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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427화 (427/1,615)

00427  천계(天界)  =========================================================================

잘 모르겠다. 이청운이든 진소청이든 망량이든 나보다 훨씬 머리가 좋고 재능이 엄청난 자들이며, 교주를 비롯한 기라성같은 인세의 초고수들도 내게 전혀 뒤쳐지지 않았다. 그런 그들이 머리를 맞대고 굴려도 해답이 나오지 않는 이런 상황에 내가 낼 수 있는 해답이 있을까?

그들이 내게 원하는 건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천암비서로 전생을 하며 반복하고 있는 나만이 지니고 있는 특유의 직감이다.

' 그럼 뭐 깊게 생각해도 의미가 없지 않나...?'

나는 골똘히 생각하다가 이내 조잡한 결론만 반복되는 걸 깨닫고 점차 머리를 비우기 시작했다. 마치 백치처럼, 눈 먼 것처럼 허무한 내 자아의 심연으로 매몰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딴 방법이 효과가 있을 것같지는 않았지만 일단 머리를 비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멍하니 말했다.

"엄청 운이 좋아지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

"......"

"......"

어... 내가 지금 뭔 소리를 한 거지.

내가 말해놓고도 뻘소리같아서 나도 모르게 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실망스러운 기색이 아니라 진중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특히 망량은 상당히 경악한 듯한 시선으로 나를 쳐다봤다.

"백웅! 확실히 그건 대안이 될 수 있소. 나도 생각은 해본 일이오. 또한 당신만이 할 수 있기도 하고... 하지만... 정말 그걸로 되겠소?"

"응?"

"그건... 승산이 낮은 도박이오."

나는 망량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지혜나 계책이 떠오르지 않아서 운에 맡기자는 소리를 한 것 뿐인데 망량이 어떻게 해석한 걸까? 내 표정을 지켜보고 있던 이청운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백웅. 태허천존(太虛天尊)을 말하는 걸세."

"태허천존요? 그게 왜..."

"딱 한 번, 그런 적이 있지 않았나? 자네 스스로도 믿기지 않을 정도의 대운이 찾아온 일이..."

"아!!"

나는 그 순간 그들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아차렸다. 그리고 내 손을 탁 치며 말했다.

"대운의 중첩!!"

"바로 그걸세."

나는 황당함을 느꼈다.

나는 과거에, 태허천존에게 수기공양을 하면서 억지로 호기심에 대운을 2번 중첩시켜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때 망량과 천우진은 크게 경악하면서 나를 황궁으로 보냈고, 난데없이 황궁에 도착했는데도 어마어마한 운빨로 황궁에 운석이 떨어져서 모조리 초토화된 일이 있었다.

대라신선의 거대한 기운이 운명을 뒤틀게 되면서 폭주하게 되어, 일순간 엄청난 축복을 가져다주지만 동시에 거대한 역풍또한 같이 가져다 주는 것! 그것이 천신과의 계약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성질이었다.

눈 앞에 있는 이청운과 망량은 흑요석을 통해서 내 전생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상태라서 그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나는 그 때의 일을 떠올리며 머리를 긁적였다.

"하... 하지만 그건 그냥 못써먹을 짓인데요. 저는 그 때 짧은시간의 대운이 끝나자마자 운석에 맞아 죽었습니다. 천계가 하늘사다리를 내리는 일을 대운으로 막는다 한들 죽게 되면 의미없지 않습니까?"

"원래라면 그렇겠지. 하지만 그 방법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계책이야. 왜냐하면 자네는 이번 생에 태공망의 축복이 뭔지 알아냈기 때문이지."

"네?"

"내가 설명해 주겠소, 백웅."

옆에 서 있던 망량이 팔짱을 끼며 설명했다.

"태공망은 수기공양으로 소환된 후 말했소. 당신에게 재선택권을 주겠노라고."

"음?"

"잘 생각해 보시오..."

나는 망량의 말에 잠시 머리를 회전시키며 기억을 떠올렸다. 그 때 수기공양으로 소환되었던 고대 주나라의 대책사이자 신선, 태공망의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 나, 그대들에게 축복을 내리고자 함이지만... 그대들은 이례적인 존재인 만큼 선택권을 주려 한다.]

[ 내 가호를 받거나 다른 분의 가호를 다시 한 번 받을 기회를 주겠노라. 어찌하겠는가?]

맞다!

분명히 태공망은 그런 선택을 하게끔 했다. 나는 물론 가호를 재선택할 생각이 없었기에 태공망에게서 사불상을 내려받았다. 그 이후로는 사불상을 이동수단으로 잘 써먹고 있었기에 그 일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내가 기억을 더듬고 있자 망량의 말이 이어졌다.

"그는 자신의 힘을 써서 중첩으로 인한 파멸을 물리쳐주며, 중첩효과가 아니라 1번의 효과로 끝나게 해준다 했소. 이건 단순해 보이지만 굉장히 중요하지. 왜냐하면 써먹기에 따라서는 전황을 크게 바꿔버릴 수 있기 때문이오."

"미안하오. 내가 잘 이해가 되지 않소... 조금만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오."

망량은 차분하게 말했다.

"백웅. 굳이 봉선의식으로 삼황오제같은 거물을 직접 소환하지 않아도, 대라신선을 소환해서 소통하는 의식은 아직도 가능하오. 왜냐하면 49일의 유예가 있기 때문에 대라신선들도 아직까지는 자율적인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지. 그래서 우리는 공양물을 충분히 모은다면 다시 한 번 수기공양같은 의식을 행할 수 있소. 태공망을 비롯한 대라신선들을 다시 불러볼 수 있단 거요."

"음!!"

"이건 천계에서 얼마 전까지 수학하고 있던 내가 보증하오."

나는 흠칫했다. 지금까지는 수기공양에서 한 번 축복을 받으면 땡이었기에 또 한 번 시행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망량의 말대로라면 나는 또 한 번 대라신선을 부를 수 있는 셈이었다.

"그리고 다시 불러낸다면 우리는 2가지 선택 중 하나를 할 수 있소. 전자는 그냥 태허천존의 축복을 중첩시켜서 대운을 미친듯이 상승시킨 후 봉선의식을 진행하는 것이오. 선지자 때문에 다소 위험하긴 하겠으나 그 고비조차도 대운으로 넘길 수 있을 거요. 그리고 삼황오제를 설득시켜서 천제를 중단시키는 방법이오. 이건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이오."

내 표정이 일그러졌다.

"하고 나면 나는 반드시 죽겠군."

"그래서 이건 최후의 방법으로 미뤄두려 하오."

그렇게 말한 망량의 말이 이어졌다.

"후자는 바로 태공망의 차례까지 넘긴 후, 태공망을 통해서 재선택권을 받은 뒤 태허천존의 대운을 선택하는 것이오. 전자의 방법보다 성공률은 낮겠지만 봉선의식의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소."

"결론은 봉선의식으로 이어지는구려."

"교주는 정면충돌을 하겠다 했으나 터무니없는 소리... 우리는 죽으나 사나 설득에만 매달려야 하오. 싸우면 다 죽소."

거기까지 듣고 있던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잠깐. 말하는 걸 들어보니 후자의 방법은 안전하고 좋지 않소? 게다가 내가 오기 전부터 이미 생각을 해뒀던 거 같은데 왜 내게 굳이 다시 물어본 건지 모르겠군."

그러자 망량이 망설이다가 말했다.

"이건 알고 있어도 실행하기 힘든 도박이오. 왜냐하면 전자의 방법을 쓰면 세상을 구할지언정 당신이 죽어버리니 무의미하고, 후자의 방법을 쓰면 성공률이 높아지지만 그마저도 확신할 수 없소. 이건 어디까지나 도박을 하는 거요."

"도박?"

"주저했던 이유는 바로 그거요... 태허천존의 대운의 권능이 과연 삼황오제정도 되는 대신격에게 통할지?"

나는 크게 깨닫고 한탄했다.

"아아...!!"

"격하(格下)의 존재가 부여한 가호가 상위존재에게 통하지 않는 건 술법계에서 흔히 있는 일이오. 어쩌면 그 자리에서 괘씸죄로 삼황오제에게 맞아죽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소. 그래서 당신이 죽을지도 모르는 도박을 함부로 헌책할 수 없었던 거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직접 이야기를 꺼내고서야 말할 수 있는 일이겠군."

"그런 셈이오."

옆에 앉아서 사과를 우물거리며 먹고 있던 이청운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이 방법이 그나마 나은 것도 사실이지. 만일 백웅 자네가 할 마음이 있다면 우리는 전적으로 믿고 따르겠네."

"으음."

나는 고민이 되는 걸 느꼈다.

과연 태허천존의 운을 믿고 마지막 대책을 시행할 것인가?

나는 한동안 생각하다가 말했다.

"하겠소."

밑져야 본전이다. 게다가 써먹어본 지 오래된 운(運)이라고 하는 가호가 이 상황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 호기심마저 든 것이다. 내 대답을 듣자 망량은 안도한 듯, 어딘가 슬픈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전생자인 당신에게만 모든 짐을 맡길수밖에 없다니!"

"뭐, 죽으면 죽는 거 아니겠소."

망량은 쓴 웃음을 지었다.

"다른 놈이 그런 말을 했다면 웃기지도 않는 허세라 비웃었을텐데... 당신이 말하니 정말 할 말이 없소."

"......"

잠시 후 나는 망량과 함께 오두막을 나와서 근처의 숲을 산책했다. 그동안 서로 어떻게 지냈는지 간략하게 대화를 주고받던 중 망량이 말했다.

"백웅. 그나저나 제갈사의 영혼을 품고 있는 것 같은데 어찌할 생각이오?"

나는 깜짝 놀라서 반문했다.

"그걸 알 수 있소?"

"육십 년간 수련을 헛한 건 아니지. 지금 나는 당신의 영혼 주변에 또 하나의 혼이 감도는 걸 감지할 수 있소. 당신 말대로라면 아마 그게 내 숙부, 제갈사겠지."

그렇게 중얼거린 망량이 말을 이었다.

"제갈사는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소?"

그러자 내면에서 제갈사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 잘나신 백웅 나으리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해라.]

[ 뭐가 또 불만이야?]

[ 정말로 나를 머릿속에 천년만년 가둘 셈이냐? 지금 나는 많이 자제하고 있는 편인데, 내가 작정하고 네놈 머리를 갈구기 시작하면 네놈은 몇 년 내로 미칠 거다.]

[ ......]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동안 제갈사의 협박은 다소 장난스러운 게 많았지만 지금의 말은 느낌이 달랐다. 상당히 짜증과 화를 응축한 말이었기에, 제갈사가 이판사판으로 진짜로 내 정신을 휘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쉬지 않고 놈이 개소리를 지껄이며 마도사의 광기를 내뿜는다면 정말로 미칠지도 몰랐다.

하지만 나는 정신을 다잡고 말했다.

"... 몸을 주지 않는다면 나를 미쳐버리게 하겠다는군."

"그럴 거요. 그런데 몸을 줄 방법은 있소?"

"이혼대법을 익혔소."

나는 그 동안 제갈사에게서 배교교주의 권리를 얻어낸 것과, 재능을 상승시키며 쉬지 않고 이혼대법을 수련해 온 경위에 대해서 망량에게 말했다. 내 이야기를 듣고 있던 망량이 골똘히 생각하다가 말했다.

"백웅. 제갈사와 잠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그에게 육체를 줄 수 있소?"

"알겠소."

나는 제갈유룡의 예비육체 하나를 가져와서 망량 앞에 놓았다. 그리고 이혼대법을 써서 제갈사의 영혼을 육체에 깃들게 하자, 제갈사는 이윽고 눈을 떴다. 놈은 자리에서 슬며시 몸을 일으키더니 비꼬듯 말했다.

"현아. 네 숙부가 이렇게 고생하는 중이다. 내가 저 빡대가리 머릿속에서 얼마나 속이 터져 죽는 줄 너는 모를 것이다."

"제갈사가 확실하군."

중얼거리던 망량이 담담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백웅이 제갈유룡과 제갈부를 없애는데 큰 도움을 줬다 들었소. 하지만 그 이후 당신의 행보나 조언을 보니, 뭔가 이해가 안 되는 게 있더군."

"......"

"숙부 당신은 백웅에게 어떤 목표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오? 당신의 행보를 보면 그렇게밖에 설명되지 않소. 뭔가 엄청난 걸 느끼고 협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오."

기대?

저 놈이 나한테?

뜻밖의 말이 나오자 나는 황당한 기분이 들었다. 사사건건 시비만 걸고 사람을 불쾌하게 만드는 저 천하의 망종 놈이 내게 무슨 기대를 한단 말인가? 내가 그동안 쌓인 악감정을 생각하면 내 참을성이 크게 대단하다는 생각마저 할 정도였다.

제갈사는 비직하고 일그러진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흐흐. 그래보이나?"

망량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렇지 않다면 백웅은 여기까지 진행해 올 수 없었을 거요. 여정의 반을 오기도 전에 어디선가 돌연사 했겠지."

"......"

"당신이 전에 없이 모든 지력과 계책을 짜내서 조언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오. 당신이 억지로 목줄을 끌고 백웅을 여기까지 데려온 셈. 나는 태어나서 당신이 그 정도로 열과 성을 다해서 능력을 쏟은 일을 본 일이 없소."

나는 표정이 일그러졌다. 간만에 만나는 망량이 담담하게 내리는 평가가 너무 혹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갈사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뭐, 그럴 거다."

잠시 뜸을 들이던 제갈사가 히죽 웃으며 말했다.

"뭐 아무려면 어떻냐? 나는 과정도 결과도 즐기는 편이라서 별반 아쉬움은 없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어린애처럼 몸을 달라고 보채는 거요?"

제갈사는 갑자기 푸념했다.

"에라이 빌어먹을... 니가 이 빡대가리 놈의 머릿속에 있으면 그런 말은 못 할 거다. 마도사를 열받아서 미쳐버리게 할 수 있다니, 이 백웅이란 놈이 얼마나 대단한 빡대가리인지 넌 상상도 못 할 걸?"

"......"

"난 목표가 있는게 아니라 이제 답답해서 나오고 싶은거다."

퉁명스럽게 말한 제갈사가 손을 휘휘 저었다.

"뭐 아무튼. 이 놈은 내게 뒤통수를 맞을까봐 풀어주지 않으려는 모양이다. 너도 그만 내게 신경을 꺼라."

그러자 망량이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백웅. 제갈사에게 몸을 주는 게 어떻겠소?"

"응?!"

"부탁이오. 그의 능력은 아주 요긴하게 쓰일 거요."

나는 마음이 크게 흔들리는 걸 느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망량이 이렇게 부탁을 하다니? 그렇다면 내가 뒤통수를 맞는 것 이상으로 제갈사를 부려서 얻는 이득이 크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내 단호하게 말했다.

"그렇겐 하지 않겠소."

나는 제갈사를 싫어하는 만큼 저 놈이 얼마나 능력자인지 알고 있다. 그래서 어리석고 미련해보일지언정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을 억지로 이득보려 하지 않는 것이다. 망량은 씁쓸하게 웃었다.

"알겠소."

잠시 후 나는 산책을 끝내고 망량과 함께 오두막으로 돌아갔다. 제갈사 또한 이혼대법의 제한시간이 지나자 자기 몸으로 돌아간 듯 했다.

이청운은 어느 새 뇌신류의 고수들을 모두 모아놓은 상태였고, 차분하게 앞으로의 작전을 설명했다.

"앞으로 우리 뇌신류는 그 날이 다가올 때까지 오악 천제단의 방어에만 집중하도록 한다. 49일이 다 되기 전에 천제단이 파괴되면 천계가 즉시 간섭할 수 있으니까."

"네!"

뇌신류 고수들이 우렁차게 대답하자 이청운이 나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백웅. 자네는 수기공양에 준하는 거대한 공양물을 준비하도록 하게. 그 일은 자네밖에 할 수 없는 일이야."

"알겠습니다."

"만일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하게. 우리가 도와줄 테니."

이청운은 문득 생각이 난 듯 말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그 전에 며칠동안 내게 무공수련을 좀 받고 가게."

"네?"

"삼보절기를 포함해서 진척이 많이 막힌다면서? 자네가 강해져야 앞으로 선택지가 많아질테니 최선을 다해 지도해 주겠네. 교주에게서 들었던 것 이상으로 나아갈 길을 보여주지."

"......!!"

나는 뜻밖의 기회가 왔다는 걸 알아차렸다.

뇌신류의 종사이자 역대 최강의 호법사자인 초인 이청운이 직접 일대일로 지도해주는 것이다. 나는 기쁜 마음이 들었으나 동시에 의혹이 생겨서 이청운에게 물었다.

"제게 왜 이렇게 친절하신 겁니까?"

이청운은 피식 웃었다.

"자네가 갑(甲)이잖나. 나는 을(乙)이고."

"......?"

"그럼 수련은 반 시진 후에 시작하지."

나는 이청운의 말에 어리둥절해졌다.

' 갑이 뭐지?'

아무튼 이번 전생은 기연이 쌓이는 느낌이었다. 나는 최대한 이청운에게서 얻어가려고 마음먹으며 힘차게 대답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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