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48 암천향(暗天鄕) =========================================================================
태허천존은 내 말을 듣자 고개를 갸웃하며 반문했다.
[ 봉선의식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하는 말인가?]
"봉선의식으로 구주의 지배권과 천운을 얻는다는 것. 그것은 바로 천하(天下)의 주인이 됨과 동시에 신과 인간을 잇는 제사장(祭事長)이 된다는 걸 의미하지 않습니까?"
[ ......]
"또한 삼황오제를 소환하여 그들에게 공양해 신적인 기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나는 담담하게 봉선의식에 대해서 아는대로 말했다. 태허천존은 천우진의 몸에 강림한 상태로 고요히 안광만을 번뜩였는데 마치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듯 했다. 잠시동안 나를 주시하던 태허천존이 말했다.
[ 잘 알고 있구나. 어디서 알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훌륭하도다. 헌데 그걸 왜 내게 이야기하는지 알 수 있겠느냐?]
"음..."
[ 백웅 너도 알다시피 나는 운을 주관하노라. 그런 내게 봉선의식을 운운하는 이유를...]
나는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께선 천계 삼청(三淸)의 화신이지 않습니까? 천계에서 가장 높은 존재 중 하나이니 당연히 이 이야기를 할만한 존재지요. 되려 일개 대라신선에게 논하는 게 이상한 일일 겁니다."
[ 허험.]
"권리를 주실 수 있는지부터 알고 싶습니다."
예전에는 일부러 태허천존을 껄끄러워해 서왕모에게 부탁했지만, 서왕모가 봉선의식의 권리를 내려주는 걸 불쾌하게 여긴다는 걸 알게 된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 서왕모와 동격이거나 그 이상일지도 모르는 태허천존에게 직접 부탁하는게 빠르고 쉬운 길이다.
그러자 태허천존이 말했다.
[ 가능한 일이다. 허나 충분한 제물을 공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여기서부터가 중요하다.
나는 이번 생에서 보물을 약간 아껴서 쓸 필요가 있었다. 이번 봉선의식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한 번의 절차를 걸쳐서 화요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물을 어떻게 분배할지는 이미 제갈사와 논의한 바가 있었다. 나는 신중하게 기억을 되살리며 입을 열었다.
"이걸 바치겠나이다."
우르르
내가 목갑에서 꺼낸 것은 해적섬에서 강탈한 귀금속의 거의 대부분과 지주의 내단이었다. 아마 강호에서 돈으로 바꾼다면 대번에 일개 성에서 손꼽히는 대부호가 될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태허천존은 찬찬히 살펴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 이걸로 부족하다.]
나는 태허천존의 말이 사실이라고 생각했다. 욕심을 부려대던 남화노선과 달리 태허천존의 얼굴에는 그저 무덤덤한 기색만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이런 물질적인 가치로는 그다지 신선들을 만족시킬 수 없는 듯 했다. 나는 별 수 없이 촉한소열제 유비의 쌍고검을 거기에 추가시켰다.
[ 호오... 이 보검... 흠...]
태허천존은 꽤 고민하는 기색이었다. 이제야 교섭을 할만한 수준이 된 것이다. 한참이나 고민하던 태허천존이 말했다.
[ 더 받을수도 있겠지만 우선 물어보겠다. 그대가 이 제물을 바쳐서 봉선의식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걸 꼭 아셔야 합니까? 어차피 삼황오제께서 결정할 일일진대 미리 알리게 되면 삼황오제께서 불쾌해하지 않으시겠습니까?"
[ 잔머리를 쓰는구나. 되려 목적이 불순한 자에게 함부로 권리를 주는 게 더 위험한 일이다. 그 분들의 귀찮음을 덜기 위해 천계가 미리 검사하는 체계라고 생각하라.]
"......"
[ 일단 말해 보아라. 그 다음에 공양물의 경중을 정하겠다.]
피할 수 없는 질문인 듯 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태허천존에게 말했다.
"저는 화요 간장의 위치를 알게 되었기에 그 화요를 얻을 권리를 얻기위해 삼황오제께 허락을 구하고자 하는 겁니다."
[ 화요!!]
태허천존이 흥미롭다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 인간인 그대가 칠요를 얻어서 뭘 어쩌겠다는 거지? 황제라도 되고싶은가?]
"황제같은 건 될 생각도 없습니다. 저 나름대로 쓸 일이 있을 뿐입니다."
[ 무슨 일이지?]
"거기까지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내가 단호하게 끊어버리자 태허천존이 묘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어떻게 해서든 봉선의식의 권리를 얻어야 하는 내 입장으로서는 위험한 발언이었지만, 이건 어쩔 수가 없다. 태허천존처럼 의도가 불명확한 자에게 이것저것 다 털어놓아버리면 위험해질거라는 직감이 느껴진 것이다. 또한 왠지 태허천존이 내 말을 납득할 거라는 묘한 자신감도 있었다.
잠시 생각하던 태허천존이 말했다.
[ 좋다. 이 공양물로 봉선의식의 권리를 허락하겠다.]
"감사합니다. 또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게 있습니다만."
[ 무엇이냐?]
나는 히죽 웃으며 말했다.
"천계의 정보가 괴인(怪人)에 의해 정탐되고 있다는 정보를 들었습니다. 지금 이 이야기도 그 자들에게 도청되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 장소는 태산의 천제단이라고 하던데 어찌해야겠습니까?"
그러자 태허천존은 곤혹스러운 듯 말했다.
[ 정말이냐?]
"그렇습니다. 제 목숨을 걸고 진실입니다."
[ 흐음... 그렇다면 환신 천우진에게 그 자들을 토벌할 것을 명하겠다.]
나는 태허천존의 말에 다시 딴지를 걸었다.
"그걸론 안 될 것입니다. 강력한 마도사가 태산에 진을 치고 지키고 있으니 더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더욱이 그 자는 신중하기 짝이 없으니 강대한 전력이 필요합니다."
[ 어쩌라는 말이냐?]
기회가 왔다!
' 제갈사의 말대로라면 이쯤에서...'
나는 태허천존에게 말했다.
"천계의 역적 제갈유룡은 사악하고 강력한 자이니, 투선(鬪仙)에게 그들을 벌할 것을 명하시지요. 인과율도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천우진은 앞으로도 계속 일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신열을 주어서 강화시킬 수 없다. 그리고 강화된 천우진이 아니라면 주작을 쳐서 멸하는 게 불가능했기에 그냥 천계의 힘을 빌리기로 한 것이다.
천계 투선이 직접 출동한다면 아무리 황궁세력과 제갈유룡이라도 크게 한방 먹을수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정당한 인과율이 소비되기 때문에 [옛 지배자]라고 해도 쉽게 어찌할 수가 없다.
[ 그럼 여동빈을...]
"안 됩니다! 여동빈의 후인인 제가 봉선의식을 해야되서..."
[ 좋아. 그럼 다른 자를 보내지.]
"아 참고로 제갈유룡은 복제 몸을 만들어서 연명할 수 있으니 수상한 건 다 때려부숴야 합니다. 오악 천제단 근처에 놈의 기지가 있습니다."
[ 그렇게 하는게 좋겠군. 그럼 난 이만...]
불안해하던 태허천존이 사라졌다. 마치 서두르는 듯한 기색이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천우진이 일그러진 얼굴로 말했다.
"봉선의식...? 당신은 대체 어디서 그런 정보를 듣고 왔소? 봉선의식의 권리라니, 그런 터무니없는!"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당신 사형과 이미 이야기했던 일이오."
"윽, 사형이..."
망량 얘기가 나오자 천우진은 입을 다물었다. 나는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나는 당신이 봉선의식을 좀 도와줬으면 좋겠군. 어차피 당신에게 내려질 뻔한 제갈유룡 토벌령도 내가 취소시켰잖소."
천우진이 크게 발끈했다.
"웃기지 마시오. 사람을 어디까지 부려먹으려 하는거지?"
"생각해 보시오. 이 세상 누구도 그 행방을 잘 알지 못하는 칠요의 일이란 말이오. 내가 당신이라면 당사자에게 접근해서 그 의도나 목적을 알아내고 싶을텐데?"
"......"
"내게도 봉선의식을 해줄 술자(術者)는 있소. 싫다면 관두시오."
내가 슬며시 고개를 돌리자 천우진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하겠소!"
내가 천우진을 쳐다보자, 그는 무척이나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하겠단 말이오."
"잘 생각했소."
"그런데 하나 궁금한게 있는데, 당신은 정말로 화요의 위치를 알고 있단 말이오? 그걸 얻을 자신도 있나?"
"날 따라오면 알게 될 거요."
"하아, 어쩔 수 없군..."
천우진은 한숨을 쉬었다. 나는 속으로 감탄했다.
' 망량은 정말로 천우진의 심리를 잘 알고있군...'
지금 내가 천우진을 끌어들인 언변은 내것이 아니라 망량의 조언에 따른 것이었다. 망량은 삼황내문을 가지고 술법수련을 하러 가기 전, 천우진을 봉선의식에 끌어들일 때는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라고 조언해 준 것이다. 나는 망량이 지금의 상황을 마치 내다보기라도 한 것처럼 적절한 때 조언이 도움이 되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천우진과 함께 마을을 빠져나오는 순간이었다.
쿠르르릉...
쿠르릉...
마을 위에 거대한 뇌운(雷雲)이 일었다. 그 뇌운에는 엄청난 영력이 흐르고 있어서 멀리서 보고만 있어도 움찔해지는 기분이었다. 이윽고 뇌운에서 무언가 새하얀 빛이 튀어나오더니 마을에 내려앉았고, 번개폭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 윽, 피해야겠다!'
나는 재빨리 멸혼보를 써서 마을에서 멀어졌고 천우진도 축지법을 써서 피하는 기색이었다. 번개소리가 한층 더 강력하게 귓전에 울렸다.
꽈르릉
나는 백 장 거리에서 그 난리를 지켜보다가 궁금해서 천우진에게 물었다.
"저건 뭐지?"
내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천우진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당신이 천계에 투선을 소환할 것을 요청했잖소? 천계에서 벌써 회의를 끝내고 그 제갈유룡인지 뭔지 하는 자를 쳐부술 투선을 인계에 강림시킨 것이오. 그리고 임무에 나서기 전에 도교의 수호자이신 내 스승님께 인계 체제를 허가받으러 온 것 같군."
"강림이라고? 지금?"
"뭐 잘못됐소?"
나는 어리둥절해서 천우진을 쳐다봤다.
"매개체나 영매가 없잖소. 아무리 투선이라고 해도 영체상태로 싸우는 건 부담스러울텐데."
여동빈이 천 년 동안 연자를 기다리며 누군가에게 강림하기만을 기다린 일에는 이유가 있다. 아무리 투선의 영이 강력하다고 하더라도 육신이 없으면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가 없었다. 이 인간계는 영육이 공존하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강력한 투선이라도 강림할만한 매개체가 없으면 본래 힘의 1할도 발휘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러자 천우진이 말했다.
"천계에서 딱 한 명, 그 어떤 매개체나 영매도 필요없이 자립적으로 강림하여 싸울 수 있는 투선이 있소. 왜냐하면 본디 요괴의 왕이었다가 도를 깨달아 투선이 된 존재이기 때문이오."
쿠르릉...
천우진은 번개가 잦아드는 걸 지켜보다가 말했다.
"일단 여기를 벗어납시다. 미후왕(美?王)이 스승님께 체류 허락을 받은 후에는 난장판이 벌어질테니 말려드는 건 피해야 하오."
나는 내심 놀랐다.
' 투전승불 미후왕!'
그 이름은 내가 얼마 전 화요의 결계를 예의 화살로 깨려 할 때 막아섰던 요괴투선을 말하는 게 아닌가? 반인반원(半人半猿)의 모습에 구름을 타고 거대한 봉을 휘두르는 모습은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미후왕이 천계의 명을 받고 제갈유룡을 토벌하려고 하는 모양이었다.
쿠콰쾅
갑자기 폭음과 함께 거대한 구름이 선처럼 이어져서 지평선 너머로 쭉 밀려갔다. 미후왕이라고 하는 존재가 이동한 흔적으로 보였다. 뒷모습조차 보이지 않았기에 내가 멍하니 쳐다보자 천우진이 인상을 찌푸렸다.
"근두운(筋斗雲)을 막 써대는군. 보패 자랑을 저렇게 하고싶을까!"
"미후왕에 대해 잘 알고 있소?"
"천계에서 유명인사니 말이오."
나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천우진에게 말했다.
"좀 있다 내게도 미후왕의 이야기를 좀 해 주시오. 그가 제갈유룡 토벌을 잘 할지 궁금해서..."
미후왕은 앞으로 적이 될지도 모르는 존재다. 알아둬서 나쁠 게 없다.
그러자 천우진은 코웃음을 쳤다.
"흥! 그런 걸 왜 걱정한단 말이오? 세상에 걱정할 게 없어서 미후왕 걱정이라니..."
"아니 왜 그러시오? 걱정할 수도 있는것을."
"말했잖소. 요괴의 왕이었다가 투선이 된 존재라고. 대요괴의 강대한 요력에 투선의 술력을 동시에 지닌 존재인데 그런 걸 어찌 필멸자가 감당하겠소."
"......!!"
"빨리 봉선의식이나 하러 갑시다. 미후왕이 나선 이상 제갈유룡은 죽은 목숨이오."
그 정도란 말인가?
나는 천우진이 호언장담을 하는것만 봐도 투선 미후왕의 위력을 알 수 있었다.
' 지금 섣불리 태산으로 가면 안 되겠군.'
미후왕이 제갈유룡을 때려부수는 광경을 직접 보고싶지만 그랬다가는 말려들어서 죽을지도 몰랐다. 투선의 위력을 예전 생에서 충분히 느껴보았기에, 지금의 내 무공으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가 없었다.
"... 그러면 잠시 이 자리에서 기다려 주시오."
나는 천우진을 대기시켜놓고는 비등을 써서 제갈사에게로 향했다. 지금 당장 어디든간에 오악 천제단 중 하나로 가서 봉선의식을 하고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봉선의식을 통해 삼황오제가 소환되면 주위에 거대한 여파가 찾아오게 된다. 가능하면 태산의 천제단에서 의식을 행하는 게 좋을 듯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선 미후왕이 태산에 있는 황궁세력을 때려부수는 걸 조금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제갈사, 받아!"
나는 장령곡의 제갈사에게 도착하자마자 봉선의식에서 겪었던 일을 흑요석에 담아서 그에게 던졌다. 제갈사가 흑요석을 받아들고 기억을 읽자, 그는 흥미로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일은 잘 해냈군."
"이제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이렇게 되면 순서를 바꿔야지."
제갈사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백웅. 기왕 이렇게 된거 천우진과 함께 동영의 흑요석 광산으로 가서 거대흑요석을 캐라. 천우진이 지닌 술법의 도움을 받으면 며칠 안에 가능할 거다. 그걸 캔 다음에 태산으로 가서 봉선의식을 진행하는거다."
"알았어."
나는 천우진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가서 그와 함께 동영의 흑요석 광산으로 향했다. 난데없이 이국의 광산에 도착한 천우진의 얼굴이 크게 일그러졌다.
"이게 뭐요? 여긴 왜 온 거요? 봉선의식 하는거 아니었소?"
"어차피 미후왕이 오악 근처를 다 훑으며 때려부수고 있을테니 지금 가는건 위험하잖소. 이렇게 된 거 내 일이나 좀 도와주시오. 동료잖소."
천우진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싫은데! 누가 돈도 안받고 열정으로 근무한단 말이오? 닥치고 추가수당이나 내놓으시오."
"......"
나는 어쩔 수 없이 천우진에게 수요의 유적에서 얻었던 금괴를 줬다. 금괴를 받아든 천우진은 말했다.
"흠, 그러니까 저 커다란 흑요석을 캐내야 하는데 저걸 캐내면 광산이 무너지니까 곤란하단 말이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축대를 세우고 빼내야 하는데 너무 번거롭소."
지금까지 전생을 하면서 거대 흑요석의 위치를 알고 있음에도 한번을 제외하고는 빼낼 엄두를 내지 못한 이유다. 개고생을 하면서 운좋게 한번 빼내는데는 성공했지만 다시 하기에는 너무 고된데다가 효율도 안좋은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천우진은 거대 흑요석을 들여다보다가 양손을 뻗으며 말했다.
"급급여율령!"
쿠궁
다음 순간, 광산 바깥에 뭔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놀라서 뒤를 쳐다보자 천우진이 말했다.
"바깥에 흑요석을 옮겨뒀소. 부피가 비슷한 다른 광물로 지층을 치환시킨 거지. 이러면 되겠지."
"그건 또 무슨 술법이오?!"
천우진이 어깨를 으쓱이며 비웃었다.
"당신은 모르는 술법. 태평요술도 제대로 못 쓰면서 그걸 알아서 뭣하시게?"
"......"
나는 지금껏 천우진에게 흑요석을 줘서 동료로 삼지못했던 치명적인 이유를 새삼 깨달았다.
' 제엔장... 다음에 네놈도 놀랄만한 술법을 터득해서 비웃어 주마.'
이놈은 재수없다!
나는 속으로 이를 갈며, 이번 생에는 어떻게든 술법의 경지를 올리겠다고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