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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황오제(三皇五帝)
며칠 후 망량은 나와 함께 동방무결을 데리고 백련교의 본단으로 다시 향했다. 이번에는 진소청의 호위가 필요없다고 판단한 망량이었기에 비등과 목갑을 이용해서 둘이서만 갔다. 동방무결은 눈을 가리고 제압당한 채 따라가다가 백련교 정문 앞에서야 눈가리개가 풀렸는데, 백련교를 보자 깜짝 놀랐다.
"이놈들... 무슨 생각이냐?"
"거래에 따라 당신을 백련교주에게 인도하기로 했소."
그러자 갑자기 동방무결의 얼굴이 두려움에 젖었다. 그는 갈팡질팡하며 말했다.
"서, 서, 설마 나를 처리하려고..."
망량이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진랑곡에서 처리했지 이렇게 수고스럽게 백련교까지 모셔왔겠소? 백련교주도 당신에게 해꼬지를 하지 않을테니 안심하시오."
망량이 그를 안심시키듯 말하자 동방무결은 경계하듯 그를 쳐다보다가 말했다.
"무슨 꿍꿍이냐."
"별 거 없소. 그저 당신 대신 정보를 전달해 주고, 앞으로 당신이 해야할 일을 우리가 대신 하기로 했을 뿐이오."
"......!!"
동방무결은 이를 악물더니 눈에 불똥이 튀었다.
"이 놈들...!! 남의 성과를 가로채기 했구나! 이 천하의 호로자식들!"
"사실이니까 할 말은 없소만, 우린 꽤 신사적으로 대해줬다는 사실을 알아두시오."
"뭐라?!"
"정말 당신을 작정하고 묻으려 했다면 더 좋은 방법이 많았단 걸 알고 있을텐데."
"......"
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망량의 말마따나 그가 끝까지 백련교주에게 시치미를 떼고, 진랑곡에 평생 유폐하다가 아무도 모르게 살해해 버릴 수도 있었던 것이다. 백련교주가 거기까지 동방무결을 돌봐줄 의리는 없었다.
그러나 동방무결이 잠시 후 공포심을 극복하고 으르렁거렸다.
"날도둑 배짱도 정도가 있지. 천벌받을 놈들..."
망량이 멀뚱하니 그를 쳐다보다가 말했다.
"결과적으로 당신에게 별로 손해는 없지 않소?"
"무슨 개소리냐?"
"당신이 탐색의 댓가로 받을 보수가 어쨌든간에 어차피 백련교주 앞에 지금 찾아가면 별로 달라질 건 없을 거요. 당신은 편하게 백련교에서 먹고 살 수 있겠지. 지금까지와 별로 달라지는 것도 없을텐데?"
동방무결은 망량의 말을 듣자 코웃음쳤다.
"웃기는 소리하지 마라. 내가 받을 보수가 뭐였는지 어떻게 알고?"
"충분히 알지. 수신류 절세무공의 입문이었잖소."
"헉...!!"
그 순간 동방무결의 눈이 토끼처럼 굳어졌다. 감정을 숨기는데 익숙한 듯 했으나 지금의 답변은 정말로 예상외였기에 감정을 통제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수십년 먹은 노괴가 당황할 정도의 대답이었던 셈이다. 이윽고 동방무결은 손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어, 어, 어떻게 알았지?"
"다 아는 방법이 있지. 아무튼 당신도 참 대단하오. 적어도 고희는 살았을텐데 아직도 무공욕심이라니... 하긴 천하제일 백련교주의 수신류 무공이라면 노려볼 만 하겠지."
"으으."
그랬다.
미호를 이용해서 매혹으로 끝까지 알아낸 동방무결의 비밀, 그 중에는 이번 탐색을 성공했을 경우 백련교주가 동방무결에게 약속한 보수 내용도 있었다. 그것은 바로 동방무결이 백련교주의 무예종파인 수신류의 비전신공을 가르침받는 것이었다. 수신류가 극도로 폐쇄적인 문파이며 혈맥에게만 전승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교주도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셈이었다.
망량이 계속 이죽거렸다.
"근데 대체 당신은 언제까지 살 셈이오? 지금부터 수신류 무공을 다 배우는데 적어도 10년은 걸릴거고, 내공으로 노화를 늦춘다 해도 길어야 이삼십 년 살까말까일텐데... 그 동안 무슨 영화를 누리려고 남만까지 모험을 가신건지 모르겠군."
"네놈은 모른다."
동방무결이 이를 갈며 대꾸했다.
"천하제일의 무공을 얻고싶은게 그리 잘못이냐? 나는 비천한 출신으로 태어나서 온갖 고생과 역경을 딛고 이 나이까지 살아왔다. 강자가 모든 걸 지배하는 무림에서 최강을 추구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 아니냐."
"뭐 당신이 딱히 잘못되었다 말하는 건 아니오. 단지 당신 정도면 앞으로 얼마든지 편하게 살 수 있을텐데 그정도의 열정을 가진다는 게 대단해 보여서 말이지."
"크크... 아주 조롱을 하는구나. 그딴 말을 하는 놈이 내 탐색성과를 다 훔쳐가 버렸단 말이냐?"
"너무 뭐라하지 마시오. 어쩌면 당신이 의외로 행운아일지도 모르니."
"뭐라고...!!"
"수신류 무공을 익히는 순간 당신에게 죽음과 고통을 가져올지도 모르잖소."
나는 망량이 거기까지 말하는 순간, 동방무결이 더 화를 내서 길길이 날뛸 줄 알았다. 망량의 말은 비꼼의 정점으로써 화룡점정을 찍었기 때문이다.
"......"
하지만 뜻밖에도 동방무결은 벼락맞은 듯 잠잠해져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건 이쪽과 말을 하기 싫다는 의사표시라기 보다는 생각할 거리가 생겨서 침묵하는 쪽에 가까웠다. 아무래도 망량이 대꾸한 말이 의외로 그의 정곡을 찌른 듯 했다.
잠시 후 우리는 다시 백련교의 청년단과 마주쳤고, 그들을 따라서 원로원의 삼노와 만났다. 두 번째 방문이라서인지 삼노는 우리를 별반 심문하지 않고 대신에 우리를 따라온 동방무결의 얼굴을 확인했다.
"천상괴의 동방무결이군."
"그렇소."
"약속이행이 좀 늦지 않았나?"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으니 양해를 부탁드리오. 의심스럽다면 그의 전신을 검사해봐도 좋소."
"물론 그럴 것이다."
삼노는 마치 옷을 털어주듯이 동방무결의 몸 곳곳을 뒤졌다. 단순히 뒤지는 행위로 보였지만 실제로는 고도의 내가수법으로 그가 의심스러운 암기나 독을 지니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우리에게 굳이 그 수법을 쓰지 않는 이유는, 그저 자폭술사만 조심하고싶은 심리인 듯 했다.
"이상없군. 따라와라."
우리는 삼노를 따라서 다시 교주를 접견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교주는 발 뒤쪽에서 가만히 눕듯이 앉아있었다.
[ 왔군.]
우리는 삼노의 명이 없이도 예를 갖추며 말했다.
"그를 데려왔습니다."
[ 수고했네. 동방무결은 한걸음 앞으로 나오게.]
동방무결은 우물쭈물하며 앞으로 걸어나가서 말했다.
"교... 교주님. 저는..."
[ 전후사정은 알고 있네. 나는 충분히 그대의 노고를 알고 있으니 걱정 말게. 약속한 보수는 지급하도록 하지.]
"......!!"
그 순간 동방무결의 눈이 흔들렸다. 그것은 본래라면 있을 수 없는 갈등으로써, 그 갈등의 씨앗은 바로 망량이 불어넣은 것이었다. 동방무결은 그 자리에 서서 떨면서 한참 고민하다가 말했다.
"가... 감사합니다, 교주님."
그는 머리를 찧듯이 절했다. 교주가 발 뒤에서 손가락을 몇 번 휘젓자, 금새 원격에서 동방무결에게 걸려있던 내 내공금제가 풀린 듯 했다. 순식간에 자신의 역량을 되찾은 동방무결은 살기어린 눈으로 우리를 노려보았으나, 이내 홱하고 고개를 돌렸다.
[ 동방무결은 이만 빈객의 처소로 물러가 쉬게. 나중에 차차 이야기하지.]
"알겠습니다."
동방무결이 밖에 있던 시비들을 따라서 나가자, 교주는 우리를 보며 말했다.
[ 반천맹주. 칠요의 단서는 좀 찾았나?]
"그러고 싶어도 상황이 여의치 않습니다."
[ 무슨 말이지?]
"아실지 모르겠으나 현재 반천맹과 연계한 뇌신류가 무림공적으로 지정되는 바람에 그 일이 너무나 바쁩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듯 생사의 존립 문제인지라 수월히 일을 해결치 못함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 흐음.]
백련교주는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
[ 그 일은 당장 오늘이라도 처리될 것이니 걱정 말게.]
"감사합니다."
[ 뇌신류에 준 기한은 10년이지만 그대는 더욱 빠르게 칠요의 단서를 찾아줘야겠어. 그래서 내가 약간의 도움을 주고자 하네.]
망량의 안색이 달라졌다. 그는 침착하게 포권하며 말했다.
"말씀은 감사하지만 다른 방해가 없다면 저희의 힘만으로도 최대한 빠르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 도움이 있다면 더욱 빠르게 찾을 수 있겠지. 설마 내 도움을 거절하는 건가?]
"저희의 비밀스러운 계획이 유출된다면 단체로써의 탄력을 잃어버리지 않겠습니까."
[ 정 그렇다면 이번에는 자네를 믿도록 하지. 그러나 다음에 내 사자(使者)가 그대를 방문했을 때 만족스러운 대답을 주지 못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르게 될 것일세.]
"옳으신 말씀입니다."
[ 혹여 성련이나 본교의 고수들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말하게. 나는 그대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준비가 되어있으니.]
"감사합니다."
대화가 끝난 후 나와 망량은 백련교를 벗어났다. 망량은 전에 없이 안색이 창백해져 있었고 몹시 괴로워하는 기색이라서, 나는 그를 걱정스럽게 쳐다봤다.
"괜찮소?"
"... 괜찮지 않소. 당신이 내공을 전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저 자리에서 기혈이 가닥가닥 끊어져 죽었을 거요."
나는 망량이 무형의 압박에 밀리지 않도록 은연중에 내공을 전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내 지원을 받는 상태에서도 백련교주와의 한 마디 한 마디가 그의 기력을 소모시킨 모양이었다. 나는 망량과 함께 진랑곡으로 돌아와서 한적한 집에 들어가서 쉬었다.
"후우..."
망량은 그로부터 반 시진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졸도하듯 누워서 쉬었다. 그리고 일어난 망량이 말을 꺼냈다.
"두 번 다시 가고싶지 않소. 죽음에 발을 담근 기분이었소."
"대화로 보건대 백련교주의 독촉이 극심하군."
"자기 아들이 미증유의 저주에서 낫는 문제이고 수십 년을 기다려온 숙원인데 그렇지 않겠소? 원래 이런 일에는 손도 대서는 안되는 거였소."
망량은 한탄하듯 말했다. 그 말은 마치 악수(惡手)이지만 어쩔 수 없이 두었다는 뜻이 숨겨져 있었다. 아마 망량은 뇌신류를 성립시키려고 부단히 노력하다가 자신이 그 부담을 짊어지기로 선택한 듯 했다.
망량이 말했다.
"내가 거기서 도움을 받겠다고 했다면 아마 원로원... 혹은 수신류의 정예고수가 내게 따라붙었을 거요. 그러면 정말로 모든 게 끝나버리겠지. 그들의 눈을 피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소."
그럴 것이다. 그들은 아마 두세 명만 모여도 이광을 곤란하게 만들 수 있는 강대한 무력의 초절정고수들이리라. 그리고 그들을 통제할 능력은 아직 뇌신류나 반천맹에 없었다.
"으음... 최악의 상황이군."
"뭐 일단 한 고비 넘겼소. 백련교주가 비교적 대범하다는 걸 위안으로 삼아야겠군. 하지만 백련교의 사자가 다음번에 찾아올 때는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을테니 지금부터 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이오."
"그렇겠군."
망량이 문득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아, 맞다. 당신은 만일에 끝까지 살아남는다면 동방무결의 생사에도 주목하기를 바라오."
"무슨 뜻이오?"
"나는 오늘 그에게 자비를 베풀었지만 그는 끝내 사로(死路)를 택했다는 뜻이오."
나는 망량의 말을 곰곰히 생각했다. 그리고는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동방무결이 수신류의 무공을 익히고도 생존했는지 아닌지를 알아보라는 말이구려."
"바로 그렇소. 그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어서 수신류 무공을 의심하게 만들었으나, 그는 끝내 자신의 무공욕심을 이기지 못했소. 그렇다면 그것 나름대로 이용해서 정보로 만들면 되는 것이오."
"......"
동방무결이 수신류의 무공을 익히고도 생존할 수 있는가?
그건 굉장히 중요한 정보가 될 게 분명했다. 혈맥에게만 전승되고 굉장히 폐쇄적인 수신류의 무공은 외부인에게 전수할 수 없 거대한 이유가 있는게 분명했다. 만일에 동방무결이 수신류를 익히고도 멀쩡히 생존한다면 그건 수신류가 단순한 무공일 뿐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만일에 동방무결이 수련하던 중 죽기라도 한다면 그건 큰 의미가 있었다.
' 살아남아야 할 이유가 점점 많아지는군.'
내가 잡생각을 하고 있을 때 망량이 말했다.
"교주는 그 때 대답은 해놓고도 동방무결을 돌려주기 전에는 풍신류를 멈추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던 게 분명하오. 오늘 그에게 동방무결을 돌려주고 확답을 들었으니, 이제 용비천을 비롯한 풍신류 전반에 작전중단명령이 떨어질 것이오. 이제 풍신류와의 싸움을 걱정할 필요는 없소이다."
"다행이오."
"문제는 이제 정천맹과 교섭하는 것이지. 정면에서 교섭하다가는 승산이 없을 테니, 당신이 이제 움직여야 할 때가 왔소."
"내가?"
"잘 생각해 보시오.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일."
나는 어리둥절해 하다가 문득 깨닫고 말했다.
"무당파(武當派)!"
"그렇소."
망량은 나를 강하게 바라보더니 말했다.
"이제 수련도 실전도 충분히 되었을 것이오. 당신은 무당파로 가서 은막(隱幕)의 전대 무당파 고수들에게 무당파의 절세무공을 돌려주러 왔음을 입증하시오. 그리고 그 빚을 이용해서 무당파를 움직여서 정천맹과의 교섭을 잘 마무리하면 되는 거요."
나는 망량의 계책을 듣고 감탄했다.
' 정말로 낭비가 하나도 없구나.'
그 당시에는 왜 이 계책이 나오는 건지 어리둥절했지만, 시간이 지나서 온갖 일이 진행되는데도 망량의 계책에는 낭비나 착오가 없었다. 도리어 당연히 그렇게 해야하는 것처럼 나를 미래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알았소! 반드시 내가 그 호랑말코들을 설득하겠소."
"흠... 그러나 만일의 경우도 생각해야겠..."
망량이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잠시 비틀거렸다.
쿨럭!
갑자기 그가 피를 토해냈다. 나는 그의 토혈(吐血)을 보자 깜짝 놀라서 다가가서 부축한 후 맥을 짚었다. 혈도에 큰 이상은 없었지만 잠깐 사이에 그의 기력이 더욱 쇠한 게 분명했다.
"이, 이게 무슨... 몸상태가 왜이리 안 좋소?!"
나는 경악해서 물었다. 망량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무공을 수련하면서 아주 쌩쌩했는데, 지금은 굉장히 몸이 삐걱거리고 부숴지기 일보직전인 상태인 것이다. 내가 급히 진기요상법을 시도하며 금침을 꽂아서 그의 상세를 안정시키자, 망량은 털털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금욕생활이 너무 길었군... 당신은 인기남이니 절세미녀 한 명 좀 소개시켜 주시오."
"빌어먹을! 지금 농담할 기분이 나오? 망량 당신은 이제 움직이지 말고 한 달포는 꼼짝없이 요양해야 하오."
나는 의원으로써 화를 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망량은 현재 환자같은 몸상태인 것이다. 여기서 더 무리를 하면 지병이 생기거나 합병증이 오게 될 것이다. 그런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건강을 챙겨야 했다.
그러자 망량이 훗하고 웃었다.
"걱정 마오. 당신이 빠르게 무당파 일을 처리해주고 정천맹 일까지 교섭하고 나면 쉴 시간이 날 테니까... 그때가 되면 하루종일 잠만 잘지도 모르지."
"... 알았소. 걱정 마시오. 반드시 성공할 테니."
나는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 내 탓이다.'
망량이 반천맹만 맡았을 때는 거의 눈에 보이지 않았던 현상이었다. 반천맹이라는 단체를 운용하면서 무공과 술법도 수련하고 뇌신류를 위해서 계책을 짜고 쉴새없이 움직이는 망량의 피로도가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영약으로도 미처 해결이 안 될 정도의 피로가 쌓였으니 더 무리하면 죽을 게 분명하다.
그 모든 건 나를 위해서 움직이다가 일어난 일이었다. 나는 속으로 후회하면서 어떻게든 망량이 쉴 시간을 마련하기로 결심했다. 이제 와서 모든 걸 포기할 수는 없으니 최대한 내가 노력하는 수밖에 없었다.
망량이 침상에 누우며 말했다.
"진소청과 함께 무당파에 가시오."
"진소청과?"
"천군만마보다 도움이 될 터이니, 그와 함께라면 나도 걱정이 없소."
"알았소. 알겠으니 당신은 오늘은 아무 일도 하지 말고 편히 쉬시오."
"하하하! 정 그렇다면 한 숨만 잘까..."
망량은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잘 때도 그의 손에서는 오화칠금선이 떨어지지 않았다. 언제든 다시 오화칠금선을 펼치며 지략을 짜기 위해서일 것이다.
"......"
나는 착잡하게 그의 모습을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섰다.
진소청과 함께 무당파에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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