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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천향(暗天鄕)
나는 십이율주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아니, 비무를 위해서 이 자리에 온 이상 십이율주가 저런 말을 해 주는 게 반갑기까지 했다. 게다가 칠요 중에서 월요의 행방까지 알려준다고 하지 않는가! 3초만 버티면 되는 것이니 최선을 다하면 가능성이 있었다.
나는 비무대에 창을 들고 올라가며 말했다.
"월요 말고 다른 칠요의 행방은 가르쳐주실 수 없습니까?"
"그러고 싶어도 나는 그거 외에 다른건 몰라."
"... 저기 조금만 더 질문해도 되겠습니까?"
"맘대로 해."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애초에 칠요는 왜 세상 곳곳으로 흩어진 거죠? 삼황오제의 축복을 받았다는 건 고대 은나라에서 모든 칠요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뜻이 아닙니까?"
"은나라가 망한 이유가 칠요(七曜)이기 때문이지."
은하구절편을 늘어뜨린 십이율주가 말을 이었다.
"자세한 건 나도 모르지만, 칠요 때문에 봉신전쟁(封神戰爭)이 벌어졌다고 알고 있다. 봉신전쟁 말기에 은의 태사가 자신의 술법으로 칠요를 세상 각지에 흩어지게 만들었다고 해. 그래서 수십만 리 바깥에 칠요가 있을수도 있는거야."
"봉신전쟁이라."
"좀 더 알아보려면 도맥(道脈)에 알아보는 게 어떨까? 하긴 너무 고대의 일이라서 자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또 하나 질문할 게 있습니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말했다.
"칠요를 모두 모아서 그 힘을 합한다면, 해신이나 흉신이라고 불리는 존재들을 없앨 수 있을까요?"
"......"
이번 질문은 의외였는지 십이율주는 잠시 고민하는 기색이었다. 그리고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알 수 없어. 칠요의 힘이 강대한 건 사실이지만 사신들의 힘은 선인계 전체를 뒤흔들 정도로 강력하다. 다 모아보기 전에는 알 수 없겠지."
"으음..."
십이율주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나 가능성은 있다. 칠요를 내린 삼황오제의 격은 해신에 뒤지지 않는다. 인간의 시대를 열어낸 신보(神寶)니까 충분히 가능하다고 봐."
나는 십이율주의 말에서 한 가지 사실을 알아차렸다. 바로 눈 앞의 십이율주 또한 칠요가 모이기를 간절히 바라는 인물이라는 사실이었다. 하긴 대를 이어서 사악한 신과 싸우고 있으니 그 적을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할지도 모르는 수단인 칠요를 간절히 원하는 게 당연할 것이다.
"해인은 칠요 중에서 어떤 속성입니까?"
그러자 십이율주가 한숨을 쉬었다.
"이봐이봐... 너무 질문이 많은 거 아냐? 이걸 마지막 질문으로 해 두지. 비무대에 올라와서 이렇게 천년만년 떠들고 있는 건 좋은 일이 아니야."
"아, 죄송합니다."
"해인은 목요(木曜)에 속한다. 신단수의 힘을 북돋아주어서 결계를 강화시켜주고 있지. 그 덕분에 해신과 흉신의 권능을 떨쳐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속으로 안도했다. 해인이 사실 월요였다거나 하면 개삽질하는 셈이었기에, 하나의 보증을 얻은 셈이다.
"알겠습니다."
"그럼 시작할까."
스으으
십이율주의 은하구절편이 들렸다. 그의 은하구절편은 마치 살아있는 뱀처럼 움직였는데, 그것이 진기의 흐름이 극치에 도달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중력조차 무시하고 자기 멋대로 움직이는 구절편의 움직임은 위협적이기 짝이 없었다.
나 또한 창을 거머쥐고 생각했다.
' 십이율주의 실력은... 최소한 호법사자 수준이라고 생각해야겠지.'
여기에 오기 전부터 생각했던 것이다. 사울아비 문주나 조의선인 문주의 힘은 막강하기 그지없었다. 그들보다 더욱 강하다고 하는 십이율주의 실력이면 내가 봤던 중에서는 호법사자 외에 비교할 자가 없는 것이다.
나는 아마도 백련교의 호법사자일 한백령이 눈 앞에 서 있다고 가정해 보았다. 그리고 그 때의 대련상황을 떠올려 보았다.
3초를 버틸 수 있을까?
' 무리일지도...'
나는 속으로 침음성을 흘렸다. 한백령은 그때 자신의 본신실력을 다 드러낸 게 아니었고 장난하듯이 상대한 것 뿐이었다. 내 유일한 장기이던 내공조차도 결국 열세에 처하고 말았다.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엄청난 무공의 소유자였다. 그것이 현재 백련교의 호법무류인 화신류(火神流)를 이끄는 수장의 힘인 것이다.
나는 어쩔 수 없어서 십이율주에게 말했다.
"십이율주. 저는 이번 싸움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러니 잠시 비술(秘術)을 쓸 시간을 주십시오."
"기대되는군. 준비가 되면 말해."
나는 여태껏 꽁꽁 숨겨왔던 밑천을 모두 드러내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이 10여년 동안에 고려땅에서 얻은 건 굉장히 많다. 단지 그걸 다 드러냈다가는 언젠가 위험할지도 몰랐기에 필요한 만큼의 힘만 썼을 뿐이다. 모든 걸 드러내는 건 하수나 하는 짓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달랐다. 십이율주가 3초만 버티면 월요의 행방을 알려주는 것이다. 다음 전생(轉生)에서 다시 여기까지 오려는 과정을 밟으려면 십수 년 이상의 세월이 걸릴 게 뻔하며, 그나마도 운이 좋지 않으면 십이율주가 만나주지도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건 최소 백 년의 가치가 있는 시련인 것이다.
스윽
' 이것저것 아낄 때가 아니다.'
나는 품 속에서 침(針)을 꺼냈다. 그리고는 천천히, 화씨백팔침(華氏百八針)의 요결에 따라 진기의 흐름을 통제하며 정확한 순서대로 요혈에 찔렀다. 약 23개의 혈을 모두 찌르고 나서는 손가락의 마디 사이에 차례대로 찔렀고, 대법(大法)의 시전을 끝냈다.
화씨백팔침(華氏百八針)
비오의(秘奧義)
뢰풍상박(雷風相薄)
"하아아아..."
동시에 나는 화타오금희의 자세를 잡으며 진기를 전신의 모공으로 퍼뜨렸다. 그와 동시에 지금까지 천인봉혈법(天印封穴法)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억제하고 있던 내공이 꿀럭거리며 솟아나왔다. 천인봉혈법은 필요한 만큼만 내력을 꺼내쓸 수 있게 하고 쓸데없이 소모되는 내공을 줄이는 것이었는데, 그 방책이 터져버리자 마치 홍수라도 난 것처럼 기운이 황금빛으로 넘쳐 흘렀다.
쿠콰콰콰콰
내 몸에서 흘러온 기(氣)가 선명한 유형화(有形化)를 이루며 강렬한 황금빛을 뿜어 내었다. 여태껏 내가 전력으로 내공을 전개한다고 해도 겪어보지 못한 현상이었다. 아마도 오랫동안 천인봉혈법을 시행하고 있었기에 그 영향을 받은 것이리라.
내 상태를 앞에서 지켜보던 십이율주가 나직이 말했다.
"역경(易經)에서 이르기를, 천둥과 번개로 고동치는 것(鼓之以雷霆)은 곧 우뢰와 바람이 서로 고동치는 것(雷風相薄)이라 했지. 설마 의문(醫門)의 침술대법이 그 묘경(妙境)을 구현해냈다는 말인가?"
쿠우우우...
나는 거대한 기를 통제하며 빠르게 이성을 되찾았다. 그리고 창을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엄청난 식견이시군요. 화씨백팔침 비기의 원리를 한 눈에 간파하시다니."
"내가 더 놀랍네. 그것은 강제로 팔문(八門)을 여는 행위가 아닌가? 대단한 의술이구나."
"본디 생명력이 꺼지는 환자를 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만, 이렇게 전투에 쓸 수도 있지요."
"오늘 안목을 넓히는군."
그렇다.
화씨백팔침 비오의 뢰풍상박!
이것은 내가 창룡문주 및 십이율의 고수들과 싸울 때 가끔씩 응용했던 기술으로써, 내부의 팔문(八門)을 강제로 열어서 일시적으로 진기를 급격히 빠르고 강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동시에 전신의 불수의근을 활성화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부의 기를 움직여서 비슷하게 따라한 것에 불과했으며, 진면목은 침(針)을 이용한 대법이었다. 침을 이용해서 뢰풍상박의 요혈을 모두 짚어서 대법이 시전되면, 내 몸은 자동으로 천인봉혈법을 풀고 원래 이상의 잠력(潛力)을 발휘할 수 있었다.
나는 내 전신을 감싸고 있는 거대한 황금색 기운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눈을 번뜩이며 호흡을 다시금 다잡았다.
"하아아아...!!"
뇌신류(雷神流)
결전오의(決戰奧義)
뇌명(雷鳴)
키이잉 - !!
뢰풍상박으로 끌어올려진 잠재력이 다시 한 번 뇌명에 의해 들끓어올랐다. 뢰풍상박과 뇌명이 중첩된다는 것은 이미 화서명 밑에서 가르침받을 때 시험해본 일이 있었다. 그리고 중첩된 효과가 발휘되는 순간, 나는 진정으로 인간을 돌파한 신체능력을 사용하는 게 가능했다.
십이율주가 뇌명을 눈치챘는지 눈을 꿈틀거렸다.
"그것은 뭐지? 엄청난 기술이군."
나는 전신에 흐르는 뇌류(雷流)를 통제하며 말했다.
"아직 삼 초의 약속은 유효하겠죠?"
"물론. 재밌겠는걸."
파아아앙
십이율주의 말이 끝나는 순간, 나는 선공(先攻)을 가했다. 선공을 하지 말라는 말도 없었으므로 내 선택은 당연한 것이었다. 만에 하나 선공이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십이율주는 방어를 하기 위해 일 초를 소모하게 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바람이 말 그대로 박살나며 내 몸은 소리의 속도를 가볍게 초월했다.
쿠콰콰쾅!!
단순히 한 번의 창격(槍擊)에 란(欄)과 나(拏)를 섞은 회전격을 넣었을 뿐이다. 그러나 비무대에는 무려 삼 장이나 되는 파괴흔이 새겨지고 돌무더기가 폭풍처럼 솟아올랐다. 뒤이어서 거대한 기운이 밀물처럼 바닥을 덮쳤고 비무대 전체가 붕괴되었다. 뢰풍상박과 뇌명을 동시에 발동한 상태에서는 내 거대한 내공을 낭비없이 완전히 쓰는 게 가능했다.
부우웅
그 순간이었다. 나는 마치 시간과 공간이 멈춘 듯한 찰나(刹羅)를 겪었다.
번뇌의 시간.
숨 한 번 쉬는 시간의 반의 반의 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아니 인간의 감각계수로는 표현할 수 없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분명히 십이율주는 거기에 존재하고 있었다. 내 공격을 일 장 밖에서 피한 상태로 은하구절편을 또아리틀고 있었다. 이 찰나지간에 십이율주가 말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는데도, 신기하게도 나는 그의 마음을 [들었다].
[ 훌륭하군. 백웅 네가 귀한 비기를 보여주었으니 나도 그에 상응하는 걸 보여주지.]
그의 전신에서 기(氣)가 맥동했다. 내가 끌어올린 황금빛의 기운과는 달리 선연한 은빛 기운이 십이율주의 몸을 감쌌다. 종래에는 은하구절편까지 부드럽게 감싼 은빛 기운은 잠시 후 거대하게 뭉치기 시작했다.
[ 열하난사편법(烈河亂絲鞭法).]
콰칭!
다음 순간 허공에 난데없이 거대한 빙룡(氷龍)이 솟구쳐 올랐다. 환상이라고 생각되었지만, 그것은 십이율주의 기(技)가 주변을 엄청난 빙기로 얼리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었다. 나는 그 한순간에 경악하고 말았다.
' 말도 안돼... 인간이 자연을...!!'
장악(掌握)하고 있다니!
찰나의 순간에 느꼈던 경악을 표현할 수도 없이, 십이율주의 은하구절편은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움직이더니 수백 개나 되는 빙룡을 떨쳐 내었다. 나는 그 공격 중 겨우 세 개를 간파할 수 있었는데 나머지는 아예 어떻게 공격해 오는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나는 별 수 없이 그저 뢰풍상박과 뇌명의 힘에만 의존해서 일일이 피해내는 수밖에 없었다.
파앗
콰과과광
내 몸이 번개를 튀기면서 뇌영보 천주살을 사용해서 움직였다. 통상적인 상태보다 몇십 배는 빨라졌는데도 십이율주가 쏘아내는 빙룡을 피하는것만도 급급했다. 아마 뢰풍상박과 뇌명, 둘 중 하나라도 끌어올리지 않았다면 나는 이번 초식때 전신이 얼어서 터져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또다시 찰나의 순간이 느껴졌다. 십이율주의 심어가 느껴졌다.
[ 훌륭해! 이 초(二招)를 받아보거라.]
열하난사편법(烈河亂絲鞭法)
유발금나흡추탄폭(柳發擒拏吸抽彈爆)
"......!!"
유(柳)의 기운이 흐르며 내 주변의 공간을 차단했고, 발(發)의 공격이 내 움직임을 둔하게 했으며, 금(擒)과 나(拏)의 기운이 내 창을 잡아채는 듯 했다. 무시무시한 것은 무려 4개나 되는 초고급 수법이 동시에 펼쳐지자 나는 저항할 방법이 없었다.
견명한 공격이자 고명한 수법!
그가 일대종사급 초고수라는 증거였다.
유발금나로 나를 멈추게 한 십이율주는 이내 흡자결(吸字決)로 내 몸을 끌어당겼다가 추자결(推字決)로 기운을 뽑아내었다. 나는 전신을 몽둥이로 두드려맞는 고통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마치 공처럼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내가 급히 일어서려 하자, 연이어 탄자결(彈字決)과 폭자결(暴字決)이 동시에 덮쳐 왔다. 은하구절편이 스치고 지나가는 모든 것이 폭발하고 튕겨져나가는 것이다. 나는 끝내 창을 놓치지 않고 뒤로 훨훨 날아갔으나 낙법을 취할 수 없어서 땅에 그대로 떨어졌다.
' 큭!'
콰앙!
나는 뇌신류의 신법을 이용해서 급히 다시 튕기듯이 솟구쳐 올랐다. 내 몸이 허공 육 장이나 되는 곳까지 치솟아 오르자 십이율주가 펼친 무공의 흔적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마치 대지가 빙설에 휩싸여서 안개처럼 변해 있었다. 저 공간에서 내가 공격받았다고 생각하자 오싹해질 지경이었다.
"하앗!!"
나는 마지막 발악을 하듯이 창을 휘둘러서 거대한 창염(槍炎)을 내뿜었다. 반월형의 기가 수십장의 크기로 10개나 뿜어져 나오는 공격은 그 누구도 경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내 공격을 끝까지 지상에서 지켜보던 십이율주가 별안간 손을 늘어뜨렸다.
그리고 공격이 눈에 보이지 않았다.
[ 천의무봉(天衣無縫).]
콰콰쾅...!!
나는 몸이 한층 위로 상승하더니 건물의 천장을 뚫고 치솟는 걸 느꼈다. 신단수가 보일 정도의 위치까지 떠올려진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높이 튕겨졌는지 짐작도 가지 않았으나, 확실한 것은 나는 이미 전투를 계속 할 수 없을 정도로 당해버렸다는 사실이었다.
' 난... 대체 뭐에 당한 거지...?'
쿠궁 하는 소리와 함께 내 몸이 잠시 후 허공에서 아래로 떨어졌다. 죽기는 싫었기에 마지막에 낙법을 취하면서 충격을 최소화시켰다.
나는 손발이 저리고 전신에서 피가 철철 흐르는 상태로 억지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으윽..."
"훌륭해. 삼 초를 버텼군."
"... 놀리는 겁니까?"
나는 이를 으득 악물었다. 내심 뢰풍상박과 뇌명을 동시에 쓰면, 이광과도 해볼 만 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생각이 처참하게 박살난 것이다. 십이율주는 첫 공격부터 마지막 삼 초까지 유효타를 먹기는 커녕 시종일관 나를 농락한 셈이었다. 그는 훗하고 웃으며 말했다.
"다른 자였다면 절대 못 버텼을 거야. 두 개의 비기를 동시에 씀으로써 무의식적으로 호신강기를 발동한 덕에 살아남았군. 너는 충분히 칠요 중 월요의 행방을 들을 자격이 있다."
"호신강기?"
"뭐 경지로써의 호신강기는 아닌 듯 하다만."
십이율주가 은하구절편을 거두어 넣으며 말을 이었다.
"무시무시한 내공, 침술비기, 강력한 호흡이 삼위일체를 이룬 덕에 단순한 호신기를 뛰어넘은 방어력을 얻었더군. 칭찬해 줄 만 하다."
"......"
나는 할 말이 없어졌다.
' 너무 강해...'
사울아비 문주나 조의선인 문주도 강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십이율주는 절정이나 초절정이니 하는 경계를 뛰어넘은 절세강자인 것이다. 동방무림의 지존이자 수호자라는 말은 결코 허명이 아니었다.
십이율주가 말했다.
"우선 치료 좀 해야겠군... 하아, 그럴 필요도 없나?"
스스스스
십이율주의 말대로, 내 몸은 어느 새 가벼운 찰과상 정도는 눈에 띄게 아물고 있었으며 곳곳의 자상과 참상 열상, 동상이 순식간에 낫고 있었다. 뢰풍상박과 뇌명이 상호호응을 이루면서 내 몸의 생명력을 극단적으로 높인 덕이었다. 나는 비틀거리며 말했다.
"나 자신이 의원이니 걱정 안해줘도 됩니다."
"크크, 오기는 있군. 아주 좋아."
뭐가 좋은지 낄낄대던 십이율주는, 잠시 후 내가 가장 듣고싶던 말을 해 줬다.
"월요(月曜)의 비보는 동영(東瀛)의 천황(天皇)이 가지고 있다."
"동영의 천황?"
"그래."
십이율주가 말했다.
"월요의 비보는 현재 삼신기(三神器) 중 하나인 천총운검(天叢雲劍)이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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