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00 천계(天界) =========================================================================
나는 내가 월요의 주인이 되었다는 사실이 잠시 믿기지 않아 눈을 꿈벅거렸다. 방금 전 여와를 설득하는 일은 마치 외날을 걷는 듯 살벌했으므로 일순간에 정신력을 모두 쏟아버린 것이다. 그리고 월요의 삼신기가 몸 주변에서 공명하며 윙윙거리는 소리를 듣자 겨우 정신을 차렸다.
"잘 됐군."
해방된 칠요의 주인이 되었다는 건, 내 힘이 이전까지보다 급격히 상승했다는 의미였다. 나는 이미 수요를 해방시켜서 그 힘을 누려본 적이 있었다. 아마 그 때와 비교해도 지금 내 힘은 그리 뒤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월요를 내 의지대로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천우진에게 물었다.
"천우진. 혹시 월요의 특수능력이 뭔지 알고 있소?"
"그런건 나도 모르는 일이오. 월요를 보는 것도 지금이 처음인데..."
천우진도 신기한 눈으로 내 월요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말했다.
"월요의 제작자가 시조여신 여와라는 걸 감안하면, 아무래도 월음(月陰)과 관련이 있을 것이오. 특히 음(陰)에 속하는 능력이 있을 거라고 짐작되는군."
"흐음..."
"자세한 건 나중에 공양의식을 통해서 신에게 물어보시오. 그게 나을 거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공양의식을 직접 치르는 건 껄끄러운 일이었으나 월요의 능력을 파악하는 건 나쁘지 않았다. 기왕이면 아까 여와에게서 능력을 받았을 때 물어보는 게 좋았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와의 기세에 압도되어서 물어볼 생각을 하지 못한 듯 했다.
[ 야, 제갈사. 그러고보니 왜 여와가 나타났을 때 초반에 입을 닫고 있었던 거냐?]
내가 궁금한 점을 질문하자 제갈사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 미친놈. 그걸 질문이라고 하느냐? 나는 지금 네 몸에 얹혀살고 있는 부유령의 신세다. 내가 아무리 날고긴다 한들 그 사실은 변하지 않지. 그런데 지상에 직접 강림한 삼황오제 여와의 가공할 신기(神氣)를 접하면 어떻게 되겠냐?]
[ 아하.]
[ 아하는 무슨... 내가 그 순간 승천하지 않은 걸 다행이라 생각해라. 방금 그 자리에 보통의 인간이나 술법사가 있었다면 여와를 접한 순간 광사(狂死)했을 거다.]
[ 그 정도냐?]
[ 주변을 확인해봐도 좋다. 이 태산의 요새에 주둔해 있던 병사들 중 다수가 미쳐버렸을 것이다.]
본의 아니게 여와소환이 주변에 재액을 뿌린 모양이다. 물론 그 병사들에 대한 동정심은 그다지 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놈들도 주작의 명령에 따라 죄없는 양민들을 납치해와서 인신공양에 바친 혐의가 있기 때문이다.
그 순간 나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저 성격 더러운 제갈사가 스스로 한계를 인정할 정도로 여와의 신기는 압도적으로 강력했다. 삼황오제 중에서도 격높은 삼황의 일인이라고 할 만 했다. 그런데 그걸 정면으로 접한 나는 어째서 아무런 이상이 없었던 걸까?
' 흠... 무예로 갈고닦인 정신력 덕분인가.'
나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제갈사가 말을 이었다.
[ 바로 다음 단계로 가자.]
[ 알았어.]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우진에게 말했다.
"천우진! 나와 함께 전국옥새의 봉인을 풀러 갑시다."
"......"
"천우진?"
"내가 곰곰히 생각했는데 마음이 달라졌소."
이새끼 갑자기 무슨 소리야?
천우진이 팔짱을 끼더니 말했다.
"방금 전에 말했듯이 뭔가 돌아오는 게 있어야겠는데."
"윽..."
"봉선의식으로 월요를 해방하는 일은 천계의 사자로서 필수적인 임무라고 치지. 하지만 전국옥새는 전적으로 당신 욕심에 가깝잖소. 나는 추가수당 없이는 못해먹겠소."
"백련교주가 전국옥새를 차지하게 놔둘 수도 없잖소. 그건 억지요."
"흥. 됐으니까 추가수당 내놓으시오."
나는 강짜를 부리는 천우진을 노려보다가 말했다.
"솔직히 말하시오. 그냥 배알꼴리는 거지?"
그러자 천우진이 히죽 웃었다.
"당연하지. 왜 당신만 다 처먹소? 일은 내가 다 해주는데."
"으음."
"난 당신 종이 아니니까 알아서 하시오."
그렇게 말한 천우진은 풀썩 주저앉아 버렸다.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천우진이 배배꼬인 성격이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주작토벌이나 전국옥새 봉인해제 모두가 천우진이 없으면 해낼 수 없는 일이라서 놈의 말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안 주고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생각이 있었지만, 천우진이 이렇게 나온 이상 뭐라도 제시해야만 하는 것이다.
제갈사가 내면에서 말했다.
[ 어쩔 수 없군. 놈한테 지선 망량의 지식을 흑요석에 담아서 줘라.]
[ 어? 그걸?]
내게는 지선 망량의 술법지식과 경험, 그리고 망량이 얻었던 삼황내문의 술법 중 천신경의 술법이 있었다. 제갈사는 그걸 주자고 제안한 것이다.
[ 보패급 가치가 있으니까 아마 받아들일 거다.]
[ 씁... 어쩔 수 없지.]
나는 입맛을 다셨다. 그리고는 말했다.
"그럼 삼황내문의 술법을 당신에게 전해주겠소."
"......!!"
천우진은 꽤 놀라는 기색이었다.
"정말이오?"
"흑요석에 기억을 담아서 줄 테니까 딴소리 하지 마시오."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천우진과 함께 사불상을 타고 동영의 흑요석 광산으로 갔다. 마침 흑요석이 떨어질 때가 되어서 추가로 캘 때가 된 것이다. 나는 대략 한 식경동안 흑요석을 캐고는 그 중 커다란 흑요석에 지선 망량의 술법을 담아서 천우진에게 건네주었다.
천우진은 미심쩍은 표정으로 흑요석을 받았으나, 이내 기억의 전송이 시작되자 눈을 홉떴다.
"으음!"
한참동안 기억의 전승을 받아들이던 천우진은 전송이 끝나자 한숨을 쉬었다.
"이런... 당신은 생각보다 더 대단한 인물이었군."
"이걸로 됐소?"
"물론이오. 군말않고 전국옥새의 결계를 깨 주지."
천우진은 활기차게 말했다. 아무래도 내가 준 지선 망량의 술법지식이 생각보다 거대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모양이었다. 정작 나는 도학의 이해가 부족해서 애물단지에 가까운 능력이었는데 천우진에게는 다른 듯 했다.
제갈사가 내게 충고했다.
[ 당연하지. 너는 이제부터 최대한 천우진과 적이 되지 않게 조심해라.]
[ 적이 되면 어떻게 되는데?]
[ 지금의 천우진이 저 술법지식을 가지고 수련을 시작하면 곧 인세의 대라신선급이 될 거다. 넌 월요 하나갖고는 뼈도 못 추려.]
[ ......]
입맛이 쓰다.
파앗!
잠시 후 나는 천우진과 함께 황궁 지하에 숨겨져 있던 전국옥새의 결계에 올 수 있었다. 현재 교주는 본단으로 돌아갔을 테니 부담없이 오는 게 가능한 것이다. 결계 앞에서 힐끔 강도를 살피던 천우진은 바로 일 장(一掌)을 앞으로 내뿜었다.
"얍!"
콰앙
결계는 바로 무너져 버렸다. 나는 그 광경을 보자 황당함을 느꼈다.
예전에는 양손에 건과 손의 팔괘를 소환해서 급급여율령의 주문까지 외워서 파괴했는데, 지금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는 듯 무영창으로 파괴해버리지 않는가? 나는 어이가 없어서 천우진에게 물었다.
"이거 신이 만들어둔 결계 아니었소?"
그러자 천우진이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며 대꾸했다.
"이 결계는 만당시대에 인간주술사들이 신이 된 측천무후에게 축원하여 만든 결계지. 그렇기에 진짜로 신이 만든 건 아니오. 당연히 내가 깰 수도 있지."
"아니... 너무 쉽게 깨버려서..."
"뭔 상관이오? 깼으면 됐지."
심드렁하게 말하는 천우진의 말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자부심이나 오만함조차 느껴지지 않는 걸 보면 진심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모양이었다. 나는 그 순간 천우진이 정말 말도 안되는 술법경지에 이르렀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 중원 최고의 술법기재가 연속된 기연을 얻으면 이렇게까지 강해지는 건가?'
아무리 직접 신이 만든 게 아니라 해도, 신에게 축원하여 만든 결계라면 당연히 당대 최고의 주술사들이 모든 술력을 동원하여 만든 대결계일 것이다. 그래서 여태껏 알고도 손을 못댄 것이다. 그런 결계를 기합 한방으로 파괴하는 천우진의 술법능력은 상리를 초월해 있었다.
이윽고 우리는 안으로 걸어들어가서 전국옥새가 봉인된 공동에 도착했다. 그리고 공동의 한켠에서 찬연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 네모난 물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신령스러운 빛을 내뿜으며 용이 양각되어 있는 그 물체는 예전에도 얻은 적이 있었던 전국옥새였다.
나는 전국옥새에 가까이 다가가기 전에 천우진을 힐끔 바라보았다. 그러자 천우진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눈치는 빠르군. 알았소."
천우진이 손을 휘두르자, 전국옥새 주변에 있던 기운이 흩어졌다. 예전에도 천우진이 전국옥새 주변에 함정이나 추가결계가 있을지 모른다고 해서 미리 팔괘로 봉인해준 적이 있었다. 내가 그 때의 기억을 떠올렸기 때문에 천우진에게 암묵적으로 봉인을 부탁한 것이다.
나는 전국옥새로 걸어가서 떨리는 손으로 집었다.
화아악
그 순간 어둠 속에 내동댕이 쳐지는 느낌과 함께 거대한 환영의 공간에 내 영혼이 스며들어 있었다. 천지가 암흑 속에서 광명이 반짝이는 은하수! 이 장소에는 예전에도 와 본 적이 있었다. 그 우주의 한가운데에 있던 광구(光球)에 손을 내뻗자 목소리가 들려 왔다.
[ 나는 오제 소호금천께서 남긴 유물이다. 그대에게 삼황오제의 유물인 전국옥새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가?]
나는 즉시 자신있게 대답했다.
[ 물론이다! 나는 백웅! 칠요 중 월요의 주인이며 천계와 여와의 인정을 받았다.]
[ 아니...!!]
유물의 의지가 깜짝 놀라는 기색이었다. 그는 잠시 내 영혼을 훑어보더니 감탄한 듯 말했다.
[ 그렇군... 그대는 전국옥새의 주인이 되기에 족한 존재입니다. 과하기까지 합니다. 가히 원야(元夜)의 현현(顯現)... 거대한 존재가 느껴지나니...]
갑자기 말투가 존대로 돌변한 유물의 의지가 말을 이었다.
[ 이제 그대를 전국옥새의 주인으로 인정하나니, 대지와 대양의 전시안(全示眼)을 부여하겠습니다. 부디 도움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 잠깐만!]
나는 유물의 의지가 내게 능력을 부여하기 전에 멈춰세웠다. 그리고는 질문했다.
[ 궁금한게 있는데 전시안이 뭐냐? 줄 때 주더라도 설명 좀 해줘.]
[ 아... 물론입니다.]
유물의 의지가 설명을 시작했다.
[ 전시안은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제 3의 눈입니다.]
[ 동술(瞳術)이란 말이냐?]
[ 일개 술법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전시안은 이 세계 어디든 보고싶으면 볼 수 있으며, 그 곳의 정보를 읽을 수 있습니다. 또한 숙달될수록 위대한 자의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 위대한 자? 오제 소호금천을 말하는 건가?]
[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같은 하찮은 인공정령에게는 그런 지식이 부여되어 있지 않습니다. 확실한 것은 위대한 자의 지식은 삼황오제께서도 조심스럽게 다루려 했습니다.]
[ 흠... 힘이 상승하지는 않냐?]
[ 그건 직접 써 보시면 알게 되실 겁니다. 설명드리기 구차한 일이라...]
[ 알았어.]
화아악
잠시 후 시야가 뒤바뀌더니 현실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전국옥새에 용의 양각 뿐만 아니라 봉황의 음각이 추가된 것도 알 수 있었다. 내가 전국옥새의 주인으로 인정받은 증표였다. 나는 전시안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하면 보나마나 천우진이 날뛸 거라는 걸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으므로 태연하게 말했다.
"다 끝났소. 돌아갑시다."
"......"
천우진은 뭔가 못마땅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그럴거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배알꼴리는구만!"
정말 뒤끝 개쩌는 놈이다!!
나는 이 정도 되면 경이롭기까지 해서 허탈하게 말했다.
"빌어먹을. 해달라는대로 해줬는데도 또 그 소리요? 그만 좀..."
"에라이... 당신의 술법수준이 보통 이상만 됐어도 이런 기분은 안 들텐데."
이번에는 나한테 받아먹은 게 있어서인지 돼지새끼라느니 욕은 자제하는 듯 했다. 그러자 내면에서 이 광경을 구경하고 있던 제갈사가 낄낄거렸다.
[ 저 놈이 보기에는 돼지 목에 진주니까 당연히 저런 기분이 들겠지.]
[ 아 어쩌라고!!]
[ 그러니까 술법을 제대로 연마해서 경지에 이르라는 말이다. 그러면 네 녀석 혼자서도 전국옥새를 찾으러 올 수 있을 테니까.]
[ 제길. 술법은 굉장히 어려워.]
[ 크크크.]
나는 내심 투덜거렸다.
망량선사 왈, 나는 무공보다 술법에 더 재능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 평가는 아주 객관적인 거라서, 나는 그 동안 수기공양을 몇 차례나 거듭하며 술력을 쌓고 심지어 미호에게서 법구를 받아서 품은 채 십 년이나 있었으며 술법공부도 꽤 했다. 보통이라면 나 정도로 술법기연을 얻는다면 벌써 대술법사가 되고도 남았으리라.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술법은 초급의 수준을 간신히 떼서 한 사람 몫을 할까말까한 수준이었다. 내가 가진 술법재능은 아주 처참한 게 틀림없었다. 그래서 지선 망량이 수련했던 200년치 경험과 지식이 있어도 이해가 안되서 써먹을 수가 없는 것이다. 천신경이나 이혼대법도 생지랄을 하면서 바득바득 익히는 중이었다. 그나마 이번 생에 제갈사의 도움으로 배교교주로서 재능이 상승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좀 나아질 것이다.
잠시 후 나는 사불상을 타고 망량선사의 마을 앞에 천우진을 데려다 주었다. 일이 끝나고 헤어지기 전, 나는 천우진에게 물었다.
"천우진. 하나 물어볼 게 있소."
"뭐요?"
"혹시 망량의 소식이나 행적을 듣지 못했소? 사소한 거라도..."
그러자 천우진이 눈에 이채를 띄며 말했다.
"사형은 힘을 쌓기 위해 은둔했소. 그 위치는 나도 말해줄 수 없군."
"알긴 안다는 소리인가."
"신경 끄시오. 사형이 말하기를, 당신에게 도움이 될 때까지 힘을 키우고 싶다 했소. 때가 되면 알아서 당신 앞에 나타날 것이오."
"으음..."
"뭐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니 질문 하나 더 해 보시오. 아는 한에서 얘기 해 주지."
아무래도 망량의 행적을 질문한 게 놈에게 호감을 준 모양이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혹시... 미호라고 하는 구미호를 본 적이 있소?"
"아. 물론이오."
"......!!"
대번에 대답하다니!
내가 놀라서 그를 쳐다보자 천우진이 말했다.
"그 요괴는 당신을 찾아서 마을에 왔었소. 그리고 스승님께 공양하여 당신의 행방을 수소문했는데, 그 이후로 떠나서 소식을 알지 못하오."
"망량선사에게 공양했다고?"
천우진은 쓴웃음을 지었다.
"큭큭. 사불상을 타고 중원 여기저기를 싸돌아다니는데 아무리 구미호라도 당신을 따라갈 수 있을 리 없지. 게다가 지금 백련교에 있다면 무서운 인간이 너무 많아서 접근도 못 했겠지."
"......"
할 말이 없다. 이렇게 서 있는 동안에도 미호의 얼굴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그럴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막상 미호가 고생했을 걸 생각하자 마음이 뜨끔했다. 괜히 서왕모에게 미호의 이야기를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구미호는 그 때 스승님께 수련을 받고 떠났소. 그래서 자기 몸 정도는 알아서 지킬테니 그 또한 걱정하지 않아도 되오."
"망량선사가 미호를...?"
"구미호의 술법재능은 인간과 비교도 안되게 뛰어나지. 게다가 맘에 들어하셨으니 뭐..."
그렇게 중얼거린 천우진이 말했다.
"백웅. 당신은 현재 폭풍의 눈이라 할 수 있소. 당신의 행보 하나하나에 천하가 요동칠테니, 모쪼록 신중하게 움직이시오."
천우진은 그 말을 끝으로 휙하고 마을로 들어가 버렸다.
내가 그의 말을 곱씹고 있을 때 제갈사가 말을 걸어왔다.
[ 백웅. 이제 때가 되었다.]
[ 뭐가 되었다는 거냐?]
이어진 제갈사의 말에 나는 또다시 건곤일척의 승부에 나서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 백련교주와 담판을 지을 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