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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계(天界)
나는 진소청이 깨어난 후, 그의 몸을 추스른 후 함께 안휘성으로 떠났다. 망량은 내가 없는 동안에 큰 그림을 위해서 움직이겠다고 했으며 내 일이 끝나는대로 다시 진랑곡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진소청은 산길을 걸으며 말했다.
"백웅. 내 억지를 들어줘서 고맙소."
"아니오. 어차피 그녀들은 구해내야 할 일이지."
도의적으로나 뭘로 보나 구출할 수밖에 없다. 남궁세가의 비리를 밝혀내는게 앞으로 내 앞길에 도움이 될 것도 분명하다. 나는 문득 생각나서 진소청에게 질문했다.
"이광에게 행적을 밝히지 않아도 되겠소?"
"미리 연락을 드렸소. 적어도 일 년은 찾지 않으실 거요."
"......"
나는 의심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그 이광이 진소청을 일 년이나 방랑하게 둔다는 말인가? 하지만 진소청이 말을 이었다.
"스승님도 내 경지가 한계에 부딪힌 건 알고 계셨소. 내 무공을 상승시키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했으니 아마 납득하실 것이오."
"그렇군."
"백웅 당신은 남궁세가에 가는 건 처음이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은 가본 적 있나 보군."
"남궁환이 말했듯 스승님과 남궁세가주가 종종 연락하는 사이요. 그래서 몇 년 전에 남궁환을 대면했었고, 그 때 남궁세가를 방문했었소."
"남궁세가는 어떤 곳이오?"
내 질문에 진소청은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그 때의 기억으로는 안휘성 내에서는 성주 부럽지 않은 권력을 휘두르는 대세가였소. 지금도 아마 다르지 않을 것이오."
"흠... 안휘성까지 느긋하면 사흘, 서두르면 오늘 내에 도착할 것인데."
"서두릅시다. 하루라도 아끼고 싶소."
"그렇게 하지."
타닷!
나와 진소청은 이윽고 멸혼보를 펼쳐서 속력을 높였다. 진소청은 흑백련 죽을 먹은 덕분인지 내공이 더욱 상승해서, 내 무지막지한 달리기를 잘 따라오는 기색이었다. 나는 말이나 화살보다도 훨씬 빨리 달리면서 옆에 있는 진소청을 힐끔 쳐다보았다.
"진소청, 궁금한게 있소."
"무엇이오?"
"남궁세가에 납치된 여인들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위치인 건 사실이오. 그녀들을 구출해야하는 것도 사실이오. 그러나 그들은 결국 타인(他人)이 아니오? 당신은 생전 얼굴도 보지 못했던 자들을 위해서 목숨을 걸고 수련을 할 수 있었단 말인가?"
"......"
진소청은 커다란 나무를 한달음에 뛰어넘어서 나무가지 위에 소리없이 내려앉았다. 잠시 멈춰선 진소청이 나직이 대답했다.
"백웅. 당신의 첫 번째 삶에서 나는 어떤 삶을 살았을 거라고 생각하시오?"
흠칫!
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이 나오자 움찔했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내 첫번째 생에서, 당신은 천하십대고수 중에서도 최고의 존재로 인정받으며 대협(大俠)이라 불렸소. 그건 왜 물어보시오?"
아니, 도리어 부족하다. 진소청이 그만큼의 세월을 수련했다면 당연히 천하제일고수가 되어야 정상이 아니었을까? 내가 첫 번째 생에서 진소청을 직접 만나보지 못해서 알 수 없는 일이긴 했다.
그러자 진소청이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나는 그 미래의 삶이 현실에 안주하고 타협한 결과였으리라고 생각하오."
"무슨 소리요?"
"당신의 첫 번째 삶에서 백련교는 끝까지 건재했지. 그렇지 않소?"
"음... 그렇소."
나인교라고 불리는 괴이한 사교가 출범할 때까지도 백련교는 가만히 신강에서 버티며 두문불출하고 있는 상태였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백련교가 그 거대한 힘을 가지고 왜 세상에 웅지를 펴지 않았는지 이상한 일이다. 여하튼 백련교는 앞으로 삼사십년 후에도 멀쩡히 버티고 있게 된다.
"스승님은 늘 입버릇처럼 이야기하셨소. 자신이 죽더라도 내가 꼭 뇌신류를 일으켜줬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백련교에 반드시 복수해야한다고 말씀하셨소. 열살 무렵부터 귀가 닳도록 들었으니 그분의 집념은 익히 알 수 있소."
나는 진소청의 말에 깃들어있는 뜻을 깨달았다.
"미래의 십대고수 진소청은 백련교에 복수를 포기했으리란 말이오?"
"아마 그럴 것이오. 정말로 백련교에 복수를 하고자 했다면 정체를 숨기고 강호에 숨어들어서 자기의 세력을 키우거나 은둔해서 무공을 다듬는게 정상이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복수를 포기했기 때문에 편하게 강호를 떠돌아다니며 눈에 보이는 협의만 실천했을 거라 생각하오. 왜냐하면 그게 편한 삶이니까."
"......"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다. 왜냐하면 십대고수 진소청의 삶조차도 내게 있어서는 눈부시게 빛나보이는 삶이었기 때문이다. 진소청은 고요히 말을 이었다.
"나는 사실 백련교에 꼭 복수를 해야하나 싶은 회의감이 강하게 있었소. 또한 짙은 허무감에 알게모르게 시달렸지. 있을 수 있는 선택이었다 생각하오."
"음..."
"하지만 지금은 다르오. 이제 나는 협의를 외면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되었소. 왜냐하면 당신이 나를 동료로 받아들여줬기 때문이오."
그렇게 말한 진소청이 나를 강하게 쳐다보았다.
"단지 그녀들을 위해서만은 아니오. 이번 구출행은 내게 있어서 새로운 삶을 걸어가게 되는 시발점이 되는 것이오."
"그렇군. 이해했소."
진소청이 목숨을 걸고 한 달 동안의 수련에 매달렸던 이유.
그것은 진소청의 심경변화와 관련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왠지 인간 진소청을 한결 더 이해한 느낌이 들었다.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재능과 뛰어난 두뇌를 지니고 있지만, 그 때문에 도리어 허무감에 시달려서 살아가던 게 바로 그였다. 그는 이제 협의를 실천하기 위해 망설이지 않고 나가기로 한 셈이다.
이윽고 우리는 안휘성에 도착했다. 안휘성 내부로 들어서자 번화한 거리가 보였고 곳곳에 마차나 상인들도 보였다. 안휘성은 위치상 상업이 흥하는 곳이었으므로 이 정도의 번화함은 당연한 일이었다.
쉴 겸 근처의 객잔에 들어가자 진소청이 말을 꺼냈다.
"남궁세가는 여기에서 약 육십 리를 더 가야 나올 것이오."
"남궁세가는 합비에 있는 게 아니었소?"
"그들은 합비(合肥)에 살다가 근거지를 성 가까이로 이전했소."
"이전했다고? 왜?"
진소청은 탁자에 앉아서 만두를 하나 집어먹고는 대답했다.
"합비는 전통적으로 농업이 기반이었으며 쌀과 콩 등의 곡물생산과 면화재배가 성행하는 지역이오. 남궁세가는 원래 합비의 농산물유통에 관여해서 차익을 챙기다가, 본격적으로 안휘성 자체의 커다란 상업에 뛰어들려고 성 가까이로 이동한 것이라 생각하오."
"흐음!"
나는 그 말이 그럴듯하게 들렸다. 그리고 새삼스러운 눈으로 진소청을 쳐다보았다.
' 진소청은 머리도 좋군.'
언뜻 간단해 보였지만 진소청의 분석은 현실적인 흐름과 상업, 세가의 원동력에 대해 고찰하고 있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진소청은 신녀문을 통해서 남궁세가에 대해서 조사하면서 여러가지 정보를 주도면밀하게 해석했으리라.
나는 진소청에게 말했다.
"남궁세가 근처까지 갔다가 무영문으로 갑시다. 남궁환 놈에게서 내부장치와 여인들의 위치를 좀 더 상세히 들어야겠소."
"......"
"진소청?"
진소청은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뭔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한참 후 진소청이 입을 열었다.
"백웅. 당신은 남궁세가에 어떤 징벌을 내리고자 생각하고 있소?"
"으음?!"
나는 진소청의 질문에 약간 당황했다.
"징벌이라... 남궁세가 자체도 강력할 뿐더러 그들은 백련교 화신류의 하부세력이오. 섣불리 건드렸다가는 일이 크게 꼬이고 말 것이오."
"하지만 망량은 원껏 질러도 좋다고 말했소."
"그... 그거야."
우리가 안휘성으로 떠나오기 전, 망량은 남궁세가를 원하는만큼 엎어버려도 상관없다고 말했었다. 나는 망량이 무슨 생각인지 궁금했으나 그가 의미없는 개소리를 할 인간도 아니었다.
' 남궁세가를 쳐도 되는 건가?'
아무래도 망량이 그려둔 '큰 그림'에서 남궁세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존재인 모양이었다. 망량은 남궁세가를 쳐도 화신류와 교섭할 자신이 있는 것인가? 내가 고민하고 있을 때 진소청이 말했다.
"백웅. 어차피 남궁세가에서 그녀들을 구출하는 일은 정파무림이 다 뒤집힐 정도로 거대한 일이오. 게다가 남궁환에게서 듣기로 그녀들을 가둔 밀실은 남궁세가의 최심부에 있기에 조용히 해결할 수는 없소."
"무슨 말을 하고싶은 거요?"
"기왕 하는 바에는 확실히 하는게 나을것 같소. 두 번다시 그들이 못된 마음을 품지 못할 정도로..."
"......"
"일이 너무 크게 벌어지면 누구도 태풍의 눈을 건드릴 수 없게 되는 법."
나는 진소청의 말에 솔깃함을 느꼈다. 지금껏 만났던 동료들 대부분이 내게 '신중함'을 종용하는 것에 반해서 진소청은 기호지세를 주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새삼 예전의 일이 떠올랐다.
' 종남파 일이 생각나는군.'
그 때도 진소청이 막무가내로 다 들어엎는 것 같아서 혼비백산했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때는 일이 잘 풀렸고 진소청도 모든 계산을 다 해두고 깽판을 쳤던 것이다. 진소청은 결코 실패하는 일을 시도하는 인간이 아니다.
나는 곧 진소청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그럼 해 봅시다. 정면돌파를 해 보자는 말이겠지?"
"물론이오."
"알았소. 검마와 마지막으로 조율을 해 봅시다."
파앗
나와 진소청은 비등을 써서 무영문으로 왔다. 그리고 우리는 일단 고문실로 내려갔는데, 거기에는 피칠갑을 한 채 반쯤 실성해 있는 남궁환이 보였다.
명백히 추가고문을 당한 모습이었다. 뇌신류의 고문은 육체적 외상을 별로 주지 않으므로, 남궁환의 몸 여기저기에 뚫려있는 구멍이나 연장자국은 설명이 되지 않았다. 우리가 힐끔 무영문의 고수를 쳐다보자, 그가 히죽 웃었다.
"고문이라는 건 마음이 꺾였을 때부터 시작되는 것이지요."
"남궁환을 또 고문한 겁니까? 왜?"
"저는 문주님의 명으로 추가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행동했을 뿐입니다. 남궁세가의 소가주를 고문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으니까요."
"음... 어떤 정보를 알아냈는지 말해 주십시오."
그가 어깨를 으쓱였다.
"문주님의 명이 있어야 말할 수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나서 우리는 검마를 찾아갔다. 검마는 남궁환을 고문했냐는 내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물론이지. 남궁세가의 정보는 천금같은 가치가 있으니."
"제게도 그 정보를 알려주십시오."
"그렇게 하겠네. 다만 서두르지 말게."
검마가 그윽한 눈으로 우리를 쓸어보았다.
"이곳에 온 용건은 그것만이 아니겠지?"
나는 우리가 생각하는 바를 이야기했다. 구출 자체는 하겠지만 정면돌파를 하겠다는 뜻이었다. 검마는 흥미로운 눈으로 진소청을 바라보며 말했다.
"재밌군. 승산은 있겠어. 자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겠네, 진소청."
"네."
"허나 그걸 실천하려면 압도적인 무력(武力)이 필요하지."
그렇게 중얼거린 검마가 말했다.
"자네는 정파의 최절정고수인 검왕(劍王) 남궁명과, 남궁세가가 자랑하는 남궁팔검(南宮八劍), 그리고 정파에서 수위에 꼽히는 무력단체인 천공대(天空隊)와 지공대(地空隊), 그 외 수많은 칼밥먹는 수십 수백의 남궁세가 고수들을 상대로 이길 수 있다는 말인가?"
나는 검마의 말을 듣자 기가 질리는 기분이 들었다. 어렴풋이 알 때는 몰랐는데 검마의 입으로 사실을 나열하자 엄청난 전력이었다. 남궁세가의 힘은 왠만한 구파일방 이상인 게 분명했다. 괜히 안휘성에서 제일가는 무림세력이라고 칭하는 게 아니었다.
"물론입니다."
"호오, 남궁명이 두렵지 않은가?"
"그를 두려워하면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싸우겠습니까?"
검마가 쓴웃음을 지었다.
"하하, 그 말도 맞군. 그러면 한번 해보고 오게. 만일 일이 잘못되어도 도피할 장소 정도는 마련해 주지."
"네."
검마는 진소청의 의도를 왠지 읽어낸 것 같았다. 진소청이 단순무식하게 밀어붙이려는 이유가 있는 걸로 보였다. 그리고 검마는 남궁환에게서 알아낸 온갖 정보를 내게 이야기해 주었다.
"좋든 싫든 그 색마놈의 운명도 끝장이겠군. 가져가겠나?"
"네. 필요할 듯 합니다."
"가져가게."
나는 남궁환을 혼절시켜서 목갑에 집어넣었다.
무영문에서의 볼일이 끝나자 우리는 다시 안휘성으로 이동했고 남궁세가 근처까지 도달할 수가 있었다. 대략 백여 장 떨어진 근처의 언덕에서 남궁세가를 보자, 과연 대세가답게 건물의 부지가 어마어마했다. 일반적인 세가의 열 배는 되는 부지를 홀로 차지하고 있었고 내부에서 돌아다니는 무사나 하인들의 숫자도 굉장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남궁세가의 부지 근처에는 추가로 건물이 더 있었는데, 그조차도 남궁세가의 소유로 보였다. 그 건물까지 합친다면 남궁세가는 마을 서너 개를 합친 것보다 더 커 보였다. 나는 그 성세에 기가 질려서 중얼거렸다.
"나는 저렇게 큰 무림세가를 처음 보는군."
"백웅. 남궁세가가 저렇게 거대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아시오?"
나는 진소청을 쳐다보았다. 진소청은 언뜻 무심한 눈빛이었지만 그 눈빛의 내부에는 상당한 분노가 감돌고 있었다.
"잘 모르겠소."
"남궁세가는 성장하면서 자신의 적수가 될만한 세가들과 경쟁을 했소. 그리고 경쟁에서 이겨서 살아남은 결과 지금의 성세를 얻게 된 것이지. 하지만 남궁세가는 그때문에 대단한 원한을 사고 있소."
"원한이라니?"
"경쟁 자체는 남궁세가 외의 다른 오대세가도 곧잘 하던 일이오. 남궁세가가 그들과 다른 점은,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 상대를 몰락시킨 후 잔혹하게 뒷처리를 했다는 점이오. 모든 것을 부수고 죽여버려서 빠른 시간 내에 상대방의 부와 인맥을 모두 자기 것으로 만든 것이지."
나는 놀라서 반문했다.
"뒷처리라고? 그런 짓을 하고도 정파에 남아있을 수 있다고?"
뒷처리라는 건 뻔하다. 아마 야음을 틈타거나 기습을 해서 상대방을 몰살시킨 행위일 것이다. 강호에서는 종종 있는 일이지만, 문제는 남궁세가가 버젓한 정파의 일원이라는 점이었다. 정파는 최소한의 대의와 사회도덕을 지키기 때문에 뒷처리같은 행위는 있을 수가 없다.
"현재의 정천맹은 썩어있소. 남궁세가가 썩어있다는 걸 알고 있어도 억제할 도리가 없지. 남궁세가에게 멸문의 원한을 가진 자들은 모두 사파에 숨어들어서 마두(魔頭)가 되거나 칼을 갈게 되었소."
"아."
그러고보니 검마도 정천맹의 부패를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정파에 조소를 던지는 검마가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지금은 알 것 같다. 이 정도로 썩어있다면 정사지간 성향의 검마가 볼 때는 우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진소청이 자신의 창을 꺼냈다.
"당신의 첫번째 인생에서 남궁세가는 끝까지 포식자의 위치에서 내려오지 않았소. 그 말은, 우리가 남궁세가를 내버려두면 앞으로 그들에게 착취당하는 자들이 수십 년 동안 고통받는다는 소리요."
"......"
남궁환의 변태적인 성욕에 희생된 여인들, 그리고 그들의 주변인들을 말하는 것이리라. 확실히 그런 약자들이 수십 년동안 계속 고통받을 것을 생각하면 큰일이었다.
"백웅. 부탁이오. 나와 함께 강호의 협의를 행합시다."
나는 진소청의 말에 진심이 스며있는 것을 느꼈다. 원래는 알고 있어도 어쩌지 못하고 넘어가야 했던 현실의 부조리를 고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리고 그 저항감은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도 내가 절감하고 있는 것이었으므로, 나는 손쉽게 진소청의 의견에 동조할 수 있었다.
"알겠소.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