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74 천계(天界) =========================================================================
나는 사불상을 타고 이청운을 청룡무관 앞으로 데려갔다. 청룡무관의 현판을 보던 이청운은 헛웃음을 지었다.
"뇌신류 종사의 직계가 중원에서 무관을 차리게 될 날이 올 줄이야!"
"인생이란 어찌 될지 알 수 없으니까요."
"하하, 자네가 하니 정말 설득력 있는 말이군."
파앗
껄껄 웃던 이청운이 망설임없이 정문으로 들어갔다. 그는 세인들의 이목을 끌기 싫은지 마치 번갯불처럼 사라졌고, 나는 뒤늦게 그를 멸혼보로 좇아야 했다. 이청운의 순간속도는 멸혼보를 아득하게 뛰어넘는 수준이었으므로 나는 내심 혀를 내둘렀다.
' 멸혼보도 초절정의 기준에서 엄청나게 빠른 극상승의 신법인데, 이것보다 빠르다니.'
뇌신지혼은 정말 말도 안 되는 경지로 보였다. 내가 몇 호흡 늦게 와룡전 앞에 도착하자, 이미 와룡전의 문이 열려 있었다. 보나마나 이청운이 당당하게 들어간 것이리라.
들어가 볼까.
지금은 초저녁이었다. 그래서인지 촛불이 밝혀져 있었으나 사위가 그리 어둡지도 않았다. 그 느긋한 황혼의 시간 속에서 뇌신류의 사제가 맞닥뜨린 광경이 내 눈에 보였다. 이청운이 빙긋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광아. 잘 지냈느냐."
이광은 이청운을 마주한 채 복도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 상태로 침묵이 그저 유지될 뿐이었다.
"......"
이광은 마치 귀신에 홀린 듯한 표정으로 눈만 꿈벅거릴 뿐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않았다기 보다는 하지 못했다는 말이 옳으리라. 과거 그가 가치관의 충돌 때문에 몸져누울 때처럼 심대한 정신적 충격이 그를 뒤덮은 모양이었다.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던 이광이 정신을 차린 것은 약 다섯 호흡이 지나서였다. 그는 주변을 경계했다.
"... 귀신인가. 나를 홀릴 정도의 술법사가 근처에 있는 건가?"
마치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에, 이청운은 유쾌하게 대답했다.
"그런 자가 있으면 보고 싶구나! 광아, 네가 보기에 나는 귀신같으냐?"
"스승은... 내가 시신을 수습해 드렸다... 이런 곳에 있을 리 없다."
이광은 마치 자기자신을 세뇌하듯 중얼거리며 서서히 창을 들었다. 그리고 맹렬한 살기가 그의 창끝에 몰려드는 게 느껴졌다. 이렇게 좁은 복도에서 이광이 전력으로 창을 찌른다면 천하에서 피할 수 있는 고수가 거의 없으리라. 나조차도 그런 공격을 막아내는 건 힘겨운 일이었다.
하지만 도리어 이청운은 도발하듯 말했다.
"그간 성취가 얼마나 늘었는지 보자꾸나. 한 번 들어와 봐라."
"하앗!"
퓨웅!
공기가 거세게 갈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실제로는 극도로 가속된 이광의 창극이 뇌령강기를 머금고 터져나왔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지금의 절격에는 나(拿)와 찰(札)의 수법이 숨겨져 있어서 가히 무서운 절초였다.
투웅
그러나 이청운은 그 찰나지간에 손가락으로 창극을 튕겨내며 이광의 인중에 자신의 손가락을 갖다대었다. 이청운의 속도가 도리어 창끝의 속도보다 빨랐으니 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이광이 완벽하게 급소를 노출시킨 셈이었으므로 일 초만에 이광이 패배한 것이다. 이대로 이청운이 손가락을 튕기기만 하면 이광의 머리통이 날아갈 것이다.
"......!!"
이광이 뻣뻣하게 굳어 있자 이청운은 자신의 손을 거두며 싱긋 웃었다.
"이놈, 생각보다 실력이 별론데? 그 동안 수련 안 하고 놀았느냐?"
"이럴수가..."
이청운이 설득하듯 말했다.
"나 이외에 누가 너를 뇌신류의 무예로 일 초만에 제압할 수 있겠느냐? 당연히 하늘같은 사부밖에 없지 않겠느냐."
"......"
이광은 현실을 믿을 수 없으나 믿어야 하는 처지가 되자 황망한 표정이었다. 그러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
"믿을 수가 없다. 사부님께서는 그 때 단전이 깨지셨고 내가 사망까지 확실히 확인한 후 묻어드렸다. 그 어떤 인간도 그 상황에서 살아나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 맞다. 나는 분명히 그 때 죽었었지."
이청운의 말이 이어졌다.
"하지만 본교의 천령단부터가 신의 힘이기에, 신의 힘으로 존재하는 기적이란 것도 믿어야하는 법이지... 나는 천고의 연으로 부활하는 데 성공했다."
"믿을 수 없다!"
이광은 거칠게 대답하며 자신의 창을 잡았다. 도리어 흉흉한 기세가 그의 눈에 감돌았다.
"개지랄 마라!"
"안 믿으면 어쩔테냐? 그러면 지금 네 눈 앞에 있는 게 뇌신류 호법사자이자 뇌신지혼을 이룬 이청운이 아니면 누구라는 거지?"
이광이 대답하지 못했다.
"하하하."
짖궂게 웃던 이청운이 말했다.
"광아! 정윤보나 범균과는 잘 지내고 있느냐."
"... 네놈은 누구냐!"
이광은 다시 한 번 절초를 사용해서 이청운을 공격해 들어왔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욱 공을 들인 듯, 무려 네 개의 변초가 고급수법으로 떨쳐졌다.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는 교묘한 변화가 숨겨져 있었다.
그러나 이청운은 느긋하게 손을 들더니, 다음 순간 이광의 팔을 꺾으며 손아귀에서 이광의 창을 뺏아버리고 말았다. 보고서도 믿을 수 없는 속도였다. 이청운이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정말이지 귀찮은 일이군. 자신이 부활했다는 걸 증명하는 건..."
이광이 이를 악물고 이청운을 바라보며 말했다.
"설령 사부님께서 부활하셨다 해도 왜 이제 온단 말인가? 그간 나는... 뇌신류는..."
이청운이 머리를 긁적였다.
"그렇군... 다들 큰일이었을테지."
이광은 겨우 이성을 되찾았는지 대꾸했다. 실력차이 때문인지 반존대로 말투가 바뀌어 있었다. 어쨌든간에 이청운이 절세고수라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누구든간에 돌아가시오. 더 이상 내 앞에 나타나지 마시오. 부활 따위는 믿을 수 없소."
"그렇게는 못 하겠는데."
"뭐라고?"
이청운의 눈빛이 한순간 싸늘해졌다.
"광아. 세월이 많이 지나서 내 성질을 잊어버렸나 보구나."
"뭣..."
뻐억!
다음 순간 이광이 얻어맞아서 허공에서 두바퀴 반을 돌며 나가떨어졌다. 이광은 땅에 내동댕이쳐지면서 낙법을 취했으나 연이어 이청운이 달려들며 이광의 배를 발로 찼다.
"커헉!"
이광이 피를 토해내며 바닥을 굴렀다.
"좋은 말로 했더니 정말 예의를 상실했구나. 차분히 얘기해도 모자랄 판에 당신? 넌 나이먹으면서 바뀐 게 없구나."
"억... 잠시..."
이청운은 이광의 멱살을 잡아서 일으키면서 으르렁거렸다.
"인간의 도리를 잃은 자는 금수만도 못하다. 내가 몇 번이고 이야기하지 않았느냐?"
그 말에 이광은 확 깬 듯한 표정이 되었다. 아마도 방금 전 이청운의 말은 그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추억의 신호였던 모양이었다.
"정말... 사부님이십..니까."
이청운은 신경질적으로 대꾸했다.
"그렇다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는거냐."
이광은 입술을 꾹 깨물다가 말했다.
"그래도 믿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 건... 정말..."
"... 후우, 그렇겠지. 바로 믿기는 힘들 거다."
이청운이 이광의 멱살을 놓으며 말을 이었다.
"그럼 얘기해 봐라. 내가 만일 진짜 이청운이라면 너는 어떤 걸 내게 부탁하고 싶으냐?"
"... 그렇다면 다시 뇌신류를 모아서 이끌어달라 감히 청하겠지요."
"다시 모아봤자 교주를 이길 수는 없는데 말이지."
"하지만..."
이청운은 실망스러운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광아. 너는 나이를 먹으며 음흉하고 의뭉스러운 노인이 되고 말았구나... 네가 내심으로는 나를 진짜로 여기고 있으며 이것저것 재어보고 있다는 것도 모를 줄 아느냐?"
"......"
"너는 정말로 내 제자가 맞느냐?"
쿠르르릉
그 순간이었다. 뇌음(雷音)과 함께 눈 앞의 이청운에게서 섬광이 일어나는 듯 했다. 마치 전신의 한 올 한 올이 뇌령(雷靈)이 된 것처럼 거대한 번갯불이 연신 터져나왔다. 동시에 의념을 넘어선 강대한 의지가 공명하며 울려퍼지는 듯 했다.
[ 뇌신류의 종사가 그런 수작에 휘둘릴 정도로 얄팍한 존재라 생각했냐는 말이다.]
대지가 울리며 요동쳤다. 그 어마어마한 압박감에 나는 물론이고 이광도 전율하며 압도당하고 말았다. 중원 최정상급 고수들이 이청운의 존재감 하나에 움직임을 봉쇄당해 버린 것이다.
이것이 바로 뇌신류의 호법사자!
' 괴물...!!'
방금 전에 교주와 싸운 경험담을 말할 때도 그리 쉽게 믿지 못했지만 이 순간 납득할 수 있었다. 눈 앞에 있는 것은 진정으로 뇌신류 역대 최강이라 불리는 고수, 뇌신류 호법사자 이청운인 것이다.
"허억..."
이광은 너무 놀라서 뒷걸음질 쳤다. 그렇게 비틀거리던 이광은 겨우 제정신을 되찾고는 말했다.
"자, 잠시만. 좀 생각할 시간을 주시오!"
[ 개소리를...]
"이야기 정도는 할 수 있잖소."
스스스
이광이 호소하듯 말하자 이청운은 자신의 기운을 거두었다. 그는 만족스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
"좋다. 그럼 시간이 없으니 지난 이야기를 해 볼까."
태도전환이 빠른 인물이었다. 이청운은 이광이 납득하자마자 탁자에 앉아서 자신이 살아난 경위와, 옆에 있는 내 소개를 했다. 이청운에게서 한 식경 동안 이야기를 들은 이광은 불신의 눈초리로 나를 쳐다보았다.
"정말로 신에게 기원하는 것만으로 죽은 자를 부활시킬 수 있단 말인가?"
"그렇소."
"그리고 너는 사부님의 새로운 제자라는 건가..."
이광에게는 내가 전생자라는 걸 포함해서 제갈사의 이야기는 일체 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내가 뇌신류의 전승자로서 세상을 떠돌다가 우연히 이청운을 부활시킨 것으로 되어있는 것이다. 이청운의 언변은 교묘해서 의심할만한 건덕지조차 남기지 않는 식이었다.
이윽고 이청운이 말을 이었다.
"백웅은 이제 뇌신류의 호법사자가 되어 교주를 교란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그 사이에 너와 나는 뇌신류의 고수들을 모으도록 하자."
이광은 떨떠름하게 말했다.
"나는 아직 당신이 사부라는 걸 믿을 수 없소."
"음, 어쩔 수 없지."
이청운은 쓴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내가 다 설명해 주겠다. 아직 궁금한 게 많겠지만 백웅을 오래 붙잡을 수 없다. 교주가 의심하면 안되니 슬슬 보내주자꾸나."
"알았소."
파앗
나는 사불상을 타고 그 자리에서 빠져나와서 백련교의 내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로 돌아가서 침상에 누우니 제갈사가 머릿속으로 말을 걸었다.
[ 저쪽은 이제 알아서 하겠지. 네놈은 이제 이혼대법의 수련에 박차를 가해라.]
나는 그 말을 듣자 황당해서 대꾸했다.
[ 잘도 수련을 하겠군. 교주의 이목이 사방 곳곳에 뿌려져 있는데다 교주에게서 무공수련도 받는 상황에서 이혼대법을 수련할 시간이 날까? 처음이야 멋모르고 했다지만 간단한 수련과 대성까지 가는 연마는 차원이 다르잖아.]
내 말에 제갈사가 왜 그런 걱정을 하냐는 듯 말했다.
[ 해 보면 안다. 너는 백을 뽑는 수련이나 계속 해라.]
[ 알았어.]
그리고 내가 백련교에 도착한지 며칠 되지 않아서 교주가 다시 나를 불렀다. 교주의 부름에 알현실까지 가자, 교주가 말했다.
[ 백웅. 삼보절기의 해석이 거의 다 되었다.]
"넵..."
나는 마뜩찮은 심정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
[ 그간 많이 기다렸을 것이다. 이제 네게 가르쳐줄 수준이 되었다 생각해서 불렀으니, 오늘부터는 지성으로 연마하도록 해라.]
역시 그 동안은 그저 익히는 속도가 느렸을 뿐인 건가? 나는 백련교주에게서 삼보절기를 배우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뭔가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그것은 신비롭고 거대한 절대자라고 생각했던 백련교주가 마냥 천재가 아니라는 사실과, 동시에 그가 나에게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찝찝함이었다.
수련을 시작하기 직전 제갈사가 내게 말했다.
[ 백웅. 백련교주에게 수련을 받으면서 내가 말하는대로 요결을 운용해 봐라.]
[ 뭣...]
내가 제갈사의 말에 뭐라고 대꾸하기도 전에 눈 앞의 상황은 흘러가고 있었다.
우우우우...
[ 자, 백웅이여. 잘 봐라...]
"......"
눈 앞에서 백련교주가 서서히 칠대절학을 시연하기 시작했다. 몸을 풀겸, 지금까지 그가 성취한 것을 내게 보여주려는 의도였다. 나는 당연히 그 시연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집중해서 보아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제갈사의 말에 당황했다.
[ 무슨 소리야? 집중해서 봐도 모자랄 판에 요결을 운용하라고?]
요결을 운용한다는 건 정신을 다른 데 쏟는다는 말이었다. 내가 천재라면 모르되 일반적인 재능을 가지고 그런 짓을 했다가는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되고 만다. 그것도 절학의 전수에 속하는 엄중한 일에서 어찌 그런 짓을 한다는 말인가?
[ 잔말 말고 시키는대로 해. 이혼대법의 응용이라서 간단하니까.]
제길!
나야 백련교주가 몇 번이고 보여달라는대로 보여주었지만, 반대상황은 불가능하기 짝이 없었다. 백련교주 입장에서 자신이 기껏 열심히 전수했더니 잘 모르겠다고 한 번 더 보여달라는게 얼마나 우습고 건방져 보이겠는가? 자칫 백련교주의 실망만 살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제갈사는 현재 내 전생계획을 담당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기에 나는 어쩔 수 없이 놈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우우웅
전신의 혈맥이 명동(鳴動)한다. 제갈사가 말하는 구결을 암송하며 기혈을 움직이자 왠지 익숙한 방식으로 내 몸의 혈맥이 움직임과 동시에 신경이 나뉘는 게 느껴졌다. 마치 몸 한가운데가 명검에 베인 것처럼 둘이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나뉜다!
이윽고 나는 마치 내가 아닌 것처럼 또다른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백련교주의 칠대절학 시연을 보는 상태가 마치 타인의 시선처럼 변해 있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또다른 생각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나 자신이 느껴지는 것이다. 나는 이 상태변화에 깜짝 놀랐다.
[ 설마 이건...]
[ 네놈도 현천신공을 익히면서 양의결을 응용한 적 있었겠지? 마찬가지다. 이혼대법을 쓰면 좀 더 쉽게 양의신공(兩儀神功)을 운용하는 게 가능하다. 왜냐하면 이혼대법이 정신을 다루는 데 있어서 무당파보다 훨씬 위이기 때문이다.]
나는 제갈사의 말에 침음성을 흘렸다.
' 굉장하군.'
그랬다. 지금의 나는 그저 요결을 운용한 것 뿐인데, 한꺼번에 2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이다! 제갈사가 쓸데없는 딴지를 덧붙였다.
[ 원래 네 재능으로 이걸 해내려면 오 년은 걸리겠지만 벽지상과의 계약 덕에 가능한 것이다.]
[ 그런가.]
[ 한꺼번에 2가지 일을 할 수도 있고, 효율을 2배로 만들 수도 있지.]
이윽고 눈 앞에서 교주의 삼보절기 강연이 시작되었지만 나는 내면으로 이혼대법의 수련을 함께 시작할 수 있었다. 딴생각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동시에 2개의 작업을 최대효율로 하는 셈이라서 이야기가 헷갈리지도 않았다. 2개의 뇌를 동시에 사용하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 ... 백웅. 알아들었느냐?]
나는 교주의 삼보절기 강연을 다 듣고 나서 골똘히 생각했다. 그리고는 말했다.
"죄송합니다. 모르겠습니다."
[ 오늘은 한 번 더 설명해 주겠다. 하지만 내일부터는 한 번 이상 설명하지 않을 것이다.]
"넵..."
또 설명을 들었지만 역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진소청에게서 배울 때와 같았다.
[ 그럼 나는 본교의 업무가 있으니 가 보겠다.]
교주는 내 반응에 실망한 듯 내일까지 성실하게 수련하라는 말을 툭 던지고는 가 버렸다. 스승치고는 무책임한 태도였으나 그 또한 둔재에게 많은 시간을 쏟는 주의는 아닌 듯 했다.
덩그러니 남겨진 내게 제갈사가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 이제 보니 이혼대법을 동시수련할 때가 아니군. 그냥 양의신공 2배로 삼보절기의 수련속도를 올리는 게 낫겠다.]
"......"
수련속도가 2배로 오른 셈이지만 왜 비참한 기분이 드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