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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436화 (436/1,615)

00436  암천향(暗天鄕)  =========================================================================

[ 흐음... 칠요라... 아주 흥미롭군...]

나를 살펴보는 듯 하던 선지자가 흠칫 놀랐다.

[ 전생자?! 그렇군... 이제 납득된다...]

"알려줄 거지?"

[ 좋다... 대가는 충분... 흑요석으로 위치를 넘기겠다.]

선지자는 먼저 내게서 무명제사서를 받았고, 수신 크타아트와 황금가지의 위치를 알려 주었다. 정보를 들은 선지자는 이내 화요의 위치와 때를 담은 흑요석을 내게 넘겨주었다. 나는 그 때와 기억을 살피다가 인상을 찡그렸다.

"정말 이렇게 할 건가? 칠요에 대해서, 천계와의 기밀엄수조약이 있다고는 하지만 두리뭉실하게 알려주는 건 거래의 형평성에 맞지 않잖아!"

[ 전생하는 동안에 꽤 내 성향을 파보았나 보군... 확실히 이대로는 불공평하지...]

나는 그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강하게 노려보았다.

"축융의 왕이라면 약속을 지켜!"

내가 강하게 나가자 선지자가 눈에 이채를 띄었다.

[ 이상한 녀석이군... 네 전투력으로는 내게 미치지 못함을 알텐데 막 까부는가... 그런데도 밉지 않으니 희한하군...]

나는 코웃음을 쳤다.

"죽이려면 죽이시던가! 근데 자기자신의 원칙조차 지키지 못하는 놈하고는 거래하고싶지 않아."

[ 좋다... 정 그렇다면 화요의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정확한 때 만큼은 알려주마.]

"너무 짠 거 아니야?"

[ 기밀엄수조약을 깨는 대가도 포함된다 치면 아주 정당하지...]

나는 별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다시 한 번 선지자에게서 흑요석을 넘겨받았다.

그 순간 위대한 종족의 기술, 과학 전반에 관한 지식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고, 그들이 사용하는 숫자나 도량형, 우주에 관한 지식이 확확 새겨졌다. 심지어 은하(銀河)에 관련된 단위마저 있었다.

다만 이것은 지식이 안착되는 게 아니라 휘발성이 강했기에 내가 오랫동안 기억할 수 없는 기억들이었다. 기본작업이 끝나고나자 내 머릿속에는 이족의 시간단위로 정확히 언제 화요의 개기일식이 일어나는지 그 시표(時票)가 저장되었다.

띠링!

인간의 지식으로 풀어서 쓰기는 난해하지만, 현재 나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화요의 개기일식을 정확하게 알게 된 것이다. 오차가 숨 몇 번 쉴 정도도 되지 않을게 분명하다.

' 굉장하군!'

위대한 종족이란 자들의 기술력과 지식은 현재의 인간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게 분명했다. 이걸로 화요의 개기일식이 열리는 때를 알게 되었으니 이제 장소만 찾아내면 될 것이다. 장소를 찾는 것도 한세월이 걸리겠지만 내게는 나름대로의 방법이 있었으므로 걱정하지 않았다.

' 칼투카자라의 유라라. 바위 이름은 울루루.'

이미 예전에 장소에 대해서는 한 차례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선지자에게서 물러나서 제갈부의 잔해가 떨어진 곳을 훑어보았다. 그리고 보패 백우선을 찾았다.

"찾았다. 여깄었구만."

보패라서 그런지 선지자에게서 광선을 맞고도 멀쩡한 모양이었다.

[ 그거 내 거 아닌가...? 내가 사냥했는데.]

지켜보고 있던 선지자가 이의를 제기하자 나는 손을 저었다.

"아냐 내 거야. 내가 데리고 왔잖아. 보통 사냥에서 몰이가 제일 중요한 거 몰라?"

[ ......]

"그리고 당신도 알겠지만 나도 이 녀석을 일대일로 잡을 수 있어."

[ 흠... 납득은 되지 않지만... 한번 봐주지...]

퉁명스레 말한 선지자가 말했다.

[ 또 와라... 그때는 마도서라도 들고...]

"생각해보지!"

필요한 걸 얻고 난 다음, 이번에는 수요를 찾으러 갔다. 흑백련을 최대한 많이 땄으며 천년설삼을 채취했고 금괴상자도 목갑에 집어넣었다. 수호자 거대거미를 쓰러뜨린 후, 내 몸이 만독불침인 걸 이용해서 거미의 내단도 즉석에서 채취하는 과정이 이번에 추가되었다. 원래라면 순어구를 이용해서 해독하겠지만 만독불침이라서인지 거미의 독혈은 내게 냄새나는 액체 이상의 의미가 없었다.

' 거미내단, 쓸 데가 있겠지.'

나는 내심 중얼거리며 전욱의 동상과 수요를 모두 챙기고 수요의 유적에서 나왔다. 나는 뭐가 남았는지 생각하다가, 이번에는 백련교로 향했다.

파앗!

백련교에 도착한 나는 성련을 재배하는 성지에 와 있었다. 성지를 관리하던 원로원의 고수 하나가 나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네놈은 누구냐!!"

나는 씩 웃으며 말했다.

"여기서 싸울 셈인가? 여기서 싸우면 성련이 다 꺾일텐데?"

"으윽!"

원로원 고수가 주춤거렸다. 나를 잡으려고 초절정고수의 내공을 동원하다보면 폭발이 일어날 것이고, 성련이 모조리 죽어버릴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나는 낭패한 그를 쳐다보다가 말했다.

"세 송이만 따 갈게. 그냥 못본 척 하라고."

"이... 개같은 놈... 성련의 수호를 맡은 내가 그걸 허용할 것 같으냐!!"

우웅

나는 검강을 일으켜서 검에 맺히게 했다. 나는 그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난 싸워도 상관없어! 그런데 그 때는 세 송이로 안 끝날걸?"

"으으으...!!"

그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백련교 원로원의 초절정고수이니 아마 내게 실력으로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겠지만 그는 명백히 궁지에 몰려 있었다. 나는 제갈사의 언변을 떠올리며 은근슬쩍 유혹했다.

"이렇게 성련이 많은데 세 송이 없으면 어때? 그 정도는 네가 무공욕심에 혼자 처먹었다고 교주한테 변명할 수 있잖아?"

"네놈 이름이 뭐냐?"

"미쳤냐? 내가 알려주게?"

쉬잉!

나는 엄포를 놓듯 성련 위에 칼날을 올렸다. 그러자 원로원 고수가 기겁을 했다.

"... 가지고 가라! 얼른 사라져!"

"고마워."

나는 냉큼 성련 세 송이를 꺾어서 목갑에 집어넣었다.

' 흠, 그리고 또 하나...'

나는 예전에 가 보았던 자부선인의 유적으로 향했다. 공동산에 도착해서 내부의 동혈에 들어가자 신령스러운 힘을 발하고 있는 삼황내문이 눈에 띄였다. 나 또한 술법사로서 상당한 영력을 갖추고 있었으므로 심호흡을 하며 삼황내문을 수습해서 간단하게 목갑에 넣었다.

그리고는 얼추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하고는 진랑곡으로 향해서 망량에게 흑요석을 건네주었다.

우웅

흑요석으로 기억을 전승한 망량은 깜짝 놀란 듯 했다. 그리고 약 한 시진동안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듯 하다가 한숨을 쉬었다.

"... 백웅. 지난번 생에 계속 진행했다면 좀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었을텐데..."

"나는 후회하지 않소. 단지 내가 해야할 일이 좀 더 확실해졌을 뿐이오!"

"그리 생각하면 된 거겠지."

망량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겠소. 앞뒤 가리지 않고, 뒷수습도 생각지 않고 이렇게 많은 기물을 어거지로 모아온 이유를 알 것 같단 말이오."

역시 천재 망량이다. 내가 움직인 동선만 봐도 내가 무슨 계획을 짰는지 알아챈 것이다.

나는 망량을 마주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잘 될 거요."

망량은 다소 침울한 기색으로 대꾸했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군. 그럼 수기의 공양의식을 진행합시다."

나는 예전과 같이 망량과 함께 망량선사의 마을로 갔다. 천암비서를 묻어두고 수기의 공양의식을 치르는데는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되려 내가 의식의 차례를 외우고 영력을 동조시켜서 천우진을 도와주었으므로 천우진이 놀랐다.

"당신은 혼백을 다루는데 익숙하군. 배교문하요?"

나는 태연하게 대꾸했다.

"약간 인연이 있었소."

"흐음."

생소한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던 천우진이 이내 의식에 집중했다. 배교 출신자는 술법계에서 그렇게 흔한 건 아니었지만 그렇게까지 희귀한 것도 아니었다. 배교가 망하면서 그들이 갖고 있던 혼백통제의 술법이 교인들의 손에 의해 여기저기로 퍼져나간 것이다. 그래서 천우진도 혼백통제술이 배교와 연관이 있다는 인식을 갖고있는걸로 보였다. 그러나 제갈사의 말에 따르면 그 술법들은 하나하나가 변형된 잡술 수준에 불과하며, 진짜 이혼대법을 익힌 것은 배교의 교주뿐이라고 했었다.

우우우

이윽고 수기의 공양의식을 치러지며 천우진에게 신령이 강림하기 시작했다. 태허천존이 입을 열었다.

[ 수기는 잘 먹었다. 인간들이여. 그러나 이상하군. 너와 제의를 주관한 자들에게 축복을 내리고자 하거늘, 너희에게는 이미 내 힘의 흔적이 남아 있...]

나는 그가 할 말을 이미 귀에 박히게 들은 적이 있었기에 미리 예측하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삼황오제 혈족 아닙니다."

태허천존이 당황했다.

[ 어... 그... 그런가?]

"힘의 흔적이 남아있으면 뭐 어떻습니까! 현재가 중요하지."

나는 강하게 외친 후 망량을 힐끔 쳐다보았다. 아마 망량이 내 뜻을 파악한 게 사실이라면, 그는 틀림없이 내가 뭘 원하는지 알아차려 줄 것이다. 망량은 내키지 않는 표정을 짓고 있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태허천존이시여. 저희는 이 수기를 바치는데 더하여 추가로 공양을 하고자 합니다. 그걸로 더 강력한 가호를 손에 넣고자 합니다."

[ 뭣이?]

역시 망량은 내 뜻을 알아줬다. 나는 끼어들어서 말했다.

"대운(大運)의 가호가 중첩되어도 좋습니다. 공양을 더 바칠테니까 그 가호를 더 강화시켜 주십쇼!"

[ 으음...]

"일단 강화 가능한지부터 좀."

내가 보채자 태허천존이 고개를 끄덕였다.

[ 가능하다. 내게 어떤 공양을 할 생각이냐?]

나는 목갑을 들어서 태허천존에게 물건을 하나씩 꺼내며 소리내어 나열하기 시작했다.

"이 많은 폭약! 화약! 전욱의 동상!"

[ 흐음...]

나는 쌍검을 번쩍 쳐들었다.

"소열제 유비의 쌍고검!"

[ 호오...]

연속으로 보물을 내놓았다.

"요도 무라마사(村正)! 귀금속! 오륜서!"

[ ......]

"삼황내문!"

자부신선의 보패이자 비급을 목격한 태허천존의 표정이 기괴해졌다.

"흑백련! 성련! 지주의 영단!"

[ 자, 잠깐...]

"나인성본전! 수정석비!"

[ 뭐라?!]

"보패 백우서어어언!!"

퍼억

내가 화풀이겸 던지자 천우진의 얼굴에 백우선이 정통으로 날아가서 맞았다. 아까운 보물을 죄다 바친다는 게 너무 짜증나서 하는 행동이었다.

[ 헉.]

태허천존은 황당한 듯 보패 백우선을 집어들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 주변에 있는 게 모두 하나같이 대단한 보물이며 영단이고 보패고 비급이였다. 태허천존이 진심으로 황당한 듯, 내 행동에 화를 낼 생각도 못하고 말했다.

[ 이걸... 정말로 다 바칠 생각이냐?]

나는 훗하고 웃었다.

"믿습니다 태허천존!"

[ 어... 뭐 그렇다면야...]

나는 주먹을 불끈 쥐며 강변했다.

"대운대박!"

태허천존은 왠지 기분이 좋은 듯 실실거리더니 이내 준엄하게 말했다.

[ 어험, 좋다. 나 태허천존의 이름으로, 이 모든 공물에 상응하는 대운의 축복을 내릴지어다. 중첩된 축복의 역풍도 일부 막아주겠노라!]

"고맙습니다."

나는 내심 생각했다.

' 이걸로 지난번 약속은 지켰어, 태허천존.'

파아앗

그리고 태허천존의 영령이 천우진에게서 떠나갔다. 천우진은 빠르게 수기공양의식이 끝나서인지 피로하거나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는 황당한지 정신을 차리자마자 내게 말했다.

"당신 미쳤소? 방금 바친 보물의 절반만 있어도 천하의 지존이 될 수 있거늘!"

"내 맘이잖소."

"에라이 제기랄... 삼황내문이랑 백우선 나 주지..."

본심을 드러내며 투덜거리던 천우진이 슬며시 말했다.

"... 남은 보물 없소?"

"꺼지시오."

"밴댕이 소갈딱지. 쩝."

욕지거리를 한 천우진은 입맛을 다시며 농사를 지으러 가 버렸다. 나는 천우진이 저렇게 태연한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옆에서 망량이 다가오며 한숨을 쉬었다.

"하아... 백웅. 모든 보물을 바쳐버리는 바람에 예전과 달리 대운중첩의 시간이 크게 늘어났겠구려. 게다가 더욱 운이 강화되었을 것이오."

"그렇겠지."

저것들을 다 갖고 있다면 엄청난 세력을 일궈낼 수 있겠지만 나는 그런 애매한 미래를 포기해 버렸다. 그리고 단기적인 결과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지금의 당신은 길을 걷기만 해도 금괴와 영약과 춘약에 중독된 미녀, 절세기연이 쏟아지는 천하제일의 행운아(幸運兒)가 되었다고 할 수 있소.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그걸 노린 거요."

"......"

잠시 머뭇거리던 망량이 탄식했다.

"아무리 그게 효율적이라고 하지만... 정녕 죽는 게 두렵지 않단 말이오?"

나는 그 말에 뭐라 대답해야할지 잘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그동안 내가 몸을 너무 많이 사렸소. 지금부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한 것 뿐."

"으음..."

"걱정 마시오. 잘 해낼 거니까."

망량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쳐다보다가 말했다.

"대운의 총량이 늘어나고 더욱 강화되었으니 유지시간도 길어졌소. 당신이 대운을 과도하게 남발하지만 않는다면 살아날수도 있을 것이오. 가호의 위력을 봉인하는 처치를 한다면 말이오."

"유념해 두겠소."

나는 망량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럼 또 봅시다!"

"......"

파앗

나는 곧장 비등으로 남쪽의 야만대륙으로 향했다.

' 생각하지 말고 운에 맡기자!'

그리고 나는 근방에 있던 아무 부락이나 찾아가서 촌장으로 보이는 야만족을 하나 붙잡아서 질문했다.

"이봐. 칼투카자라 동쪽의 유라라가 어디냐?"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야만족의 언어 따위는 모른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다짜고짜 중원말로 이렇게 물어봤자 대답이 들려올 리가 없다. 그럴 확률은 정말로 천문학적으로 낮은 것이다.

그러나 촌장 뒤에 있던 촌장 아들이 손을 번쩍 들고 중원말로 대답했다.

"제가 알고 있으니 아버지를 놔 주십시오, 신과 같은 분이시여!"

"넌 어떻게 중원말을 할 줄 알지?"

그가 유창하게 말했다.

"어렸을 적 표류했던 자에게서 배웠습니다. 저는 중원대륙과 명제국을 알고 있고 중원말도 잘 합니다. 중원음식 좋아합니다. 동파육도 만들 줄 압니다."

"......"

뭐냐 이 확률은!

그에게서 묘하게 광동의 억양이 느껴졌다. 아마도 그쪽 지방에서 항해하던 배가 좌초되었는데 우여곡절끝에 난파한 중원인이 이 근처에 도착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중원인에게서 촌장 아들이 우연히 말을 배운 듯 하다. 나는 혹시나 해서 추가로 질문했다.

"이름이 뭐지?"

"라캉입니다."

현지발음으로는 다를 것 같았지만 나름대로 중원억양으로 말해준 모습이었다.

"스승은 어찌되었나?"

"육 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흐음... 라캉. 너는 칼투카자라 동쪽 유라라가 어딘지 어떻게 알지?"

"그건 제가 우연히 험지를 여행하다가 고대의 지식을 전승받은 현자(賢者)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뭐라고?"

"현자만이 칠요가 이 대륙에 숨겨져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아마 그 비밀의 장소와 전승을 아는 건 이 대륙에 저밖에 없을 겁니다."

"......"

나는 혹시하는 생각에 칼투카자라의 유라라가 어떤 장소인지를 그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그가 거침없이 대답했다.

"신의 보물이 숨겨진 장소이며 개기일식의 때에 열립니다. 그리고 그 안에 용화수와 화요가 있으며 수호자를 쓰러뜨려야 얻을 수 있습니다."

"헉..."

정말 말도 안 될정도로 우연한 확률이었다. 대충 예전에 방랑하던 남쪽대륙에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찍었는데 그 마을의 촌장아들이 중원말도 잘 하고 화요의 전승을 알고 있는 현자일 확률이 얼마나 된단 말인가? 이건 황궁에 난데없이 운석이 떨어져서 황궁세력이 몰살할 확률과 진배없었다.

' 이게 대운중첩의 힘!'

나는 라캉에게 말했다.

"라캉. 나를 그곳으로 안내해다오. 그러면 너희 부족에 좋은 선물을 주겠다."

"네, 그러지요."

나는 라캉의 걸음걸이가 느릴 것 같아서 그를 옆구리에 끼고 뛰려고 했지만 라캉이 거부했다.

"저도 중원무공 할 줄 압니다. 중원무공 싸랑해요."

약간 발음이 샌 듯 했다.

파바밧

이윽고 라캉이 신법을 전개했는데, 그 속도가 중원의 구파일방 장로급 고수에 못지 않았다. 한 마디로 그의 무위는 절정수준에 이르러 있는 것이다. 라캉의 나이는 고작해야 30대 초중반으로 보였는데 그 또한 오랫동안 무공을 연마한 듯 싶었다.

"......"

더 놀라운 것은, 그게 구파일방의 신법 중에서 최속으로 유명한 운룡대팔식(雲龍大八式)이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라캉에게 중원말을 가르쳐준 자는 무림고수였던 모양이었다. 다른 대륙의 곤륜파 고수라니!

' 뭐야 대체... 이건 무슨 말도 안 되는 확률이지...?'

어쨌든 업고 뛰는 것보다는 편했기에 나는 라캉과 함께 길을 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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