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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계(天界)
백련교의 입교제안을 받은 후 나는 쉽게 한씨세가를 떠나지 못하고 고민했다. 처음에는 그럴듯한 핑계를 대서 빠져나갈 생각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제안이었기 때문이다.
' 백련교 입교라고?'
여태껏 전생하면서 생각은 해 봤지만 실행하지 못했던 일! 왜냐하면 현재의 백련교는 뇌신류가 숙청된 상태에서 나머지 삼대무류가 주축이 되어 교주를 보좌하는 형태였다. 이 상황에서 뇌신류의 무공을 익힌 내가 가입을 해봤자 백안시되거나 사망하기 일쑤일 게 분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억지로 뇌신류 청룡무관에 가입하거나 뇌신류의 무공을 찾아서 천하를 헤매고 다녔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지금까지와 명백히 다르다. 왜냐하면 한백령이 호법사자로서 내 신변의 안위를 장담했기 때문이다. 백련교에서 호법사자보다 높은 존재는 오로지 교주밖에 없었기에 이건 굉장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어쩌면 전생을 하면서 쉽게 얻기 힘든 유일무이한 기회일지도 모른다. 나는 내게 주어진 호화로운 특실에 앉아서 곰곰히 생각을 거듭했다.
"음식은 마음에 드시는지요?"
그 때 내 방에 한씨세가의 소가주, 한진성이 걸어들어왔다. 나는 그쪽으로 힐끔 고개를 돌리고는 나직이 말했다.
"뭐든 맛있게 먹고 있소."
"다행이군요."
한진성이 자신의 옆에 있던 여인에게 말했다.
"지화. 인사하거라."
화사한 미모를 지닌 여인은 방긋 웃으며 내게 공손하게 인사했다.
"백웅 소협, 반갑습니다. 저는 지화라 하옵니다."
"반갑소. 낙양사화(洛陽四花)로 이름높은 지화 소저를 보게 되어 영광이오."
"별 말씀을..."
그녀는 바로 한진성의 사촌여동생이자, 낙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꼽히는 낙양사화 중의 한 명인 지화였다. 나는 과거 전생에서 한백령의 주선으로 그녀와 결혼하여 화신류의 데릴사위가 될 뻔한 적이 있었으므로 잘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새삼 그녀의 외모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 정말 곱고 아름답군...'
이목구비나 조형, 그리고 외모의 화사함, 기품 등이 일반 여염집 규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 지금도 평상복에서 거의 꾸미지 않았는데도 왠만한 남성들이 넋을 놓을 정도의 아름다움이었다. 낙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녀라는 명성에는 전혀 거품이라는 게 없어 보였다.
다만 나는 전생을 살아오면서 미호나 한백령, 사공린 등 그녀와 동격 이상의 절세미녀들을 많이 보아왔던 상태이다. 그래서 아름다움 자체에 마음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었다. 한진성이 말했다.
"지금 생각이 많아보이시는데 저희와 함께 낙양 나들이를 가심이 어떨지요?"
"그건..."
"꼭 보여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나는 한진성이 생각없이 놀러다니는 부류의 인간이 아닌 걸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의 외유 제안도 뭔가 숨겨진 이유가 확실히 있을 게 분명했다. 하물며 황연 대장군의 탐색이라는 중대한 임무를 맡고있는 도중에 내게 괜히 제안을 할 리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잘 부탁하오."
"하하, 긴장하지 않으셔도 별 일은 없습니다."
나는 이윽고 그들과 함께 한씨세가의 전용마차를 타고 한씨세가를 나섰다. 나는 마차에 탈 때 마부의 모습을 보고는 꽤 놀랐다.
' 화신류의 고수인가?'
겉으로는 평범한 마부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뛰어난 무림고수였다. 금의위의 일개위사보다 훨씬 뛰어났으며 천호급에 가까워보였다. 세상사람 그 누구도 일개 마부의 무공이 왠만한 문파의 장로급이라고는 믿지 않으리라. 내 눈빛이 달라지자 맞은편에 앉은 한진성이 말했다.
"만사가 불여튼튼이라, 마부든 호위든 뛰어난 자를 붙일 수밖에 없지요."
"혹시 한씨세가가 다른 세력에 원한을 사고 있소?"
"하하... 무림이란 은원(恩怨)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힌 곳입니다. 하물며 본가처럼 영향력이 강한 곳에 원한을 품은 자들은 산더미처럼 있지요."
"그렇군."
다그닥 다그닥
관도를 달려나가는 마차 안에서 지화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리고 궁금한 듯 질문했다.
"소협께서는 나이가 매우 어리신데 굉장한 무공을 가지고 있다 들었습니다. 대단하시군요."
"......"
"앞으로도 자주 뵈었으면 해요."
미녀가 호의적으로 나오면 왠만한 자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곳에서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 없는지라 그녀의 말에 그럴듯하게 대답하기 어려웠다. 그러자 한진성이 끼어들었다.
"지금 갈 곳은 용문석굴(龍門石窟)입니다."
"용문석굴? 설마 수십만 개의 불상이 있다는 그 곳을 말하는 거요?"
"네, 그렇습니다."
나는 침음성을 흘렸다.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을 텐데."
성도의 낙산대불보다 더 거대한 유적이라는 낙양 용문석굴은 일반인의 관람이 금지되어 있었으며 철저하게 출입이 통제되어 있었다. 나도 예전에 낙양에 왔을 때 용문석굴을 구경해볼까 생각했지만 그런 이유로 생각지 못한 것이다. 한진성이 말을 이었다.
"한씨세가의 영향력이 있으므로 간단한 일이지요. 낙양의 고위관리나 귀족의 자제들만이 구경할 수 있는 곳이지만 간단히 들여보내 줄 겁니다."
"흐음... 그건 그렇다 치고 난데없이 용문석굴은 왜 가는 거지?"
"하하. 가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저런 잡담을 하며 대략 반 시진 가량 마차를 타고 이동했다. 이윽고 용문석굴에 도착하자 장대한 위용을 지닌 석굴의 전면이 눈에 들어왔다. 마차에서 내려서 용문석굴 앞으로 가자 위병이 우리를 가로막았지만, 이윽고 한진성이 몇 마디 하자 바로 꼬리를 내렸다.
"와아, 몇 번을 와도 대단하네요."
지화가 감탄사를 내며 용문석굴을 구경했다. 나는 무심하게 용문석굴을 둘러보며 생각했다.
' 굉장히 크군.'
옆에서 걸어가던 한진성이 말했다.
"이 곳은 당나라 시대의 유적 중에서 가장 크게 남아있는 불사의 유적이지요. 낙양 뿐만이 아니라 하남성 일대에서 용문석굴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덕분에 구경 잘 하고 있소."
"다행입니다."
그렇게 약 반 시진을 구경하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할 때였다. 지화가 약간 떨어져서 쉬는 동안에 한진성이 말을 꺼냈다.
"사실 이 용문석굴은 백련교와 큰 관계가 있습니다."
본론이 나온 건가? 내가 물끄러미 그를 쳐다보자 한진성의 말이 이어졌다.
"이 곳은 봉선사동(奉先寺洞)으로 당 고종의 명으로 개축보수된 곳입니다. 저기에 있는 본존 비로자나불도 약 삼 년만에 만들어졌지요. 그리고 비로자나불을 비롯한 불상의 제작에는 많은 백련교인들이 참여했습니다."
"백련교의 역사는 당나라가 기울어져가던 만당 시절부터라고 알고 있소. 뭔가 이상한데..."
"사대무류를 비롯한 제대로 된 체계를 수립해서 하나의 세력으로 발돋움한 게 만당이자 남송 때이고 실제로 백련교는 당나라 초기부터 그 흔적이 있었습니다. 즉 이 용문석굴은 초기 백련교의 유적이자 창시자의 유물이라고 보셔도 됩니다."
"굉장하군..."
그렇게 친다면 백련교의 역사는 천 년보다 훨씬 더 오래된 게 아닌가? 내가 순수하게 감탄하고 있자 한진성이 말했다.
"백련교의 창시자는 불종(佛宗)의 일파였다는 사실도 알고 계십니까?"
"들어본 것 같소."
"선종(禪宗)의 초조(初祖)이기도 합니다."
"......!!"
나는 깜짝 놀랐다. 나는 불교에 대해서도 꽤 지식이 있는 편이었기에 한진성의 말이 무슨 뜻인지 대번에 알아들었다. 그래서 당황을 감추지 못하고 대꾸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러면 백련교와 소림사의 기원이 같다는 소리요?"
"그렇게 됩니다."
"천하무림에 그런 이야기를 했다가는 비웃음만 사게 될 것이오."
"그건 그렇습니다. 보리달마(菩提達磨)가 시조라고 해도 아무도 믿지 않겠죠."
보리달마!
그 존재는 천축에서 중원으로 왔다고 전해지고 있었으며 육조시대에 소림사를 창건했다고 알려져 있었다. 또한 양 무제의 시대에 수많은 기담을 남겼으며 불교 선종의 창시자이기도 했다. 불교의 역사에서 결코 빠질 수가 없는 거대한 시조인 것이다. 나는 연속해서 따지듯 말했다.
"또한 보리달마는 중원에 왔을 때 이미 백여 세가 넘었다 하오. 그리고 만당 때까지 살았다고 치면 이미 수백 살이 넘지. 그런 인간이 대체 어딨소?"
"글쎄요. 인간이 아니었을지도."
"......"
"좀 더 정확히는 그가 은인자중하다가 만당때 백련교의 일맥을 체계화시켜서 두각을 드러낸 겁니다."
그 순간, 나는 과거 망량선사가 해 줬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 백련교의 시조는 불법(佛法)을 고도로 수양한 고승(高僧)이었다. 만당 시절, 인간이 부패하고 타락하여 민초가 극도로 고통받자 그는 고뇌했지. 그리고 인간의 힘을 초월한 존재를 간절히 찾아다녔고, 그 존재의 힘으로 이 세상을 열반(涅槃)에 들게 하리라고 마음먹고 백련교를 만들었다. 외신(外神) 무생노모의 힘을 빌리는 주문을 얻은 덕이었지.]
[ 그러나 네 걱정도 일리는 있다. 만일 백련종의 창시자가 남겨둔 최초의 법문(法文)을 백련교에서 해석하여 온전히 외신의 힘을 얻게 된다면 위험하다. 뭐 그 존재는 선종(禪宗)또한 창시했으니, 현재 무생노모의 법문은 이 세상의 온갖 불종에 흩어졌겠지. 그래서 적어도 천 년 정도는 아무런 걱정거리가 없으리라고 본다.]
"......"
불법을 고도로 수양한 고승.
선종의 창시자.
이야기가 들어맞는다. 그 때는 별 생각이 없었지만, 백련교의 시조가 선종을 창시했다는 말을 분명히 망량선사가 해줬던 것이다. 하물며 그 때 망량선사가 내놓은 정보는 초상기인과 수정석비를 대가로 그가 천기를 누설했던 것이기에 의심할 건덕지조차 없었다.
백련교의 창시자가 바로 불교 최대의 기인인 보리달마였던 것이다!
내가 머릿속에서 정보를 정리하고 있자 한진성의 말이 이어졌다.
"그런 까닭에 백련교는 소림사에 우호적인 감정을 품고 있습니다. 시초가 같은 형제문파인 격이니까요. 구파일방 중 소림사에 유독 미온적인 대응을 하는 것도 그게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군... 헌데 이런 정보를 하필 여기서 내게 알려주는 이유가 뭐요?"
한진성은 내 반문에 한참동안 침묵했다. 그리고는 꺼지듯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백웅 소협은 백련교의 궁극적인 목적이 뭐라 생각하시는지요."
"......?"
한진성이 씁쓸하게 웃더니 말했다.
"저는 화신류의 무공을 절정지경으로 익혀서 후계자의 자리를 확고히 했을 때만 해도, 그 목적이 강호일통(江湖一通)과 천하무림의 지배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백련교의 비밀을 알아가고 비사(秘事)에 접근할 수록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천하무림을 지배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고?"
"사실 현재 백련교가 천하무림의 지존이 되는건 여반장(如反掌)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미 백련교에 대항할만한 세력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굳이 따지자면 황궁일진대 이쪽도 그리 적수라고 하기엔 모자랍니다."
"......"
"아마 소교주의 괴질만 치료되면 교주는 당장이라도 천하통일을 할 수 있겠지요."
나는 그 말에 동의할 수 있었다. 실제로 10번째 전생에서 흑백련이 백련교에 흘러들어가자마자 백련교는 강호무림을 제패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진성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뭐가 문제요."
"제 위치상 교주를 몇 번 알현하여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지만, 그 분께서는 정작 천하통일은 별것 아니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더욱 거대한 목표가 자신에게 존재한다고 하셨습니다."
"더 거대한 목표?"
"저는 거기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습니다. 화신류의 후계자이기에 교주의 대의를 전해받기에는 적절한 위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나는 한진성의 말을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그 말의 속뜻을 알아채고 말했다.
"내가 교주의 진의(眞意)를 알아내 주기를 바라는 것이오?"
"바로 그렇습니다."
"왜 그렇게 되는거지?"
"당신이라면 뇌신류 출신이기에 다른 삼대무류의 파벌이 아닙니다. 그래서 세력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교주가 앞으로 당신을 신뢰할 가능성도 높겠지요. 또한 현재 가주께서는 당신을 교주의 직계제자로 추천하려고 하십니다."
"......!!"
교주의 직계제자라니?
내가 당혹해하자 한진성의 말이 이어졌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가주께서는 교주께서 수신류가 아닌 직계제자라도 받아들이실 거라 생각하시더군요. 그래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나야말로 모르겠군."
나는 팔짱을 끼며 고개를 저었다.
"당신은 천하제일의 미남자이며, 돈도 엄청나게 많고, 일신의 무공도 초절정에 가깝소. 심지어 지력도 뛰어나며 화신류라는 거대세력의 후계자요. 천하에 부러울 것 없는 당신이 뭐하려고 그런 일을 궁금해하는 것이오?"
한진성은 천하의 모든 사내들이 부러워할만한 독보적인 위치에 서 있는 자였다. 예전에는 한진성을 연모하는 낙양의 규수들이 줄을 섰다는 소문에서부터, 낙양의 풍류남아들이 그를 흠모하고 있다는 말까지 들렸다. 왕후장상도 부럽지 않을 완벽한 금수저 위치에 있는 사내인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궁금해하는 것입니다."
한진성이 무표정하게 말을 이었다.
"제가 태어날 때부터 가진 게 많다고는 해도 어차피 교주의 입김 한 번이면 모조리 사라질만한 공허한 것들입니다. 제 인생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절대자가 존재하는데, 그의 진의를 알고 싶어지는 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
나는 문득 예전에 한백령이 지화를 내게 주려고 할 때 한진성의 반응이 생각났다. 그 때 한진성은 겉으로는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지만, 내가 그 제안을 거절하자 명검을 선물로 줄 정도로 고마워했었다.
' 이 자도 운명의 굴레에 고통받고 있군.'
힘, 지력, 금력, 외모 등등 모든 걸 가져봤자 누군가의 꼭두각시로 살 수 밖에 없다는 것. 한진성의 모습은 왠지 내게 알 수 없는 감흥을 일으켰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한진성에게 말했다.
"내가 향후 그대에게 그걸 알려주면 그 대가로 당신은 내게 뭘 해주겠소?"
"오늘은 바로 그 이야기를 하러 조용한 자리를 찾아왔습니다."
한진성이 말을 이었다.
"당신에게 제가 보유하고 있는 열다섯 개의 전장(錢場)과 금은보화, 보물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인재, 고수들을 아낌없이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그걸로 교주의 후계자로서 정점에 올라 주십시오."
"......!!"
"받아들이시겠습니까?"
나는 이게 중대한 제안이라는 걸 알아챘다. 한진성이 겉으로는 젊어서 별로 힘이 없어보이지만, 실제로 그는 천하에서 가장 강력한 무력단체 중 하나인 화신류의 후계자인데다가 엄청난 금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한진성의 도움은 향후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했다. 나는 너무 좋은 제안이라서 잠시 의심했지만 이내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한진성은 나를 지원해서 백련교 내의 위치를 올릴 생각이군.'
그리고 앞으로 내가 크게 성공하면 그 영향력을 이용해서 현 가주인 한백령과 대등한 위치를 얻고싶은건지도 모른다. 그렇게 치면 이 거래는 내게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한진성에게도 이득이 되는 것이다. 나는 나쁠게 없다고 생각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잘 생각하셨습니다."
거래가 성립되었다.
우리는 한 시진 후 용문석굴의 구경을 끝내고 한씨세가 본가로 돌아왔다. 마차에 타서 낙양의 야경을 잠시 보고 있던 한진성이 말했다.
"내일은 잠시 쌍문사가를 들러주셨으면 합니다."
"쌍문사가? 거긴 왜?"
"가주님이 제게 내리신 명령입니다."
이어진 말에 나는 앞으로도 뭔가 수라장이 될거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백웅 님으로 하여금 쌍문사가의 수장들에게 한 수 가르쳐주라고 하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