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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405화 (405/1,615)

00405  천계(天界)  =========================================================================

태평도라니?

나는 일로의 말에 황당함을 느꼈다. 태평도란 후한 말에 유행했던 민간종교로서, 역사상 최초라 할 수 있는 대규모 민란을 일으킨 존재였다. 비록 제압당하기는 했으나 썩어빠진 후한을 멸하고 군웅이 난립하는 삼국시대를 만든 것은 바로 태평도였으며 그런 까닭에 글공부와 역사공부를 하는 유생이라는 태평도의 존재를 다 알고 있었다.

문제는 태평도가 지금으로부터 무려 일천 오백여년 전에 나타났던 종교라는 점이었다. 만당시대보다 훨씬 과거로서, 제갈무후의 시대조차 그로부터 수십년 후라고 할 수 있으니 정말로 고대였다.

교주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꾸했다.

[ 우리 도움이 없으면 극복하지 못할거라 하던가?]

"그렇습니다."

[ 그 소년, 실망이군. 민란 하나 제압할 능력이 없을 줄이야...]

교주의 말에 일로가 아니라는 듯 급히 말을 이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상황이 매우 급박합니다."

[ 어느 정도로 급박하다는 말인가?]

"하북 성은 이미 모두 제압당했으며 태평도의 군세는 무려 삼십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그들은 산서(山西)를 공격중이며 산서성도 떨어지기 직전입니다. 대명제국이 멸망 직전이라고 우려하는 유생과 성주들이 곳곳에서 군을 일으켜서 낙양으로 지원을 오는 중입니다."

[ ......]

교주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 분명히, 보름에 한 번씩 중원의 첩보가 정리되어서 내 귀에 들어오게 되어 있지. 그 말은 보름 사이에 일어난 일이란 말인가?]

"그... 그렇습니다. 정확히는 엿새만에..."

[ 흐음...]

교주가 짧게 침음성을 흘리더니 단호하게 말했다.

[ 회의를 소집해라.]

"존명!"

[ 호법사자는 물론 각 유파의 최고간부와 장로들도 반드시 참석하도록.]

백련교 최고간부회의가 소집된 것은 그로부터 반시진 후의 일이었다. 총 스무 명으로 이루어져있는 이 회의에는 교주와 부교주인 나는 물론, 호법사자들과 장로 및 원로원 최고고수들이 대거 참여한 상태였다.

교주가 회의의 막을 열었다.

[ 모두 미리 들어서 어떤 상황인지는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의 상황을 어찌 생각하는가?]

"교주님. 즉시 참전해 주셨으면 합니다."

단호하게 말하고 나선 것은 바로 화신류의 호법사자, 한백령이었다. 그녀는 화덕 염령을 이용해서 낙양에서 단시간에 백련교로 귀환했는데, 심각한 표정이 역력했다. 능구렁이인 그녀가 표정관리를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뜻이었다.

"현재 낙양은 아수라장입니다. 곳곳에 광인(狂人)과 낙뢰가 출몰하며 치안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쌍문사가를 동원해서 막고 있습니다만 한계에 달하고 있습니다."

[ 광인?]

"평범한 인간이 갑작스럽게 미쳐서 주변 사람들을 습격하는 현상입니다. 미쳤을 때의 신체능력이 웬만한 무림고수로 당해내기가 힘들어서 매우 까다롭습니다."

[ 흐음...]

교주가 한백령을 쳐다보며 말했다.

[ 한백령. 그대는 낙양에 있어서 소식을 더 빨리 접했을텐데 왜 진작에 보고하지 않았지?]

"죄송합니다. 하지만 초기에는 그저 민란이라는 소식만 전해져서 사나흘 동안 아무런 전조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하북성이 점령당하고 엄청난 속도로 태평도의 대군이 진군해서 정보가 쏟아지는 바람에 대응할 수 없었습니다."

[ 뭐라고... 그렇다면 실질적으로는 하루이틀만에.]

"네. 보고드렸습니다만 황제의 근위병이 미쳐서 날뛰는 사건도 빈발했기에 수습이 극도로 힘들었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한백령이 그동안 보고를 못한 이유는 너무 상식밖의 사태가 단시간에 일어났기 때문이리라. 상황파악도 안되는 상태에서 함부로 억측을 본단에 줬다가는 혼란만 유발하기 마련이었다.

웅성

좌중이 당혹한 분위기가 되었다. 왜냐하면 태평도의 발호와 진군속도가 너무나 상식을 초월할 정도로 빨랐기 때문이다. 보통 군대가 아무리 빠르게 진격하더라도 하루에 약 일백 리를 행군하는게 보통이었다. 그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군대는 가볍고 날랜 기병군단이거나 특수한 훈련을 받은 병과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태평도는 하루에 수천 리나 단숨에 행군하고도 모자라서 눈 앞에 있는 모든 것을 쳐부쉈다는 소리였으므로 마치 광풍(狂風)과도 같은 진격속도였다.

' 병사 하나하나가 준마같은 속도로 뛰면서 무한한 체력으로 이동과 전투를 반복하는 수준이 아니면 불가능해...'

병서를 읽어본 나는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상식밖인지 알 수 있었다. 하루이틀만에 공성을 성공시키고도 모자라서 단숨에 도하하여 수천리 행군 끝에 수도 인근의 산서지방까지 공략하는 건 인간의 군대가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설령 병사 전원이 준마를 타고있다고 해도 무한한 체력이 있어야만 했고, 병참까지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전설적인 전투력을 지니고 있던 몽골초원 경기병도 그렇게는 할 수 없었으리라.

이야기를 듣고 있던 교주가 갑자기 내게 질문했다.

[ 부교주는 이 사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왜 나한테 질문하지? 무슨 덤터기를 씌우려고 그러나?

나는 내심 투덜거렸지만 이내 제갈사가 내게 핀잔을 줬다.

[ 등신아. 일단 교주한테 현실을 인식시켜 줘야 해. 안 그러면 때를 놓쳐서 큰일이 벌어진다.]

[ 제갈사. 너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다는 소리냐?]

[ 당연하지. 내 말이나 똑바로 받아서 말해. 우물거리지 말고.]

이 자식은 이야기를 해도 꼭...

나는 짜증을 숨기며 제갈사의 말대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이번 일은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십중팔구는 천계의 대라신선이 관여했겠지요. 그 중에서도 태평도와 가장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은 대현양사 장각의 스승이었다고 하는 남화노선(南華老仙)이었다 하니, 그 자가 태평요술을 사용해서 군대를 조종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웅성...

이번에도 회의가 술렁거렸다. 방금 전과 마찬가지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었다는 반응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천계라고 해도 보통의 무림인들에게는 생소하기 그지없는 관념이었고 민간신앙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독고준이 벌떡 일어나서 내게 말했다.

[ 부교주... 무슨 말입니까. 천계나 대라신선이 진정으로 우리의 적이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그런 상상속의 존재가...]

"물론입니다."

나는 퉁명스럽게 말을 이었다.

"어차피 세간의 무림에서 볼 때는 본교의 천령단도 설화에나 나올법한 신화적인 능력이지요. 게다가 세상에 술법사라는 존재도 있다는 걸 알고 계시잖습니까? 천계나 대라신선이 실제로 존재하며, 그들이 중원을 제패한 우리의 힘을 두려워해서 직접 개입한다... 교주님의 무위(武威)로 볼 때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 으음...]

"이미 황궁에서 신(神)이나 사도의 존재도 확인되었는데 뭘 그리 의심하시는지 모르겠군요."

독고준은 할말이 없어진 모양이었다. 왜냐하면 그 본인이 이족과 거래해서 천령단이라는 신적인 힘을 손에 넣은 장본인인지라, 천계나 대라신선이 실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바로 확신을 얻게 된 것이다. 좌중의 다른 간부들도 마찬가지인지 충격을 숨기고 현실을 인식하기 시작한 듯 했다.

교주가 주위를 환기하듯 말했다.

[ 부교주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 군세는 천계 대라신선의 힘으로 강화된 광전사(狂戰士)들이 수십만 명이나 밀집해 있다는 거겠군. 또한 배후에 대라신선이 있으니 신선과도 싸워야 할 것이고.]

"......"

좌중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교주가 현실을 적시하자 무시무시할 정도로 강력한 적의 전력이 새삼 실감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적을 상대로 이길 수 있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었다. 교주는 훗하고 웃더니 내게 말했다.

[ 부교주. 승패는 둘째치고 우리가 이 일에 끼어들어야 할 의리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당장 낙양에 본교의 화신류와 호법사자가 있습니다만."

[ 화신류는 당장 내일이라도 철수시키면 그만이다. 좀 더 솔직한 대답을 부탁한다.]

나는 입맛이 썼다. 교주가 이것저것 다 말하게 시키는 걸 보면, 아무래도 내 임기응변과 지혜를 보고싶은 게 분명했다. 게다가 일방적인 관계가 동맹관계로 전환된 것도 한몫할 것이다. 나는 짜증을 눌러숨기며 제갈사의 말대로 침착하게 대응했다.

"이번 태평도의 군세는 반드시 본교에서 전력을 기울여서 막아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배후에 천계와 대라신선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 틀림없이 궁극적으로는 본교를 목표로 할 게 분명하니까요."

[ 그들이 본교를 노린다는 확증도 없지 않나?]

"하필 태평도를 자처하는 수십만의 광인집단이, 제압한지 얼마 안된 낙양으로 바로 짓쳐들어가는건 누가 보아도 수상합니다. 그들은 교주께서 황궁에서 얻어낸 보물을 이용해서 더 강해지기 전에 낙양을 파괴하려는 속셈일 것입니다."

[ 그럼 왜 신강의 본단으로 바로 쳐들어오지 않지?]

"저도 잘 모르겠지만, 지금은 힘이 부족해서 아닐까요? 낙양만 손에 넣으면 더 강해질 자신이 있다던가..."

마지막 말은 제갈사의 의견이 아니라 내가 임의로 대충 대답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제갈사가 귀찮다는 듯 더 이야기를 안해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끝마무리가 허술해서 반격을 맞을까봐 더럭 겁이 났다.

하지만 교주는 내 말을 듣자 일리있다는 듯 말했다.

[ 그렇군. 그럴수도 있겠어...]

뭐가 그럴 수도 있다는 말인가?

나는 궁금해졌지만 이내 교주가 내게 명령했다.

[ 좋아. 그럼 부교주 백웅은 즉시 태평도의 군세를 정찰하고 내게 보고하도록 하라.]

"윽."

나는 인상이 일그러졌다. 설마 그 위험한 군세를 정찰하라고 할 줄이야! 내가 아무리 고수의 경지에 이르러 있다고 해도, 죽음도 도외시하는 수십만명의 병단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건 위험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투덜거리며 항의했다.

"교주님. 그냥 교주님께서 황궁세력을 쓰러뜨릴 때처럼 호법사자들과 가서 다 박살내버리시면 끝날 일 같습니다만..."

이건 진심이다. 지금의 백련교주라면 그냥 혼자서 다 박살낼 수 있을 것이다. 그의 힘은 대라신선급에 이르러 있었으며 원영신 때문에 내공과 체력도 무한했다. 그가 지주명왕과 강기포를 쏴대면서 대량학살을 일으키면 아무리 수십만 병력이라도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그 자리에 대라신선인 남화노선이 직접 강림해 있다고 하더라도 교주라면 이길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교주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 안될 일.]

"어째서입니까?"

[ 적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 든다. 또한 부교주의 말대로 이번 태평도 발호가 본교를 노린 것이라면 당연히 본교의 전력을 예상하고 이길만한 방법을 마련해 두었겠지. 그들의 속셈과 힘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한 섣불리 싸움을 걸 수는 없다.]

"......"

[ 부교주는 뛰어난 기동력과 지혜, 무공을 지니고 있으니 충분한 정보를 캐올 것이라 믿는다.]

그냥 니가 가라고!

나는 속으로 투덜거렸지만 제갈사가 말했다.

[ 뭐 어때. 그냥 일 좀 해줘.]

[ 위험하다고. 보나마나 태경촌 때처럼 미친놈들이 술법으로 강화되어서 날뛰고 있을텐데... 너같으면 그런놈들 한가운데 들어가고 싶겠냐?]

나는 과거 광기에 잠식된 태경촌에 잠입해본 적이 있었다. 그 마을은 사악한 신의 공양의식에 물들어서 모조리 미쳐있었고, 주민 하나하나가 목숨을 도외시하며 무시무시한 괴력을 지닌 광전사였다. 태평도 신도들이 모두 그런 상태라면 아무리 내가 초절정무위를 갖고 있어도 목숨이 위험했다.

[ 이번 일은 교주가 안 시켜도 네가 알아서 정보를 긁어모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건 천계의 강수이며, 이번 수가 먹히지 않을 경우 천계에서는 하늘사다리를 재설치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놈들의 속셈을 알아봐야 해.]

[ 으음...]

나는 별 수 없다는 걸 알아챘다. 그래서 나직이 대답했다.

"존명."

[ 그래도 혼자서는 힘들겠지. 호위를 붙여주겠다.]

교주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독고준이 제자리에서 일어서서 내게 포권했다.

[ 잘 부탁드리오, 부교주.]

"......"

[ 짐은 되지 않을테니 걱정 마시오.]

나는 기가 막혔다.

' 니가 짐이 될 리가 없잖아!'

독고준이 누구인가? 괴물딱지들이 모여있는 수신류에서도 교주 바로 다음가는 절세고수이며 호법사자였다. 그를 붙여준다는 건 천군만마를 준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교주 나름대로 이번 일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증거인 듯 했다. 그러자 제갈사가 히죽 웃으며 말했다.

[ 교주가 그렇게 단순한 놈이 아니지. 또다른 의도가 있을거다.]

[ 무슨 말이야?]

[ 그냥 그렇다고. 아직은 확실치 않아.]

제갈사가 말을 얼버무리자 수상한 기분이 들었다. 이러다가 이 놈이 내 뒤통수를 때릴까봐 뒤통수가 간질거리는 느낌마저 드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교주의 말을 거절할 수도 없었기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인사를 올렸다.

"감사합니다."

회의가 끝나자마자 교주는 나를 따로 불러서 말했다.

[ 백웅. 낙양의 황궁에서 이상한 걸 느끼지 못했는가?]

"이상한 거라뇨?"

[ 내 감각이 이상한 건지... 낙양에서 정리를 하고 있을 때 간질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내 칠감(七感)이 이따금 위험을 고할 때가 있었다. 무언가가 숨어있다는 예감이 들었지만 확실치가 않아서 물어보는 것이다.]

"......"

교주는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걸까?

나는 전혀 짚이는 게 없어서 고개를 흔들었다.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교주의 감각을 속일 수 있는 자가 천하에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 그런가...]

잠시 침묵하던 교주가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 그럼 잘 갔다오도록.]

파앗!

나는 잠시 후 독고준과 함께 사불상을 타고 태평도의 군세가 몰려있는 곳으로 향했다. 한백령의 정보에 따르면 그들은 현재 산서성을 공략하고도 모자라서 벌떼처럼 진군중이었으며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사불상에게 의뢰해서 태평도의 군세로 짐작되는 장소를 찾게 한 것이다.

사불상은 능력이 좋은지 대번에 그들의 위치를 찾았고, 우리는 이름없는 언덕 위에서 초원을 내달리는 태평도의 군세를 볼 수 있었다.

두두두두두둑

두두두둑

대지가 크게 울렸다. 그리고 나는 멀리서 그 진군광경을 보며 질린 표정을 지었다.

"미쳤군..."

기병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병사들은 하나같이 달리고 있었다. 그것도 준마에 뒤지지 않는 속도로! 보통 인간이 저렇게 달릴 수도 없을 뿐더러, 그 속도로 계속해서 달리고 있다는 게 충격적이었다. 더 자세히 보니 병사 하나하나가 눈깔이 새하얗게 뒤집어져 있으며 의식도 없어보였는데 몸 전체에 혈관이 삐죽 솟아올라서 근육이 크게 팽창되어 있었다.

옆에서 같이 보고 있던 독고준이 말했다.

[ 신체의 잠재능력을 한계까지 끌어쓰고 있군. 저들의 체력, 악력, 각력 등등이 모두 보통인간보다 열 배... 아니 스무 배는 향상되어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그걸 바로 보고 아는 거요?"

[ 금단의 비약(秘藥)을 복용했을때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비약은 길어도 반 시진 후에는 복용한 자가 사망했지요.]

"저 놈들은 죽을 기색이 없는데."

내가 대꾸하자 독고준이 광견처럼 내달리는 태평도의 선두를 보더니 말했다.

[ 그럼 이미 인간이 아니란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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