했다.

"당신 생각대로 역이도와 쌍검은 태생부터 다른 검술이오. 역이도는 길이차이가 나는 이도(二刀)를 사용하는데, 이는 쌍검에서 추구하는 무의 흐름과는 다른 것. 한번 역이도를 요령껏 써서 내 초수를 십 초만 막아 보시오."

"알았소."

쐐액

까가강!

나는 코지로가 공격해 오는 것을 역이도를 써서 막아내었다. 코지로의 무위는 나보다 한참 밑이었으므로 나는 여유롭게 막아낼 수 있을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정작 코지로의 초식을 삼 초째 막아내자 손발이 약간 꼬이면서 내 자세에 저절로 빈틈이 생기는 걸 느꼈고, 칠 초 째에는 식은땀이 났으며, 십 초째가 되자 정면으로 막지 못하고 그저 반사신경과 신법만으로 피하게 되었다.

코지로는 십 초를 끝내고 물러서며 말했다.

"당신이 역이도를 생전 처음 잡아본다 할지라도 방금 느꼈을 거요. 역이도는 단순히 공방일체가 되는 게 아니라 극한의 직감과 전투감각이 필요한 무공이오. 방어보다는 공격이 우선이지. 쌍검술이 좌검과 우검의 배분을 조율해서 공방을 완벽하게 만들려는 것과는 대조적이오. 태생부터 공격적인 무공이 바로 역이도요."

"그렇군...!!"

나는 코지로의 설명에서 두 무예의 차이점을 대번에 깨달을 수 있었다. 백마디 말보다 한번 경험하는게 나은 것이다. 직접 역이도를 들고 역이도의 달인과 마주하자 그 누구보다도 쉽게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코지로의 말이 이어졌다.

"역이도와 쌍검술은 기본자세부터 틀리니, 둘 다 익히는 건 그만두라고 하고싶소."

"좋은 충고, 고맙소."

나는 코지로에게 좋은 조언을 얻은 듯 했다. 그리고 코지로가 물러가자 검마에게 어떤 대화를 했는지 말해 주었다. 검마는 즐겁게 듣고있다가 웃었다.

"하하. 과연!"

"전 아무래도 쌍검술을 익혀야 할 듯 합니다."

"그래, 그렇겠군. 그럼 또 하나의 방법을 알려주겠네."

"또 하나의 방법이라뇨?"

내가 반문하자 검마는 의자에 앉으며 대답했다.

"쌍검술의 달인이란 건 희소한 존재겠지만... 화신류에도 있고, 중원무림 어딘가에도 있을테고, 또 한 군데 분명히 존재하겠지."

"......?"

"뇌신류 말일세."

"헉!"

나는 미처 생각지 못한 점이었으므로 헛숨을 들이켰다. 검마가 몸을 앞으로 밀며 말했다.

"내가 자네의 흑요석에서 보기로는 분명히 귀혼일파(鬼魂一派)라는 독특한 뇌신류의 분파가 있다고 알고 있네. 또한 그들은 도법이나 사법 뿐만아니라 쌍검술 등 특이한 무술을 주종으로 삼고 있지. 귀혼일파의 뇌신류 고수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일세."

분명히 그렇다. 과거 뇌신류 기재들과 수학할 때 뇌신류 전대호법인 녹월에게서 귀혼일파의 독문무공인 자전귀도(磁電鬼刀)와 명왕수(冥王手)를 배운 적이 있었다. 물론 내 재능으로는 그저 기초자세와 기초초식밖에 익힐 수가 없었지만 그 때 귀혼일파와 접촉한 것이다. 또한 녹월은 자기네 문파에 쌍검술이나 암기술은 물론 다양한 무공이 있다고 자랑한 적이 있었다.

나는 망설이며 말했다.

"음... 그건 마지막 선택으로 하고 싶습니다."

"뇌신류와 접촉하기가 싫은가? 뇌신류 쌍검술의 달인이라면 틀림없이 고수일 텐데."

"......"

"이해했네. 그럼 우선은 내가 손을 써서 알아보지."

"고맙습니다."

녹월을 찾기는 쉽다. 묵월단(墨月團)이라는 단체를 이끌며 흑도에서 암약하며 뇌신류의 재기를 노리고 있는 중이다. 검마도 내 흑요석의 기억을 전승했기에 마음만 먹으면 금세 녹월과 그의 세력을 찾아낼 수 있기에 내게 질문한 것이다. 하지만 녹월과 접촉하는건 지금으로서는 피하고 싶다.

' 흠... 역시 답은 화신류의...'

나는 내심 여러가지 방법 중 최선은 화신류의 쌍검술을 익히는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건 검마에게 찾아오기 전부터 대략은 짐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워낙 많이 죽다보니 이런저런 방법을 구상하는 습관이 생겨서 빙빙 돌고 있는 것이다.

내가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검마가 말했다.

"백웅. 내게 칠대절학을 제대로 가르쳐 줄 수 있겠나?"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차라리 검마와 함께 지금 가진 것을 좀 더 다듬어보는 게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당장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으니 수련을 할 때인 것이다. 나는 당분간 무영문에 머물면서 그에게 칠대절학을 전해주기로 했다.

나는 거대흑요석 중에서 이 할 정도를 잘라낸 후 거기에 무예의 기억을 담아서 검마에게 전송했다. 검마는 잠시동안 그 기억을 음미하다가 찬탄했다.

"과연! 훌륭하군."

"그럼 저도 수련을 하겠습니다."

"얼마든지 하게. 자네를 위한 공간을 내어 주지."

검마는 내가 묵을 커다란 별채를 마련해 줌과 동시에 시비들을 붙였다. 나는 간만에 혼자서 수련할 환경이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혼대법, 태평요술, 칠대절학...'

수련해야 할 게 세 가지나 된다. 새로운 분야인 쌍검술을 접하기 전에 이미 가지고 있는 걸 되짚어보는 건 결코 나쁘지 않다. 게다가 19번째 죽음을 맞이한 후에 칠대절학의 8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제대로 짚어본 일도 없었기 때문에 수련은 더욱 절실했다.

전대 뇌신류 종사 이청운이 칠대절학을 연구하며 만들어낸 8대 가능성이란 다음과 같았다.

삼보절기(三步絶技)

지주명왕(蜘蛛冥王)

역천보륜(易天寶輪)

잔공운요(殘空雲曜)

구십구합리귀(九十九合理歸)

오행강기(五行?氣)

칠성폭뢰지(七星爆雷指)

여의조령(如意照靈)

정확히는 이 중에서 삼보절기와 지주명왕은 이청운이 만들어낸 게 아니었고, 그는 좀 더 체계화시킨 셈이었다. 그러므로 순수하게 이청운이 만들어낸 것은 총 6가지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아직까지 이 중에서 삼보절기를 겨우 습득한 상태였으므로 나머지 7가지를 언제 습득할지를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 하지만... 그래도 까먹지라도 않게 다시 기초를 다져놔야 해!'

나는 재능이 부족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서 남의 재능을 빌려서라도 무공과 술법을 습득해 왔다. 내가 비록 무공을 전하는 보물창고의 역할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최고의 능력을 기필코 얻어서 천상천하를 지배하는 신들을 쓰러뜨리고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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