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생검신-192화 (192/1,615)

0192 ----------------------------------------------

삼황오제(三皇五帝)

미호는 바로 다음 날에 두 명의 사내를 천황궁에 소환했다. 물론 꼭두각시가 되어있는 천황의 명에 의해 불려온 것으로, 그들은 여지없이 천황의 명령인 줄 알고 있었다. 천황이 궁 앞에 부복해 있는 두 명의 무사에게 말했다.

"그대들은... 이제부터 귀비(貴妃)를 따라 중원으로 향하라..."

"넵!"

그들은 일단 천황의 명인지라 망설임없이 답하긴 했지만 얼굴에 의혹이 가득해 보였다. 물론 이렇게 명만 내리고 끝내면 그들이 괜한 의혹을 크게 품을 수가 있었으므로, 추가로 변명을 덧붙였다.

"귀비를 호위하여... 칠요(七曜)를 찾아라... 전설의 보물을 얻어서 국운을 성하게 하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두 명의 무사를 대충이나마 납득시킨 후 미호는 나와 함께 그들 앞에 섰다.

미야모토 무사시.

그는 현 동영 최강의 무사(武士)라고 불리고 있으며 천하무쌍(天下無雙)이라고 하는 광오한 별칭을 쓰고 있었다. 그의 특기는 쌍검술이며 특히 병법이 능하였고 검호 중에서 천하제일로 꼽히고 있었다.

핫토리 한조.

현 막부(幕府)를 지배하는 도쿠가와(德川) 가문을 수호하는 닌자(忍者), 그 중에서도 명문 핫토리 가문의 수장이었다. 닌자술이란 점에 있어서는 동영 땅에서 최고경지에 이른 달인이라고 할 수 있었다.

' 동영 최고의 사무라이와 닌자를 대동하고 가는 건가.'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확실히 이 정도면 미호가 말한대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미호는 아름다운 귀비의 모습으로 말했다.

"잘 부탁하네. 그리고 이쪽은 중원에서 찾아왔으며 칠요의 행방을 쫓고 있는 백웅이라고 하는 무사이니, 앞으로 힘을 합해서 도와주길 바라네."

그러자 옆에 서서 닌자 특유의 흑영복(黑影服)을 장비하고 있던 핫토리 한조가 말했다.

"귀비시여. 쇼군(將軍)께서는 이 일에 대하여 아직 답변하지 않으셨습니다. 며칠만 기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핫토리 가문은 도쿠가와 가문의 충복임을 알고 있지. 그래서 만일 쇼군이 이 일에 반대하면 어찌할 텐가?"

핫토리 한조는 잠시 망설이더니 말했다.

"저를 지명해주신 건 감사합니다만 이번 일에서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귀비의 중원행에 대해서도 심원한 고려가 있을 줄로 아룁니다."

나는 핫토리 한조가 저런 이야기를 하는 까닭을 알고 있었다.

명목상 천황이라는 존재는 동영의 지배자이지만, 실상은 실권이 전혀 없는 종이호랑이나 다름없었다. 진짜 실권은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이어서 정권을 잡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막부(幕府)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나마 미호가 힘을 써서 천황가가 몰락하지 않고 나름대로의 권세를 부릴 수 있게 갖춰둔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막부야말로 절대권력이라고 할 수 있었다.

미호는 코웃음 쳤다.

"하! 이 일은 본녀의 일일진대 쇼군가에 일일이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현명한 판단을 바랍니다."

"핫토리 한조.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내가 너 따위를 어찌하지 못해서 부드럽게 대하는 줄 아는가?"

쿠우우우우

그 순간 미호가 강대한 요력(妖力)을 발출했고, 핫토리 한조는 흠칫해서 뒤로 물러났다. 그는 긴장했는지 마른 침을 삼키더니 말했다.

"귀비께서 인간 이상의 가공할 존재라는 건 이미 저를 포함하여 각지의 닌자... 그리고 음양사들이 알고 있사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귀비께서 인간세상의 균형에 신경쓰셨기에 저희 나름대로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허나 제멋대로 행동하려 하신다면 결코 좌시할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핫토리 한조는 미호의 정체가 대요괴라는 걸 이미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저렇게까지 경계를 하고 있다면 아마 그를 매혹술로 홀리는 건 힘든 일일 것이다. 미호가 그를 강하게 노려보고 있자, 옆에 서 있던 미야모토 무사시가 말했다.

"이렇게 서로 눈에 힘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쇼군가에 도움이 되느냐 위해가 되느냐가 아니겠습니까? 귀비께서 이번 일의 중요함을 충분히 말씀해 주신다면 저 닌자도 주군에게 진언을 하겠지요."

미야모토 무사시의 말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미호가 미야모토 무사시의 말에 기세를 풀며 말했다.

"그렇군. 내가 섣불리 행동해서 미안하다, 핫토리 한조여."

"아닙니다. 저 또한 귀비께 무례하게 행동해서 죄송합니다."

미호는 핫토리 한조에게 칠요에 대한 정보와, 칠요가 지닌 힘과 역할에 대해서 설명했다. 아무래도 핫토리 한조를 비롯한 현재의 쇼군가는 칠요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던 모양인지, 한조는 놀라운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핫토리 한조는 동요를 가라앉히며 대답했다.

"과연 놀라운 일이군요. 그럼 사흘 내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기다리겠노라."

파밧

핫토리 한조가 닌자 특유의 잠영술으로 사라졌다. 그 자리에 남아있던 미야모토 무사시가 말했다.

"저는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그대는 여기 백웅과 함께 먼저 중원에 가 있게."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그대는 아직 특정한 다이묘의 밑에 소속되지 않았잖은가? 그대가 먼저 떠난다고 해서 쇼군가에서 트집잡을 일은 아닌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나와 미야모토 무사시는 한발 앞서서 중원으로 떠나게 되었다. 나중에 미호를 데리러 오면 될 것 같았다.

파앗!

나는 미야모토 무사시와 함께 비등을 이용해서 진랑곡에 도착했다. 미야모토 무사시는 이동 직후 말했다.

"백웅 공. 방금 그 환영(幻影)은 무엇이오? 굉장히 무서운 환영이었소."

황금 비등으로 이동할 때, 재빨리 끊어내지 않으면 암천향이나 해저의 이족을 보여주게 되어 있었다. 아직 완전히 그 과정을 끊기가 힘들어서 미야모토 무사시도 그 광경을 본 모양이었다. 나는 그에게 설명해 주었다.

"이족(異族)의 보물이기 때문이오."

"이족?"

이족에 대해서 설명해 주자 미야모토 무사시는 감탄했다.

"과연... 마(魔)라고 하는 족속들은 부락을 이루고 있는 모양이구려."

"뭐 그런 셈이지요."

나는 대답을 하면서 미야모토 무사시를 살폈다.

' 이 자가 동영 최고의 무사라는 건가...'

그는 분명히 대단한 고수일 것이다. 검성 카미이즈미 노부츠나와 맞닥뜨렸을 때처럼 엄밀한 검기(劍氣)가 느껴졌으며, 그가 칼을 뽑으면 엄청난 검술이 뿜어져 나올 거라는 검호 특유의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약간 의아함이 들었다. 분명히 그는 검성 카미이즈미 노부츠나와 대등하거나 그 이상의 고수일텐데, 왜 이렇게 위화감이 드는 것일까? 그의 말투나 행동거지는 초절정고수의 그것이 틀림없었는데 이상한 일이었다.

' 음 뭐.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나는 미야모토 무사시를 데리고 망량에게 왔다. 망량은 미야모토 무사시를 보자 서로 인사를 했다. 내가 미야모토 무사시를 비롯해서 핫토리 한조의 내역을 설명해 주자 고개를 끄덕이곤 내게 말했다.

"그럼 백웅. 이 분과 함께 무영문에 갔다 오시구려."

"응?"

"나쁘지 않은 일이니."

나는 망량의 말에 숨어있는 뜻을 눈치챘다. 아직까지 망량은 내가 준 흑백련을 비롯한 각종 기진이보를 이용해서 정리정돈을 다하지 못했다. 그래서 계획을 설립하기 전에 내가 할 일을 다 끝내고 오라는 소리였다. 그리고 기왕이면 미야모토 무사시를 잘 이용해먹으라는 뜻이기도 했다.

"알았소."

파앗!

나는 미야모토 무사시와 함께 하남의 무영문에 도착했다. 그리고 목갑에 들어가 있던 서문혜를 비롯한 해적포로들을 현실에 해방시켜 주었다. 미야모토 무사시는 갑작스럽게 사람들이 목갑에서 튀어나오자 크게 놀란 듯 했다.

"오오...!!"

서문혜는 자신이 살던 무영문의 근처라는 걸 알아채자 눈물을 글썽거리며 내 손을 잡았다.

"은공! 정말 감사드립니다."

"별 일 아니오. 그럼 정리를 하고 갑시다."

서문혜는 해적포로들 중에서 무영문에서 제 2의 삶을 살고싶은 여인들을 모아서 따로 추렸다. 아마 그녀들은 무영문에서 돌보게 될 것이며, 그게 아닌 자들은 무영문의 도움을 받아서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리라.

무영문에 도착해서 우리는 검마 서문대룡을 만났다. 서문대룡은 나와 미야모토 무사시를 만난 자리에서 미야모토 무사시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흐음. 동영의 무사인가?"

미야모토 무사시는 무사 특유의 예법으로 인사를 하며 대답했다.

"미야모토 무사시라고 하오."

물론 검마 서문대룡은 중원인이므로 동영 말을 알아들을 리가 없었다. 나는 통역이 가능했기에 서문대룡에게 미야모토 무사시의 인삿말과 그의 정체를 대충 설명해 주었다. 그러자 검마 서문대룡이 눈을 가늘게 뜨며 중얼거렸다.

"... 이 자가 동영 최고의 무사라고? 실망이구나."

"......"

나는 이 말을 통역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검마 서문대룡은 아마 솔직한 감상을 말한 것이겠지만 무사에게 있어서는 충분히 모욕적인 말이었기 때문이다. 대신에 검마 서문대룡에게 전음을 보냈다.

[ 제 동료가 정성들여서 영입한 인물입니다. 섣불리 폄하하지 말아주십시오.]

[ 음, 이거 실례했네. 허나 생각한 그대로를 말했을 뿐일세.]

그 때 문제가 생겼다.

미야모토 무사시는 검마 서문대룡이 어떤 말을 했는지 대충 눈치챈 모양이었다. 모르긴 해도 비하의도가 담겨있다는 건 충분히 느꼈으리라. 그래서인지 그는 손을 부들부들 떨고 미간에 힘줄이 빡 솟아오른 상태로 강하게 말했다.

"이 모욕은 용납할 수 없소! 서문대룡 당신에게 대결을 신청하오."

서문대룡은 동영말을 몰랐지만 그가 대충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아챈 모양이었다.

"물론 받아들이겠다."

일 났다.

나는 괜히 미야모토 무사시를 데려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답답해졌다. 망량이라면 이 상황을 충분히 생각했을 텐데 어째서 일부러 그를 데려가라고 했던 걸까? 무사의 자존심이라는 건 때로는 태산보다 더 묵직한 것이었으므로 이렇게까지 틀어진다면 피를 볼 수밖에 없었다. 통역을 안 할 수도 없었지만 나는 미야모토 무사시를 설득했다.

"진정하시오. 검마는 굉장히 자존심이 강하고 오만한 성격이라 초면인 자에게 자주 무례를 범하곤 하는 거요. 방금 전에도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고싶어했소. 길한 자리에서 피를 보고 싶지 않으니 내 얼굴을 봐서라도 한번만 참아 주시구려."

하지만 미야모토 무사시는 더 화가 났는지 얼굴이 벌개져서 외쳤다.

"무사는 모욕을 참지 않는 법! 나는 그 잘난 중원검술이란 걸 구경 좀 해봐야겠소."

"으으..."

나는 머리를 짚었다. 이렇게 되면 말릴 수가 없는 것이다.

옆에서 보고 있던 검마 서문대룡이 피식 웃으며 내게 말했다.

"백웅이라고 했나? 더 이상 중재하려 들지 말게. 그와 나는 검으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을 듯 하군."

"제발 손속에 사정을 봐 주십시오. 오늘은 소문주가 귀향한 길한 날이 아닙니까?"

"그 아이가 문파에 돌아온 것과 무사의 대결에는 아무런 관계도 없지."

"......"

잠시 후, 나는 끌려가듯이 무영문의 대련장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내가 대련장에 올라가는 게 아니라, 무영문주 서문대룡과 미야모토 무사시가 서로 마주서서 대결준비를 하는 걸 지켜보는 입장이었다. 나는 옆에서 함께 관전하러 나온 무영문도 서너 명과 함께 둘러서서 횃불을 켜기 시작했다.

나는 횃불에 불을 붙이면서 옆에 있던 무영문도에게 물었다.

"원래 문주께서는 도전을 거절하지 않는 성정이시오?"

무영문도는 내가 소문주의 은인이기 때문인지 공손하게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사파의 거두들이 줄곧 문주께 도전했으나 패하신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도전자들은 어떻게 되었소?"

"저기 어딘가에 묻혀 있습니다."

무영문도가 담장 저 너머에 보이는 야산을 가리켰다. 어둑어둑해지고 있었지만 그 야산에는 분명히 묘지로 보이는 땅이 보였다. 즉 도전자는 무영문주 검마에게 도전한 후 대개 죽어버렸다는 소리였다.

' 설마... 설마 아니겠지...'

내가 보기에 미야모토 무사시는 틀림없는 초절정고수이다. 단순한 검의 수준이라면 나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중원에서라면 구파일방의 장문인에 버금가는 대단한 검호인 것이다. 검마라고 해도 그를 손쉽게 죽일 수는 없을 것이다.

쿠구구...

검마 서문대룡과 미야모토 무사시가 삼 장 거리를 두고 마주섰다. 미야모토 무사시는 아주 살기가 충천해 있었고, 그와 대조적으로 검마 서문대룡은 잔잔하기 그지없었다. 내가 심판이 되어 있었기에 나는 별 수 없이 시작신호를 내렸다.

"시작!"

파아앗

섬광(閃光)이 순식간에 여섯 갈래나 광풍처럼 터져나왔다. 미야모토 무사시는 여태껏 내가 보아왔던 허접한 동영 무사들과는 달리 분명히 검염(劍炎)을 구사할 수 있었으며, 그것도 중원 명문가의 검술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검끝이 마치 뱀혀처럼 날름거리며 인간의 신체를 부숴버리려 하는 모습은 틀림없는 절정고수의 모습이었다.

검마 서문대룡은 미야모토 무사시의 검격을 차분하게 맞받았다.

까앙!

약 십여 초가 흐르며 그들은 얼추 공방의 합(合)을 잡은 모양이었다. 달리 말하자면 서로의 실력을 가늠한 단계였다. 미야모토 무사시가 소공격을 끝내고 자신의 자세를 다잡자, 검마 서문대룡이 흡족한 듯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보게, 백웅. 이 말을 통역해 줄 수 있는가?"

"무엇입니까?"

"지금이라도 검을 거둔다면 저 친구를 내 수제자로 받아주겠다고 전해 주게."

"......"

미쳤냐! 라는 소리가 속에서 절로 흘러나왔다. 저 정도 되는 검술의 달인이 그런 제안을 받아들일 리가 있겠는가! 되려 열받은 무사시에게 내가 칼을 맞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그러나 서문대룡의 얼굴은 진심이었기에 나는 한숨을 쉬었다.

' 이러니 저러니 해도 마도팔마의 일원이구나.'

서문대룡은 사파 인물 치고는 그럭저럭 인품이 좋은 편이지만, 어쨌든 그도 사파의 인간!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힘을 앞세우는 패도(覇道)를 걷는 자였다. 나는 일부러 미야모토 무사시에게 거짓으로 말했다.

"자신이 잘못했다고 하오. 당신은 이제 검을 거두시오."

그러자 미야모토 무사시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웃기지 마시오. 나는 저 자의 팔을 꼭 베어야겠소."

"으으... 왜 똥고집을 부리시오? 그만하란 말이오."

"끼어들지 마시오. 내가 반드시 모욕을 설욕할테니."

말이 안 통한다. 결국 나는 황망히 그들의 대결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검마 서문대룡은 교섭이 결렬되었다는 걸 알아챈 모양이었다. 그는 미야모토 무사시를 싸늘한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중얼거렸다.

"자기 주제 파악도 못하는 놈이군. 그럼 이제 세상 넓다는 게 뭔지 가르쳐 주마."

피이이잉...

그 순간이었다. 검마 서문대룡은 손을 가볍게 휘저었는데, 그 순간 무형(無形)의 검기가 사방에서 수천 갈래나 일어났다. 미야모토 무사시는 뭔가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는지 급히 쾌검을 내뻗는 모습이었지만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 으, 안 돼!'

나도 저걸 당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얼마나 가공할만한 건지 알고 있었다. 나조차도 뇌명을 써도 피할 수 있을까말까한 무시무시한 공격이었다. 나는 그만 이를 꽉하고 악물었다.

' 끼어들긴 늦었어!'

검마 서문대룡이 외쳤다.

"살(殺)!"

퍼버벙

미야모토 무사시는 최선을 다해 검막을 펼친 듯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다음 순간 검마 서문대룡의 이기어검이 순식간에 날아들어서 미야모토 무사시의 한쪽 팔을 터뜨려 버렸다. 미야모토 무사시가 선혈의 피보라 속에서 휘청거리고 있을 때 검기다발이 다섯 개나 날아들어서 그의 요혈을 꿰뚫었다.

퍼버벅

미야모토 무사시는 입에서 선혈을 울컥울컥 흘렸다.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검마를 노려보더니 잠시 후 앞으로 고꾸라졌다.

풀썩...

"......"

검마 서문대룡이 주변에 있던 문도들에게 지시했다.

"훌륭한 무사였다. 그의 검과 함께 묻어 주거라."

"넵."

무영문도들이 미야모토 무사시의 시체를 치우기 시작했다. 나는 그 광경을 바라보며 암담해졌다.

' 이런 제기랄...'

시작부터 꼬였다.

미야모토 무사시가 검마 서문대룡에게 살해당해 버린 것이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