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생검신-203화 (203/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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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황오제(三皇五帝)

망량이 가져온 책 중에서 독도법이 있는지 찾아보는 데에는 대략 한 달 하고도 10주야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책 하나하나를 살펴보면서 해석하고 나름대로의 학습을 해 나가던 망량은, 나중에는 잘 모르던 문자도 능통하게 해석할 수 있게 된 듯 했다. 망량은 내가 가져온 20여 권의 책을 대청에 쌓은 후 말했다.

"이 중엔 없소."

미호는 지금 바람을 쐬러 나간 상태다. 나는 망량과 함께 대청에 앉아서 앓는 소리를 냈다.

"으음..."

이 중에는 북극으로 향하는 지도를 보다 정확하게 만들 수 있는 독도법이 없다. 그렇다면 다시 이족의 비밀도서관에 가서 자료를 가져와야 한다는 건가? 내가 곧장 비등으로 이동하려 하자 망량이 나를 손짓으로 제지하며 말했다.

"다만 이 책들을 해석하면서 중대한 사실을 2가지 알게 되었으니 말해줄까 하오."

2가지 중대한 사실?

내가 망량의 입에 시선을 모으자 그가 말했다.

"첫째, 당신이 책을 가져온 그 비밀도서관같은 장소는 한 개만 있는 게 아니오. 전 세계에 적어도 10군데 이상 존재하고 있으며 그 모든 곳에서 비밀스러운 고대의 서적을 보관하고 있소."

"그렇군."

"둘째... 이 책들은 역사서(歷史書)이며, 적어도 3천 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오."

"엥?"

나는 두 번째 사실에 띵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망량은 단호하게 말했다.

"틀림없소. 이것은 고대 중화대륙에서 은(殷)나라가 세워질 당시, 즉 황제(黃帝)의 후손인 탕왕(湯王)이 즉위했을 당시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소."

"이... 이건 룬 문자나 고대 키릴 문자로 쓰여져 있다 하지 않았소?"

"번역본(飜譯本)이오."

"번역본?"

망량은 책들 하나하나를 들춰보았다. 그러더니 룬 문자 옆에 있는 깨알같은 조그마한 표식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내가 그 표식을 들여다보자, 그건 단순한 점이 아니라 특정한 법칙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게끔 되어있는 모양이었다. 망량이 말했다.

"이건 고대 상나라에서 사용했던 갑골문을 약자(略字)로 변환시킬 때 사용했던 초기형태요. 나는 천하의 학문을 섭렵하던 중 이 약자의 변환법도 배웠기 때문에 눈치챌 수 있었지. 그리고 변환법에 따라서 룬 문자를 좀 더 상세하게 해석할 수 있었기 때문에 책의 내용을 알 수 있었던 거요."

"잘 이해가 안 되오. 갑골문의 약자를 일부러 룬 문자로 번역했다는 뜻이오?"

"바로 그렇소."

고개를 끄덕인 망량이 섭선을 펼쳤다.

"즉 은나라의 역사서를 기록한 갑골문 형태의 초기한자 원본이 있었을 거요. 그러나 그 원본을 저술한 자는 어떤 이유에선지 원본이 훼손될 거라고 생각하고는, 룬 문자로 번역을 시도한 것이오. 그리고 그 번역본이 이족에 의해 수집되어서 비밀도서관에 장서되어 있었던 것이겠지."

"당연히 훼손되지 않겠소? 은주시대라면 완전히 고대(古代) 아니오? 제대로 된 종이가 없었던 시대일텐데 어떻게 수백수천년을 버티겠소."

"지식이라는 건 종이와 저술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오. 훈고학(訓古學)이 발달해서 역사를 이어줄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의 타고난 지성과 기억력이 무형의 흐름을 만들었기 때문이오. 단순히 기록매체의 저열함 때문에 전승(傳承)이 끊기지는 않는 것이오."

"무슨 말을 하고 싶소?"

망량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이 역사서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에 따르면 고대 은나라의 귀족(貴族)들은 전이문(傳移門)이라는 걸 이용할 수 있었던 듯 하오. 역사서를 기록한 자들도 귀족이며, 그들은 머나먼 거리를 자유자재로 이동하며 타 종족의 문화를 배운 듯 하오. 그리고 그들은 뭔가를 예감했기 때문에 고대 야만족의 언어, 즉 룬 문자로 은나라의 역사를 번역해서 남겨둔 모양이오."

"뭔가를 예감했다라..."

나는 중얼거렸다. 그러자 망량이 눈에서 이채를 띄었다.

"은나라 귀족들이 전이문을 사용했다는 건 놀라지 않는구려."

"그거야 전생을 하면서 대충 그런게 있다고 들었으니까... 태감 정화의 원정대가 중화대륙을 떠나서 온 세상을 돌아다닌 이유는 전이문을 설치하기 위함이었다고 했소."

또한 현 황제의 야망과도 관계가 있을 것이다.

"바로 그렇소!"

망량은 나와 이야기가 통하자 흥분한 듯 했다. 그는 내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

"전이문이라는 건 대명제국에서 만든 게 아니라 고대에 만들어둔 것을 쓰는 것 뿐! 바로 그게 중요한 거지!"

나는 망량이 이렇게 흥분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 말대로라면 대명제국에서 전이문을 사용하려고 하는 걸 얼마든지 그 전에 탈취하거나 이용해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우리가 고대의 서적을 보고 전이문 사용방법을 깨닫는다는 전제하이긴 했지만, 이 정보는 앞으로도 요긴하게 쓰일 확률이 높았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 20여권의 책에는 전부 창힐(倉頡)에 대해 저술되어 있소. 그것도 전부 각각 다른 내용인 것으로 보아서, 은나라 초기에는 창힐이 활발하게 활동했기 때문에 그 활동내역을 상세하게 기록한 것 같군."

나는 황당해서 말했다.

"창힐이라고? 설마 한자(漢字)를 창조한 자를 말하는 거요?"

"그렇소. 바로 그 창힐이오. 이 20여권의 역사서에는 빠짐없이 창힐의 행적이 기록되어 있소."

"말도 안 되는 소리... 창힐은 신화(神話)속의 존재이며 황제 때의 인물이오. 인간의 역사가 시작되는 은나라 시기에 기록이 남아있다는 건 언어도단 아니오?"

내 반문은 천하의 모든 학사들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지당했다.

창힐!

그는 태초의 황제인 공손헌원 때의 인물로써 저송창힐(沮誦倉頡)이라고도 불렸다. 태생적으로 넓적한 용의 얼굴을 하고 있었으며 네 개의 눈에서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는 존재로써, 중화대륙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는 한자(漢字)를 발명했다고 알려져 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창힐이 실존인물이라고 믿는 사람은 중원 전체를 탈탈 털어도 거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자의 발생을 설명하기 위해 창조해낸 가공의 신화적 존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망량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나도 20여권의 역사서를 해석하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었소. 그러나 창힐의 이명(異名)은 사황(史皇)이라고도 하며 또한 '그림(圖)'의 발명자이기도 하오. 그런 강력한 신화급 존재가 쉽게 죽을 리가 없지."

"......!!"

"황제시대 이후로 특정한 언급이 없던 창힐은 그 이후에도 계속 생존해서 인간세상에서 활동하고 있었으며, 그 행적이 이 역사서에 적혀있는 것이오."

신화적 존재.

나는 그 말이 머릿속에서 맴도는 걸 느꼈다.

"말도 안 돼... 나는 그 비밀 도서관에서 따로 골라서 가져온 게 아니오. 책장마다 있는 책을 적당히 뽑아서 가져온 것 뿐이란 말이오. 그런데 하필 그 20권이 전부 창힐을 언급하는 역사서라는 우연이 있을 수가 있소?"

내가 반쯤 공황상태에서 반박하자, 망량은 훗하고 웃었다.

"그럼 우연이 아니겠지. 아마 그 장서실에 있는 대부분의 책이 이 20권과 마찬가지로 창힐에 관련된 역사서일 거라고 생각하오."

"......"

그럼 말은 된다.

이족이 건립한 그 비밀 도서관 자체가 창힐에 관련된 은나라의 역사서를 보존하기 위한 거라는 가정이 도리어 맞는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 그 하나의 내용을 방대한 내용으로 지어서 보관한 것일까?

망량이 어깨를 으쓱였다.

"뭐, 당신 말에 따르자면 팽조(彭祖)도 현재 생존해 있지 않소? 창힐이 살아있다고 이상할 건 없다고 보지만."

신화적 존재가 불로불사(不老不死)라고 치고 접근하자는 이야기였다. 나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말했다.

"음... 그렇다 칩시다. 그러면 창힐의 어떤 행적에 대해서 기록하고 있는 거요?"

"그게 참 이상한데..."

망량이 나직이 말했다.

"이 역사서들에는 황제 공손헌원과 그 측근들의 문답(問答)이 잔뜩 기록되어 있소. 이를테면 황제의 신하인 휘, 모이, 호조, 백여, 이, 윤수, 어측, 무팽, 무함, 영윤, 영장, 대요, 이수, 용성, 창힐... 이들과 함께 인간(人間)을 위한 문물(文物)을 만들어주기 위한 거대한 회의(會義)라고 할 수 있소."

"회의라."

나는 순간 어째서 이 방대한 내용의 역사서들이 하나같이 창힐에 관련된 내용을 써놨는지 알 것 같았다. 황제와 그 신하들이 펼치는 거대한 회의 내용 전체를 기록해두었기 때문에 방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문자와 그림이란 인간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므로 창힐이 언제든 빠질 수가 없었다.

"휘는 활을, 모이는 화살을, 호조는 면류관을, 백여는 의상을, 이는 북을, 윤수는 거울을, 어측은 신을, 무팽은 의료기술을, 무함은 동고를, 영윤과 영장은 악률을, 대요는 갑자를, 이수는 산수를, 용성은 조력을... 뭐, 이 내용은 당신도 산해경(山海經)에서 보아서 대충 알고 있을 거요."

"물론이오."

망량이 설명한 내용은 어려워보였지만 별 게 아니었다. <산해경>에도 기록되어 있다시피, 치우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황제가 인간을 위해서 온갖 편리한 문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었다. 도학(道學)을 조금 공부한 사람이라면 되려 저 내용을 모르기가 힘들것이다.

빠르게 설명한 망량은 한숨을 쉬었다.

"하아 - 그런데 이 역사서들은 좀 많이 다르오. 특히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회의의 내용이 굉장히 상이(相異)하다고 할 수 있소."

"무슨 뜻이오?"

"황제 공손헌원은 회의에 직접 참여하지 않소. 아니... 그저 존재한다는 언급만 될 뿐 그 어떤 모습도 드러내지 않지. 그 대신 창힐이 수장(首長)이 되어서 회의를 진행하며, 상당한 권위를 가지고 명령을 내리는 모습이오. 뿐만 아니라 창힐이 도중에 황제의 신하를 죽여버리는 장면도 있소."

"......!!"

이건 무슨 소리인가? 창힐이 일개 황제의 신하일 뿐이라는 기존의 역사해석과는 완전히 반대인 것이다. 내가 놀란 눈으로 망량을 바라보자 그는 침착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또한 이 역사서들은 한결같이 창힐을 부를 때 사황(史皇)이라고 칭하고 있소. 이것은 창힐이 황제에게서 직접 부여받은 직책이며 권능이라는 언급이 있소. 다시 말하자면 창힐은 황제의 직속부하중에서도 황제 다음가는 권세를 휘두르는 존재라는 뜻이오."

"음..."

한자를 발명한 창힐은 그렇게 대단한 존재였던가.

나는 문득 깨달아서 망량에게 말했다.

"잠깐? 아까는 은나라 탕왕이 즉위하던 당시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 않았소? 왜 창힐의 회의내용이 그렇게 자주 언급되는 거요?"

"잘 짚었소. 그게 바로 핵심이오."

망량은 주위를 잠시 둘러보다가 차분하게 말했다.

"왜냐하면 창힐이 바로 사황이자 은의 시조인 탕왕(湯王)이기 때문이오."

"......?!"

이게 무슨 미친 소리인가!

은나라의 시조!

태무왕(太武王)인 탕왕은 하나라를 무너뜨리고 은을 세운 제왕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굉장히 고대의 인물이긴 했으나 신화속의 인물인 황제나 창힐과는 달리 그래도 사기(史記)에서 인증받은 실존인물인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그 탕왕이 창힐이라고 말하는 것인가?

"탕왕은 하나라를 쓰러뜨리고 상나라, 즉 은나라를 건국했다 했으나 그건 그저 민간설화가 혼합되어서 나온 이야기일 뿐이오. 실제로 은나라의 기원은 삼황오제(三皇五帝)부터로 추측하고 있으며 제곡이 관련되어 있소.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 역사서는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 할 수 있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창힐이 은나라의 시조라는 소리였다.

또한 망량은 이 역사서를 완벽하게 신용하는 듯 싶었다.

삼황오제...

나는 속으로 그 단어를 되뇌었다. 어찌된 일인지 예전부터 삼황오제와 관련된 비밀이 마치 또아리를 틀듯이 은밀한 모습을 감추며 내게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마치 수수께끼를 풀테면 풀어보라는 식으로 인간을 번뇌하게 만들었다.

아니 - 이건 그거다.

삼황오제의 비밀(秘密)을 풀지 못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뜻이다.

"내가 창힐을 탕왕이라고 하는 이유는 간단하오. 왜냐하면 이 20권의 회의록에서는 창힐이 황제에게서 중화대륙의 지배권을 위임받아서 은나라를 건국했다고 되어 있으며, 신에게 공양을 바치면서 인간종족을 영도하겠다는 포부가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오. 동시에 창힐이 스스로를 탕왕이라 자칭(自稱)하는 장면까지 나오니."

"......"

나는 혼란을 가라앉히며 차분하게 망량의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정리했다. 그리고는 천천히 눈을 반개하며 말했다.

"즉, 황제는 인간의 지배권을 창힐에게 넘겨줬고, 창힐은 은나라 시조 탕왕으로써 건국(建國)을 했으며, 이 역사서들은 미개한 인간종족을 가르치기 위해 회의를 한 기록이라는 말이군."

그 정도라면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은나라의 귀족들이 일부러 서양문자로 번역본을 만들면서까지 남기려했던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지식을 추구하는 이족(異族)들이 자신들의 도서관에 넣어둘만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소. 하지만 가르치다는 표현은 정정할 필요가 있소."

"왜? 황제의 부하들은 인간에게 온갖 문물을 만들어서 전파했으니 은혜를 준 게 아닌가."

내 반문에 망량은 침묵했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은혜가 아니오."

그는 왠지 화가 난 표정이었는데, 그건 내게 화가 난 게 아니라 형태없고 거대한 무언가에게 짜증을 내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는 관자놀이에 힘줄이 돋아난 상태로 이빨을 까득 깨물며 말했다.

"사육(飼育)이오."

"사육?"

촤르륵

망량은 개 중 한 권을 들어서 펼쳤다. 그리고는 내게 똑똑히 한 줄 한 줄 읽어주었다.

"[그리하여 탕왕 창힐은 말하였도다. 오제(五帝)께서 공물을 원하시니, 일 년에 얼마의 수확이 필요하다 생각하는가. 그 질문에 도깨비 신도(神茶)와 울루(鬱壘)가 기뻐하며 저승의 경계에서 뛰쳐나와 의견을 말하였다. 인간이란 시와 때가 없이 번식을 하니 매달 사내 오백 명, 계집 오백 명을 잡아서 바침이 좋겠습니다, 갓난아이의 고기를 상제께서 크게 즐기십니다, 그 대답에 탕왕 창힐은 크게 참고하여 이듬해부터 반영하였으며, 문(門)을 열어 크게 축하하였다...]."

삼황오제에게 바쳐지는 공물.

그것은 인간(人間).

"......"

나는 망량이 하려는 말을 이해하고는 안색이 새하얗게 변했다.

"민간의 역사서에 이딴 내용이 나올리가 없지만, 이게 바로 [진짜 역사]인 거겠지. 위대한 종족의 장서관에 있는 책이 위서(僞書)일 리가 없을테니 말이오..."

그렇게 중얼거린 망량이 침통하게 말을 이었다.

"은나라가 멸망할 때까지의 수백 년... 그 동안 신족(神族)이 대대손손 인간을 다스렸으며... 정해진 때마다 인간을 공물로 바쳐서 즐거이 잡아먹었던 것이오. 수천 회 이상의 인신공양이 벌어졌으며, 고대의 인간은 존엄을 인정받지 못하는 개돼지와 같았던 것이오."

과거의 일이 기억난다.

금의위가 주술사를 앞세워서 인신공양의 의식을 벌이고, 미쳐날뛰는 죄악 속에서 살아움직이는 신적인 존재들. 은주시대라고 하는 고대시기에는 그와 마찬가지로, 신(神)이 인간을 잡아먹는 인간사육이 대륙적으로 자행되었던 것이다!

' 그랬군.'

지금까지도 설마설마했지만 - 삼황오제(三皇五帝)란 결코 인간에게 호의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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