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87 ----------------------------------------------
암천향(暗天鄕)
현중기(玄中記)에 이르기를, "여우는 50년을 넘기면 여인으로 변신할 수 있으며 1백 세가 되면 미녀나 신묘한 무당으로 변신할 수 있다고 한다. 또는 남자로 변신하여 여성과 성관계를 갖기도 한다. 능히 천리 밖의 일을 알 수 있으며 독충과 귀신을 부리고 사람을 미혹한다. 1천 세가 되면 하늘과 통하게 되어 천호(天狐)가 된다."라고 했다.
여우는 음(陰)에 속하는 동물로 주로 밤에 활동하며 수련을 하지 않은 보통의 여우도 인간에 필적하는 지능을 가진 특별한 동물로 여겨졌다. 또한 봉신연의에 나오는 희대의 악녀, 달기도 여우였다는 설이 있었으며 해와 달의 정화를 받고, 천지의 신령한 기운을 훔쳐 사람을 쉽게 조종한다는 악수(惡獸)로도 불렸다. 덤으로 민간에서는 ‘호선(狐仙)’을 재신(財神)인 '오대선(五大仙)' 의 하나로 숭배하였다.
하지만 내가 놀라는 것은 그런 시시콜콜한 사항이 아니었다. 내가 망량에서 배운 도가의 서적에 따르면, 꼬리가 아홉달린 여우는 오로지 구미호밖에 없었으며, 그것은 바로 천호라는 존재였다.
천호(天狐)란 일천 년을 산 여우로써, 금색털에 아홉 꼬리를 가진 이 영수는 여우가 수행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위치였다. 천계의 일궁(日宮)과 월궁(月宮)에 근무한다고 했으며, 하늘의 궁전에 사니 인간에게 해를 끼칠일이 없지만 만약 있다면 최소한 하급신급의 힘이 있기에 큰일이 벌어진다고 했다. 게다가 이 중 호조사(狐祖師)는 여우들 중 최초로 득도해 승천한 천호로 상급신에 필적하는 힘을 지녔다고 했다.
만일 눈앞의 존재가 천호 구미호라면 - 지금의 내 힘으로는 죽을 힘을 다해도 절대 이길 수 없는 신급의 존재인 것이다!
내가 침을 꿀꺽 삼키자 구미호가 내 쪽을 고요히 바라보며 말했다.
[ 아쉽게도 나는 구미호이지만 천호(天狐)가 아니다. 내 털색깔은 금색이 아니라 은색이지.]
"무엇이? 그런 일도 있을 수 있는가?"
[ 나는 등선(登仙)하여 천계로 가지 않았다. 아직도 수행중이라는 거다.]
스스스스
하지만 그런 말과는 별개로 구미호에게서 느껴지는 섬짓한 힘은 갈수록 강해져서, 종래에는 내 몸이 으슬으슬 떨릴 정도가 되었다. 그것은 구미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요력(妖力)이 지금까지 마주쳤던 괴이(怪異)와는 비교조차 불허할 정도로 강대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내 내공으로도 구미호의 존재감을 감당하기 힘든 것이다. 실로 대요괴라고 할만한 존재였다.
구미호가 웃는 듯 했다.
[ 아하하, 괴상한 인간(怪人)이여. 그대는 왜 이 곳에 찾아왔지? 본녀를 토벌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잘 해야한다는 걸 직감했다. 속으로는 지율 스님에 대해 욕을 미친듯이 퍼부으면서도 안색을 조절했다. 그리고 대답했다.
"나는 고려에 해인(海印)을 찾으러 왔다. 지율이 내가 원하는 걸 줄 수 있다고 해서 그를 돕기로 했다."
내 선택은 '솔직해지는 것'이었다. 이 상황에서 괜히 십이율을 감싼답시고 마음에도 없는 '정의구현' 따위를 이야기해봤자 쓸모가 없다. 구미호와 일대일 독대를 해서 생사를 가늠받는 상황인데 뭐하러 그런 명분을 이야기하는가? 차라리 진솔하게 말해두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구미호가 몸을 움찔했다.
[ 해인이라고? 너는 그 이야기를 어디서 들었느냐?]
"망량선사가 동방에 해인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길래 나는 그 이야기를 믿고 찾아왔을 뿐이다."
지금까지 줄곧 장난이라도 치는 기색이었던 구미호의 기세가 달라졌다. 단순히 재밌어서 찔러보는 기색에서 변모해서, 약간의 경계심과 호기심을 가진 채 나를 바라보는 것이다. 구미호는 근처의 바닥에 느긋하게 배를 깔고 엎드리며 말했다.
[ 너는 망량선사와 어떤 관계냐? 그는 나보다도 더 인간을 싫어해서 인간 지인을 두었다고 생각하기 힘든데.]
"망량선사의 직계제자가 내 동료다."
[ 아하하 그렇구나~]
뭔가 쿡쿡 웃는 기색이었다. 나는 일단 성의껏 대답하고는 있었지만 기묘한 분위기에 불안해졌다. 분명히 눈 앞의 여우는 토벌해야할 대상인데 왜 이렇게 오가는 문답 따위를 하고 있다는 말인가? 그러자 잠시 후 구미호가 말했다.
[ 만일 내가 해인의 소재를 알고 있다고 한다면 너는 내 부하가 되겠느냐?]
"정말인가?"
[ 우후후... 대답부터 해라. 부하가 되겠느냐?]
나는 그 대답에 '네'라고 했을 경우를 떠올려 보았다. 만일에 구미호가 눈 앞의 십이율과 싸우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건 정말로 그나름 곤란한 일이었으므로 구미호의 질문에 대답하기가 꺼려졌다.
하지만 잠시 후 생각을 정리하고 대답했다.
"네 정보가 사실이라면 그렇게 하겠다."
구미호의 눈에 이채가 흘렀다.
[ 과연... 독특한 인간이군. 다른 인간들과는 사고방식 자체가 달라. 차라리 우리 귀호선괴(鬼狐仙怪)와 닮아 있구나.]
슈르르륵!
다음 순간, 구미호의 모습이 다시 가슴 큰 절세미녀의 모습으로 변했다. 하지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이라서 풍만한 가슴이 출렁이는 게 뇌쇄적이었다. 게다가 남자를 유혹하는 염기(艶氣)가 강렬했으므로 절로 얼굴이 붉어질 정도였다. 찰떡같이 새하얀 피부에 섬섬옥수가 인상적이었다.
알몸으로 의자에 앉은 구미호가 말했다.
"마음에 들었다. 너하고 있으면 심심하지 않을 것 같아."
"무슨 소리냐?"
"말 그대로다. 본녀는 네가 해인을 찾게 도와주겠지만 그때까지는 동행하고 싶구나."
"......?"
내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건 또 무슨 귀신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가? 나는 기가 막혀서 검을 앞으로 치켜들며 말했다.
"이제 곧 지율과 토벌대가 들이닥칠텐데 뭐 어쩌자는 거냐? 그딴 말을 하고 싶다면 악령(惡靈)을 흡수하려는 계획부터 포기해라!"
"호오... 해인의 정보를 듣고싶지 않은가?"
"네 정보가 사실일 때라고 말했잖나. 아무런 증거도 없는데 나보고 토벌대를 배신하라고?"
"우후후후!!"
낭랑한 교성(巧聲)을 터뜨린 구미호가 앞으로 걸어나왔다.
알몸의 미녀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듯 하더니, 갑작스럽게 내 심장이 두근거렸다. 하초가 갑자기 뜨겁게 발기하고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으며 머릿속에 온갖 음란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눈 앞의 여자를 덮쳐서 범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여태껏 제대로 여자와 자본 적이 없었으므로 그 유혹은 더욱 강렬했다.
' 빌어먹을... 정신차리자! 이건 매혹술이다!'
여기서 걸려들면 끝장이다!
나는 이를 악물고 현천신공을 끌어올려서 버텼다. 무당파의 신공에는 파사현정의 효과가 있으므로 뇌신류의 무공보다 이런 환술에 버티기가 쉬웠다. 뻣뻣하게 솟아오른 하초는 가라앉지 않았으나 나는 이성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었다. 구미호는 마치 도발하듯 홱 돌아서 복숭아같은 엉덩이를 씰룩이며 말했다.
"지율이 2층에서 토벌대를 끌고 되돌아갔지. 그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느냐?"
"......"
"그 자는 내 호위술법인 전귀와 후귀가 지나치게 강력한 걸 보고 의문을 품었을 것이다. 동영땅 최고의 음양술사라고 해도 그정도 위력은 나오지 않으니까. 그리고 내가 대요괴(大妖怪)이자 요선(妖仙)급 존재라는 걸 직감했겠지."
구미호가 다시 의자에 앉아서 술잔을 기울였다. 풍만한 가슴의 유실이 흔들리는 모습이 시선을 강제로 빼앗았다. 내가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 구미호가 술을 한 모금 마시며 말을 이었다.
"지금쯤은 내 요력을 파악해서 정체도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나생문(羅生門)을 뚫고 있구나."
나는 그녀의 말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외쳤다.
"그럴 리 없다!"
그 말대로라면 지율이 그냥 나를 내버려두고 토벌대끼리 일단 탈출하려 한다는 뜻 아닌가? 그 말대로면 나는 지금 제대로 뒤통수를 후려맞은 셈이다. 구미호는 까르르 웃으며 말했다.
"왜, 냉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이 아닌가? 어차피 현재 너희 역량으로 나를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 너를 내게 보내서 시간을 최대한 끌어놓고 나머지가 탈출하여 십이율 문주급을 떼거지로 불러오겠지. 그 경우 본녀도 위험할테니 이 폐허에서 도망치겠지만."
"......"
"자, 눈으로 확인해 보는게 어떠냐?"
구미호가 넌지시 술잔을 난간쪽으로 향했다. 난간으로 가서 밑을 보라고 하는 듯한 태도였다. 나는 구미호가 언제 달려들지 몰라 경계하면서도 난간으로 향했다. 그리고 안력을 돋우자, 과연 저 멀리에 나생문이 보이고 근처에서 십이율 무인들이 불꽃을 튀기며 나생문을 해제하는 모습이 보였다.
내가 할 말을 잊고 있자 구미호가 의자에 앉은 채 쿡쿡 웃었다.
"당연한 일이지. 본녀의 힘은 전귀후귀보다 열 배는 강하다. 지율도 그걸 알아챈 게야."
"......"
"지금이라도 네가 도망치고 싶다면 보내 주마. 네 맘대로 하거라."
"으음..."
나는 지율 스님에 대한 심한 배신감에 시달렸다.
' 저럴 거면 아까 내가 튀자고 할 때는 대체 왜 말을 안 들은 거지?'
하지만 그 이유도 머릿속에서 짐작할 수가 있었다. 그 상황에서 내 말을 들어서 철퇴하기에는 토벌대의 자존심이 서지 않았으며 사기도 죽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전귀와 후귀를 만나서 따끔한 맛을 보고 나니 생각이 달라진 것이다. 그리고 슬며시 나를 희생타로 넣어놓고는 빠져나갈 시간을 벌려 한 셈이다.
나는 일단 배신감을 마음속에 묻어두고는, 구미호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해가 안 되는군. 너는 우리를 전멸시키는 일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보인다. 네가 원하는 게 뭐냐?"
"아하하... 본녀의 의중을 알아챈 건가?"
구미호가 교소를 터뜨리더니 말을 이었다.
"그래. 내가 이 자리에 온 것은 심심풀이다. 그 동영무사가 이 서경땅에 강력한 악령이 있다길래, 본녀의 힘이 될 수 있을까 해서 와 봤지. 하나 본녀는 이미 동영 황궁에서 황후(皇后) 노릇을 하며 느긋하게 살고 있으므로 꼭 얻어야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악령이라는 게 정말로 존재하는 건가?"
"이 건물의 지하에 있더구나. 하지만 그 힘이 너무 강력해서 본녀도 쉬이 건드리지 못하고 있었다. 망국(亡國)의 원한을 짊어진 강력한 법승(法僧)의 악령이라니, 그런 건 먹다가 체하느니라."
"체한다니..."
"일단 산해경의 비술로 시도는 해 봤는데 지금도 망설이고 있느니라."
구미호가 자기 입으로 저렇게 말하는 걸 보면 사실인 듯 했다. 어차피 이 상황에서 그녀를 방해할 수 있는 존재는 아무것도 없다. 토벌대도 일패도지해서 겁먹고 달아나는 상황에서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었다.
촤르륵
알몸으로 섭선을 펼친 구미호가 다리를 꼬았다. 행동 하나하나가 남자를 유혹하기 위한 뇌쇄적인 몸짓이었다. 풍만한 허벅지 때문에 내가 시선을 피하지 못하는 가운데 구미호가 말했다.
"지금 나는 그딴것보다 네게 흥미가 있다."
"무슨 소리지?"
"말 그대로다. 네게 해인에 대한 것을 가르쳐주지. 대신에 너는 본녀와 동행해 줘야겠다."
"그러니까 그게 문제라고. 네가 해인을 알고있다는 걸 내가 어떻게 믿으라는 거냐?"
내가 따지듯이 묻는 이유는 눈 앞의 구미호가 어떤 존재인지 대충 파악했기 때문이다. 충분히 무력으로 나를 제압할 수 있음에도 굳이 대화를 시도하며 이쪽을 농락한다. 자기 힘을 쓰기보다는 두뇌와 계책, 세뇌를 좋아하는 부류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대로 대화를 한다면 도중에 갑작스럽게 공격할 확률은 적었다.
"우후후... 너는 2년 전에 이 서경땅에 나타난 봉황을 알고 있는가?"
"들어본 적 있다."
"그것은 사실 고려땅에 나타난 사신(邪神)의 힘을 없애기 위해 출현한 단(檀)의 왕(王)의 술법이다. 해신(海神)의 힘이 팽배해서 인간이 타락하려는 기색이 강했기에 인간족의 최고수준 술법사가 고려땅 전체에 결계를 강화해놓은 거지."
갑작스러운 정보였다. 나는 정보가 부족해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 너무 많았지만, 그 중 겨우 알아들은 걸 질문했다.
"무슨 소리냐? 해신?"
"천계의 신과 대선들조차 함부로 손을 대지못하는 거대한 사신(邪神)의 존재가 황해에 터를 잡고 있지. 그 존재를 따르는 자가 해신의 일족이며 얼마전에는 서경의 권력자와 교섭하여 뭍으로 올라오려 했다. 반도를 수호하는 지킴이 일족이 그 꼴을 보지 못하고 결계의 술법을 시전한 것이다."
"으음..."
나는 떠오르는 게 있었다.
고려 땅에 오기 전에 만났던 해적 혈도단, 놈들의 두목들은 마치 물고기처럼 생긴 인간들이었으며 명백히 비인간이었다. 그리고 서궁표국주는 놈들이 해신의 일족과 관련이 있다고 했었다. 그 해신의 일족이 숭배하는 사신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말인가?
"호오... 너는 사신에 대해 알고있나 보구나."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본론을 말해."
"네가 말하는 해인(海印)이라고 하는 것은 강대하기 짝이 없는 법보(法寶)다. 이 고려땅을 수호하는 결계의 중요한 쐐기 역할을 하고 있지. 정상적으로 찾으러 다니다가는 평생 걸려도 그게 어디있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해인사에서 그 소재를 찾을 수 있지 않은가?"
그러자 구미호가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해인사에서 해인을 찾을 수 있다고? 그 단순한 발상이 본녀는 정말 부럽구나. 해인사는 그저 해인이 거쳐간 장소일 뿐 현재 소재와는 눈곱만큼도 관련이 없다."
"그러니까... 네 말을 어떤 근거로 믿을 수 있냐고. 그냥 나를 놀려먹으려고 대충 이야기하고 있을 가능성이 너무 높단 말이다."
"본녀는 슬프구나. 이다지도 신뢰받고 있지 못하다니."
짐짓 손을 눈가에 가져가서 우는 척을 하던 구미호가 방긋 웃었다.
"정말 본녀를 믿지 못하겠느냐?"
"......"
"본녀의 동행을 허락한다면 네게 최선의 도움을 줄 것을 약속하마. 너를 타락시키지도 않을 것이고 밖에 있는 십이율 놈들도 한번은 봐 주지. 본녀는 너와 즐거운 여행을 하고 싶느니라."
간절한 목소리였다.
나는 정말로 구미호를 믿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경솔하게 행동하다가 숱하게 죽은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 삶은 오래 살기로 결심한데다가 방금 전에 지율에게 배신당했기에 조심성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안 믿으면 어쩔 것인가?
' 구미호와 싸우는 건 말도 안돼.'
지율이 그 역량의 편린을 보는 것만으로도 겁을 먹어서 날 내버려두고 도망칠 정도의 존재다. 아마 중원, 고려, 동영을 통틀어서 손꼽히는 대요괴일 것이다. 구미호가 마음만 먹으면 나는 물론 십이율 토벌대까지 싸그리 전멸하고 말 것이다. 나는 최대한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로 마음먹었기에, 꺼져라 한숨을 쉬며 말했다.
"... 그래, 알았어."
"우후후. 잘 생각했다."
구미호는 뭐가 그렇게 기쁜지 팔짝팔짝 뛰며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 구미호의 진심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쓸데없는 소리 했으면 그냥 다 따먹으려고 했는데."
"......"
방금 생과 사의 고비를 넘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구미호는 갑자기 공중제비를 넘으며 변신을 했다.
퍼엉!
갑자기 구미호의 모습은 성숙하고 풍만하기 그지없는 성인여성에서 내 나이또래의 소녀(少女)로 변해 있었다. 구미호의 특기가 둔갑술이라더니 자유자재로 모습을 뒤바꿀 수 있는 게 신기했다. 내가 멍하니 고려인 복장을 한 소녀를 보자 구미호가 방긋 웃었다.
"인간 이름은 미호(美狐)로 해 두지. 앞으로 잘 부탁해."
해인을 찾는 여행에 말도 안 되는 동행이 끼어든 순간이었다.
============================ 작품 후기 ============================
강한 항의가 들어와서 87화를 수정합니다 ㅠㅠ 앞으로 더 나은 내용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선작 추천 코멘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