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19 천계(天界) =========================================================================
나는 몸을 회복한 후 사불상을 타고 상관가 지하의 봉인지로 되돌아갔다. 그 곳에는 아직까지도 제갈사가 가사상태로 누워 있었고 미호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제갈사를 깨우려고 뺨을 철썩철썩 쳤지만 제갈사는 일어날 기색이 없었다.
' 왜 안 일어나?'
보통 인간이라면 고통 때문에 기겁을 할 정도로 뺨을 세게 쳐도 반응이 없었다. 뺨이 벌겋게 물들 정도가 되자 이빨이 뽑힐까봐 더 세게 때릴 수가 없었다. 나는 육체의 경락과 혈도에 진기를 불어넣어봤으나, 심지어 뇌신류 고문을 시도하는데도 육체만 고통때문에 덜걱거릴 뿐 제갈사는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자고 있을 때 배에 불꼬챙이를 꼽고 쑤시는 고통일텐데 반응이 없는 걸 보면 보통 일이 아니었다.
' 팔괘봉인을 오래 펼치면 인체의 신경계에 장애가 온다. 거둬야겠어.'
별 수 없이 나는 제갈사를 가사상태로 만든 장본인인 여동빈을 재차 소환할 수밖에 없었다.
[ 여동빈. 어떻게 한 겁니까? 제갈사가 깨어나지 않습니다.]
그러자 여동빈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꾸했다.
[ 내 심검으로 그의 심령을 완전히 베었다.]
[ 네?! 죽였단 말입니까?!]
[ 그건 아니다. 심검의 영향력을 거둘 때까지는 저 상태일 뿐.]
나는 급히 말했다.
[ 제갈사를 깨워 주십시오. 놈의 지력이 없으면 이 상황을 헤쳐나가기 힘듭니다.]
여동빈은 제갈사에게 감도는 마력을 감지했는지 탐탁치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 저 자는 극악한 마도사가 분명하거늘... 전혀 신뢰할 수 없는 자를 신뢰하려 드는구나.]
[ 맞는 말씀입니다만 그런 놈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법입니다.]
[ 흠...]
내가 단호하게 말하자 여동빈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슥하고 손가락을 좌에서 우로 그었다.
파앗!
"커헉!"
갑자기 입가에서 피만 줄줄 흘리던 제갈사가 몸을 벌벌 떨면서 일어났다. 놈은 난데없는 고통에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고통을 쉽게 참아넘기는 모습이었다. 그리고는 씩 웃으며 내게 강림해있는 여동빈에게 말했다.
"큭, 화끈하군 검선."
여동빈은 냉막하게 대답했다.
[ 연자에게 해를 끼치려 할 경우 그대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흐흐... 알겠소."
슈욱
여동빈의 강신이 풀리자 제갈사는 얼굴의 코피를 닦으며 내게 말했다.
"곧 이혼대법이 풀릴 것 같다. 그 전에 일단 말해둘 게 있다만."
"뭔데?"
"봉인에 사용된 성유물을 지금 회수해서 내게 다오."
' ......"
나는 힐끔 봉인 쪽을 보았다. 그리고 부숴진 봉인의 잔해 속에 흡수된 성유물이 있을 거라고 짐작했다. 상관혁은 아무래도 흡수된 성유물을 꺼낼 틈이 없어서 부랴부랴 지상으로 올라간 모양이었다. 나는 전시안을 사용하면 성유물을 회수할 수 있다는 걸 직감했으나 제갈사의 말에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네가 가져서 뭐 하게?"
"몰라서 묻냐? 나도 이제 네놈 머릿속에만 있기가 지겹다는 말이다."
"흠..."
"성유물이 있으면 네 이혼대법 진경이 부족해도 내 혼을 초상기인에 고정시킬 수가 있지."
그렇게 설명한 제갈사가 씨익 웃었다.
"아주 좋은 제안이잖냐?"
물론 좋은 제안이다. 나도 머릿속의 생각을 늘 제갈사가 훔쳐보고 깐죽대면서 시시때때로 나를 비웃는 게 견디기 힘들었다. 제갈사가 현실의 몸을 가지게 되면 한번쯤 죽도록 패주고 싶을 정도였다.
제갈사의 독립은 여러모로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나는 일을 단순하게 생각해버리는 버릇을 줄이기 시작했으므로 제갈사의 제안을 숙고했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뭘 원하는 거냐?"
"말했잖아. 몸을 줘."
"네가 거기서 만족할 리가 없지. 무슨 꿍꿍이냐고."
"크크크... 그래도 의심할 줄은 아는가보군."
킬킬대던 제갈사가 퉁퉁 부어있는 볼을 손바닥으로 매만지다가 말을 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라달까? 네 녀석이 아무리 내 계책을 잘 듣는다고 해도 이 급박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지. 내가 계산해보니 턱없이 행동할 기회가 모자란다고. 그렇다면 내가 직접 움직여주는 편이 훨씬 효율이 좋지."
"......"
"천제계획을 49일만에 막는 건 사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조금이라도 성공률을 올리려면 내게 걸어봐라. "
"둘러대는 건 정말 잘 하는군! 난 너를 아직 믿을 수 없어."
나는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네가 언제 내 뒤통수를 칠지 모르는데 어떻게 풀어준단 말이냐?"
이혼대법의 부작용이 생겨난 당초에는 하루빨리 제갈사를 독립시켜버릴 생각으로 가득이었다. 그러나 제갈사와 생각을 공유하면서 놈의 지략과 계책이 얼마나 가공할만한지 깨닫게 되었고, 제갈사가 마음대로 행동하도록 풀어두는게 극히 위험한 짓이라는 걸 깨달았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이 놈은 현 중원에서 제일가는 책사 중 한 명이 틀림없다. 하물며 제갈사는 내 전생의 기억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 세상 누구보다 내 뒤통수를 쉽게 칠 수 있었다. 어쩌면 제갈사를 계속 내 머릿속에 봉인하는 게 최선일지도 모른다.
그러자 제갈사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좋아, 맘대로 해. 단지 네 녀석이 내가 지시하는 요구사항을 전부 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군."
"닥쳐. 안 되면 차라리 죽지. 제갈사 네놈은 내 뒤통수를 쳐서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상태로 만들지도 몰라."
"크크크크크..."
잠시 후, 제갈사의 목이 떨구어졌다. 이혼대법의 유지시간이 끝난 것이다. 동시에 놈의 혼백이 다시 끌려들듯이 내게로 흡수되는 게 느껴졌다. 내 뇌의 한켠을 다시 차지한 제갈사가 킬킬대는 소리가 들렸다.
[ 잘난 백웅님. 혼자서 어디까지 할 수 있나 볼까?]
"조용히 해. 성유물부터 회수할 거니까."
전시안 발동!
나는 전시안을 이용해서 봉인결계속에 흡수된 성유물의 본체를 끌어내서 손에 쥐었다. 서양에서 얻어낸 성유물이라 하지만 실제 위력은 보패나 다름없으니, 갖고 있으면 앞으로도 사용할 곳이 무궁무진할 것이다.
' 영력이 상승했다.'
그리고 나는 상층으로 올라가서 상관혁을 찾았다. 상관혁은 다소 창백해진 안색으로 최상층에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마치 김이 빠진 듯 힘이 없었다. 나는 상관혁에게 뒤에서 말을 걸었다.
"성유물은 내가 가져가겠소."
"맘대로 하시오. 내 사명은 끝났고, 성유물도 더는 내게 필요없소."
"그럼..."
내가 고개를 돌리자 상관혁이 갑자기 말했다.
"백웅 부교주. 천계가 낙양을 포기할 수 없는 진짜 이유를 알고 있소?"
나는 그에게로 시선을 옮기며 멈춰섰다. 하늘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던 상관혁의 말이 이어졌다.
"낙양에는 두 명의 신(神)이 있소."
"두 명?"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왜 두 명이오? 황궁을 뒤에서 좌지우지하던 지배자는 분명히 한 명이었을텐데..."
은카이의 수면자였던가, 그런 칭호로 불리는 [옛 지배자]였다. 그 존재는 황궁의 어둠을 조종하며 지속적으로 인신공양을 받았고 그 대가로 주작을 비롯한 황궁세력에게 힘을 하사했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사도를 소환해주기도 하고 직접 소환되어서 백련교주를 살해 직전까지 몰아가기도 했다. 그 존재감이 워낙 강렬해서 잊을래야 잊을수가 없다.
하지만 복마전의 지배자가 두 명이라는 건 들어본 적이 없다. 내가 상관혁을 응시하자, 상관혁이 고통스러운 듯 신음성을 내었다.
"... 윽, 더 이상은 말해주기 힘들군. 내 정신력이 버티지를 못하겠소."
"엥? 그냥 정보를 말하는 것 뿐인데 무슨 정신력..."
내가 어이가 없어서 반문하자 상관혁은 진정으로 고통스러운듯 일그러진 얼굴을 하며 외쳤다. 그의 눈에는 핏발이 잔뜩 서 있었다.
"어둠의 신화와 지식은 알고있는 것만으로도 인간의 이성과 정신력을 광기로 잠식하는 것! 알고있는 것만으로도 옛 지배자의 부름을 느끼는 경우조차 존재하오. 지금의 나는 당신에게 단서만 줄 수 있을 뿐 더는 말하기 힘들겠소...!!"
"......."
알고있는 것만으로도 미쳐버린다고?
나는 더욱 이상해서 상관혁에게 말했다.
"나도 꽤 많이 지식을 모은 거 같은데 그런 징조는..."
"없을리가 없소. 옛 지식의 광기는 강대한 이족조차도 피할 수 없는 운명."
단호하게 말한 상관혁이 힘겹게 '단서'를 말했다.
" ... 백웅. 이 낙양이란 도시는... 이상한 도시요. 왜인줄 아시오...?"
그는 최대한 직설적인 언급을 피함으로서 자신의 정신을 지키는 모양이었다.
"......"
"본디 이 도시는 거대한 중화제국의 수도로는 어울리지 않소. 왜냐하면 이 곳은 외적에 포위당했을 경우 수성(守城)이 힘들고, 남쪽 지형에 큰 약점이 있으며, 교통이 편리한 이상으로 방어해야할 곳이 많소. 그래서 춘추전국시대 이후로 많은 왕후장상들이 낙양을 도읍으로 정했으나 그 문제점을 크게 깨닫고 대책을 고심했소. 뿐만 아니라 북부 야만족들의 왕조가 세워졌을 때는 지리적 요건 때문에 연경(燕京)으로 옮기는 대책이 진지하게 논의되었지. 그게 바로 영락제(永樂帝)가 강력하게 밀어붙인 수도이전책이오."
처음 듣는 이야기다. 단순한 서책에서는 설명해주지 않는 내용이기도 했다. 내가 상관혁의 말에 귀를 기울이자 그의 말이 이어졌다.
"허나 영락제는 연왕으로서의 기반이 연경에 있었는데도 도읍을 옮기지 않았소."
그렇게 말한 상관혁이 깜박했다는 듯 말을 이었다.
"아니... 아니지. 그 이전의 문제인가. 명제국을 건국한 주원장조차도 낙양에서 도읍을 옮기지 않은거요. 말 그대로 비효율을 감수하고 명제국의 황제들은 낙양에 도읍을 유지했소. 그 실리적인 주원장이, 원제국의 침략을 받은 뼈아픈 경험이 있는데도 수성에 불리한 낙양을 유지한 거요. 원래라면 남경(南京) 정도가 적절했을터인데."
"그게 무슨 뜻이오?"
"주원장도, 영락제도 수도를 낙양에서 옮기려 했지. 하지만 그들이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단 말이오. 천하를 제패한 절대적인 패권군주들이 포기해야만 했던 이유가... 이 낙양에 있소."
잠시 침묵한 상관혁이 말했다.
"백웅... 지금 당신은 천제계획을 막으려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지만... 천계가 그렇게까지 하면서까지 지키려는게 뭘지 생각해 보시오... 지금 내가 줄 수 있는 조언은 그게 전부요..."
나는 이야기를 질질 끄는 상관혁때문에 투덜거릴 수밖에 없었다.
"정말... 그냥 말해주면 될걸갖고 왜이렇게 빙빙 돌리는지 모르겠소."
"으으. 난 되려 당신이 이해가 가지 않소. 그 정도나 되는 마도의 지식을 쌓았는데도 제정신이라고...? 그러면서도 천계 투선의 후인이라니..."
믿겨지지 않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던 상관혁은 한숨을 쉬었다.
"백웅이여. 더더욱, 더욱 암울하고 절망스러운... 사상 최악의 경우라는 게 존재할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두기를..."
스르륵
상관혁의 모습이 그림자 속에 묻혀서 사라져 버렸다. 아무래도 그가 알고 있는 마법의 비술 중 하나인 것 같았다. 나는 전시안과 사불상을 쓰면 쉽게 그를 쫓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지금은 의미가 없는 짓 같았기에 관두었다. 왠지 상관혁을 붙잡아서 고문을 한다고 해도 원하는 정보를 듣기 전에 상관혁이 먼저 미쳐버릴것 같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신 나는 상관세가에서 벗어나서 한적한 곳으로 간 후, 제갈사에게 물었다.
[ 야. 방금 상관혁이 무슨 말을 한건지 설명 좀 해줘.]
[ 흠... 간단한 얘기다. 백련교주 때문에 낙양의 '대결계'가 풀렸을 경우에 대해서 상관혁 놈이 은유해서 알려준 거지.]
[ 대결계...]
나는 문득 과거 제갈사 놈에게서 들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 우공(禹貢) 시대의 신화급 결계를 말하는 거다.]
[ 우공은 구주(九州)를 나누어서 최초로 세계를 분할하는 개념을 등장시켰다. 그리고 세간에는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구주의 개념은 도가(道家)에서 아주 의미가 깊은 것이지. 왜냐하면 구주의 왕토라는 건 사실 삼황오제(三皇五帝)의 활동권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 낙양에 신화시대 때부터 이어져 오는 강력한 결계가 존재한다는 건 왠만한 술법사라면 다 알고 있어. 단지 그게 대지와 완벽하게 동화되어 있어서 거의 낌새도 느껴지지 않는 것 뿐이지.]
[ 연금술사는 이족의 편이지. 그렇다면 초상기인으로 대결계를 깨려고 하는 이유가 뭐겠나? [무언가]가 낙양에 봉인되어 있다. 그런 뜻이야.]
"......"
나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자 얼굴이 무섭게 굳어졌다. 그리고 제갈사에게 다그치듯 말했다.
"제갈사, 너... 대결계에 대해서 알고 있었잖아!"
[ 내가 모른다고 한 적 있었나?]
나는 벌컥 역정을 냈다.
"제기랄! 입으로는 바쁘다고 하면서 대체 그 사실을 왜 안 말해줘? 너 무슨 꿍꿍이야?"
[ 흥... 알아봤자 어쩔 수 없는 결계라서 말하지 않은 것 뿐이다.]
"뭐?"
[ 그 대결계는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고, 뭘 봉인하고 있는지도 몰라. 단지 확실한 건 인간이 만든 결계도 아니고 그렇기에 그 어떤 술법사도 대결계를 어찌할 도리가 없지. 그런 정체불명의 대결계를 신경써봤자 미간에 주름 하나만 더 늘 뿐 의미가 없다고. 여태껏 낙양이 천 년 동안 중화의 도읍으로 유지되는 동안 무수한 주술사들이 대결계를 손대보려 했지만 무의미했단 말이다.]
"하지만 넌 뭔가가 낙양에 봉인되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 나는 그게 상관혁이 지키고 있는 봉인인 줄 알았지만 여동빈은 그게 아니라고 했지. 그럼 대체 뭐야?"
내가 날카롭게 쏘아붙이자 제갈사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 내가 아나? 왜 나한테 그걸 묻냐? 그게 뭔지 내가 아는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
[ 내가 네 하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착각하는 모양인데, 내가 독립하는 걸 거부하는 건 바로 너다. 내가 네 머릿속에 있는 이상 네 녀석은 내게 뭘 캐물을 수가 없지. 엉뚱한 소리 그만두고 할 일이나 해라.]
"윽..."
뭔가 찝찝하다. 제갈사가 지금까지와는 영 다른 태도라는 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 위화감이 어째서 생기는지를 알 수 없어서 머리만 벅벅 긁고는 말했다.
"너도 그 사실을 알면 정신력을 유지할 수 없어서 그런거냐?"
[ 크크크... 뭐 그렇지.]
불길하게 웃던 제갈사가 말을 이었다.
[ 아무튼 백련교주가 술법이 아닌 다른 수단으로 낙양의 대결계를 깰 가능성이 있다는 게 사실이다. 네 녀석은 그 가능성을 알아봐야 하는거지.]
"결국 교주와 다시 얘기하는 수밖에 없는건가?"
교주는 내게 방법을 찾아오라고 하고는 내보냈으나, 일단 교주와 심도있는 토론을 또 하는 수밖에 없어보였다. 나는 다시 교주를 찾아가서 의혹에 대해서 물었는데, 교주는 대결계 이야기를 듣자 깜짝 놀라더니 말했다.
[ 뭐라? 그런 게 있었나?]
"네... 아마 천계가 그걸 염려하는 것 같습니다만..."
[ 모르겠군. 하지만 그 결계를 깰 방법이란 게 짐작이 되지 않아... 나는 그럴 의도로 낙양을 점령한게 아니다. 결계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교주는 되려 곤혹스러워하는 듯 했다.
"......."
본인도 모르는데 백련교주가 대결계를 깬다고?
천계는 왜 그렇게 생각하지?
뭔가 이상한 상황이라서 어리둥절해졌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답이 나오지 않았기에 백련교주가 말했다.
[ 어쩔 수 없군. 지금은 십이율의 동맹답변을 기다려야겠다.]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어물쩡 넘겨버린 듯한 찝찝한 느낌이 들었다. 왠지 이 느낌은 자주 느꼈던 것이기에 불안한 기분도 같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