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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156화 (156/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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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황오제(三皇五帝)

내가 청룡무관에 들어가는 과정은 상당히 시원스럽게 이루어졌다. 야밤중인데도 극호는 즉시 청룡무관으로 갔고, 밤중에 무관 순찰을 돌던 제자들을 가볍게 따돌리고 와룡전으로 갔다. 와룡전 앞에 사뿐히 내려앉은 극호는 문을 열고 느긋하게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내가 그를 따라서 안으로 들어가자, 안쪽에는 호롱불이 은은하게 켜진 방이 있었다. 그리고 그 방에서 무심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극호냐?"

"그렇습니다."

"안에 들어와라."

나와 극호가 방 안으로 들어가자 거기에는 청룡무관주 이광이 호롱불을 벗삼아 책을 읽고 있었다. 그가 읽고 있는 책이 뭔지는 모르지만 이광은 평소부터 책 읽기를 즐기는 사람이었다. 그는 힐끔 나를 보더니 말했다.

"누구지?"

극호가 대답했다.

"최근 떠들썩했던 백웅이라는 아이입니다. 뇌신류의 무공을 쓰는 것을 확인하고 데려왔습니다."

"......"

이광은 무정무심한 눈빛으로 나를 훑어보았다. 저 동물같은 눈빛은 그가 아무 생각도 안하고 있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인간을 분석할 때 나오는 눈빛이었다. 한참 나를 살펴보던 이광이 말했다.

"어린 나이에 굉장한 성취군. 누구의 제자냐?"

나는 천천히 꿇어앉아 포권을 하며 말했다.

"스승의 존함은 밝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뇌신류의 비기(秘技)와 면허(勉許)를 취득했습니다."

"흐음."

이광은 잠시 생각하는 듯 했다. 그러더니 말했다.

"관중에서 날뛴 이유는?"

"흑도 놈들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습니다."

"그게 전부인가?"

"그 외의 무언가가 필요하십니까?"

내가 되려 묻자 이광이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종잡을 수 없는 놈이군."

"......"

"극호, 네가 능구렁이를 한 마리 주워온 것 같다."

그렇게 중얼거리던 이광이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너는 풍신류에 복수하기를 원하는가?"

나는 이광이 사람의 마음을 읽어낼 수는 없어도, 아주 미묘한 인간의 내면의 갈등이나 허술함을 읽어내는 가공할만한 직감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어설픈 거짓말이나 가면은 그에게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면에서 풍신류 호법사자의 힘, 그리고 그 원한을 이끌어내며 토해내듯 말했다.

"반드시... 죽이고싶은 놈이 있습니다."

"누구지?"

"풍신류의 수장입니다."

순간 극호의 눈이 나를 향했다. 이광 또한 눈에 이채를 띄었다. 이번 대답은 약간 예상 외였던 듯 이광이 팔짱을 꼈다. 그리고는 말했다.

"개인적인 원한인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무슨 뜻인지 말해라."

"어차피 뇌신류의 전승자로써 놈들을 쓰러뜨려야 한다면 반드시 대장놈을 죽여버리고 말겠다는 뜻입니다."

다소 패기롭게 말했지만 이건 내 진심이었다.

풍신류 호법사자 놈은 언제가 되었든 반드시 찢어죽이고 말리라.

내 말에 내가 흥분해버려서 살기와 투기가 몸에서 올올이 솟구쳐 올랐다. 미호를 잃었던 과거의 기억이 내 머릿속을 헝클어뜨렸다. 그러자 나를 지켜보고 있던 이광이 호통을 쳤다.

"갈(喝)!"

후우웅

그러자 내 살기가 순간적으로 이광의 패기에 눌려서 사라졌다. 나도 끓어오르던 살기가 사그라드는 것을 느꼈다. 이광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기세는 마음에 드는군. 좋다, 너는 오늘부터 청룡무관의 제자다."

"감사합니다."

나는 이후 이광에게 내 검경(劍境)과 주특기를 털어놓고, 창법이나 권법의 성취도 말했다. 그것까지 다 들은 이광이 말했다.

"네 경지로 볼 때 아직은 점수(漸修)의 단계로 보인다. 상승의 단계를 밟아가는 중일테니, 모르거나 어려운 게 있으면 언제든 나나 소청이에게 물어보러 와라."

"네."

"표면적인 신분은 청룡무관의 사범으로 해 두겠다. 물론 귀찮다면 애들을 가르치지 않아도 좋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다른 방법은 안되겠습니까?"

"왜?"

"저는 전 사부의 유지에 따라 무언가를 찾아서 돌아다니고 있던 중입니다. 그걸 찾아나서는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아서 아직은 청룡무관에 정착할 수가 없습니다."

"무엇을 찾는가?"

나는 이 부분에서는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다. 섣불리 꾸며낼 수가 없는 부분이었기에 진실속에 약간의 거짓을 섞는 방식을 쓰기로 했다. 어차피 언젠가는 사천에서 내가 했던 일을 이광 또한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저는 화씨세가의 방계로써 의술을 배웠는데, 그 와중에 이런 일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백련교 소교주의 괴질, 천하오대의원, 그들의 이후대응이나 짐작같은 사항을 이광에게 말했다. 이광은 물론 옆에 서 있던 극호도 내 이야기를 흥미롭게 듣는 기색이었다. 나는 전반적인 내용을 다 설명하고는 말했다.

"제가 알아낸 마지막 단서는 천상괴의(天上怪醫) 동방무결이 괴질의 치료방법을 찾기 위해 사천당문을 들쑤셨다가 남만 저너머에 있는 월국(越國)까지 갔다는 것입니다. 그는 다른 천하오대의원과는 달리 뭔가 괴질에 대해 짐작하고 있는 게 있을 겁니다."

"흐음..."

이광은 팔짱을 낀 채 깊은 생각에 잠긴 듯 했다. 약 일 각 동안 침묵이 흐르고, 이광이 말했다.

"네가 그 괴질에 대해 단서를 쫓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냐?"

"아시다시피 백련교는 언제든지 중원의 무림을 석권할 수 있는 저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멈춰있는 것은 아마 백련교 소교주의 괴질 때문일 겁니다. 그 괴질의 정체를 밝혀낼 수 있다면 앞으로 백련교에 대항할 때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자 이광이 진심으로 감탄했다.

"훌륭하군... 너는 천하의 기재다. 아무리 나라도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을 것이다."

"아닙니다."

"나 또한 소교주의 괴질에 대해 소문을 들은 적은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게 없어서 넘겨버렸는데, 네 말대로라면 괴질은 술법이자 저주의 일종이라는 거군. 동방무결은 무형지독, 혹은 다른 방법으로 그 괴질의 완치법을 찾으러 돌아다니는 것이고."

"네, 아마 그럴 겁니다."

"그래서 남만 오월땅 너머까지 가볼 생각이느냐?"

"필요하다면..."

이광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것은 너무나 미련한 짓이다. 그리고 기약이 없다. 너는 남만 땅이 얼마나 먼 곳인지 알고 있느냐?"

"잘 모릅니다."

"사천 땅에서 운남 땅까지 가는데만 수천 리가 걸리고, 거기에서부터 험한 남만의 풍토를 거쳐서 월국까지 가기 위해서는 다시 수천 리가 걸린다. 물론 네 엄청난 내공을 살리면 못 갈 것도 없겠으나 그렇게까지 수고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럼..."

"네게서 단서를 들었으니 나 또한 내 나름대로 동방무결에 대해 알아보겠다. 그 일은 내게 맡겨 보아라."

이광의 말에는 상당한 자신감이 깃들어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그는 내면에 백련교에 대한 강한 복수심을 지니고 있었는데 별다른 전략이 없어서 발만 동동 구르며 진소청만 키우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백련교의 약점이 될 수도 있는 단서를 내가 찾아왔으니 뛸듯이 기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나는 어느 새 옆에서 나를 보고 있던 극호의 표정이 굉장히 놀라워하는 것으로 바뀌어있다는 걸 알아챘다. 지금까지는 그냥 천둥벌거숭이를 데려온 듯 했으나 지금은 감탄을 숨기지 못하는 듯 했다.

이광이 말했다.

"야밤이지만 네 실력을 직접 알아보고 싶구나. 대련장으로 나오너라."

나는 잠시 후 대련장으로 나와서, 극호가 지켜보는 가운데 검 한 자루를 들고 이광과 삼 장 거리를 두고 마주섰다. 극호가 대련장의 횃불에 모두 불을 밝히자, 이광 또한 검을 든 상태로 말했다.

"창(槍)을 들면 정확한 실력이 측정되지 않을테니 나도 검을 쓰겠다."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대결이 격해질 경우 서로 한 호흡을 추스리기로 하자."

"네."

스으으...

나는 기세를 돋우어서 이광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속으로 침음성을 흘렸다.

' 제길... 역시 빌어먹을 정도로 강하군. 이 괴물딱지같은 인간...'

솔직히 말해서 창이 아니라 검을 든 상태의 이광이라면 내게도 승산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것이 창이 전투용 병기로써 가지는 이점이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을 수련해 온 세월만이라면 내가 이광보다 앞섰기에 약간의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오산이었다. 검을 들고 마주한 순간 이광의 몸이 태산(泰山)처럼 거대해 보였다. 그가 제대로 검법을 펼치는 걸 보는 건 이번이 거의 처음이었지만, 왠지 그가 펼치는 만승검결은 절세검법 그 자체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외쳤다.

"선수(先手)를 얻겠습니다."

파아앗!

그 순간 내 몸이 전광(電光)과 함께 폭사되었다. 백웅결을 일으켜서 전신의 진기를 강하게 결속시킨 후 신검합일(身劍合一)으로 쏘아져나간 것이다. 첫 공격으로써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선택이었기에 이광도 감탄했다.

"좋구나!"

카앙

카가강

순식간에 십 초(十招)가 지나갔다. 나는 온 내공을 끌어올려서 이광을 만승검결의 요결으로 공격했으나, 이광은 전륜결(轉輪決)의 묘용을 이용해서 내 공격을 흘려 내었다. 그리고는 사량발천근이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가벼운 검초에서 거력(巨力)을 떨쳐내었다.

나는 급히 천뢰인을 발휘해서 공간을 에워쌌지만 수십 명의 고수들을 날려버렸던 내 공격이 이광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았다. 이광은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천뢰인을 흘려버리며 뇌영보 천주살으로 내게 접근했고, 이내 빈틈으로 검기(劍氣)를 쏘았다.

내가 방어검초를 쓰며 이광의 반격을 막아내자 이광의 몸이 순간적으로 멈추는 듯 했다.

만승검결(萬乘劍決)

비기(秘技)

천참만륙(千斬萬戮)

"......!!"

환상처럼 쏟아지는 수백 개의 검광(劍光)을 보자 나는 기가 막혔다. 만승검결을 내게 전수해 준 것이 이광이니 그가 비기 천참만륙을 쓸 수 있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어떻게 일개 대련에서 망설임없이 비기를 쓸 수 있단 말인가? 이 천참만륙은 조금이라도 방어와 회피가 어긋나면 그대로 난도질당하는 흉험한 살초였기에 나는 이를 악물었다.

천참만륙!!

나는 천참만륙에 같은 절초로 대응하기로 했다. 수백 개의 검광이 쏟아져나오자 내 주변 공간만을 확고하게 지키며 검막(劍膜)을 뿌렸다. 따다당 거리며 뭔가 튕기는 소리가 울리더니, 이윽고 내 주변공간은 마치 벌떼가 우는 듯한 사나운 소리로 가득찼다. 나는 이마에 땀을 송골송골 흘리면서 검광이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공간에서 정신없이 검을 휘둘렀다.

카카캉

이광의 얼굴이 웃음이 떠오르는 듯 했다.

"컥!"

나는 이광이 펼친 천참만륙의 검광이 하나의 빛으로 모아져서 내 방어의 중심을 꿰뚫는 걸 느꼈다. 그리고 큰 타격 때문에 약간 내상을 입어서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갔다. 다시 낙법을 취하며 내려앉자 이광이 검을 늘어뜨리며 서 있었다.

이광이 말했다.

"더 이상 하면 흥이 날거같아서 안되겠군. 실력은 충분히 보았다."

"헉... 헉... 어떠십니까."

"충분하다. 헌데 네 검술은 순수한 뇌신류의 것이 아니구나. 다른 유파의 것을 익혔느냐?"

나는 망설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안될 것은 없을텐데요."

"물론이다. 타 유파의 무학에서 장점을 끌어모으는 것은 되려 권장되는 일. 허나 그 유래 정도는 내가 알고 있어야겠다."

"제가 익힌 검공(劍功)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그리고 차분하게 설명과 함께 짤막한 시연을 보여주었다. 그 대부분은 여동빈의 강림에서 체득한 소소한 검술의 요령과, 장삼봉의 마지막 심득(心得)이 담긴 굴공참과 천축검 같은 것이었다.

가만히 서서 내 무공시연을 보고 있던 이광과 극호의 얼굴이 점차 경악으로 물들어갔다. 그들은 고수답게 내가 펼치는 장삼봉의 심득에 숨겨져 있는 가공할 위력을 깨달은 듯 했다. 특히 이광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무... 무서운 검술이구나. 도대체 어떤 고인에게서 얻은 것이냐?"

"......"

장삼봉한테서 직접 축복을 받았다고 해도 믿을 리가 없다. 나는 대충 대답했다.

"무당파의 기인에게서 얻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기에 이광에게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광은 그걸 신경쓸 정신이 없는지 머릿속으로 장삼봉의 심득을 음미하는 듯 했다. 옆에 서 있던 극호도 마찬가지로써 뭔가 깨달음의 순간이 지나가는 듯 했다.

한참 후, 깨달음이 끝났는지 이광이 가라앉은 눈으로 말했다.

"혹여 더 알고 있는 게 있다면 말해 다오."

나는 물끄러미 이광을 바라보다 말했다.

"이런 말을 하긴 죄송합니다만, 저와 여기 뇌신류의 사형제들은 운명공동체이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저 또한 이광 스승님의 절학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진소청 사형이란 분과도 심득을 공유하고 싶고."

이광이 한 대 맞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기분이 좋은 듯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래 맞다! 네가 이토록 보물같은 성과를 가져다 주는데 무엇이 아쉽겠느냐?"

이광이 슬며시 극호를 바라보았다.

극호가 눈치를 챘는지 앞으로 걸어나와서 내게 말했다.

"백웅 사제. 내일부터 내게 멸혼보(滅魂步)를 배워 보게. 자네의 재능이라면 어쩌면 터득할 수 있을지도 모르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광이 옆에서 듣고 있다가 말했다.

"너는 아직 만승검결의 고급단계를 덜 배운 것 같구나. 내가 알고 있는 한에서 만승검결, 그리고 그 만승검결을 뛰어넘은 검술 최종절기를 전수해 주겠다."

"......"

그런 게 또 있었단 말인가?

나는 속으로 기가 막혔다.

' 제기랄 이광! 당신은 대체 나한테 얼마나 많은 걸 꿍쳐두고 있었던 거요?!'

지금이 벌써 몇 번째 전생인가. 그런데도 이광이 감춰둔 뇌신류의 비밀이 있다는 게 어이가 없다. 나는 실제로 초절정단계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검술은 다 배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아마 이광은 꿍쳐두었던 뇌신류 검술비기를 이용해서 방금 전 비무에서 나를 격퇴했던 것이리라!

정말 이광은 무서운 사람이었다.

내가 속으로 치를 떨고 있자 극호가 내게 다가와서 어깨를 두드렸다.

"널 믿어보고 싶다."

그 말에는 진심이 어려 있었다. 매사 진지하지 않고 농땡이 피우는 극호가 이런 표정을 짓는다는 것은, 그 또한 나를 풍신류에 대항할 비밀병기같은 걸로 여기고 있다는 뜻인 듯 했다. 나는 얼떨결에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달았다.

' 아차... 너무 기대를 줬다.'

망량이 말하기를, 이번에는 황연 대장군의 식솔 구출에 딱히 이광과 진소청을 안 끌어들이고 반천맹만의 힘으로 해결하겠다고 했다. 왜냐하면 뇌신류가 끼어들 경우 패도적인 기질이 있기 때문에 반천맹과 협력하기 보다는 자기들 마음대로 성급하게 나설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내가 과거 전생 때 이광의 폭주스러운 행보에서 느낀 바가 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충분한 힘이 없다면 결코 황궁의 세력과 싸워서 이길 수가 없었다. 적어도 반천맹이 크고 형태를 갖출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망량은 이번 생에는 뇌신류에 전혀 연수제안을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뇌신류를 반천맹에 합류시키는 일은 앞으로 전적으로 내 임무였다. 그리고 뇌신류는 앞으로 황궁과의 충돌에서 무력싸움에 있어서 최선봉에 설 게 분명했기에 내가 가진 지식으로 뇌신류 고수들을 강화시켜야 하는 임무도 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나는 이광과 극호의 관심을 한몸에 받게되자 굉장한 부담감이 느껴졌다. 게다가 앞으로는 천재 진소청의 관심도 받게 될 것이다. 중원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절세고수와 기재들이 나를 주시한다는 건 그 자체로 위가 녹아버릴 것 같은 부담감이기도 했다.

' 에라이. 좋게 생각하자.'

나는 고개를 휘휘 저었다.

어쨌든 무공을 앞으로 여기서 몇 년간 향상시키며 노력하면 되는 게 아닌가.

' 앞으로 5년... 그 동안 청룡무관에서 한 단계 성장하는 거다!'

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번 생은 느낌이 좋다.

이대로 쭉쭉 치고 나가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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