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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74화 (74/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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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마전(伏魔殿)

내가 이광과 대련을 해본 경험은 수십 번이 훨씬 넘었다. 몇 년 동안이나 집중적으로 가르침을 받았는데 이광이 자세를 교정하고 요령을 빨리 가르치기 위해 대련을 시킨 것이다. 물론 내가 이광에게 상대가 될 리가 만무했고 늘 얻어터졌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전적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이광의 몸 주변에 흐르는 살기는 명백히 진심이었고, 언제든 나를 베어죽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전승자를 가르치기 위한 대련과는 본질적으로 다를 게 분명했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말했다.

"잠시만요!"

"뭐냐?"

"왜 화신류를 싫어하는 겁니까?"

"......"

너무 의외의 질문이었는지 이광이 주춤거렸다. 냉정철저한 이광의 안색이 달라질 정도였으니 어지간히도 어이가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의 창끝이 살짝 움직이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내 옆머리카락이 터져 나갔다. 지금의 내 실력으로는 이광이 뭘 한 건지도 알 수가 없었다. 이미 초식이니 뭐니로 구분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었다. 내가 뻣뻣이 굳어있자 이광이 말했다.

"담력 하나는 인정해주지. 이 상황에서 그딴 질문을 할 수 있다니 보통 놈은 아니야."

저게 칭찬인지 조롱인지 알 수 없다. 나는 힘없이 웃으며 말했다.

"... 주, 죽을 때 죽더라도 알고 죽읍시다."

"흠."

이광은 처음과 달리 약간 살기가 꺾인 느낌이었다. 그는 창극을 지면으로 향하더니 천천히 말했다.

"너도 뇌신류 나부랭이라면 백련교에서 뇌신류를 숙청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걸 주도한 건 풍신류 놈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뇌신류 고수들이 목숨을 잃었지. 그리고 남은 달인들은 중원으로 나와서 숨어살게 되었다."

"그건 압니다. 하지만 화신류는 그 일에 직접 끼지 않았지 않습니까?"

"그래. 한백령 그 할망구가 이끄는 화신류는 가만히 방관했지. 그래서 화가 나는 것이다."

"네?"

"내 스승과 한백령은 절친한 친구였다. 그러나 명백히 모함을 받아서 뇌신류가 쫓겨나는 상황에서 해명을 해 주거나 돕지도 않았지. 자신의 일파에 불똥이 튈까봐 관망만 했을 뿐이다. 너는 그런 인간을 신뢰하거나 친하게 지낼 수 있겠나?"

"......"

쉬익

다시금 이광의 창끝이 나를 향했다. 창의 기세가 일자로 뻗어나와서 심장을 도려내는 듯 했다. 그가 무형지기를 공격용으로 운용하면서 나를 싸우기 전부터 죽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고도의 의념(意念)을 깨달은 고수만이 할 수 있는 전투방식이었다.

"백웅. 네가 어떻게 한백령을 구워삶아서 그 철혈의 마녀에게 추천장씩이나 쓰게 한 건지는 모르겠다. 천령단(天靈丹)에 근접한 그 엄청난 내공도 감탄스러워. 하지만 그딴 것들은 나 이광이 뇌신류의 전승을 해야 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는 무형지기 때문에 몸 전신이 천근만근 짓눌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 무형지기라는 것은 내공의 고하(高下)를 무시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오로지 의지로만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나는 힘겹게 반문했다.

"어떻게 하고싶으신 겁니까?"

"처음부터 말했을 것이다."

이광의 눈이 번뜩 하고 빛났다.

"내게 자질과 의지를 증명해라, 너의 무(武)로써!"

콰과광

"......!!"

다음 순간, 나는 몸이 튕겨져서 허공을 훨훨 날아가는 걸 느꼈다. 짧은 순간에 내공을 극도로 돋우어서 어떻게든 직격타는 피했지만, 이광의 창섬(槍殲)이 내 전면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자세로 보아서는 단순한 정면 찌르기에 불과했지만 여태껏 겪었던 그 어떤 고수보다 강력한 일격이었다.

"커헉!!"

나는 피를 토해내며 무려 4장 이상 튀어오르며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광이 방금 손속에 사정을 두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문제는 그가 봐주었는데도 나는 대놓고 정면찌르기하는 공격을 막지도 피하지도 못했다는 점이었다.

' 대체 무슨 수준 차이가...?'

이광은 내가 가만히 떨어져 내리도록 두고보지 않았다. 그의 몸은 어느 새 내 지근거리에서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창을 휘두르고 있었고, 나는 이를 악물고 용연검을 휘둘러서 검기로 그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그러나 이광의 창격은 도대체 이해도 되지 않는 각도로 휘휘 꼬여들어와서 내 급소를 타격했다.

"으아악..."

나는 순식간에 스무 대 이상의 창격을 얻어맞고 땅바닥에 내팽개쳐졌다. 돌바닥에 두세 번을 튕기고는 연무장 끝으로 날아가서 처박혔다. 전신이 얼얼하고 당장이라도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지만, 나는 급히 신법을 발휘해서 몸을 원래대로 되돌렸다.

"암 그래야지."

이광의 살기섞인 음성이 귓가에 스쳐 지나갔다.

"가만히 누워있으면 바로 심장을 터뜨려 버리겠다."

퍼버버벅

퍼벅

"우극."

순식간에 내장이 터져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정확히는 이광이 엄청난 신법으로 스쳐지나가면서 뇌신권(雷神拳)으로 내 복부를 수십 대나 두들긴 것 뿐이었다. 그러나 내장 전체가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과 함께, 나는 잠시동안 정신이 나갔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수십 초가 흘러 있었고 이광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입가에 피 닦아라."

이광의 말을 듣고 내 꼴을 살펴보니, 내 옷은 이미 내가 흘린 피로 피칠갑이 되어 있었고 입가에서는 연신 선혈이 꿀럭거리며 새어나오고 있었다. 내상(內傷)을 입은 듯 했다. 당장이라도 무릎을 꿇고 편하게 기절하고 싶었지만 억지로 근성으로 버텨내며 입가의 피를 소매로 닦아 내었다.

' 제길. 진짜 죽겠군.'

이광은 최소한의 인정을 남기면서 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통이 더 극대화된다. 차라리 죽일 작정으로 싸웠다면 처음 몇 초만에 머리통이 날아갔을 테니 이렇게 아프지는 않았으리라. 내가 속으로 욕지기를 뱉고 있을 때 이광이 말했다.

"희한한 놈이군. 뇌영보는 제대로 쓰는 것 같은데 왜 검법은 아직 초보단계인 거지? 넘치는 내공으로 쓸 줄 아는게 천뢰인 뿐이라니 한심하구나."

이 인간이?

나는 욱하는 기분이 들었다. 어차피 이 자리에서 살아나갈 생각을 체념했기에 이광에게 대들 정신도 남아 있었다. 그래서 나는 피를 퉷 하고 뱉어내며 말했다.

"뇌영검법의 다음 단계... 있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그걸 배우기 전에 마도팔문에게 다굴맞아서 죽었다는 게 문제였다. 이광이 나를 힐난했다.

"알면 배웠으면 될거 아니냐? 네 스승은 어디 처박혀 있길래 안 가르쳐준 건가."

"병으로 죽었습니다. 뇌령(雷靈)을 이루지 못해서."

"......"

"저는 더 강해져야 합니다. 더 강해져서 적을 쓰러뜨려야 합니다."

내가 투지를 끌어올리며 말하자 이광의 눈에 이채가 흘렀다.

"어려보이는데 왠 적을 말하는 것이냐? 그 적은 네 본래 스승의 원수는 아닐 것 같은데."

"그렇습니다. 하지만 나는 꼭 그 자의 목을 쳐야 합니다."

"왜?"

나는 이광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 자는 내 친구를 죽였습니다. 그 원수를 갚기 전에는 살아도 사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나는 뜻밖에도 무덤덤하게 이야기가 나오는 걸 알아채고 스스로 신기해졌다.

너무나 잔잔한 말투였다. 격정적으로 울분을 토해내며 설득해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책읽듯이 말하다니. 어린아이라도 위화감을 느낄 정도로 이상했으리라.

' 하, 참. 10번째에는 그냥 연기 연습이나 해봐야겠군.'

나는 나름대로 진심을 담아서 말했지만 상대방에게 그렇게 느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리라. 내가 속으로 쓴웃음을 머금었지만 이광의 살초(殺招)는 날아들지 않았다.

......

....

뭐지?

내가 한참동안이나 가만히 서 있었지만 침묵은 계속 되었다.

눈을 들어서 이광을 보니, 그는 딱딱한 표정으로 말했다.

"도저히 그 나이의 정신력이 아니군. 백웅 너는 굉장한 수라장(修羅場)을 헤쳐나왔구나."

"......?"

"진소청."

쉬익

"네, 스승님."

어디에 있었는지 갑작스럽게 진소청의 신형이 장내에 나타났다. 진소청이 나타나자 이광은 그에게 은자꾸러미를 건네주며 말했다.

"마을의 강(姜) 의원에게 저놈의 상세를 보여줘라. 치유가 끝나면 데려오도록."

"알겠습니다."

진소청은 포권을 한 후 나를 데리고 어디론가 향했다.

' 살긴 산 건가.'

하지만 나는 진소청이 내 옷덜미를 잡고 어디론가 이동할 때 이미 정신을 잃어버리고 있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너무 심하게 당했기 때문에 더 이상 의식을 유지할 수 없었던 것이다.

진소청이 관중 육대가 중에서 의원 일을 하고 있는 강씨 가문에 가서 백웅을 맡기고, 치료비를 건네주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관중에서 가장 뛰어난 의원 중 하나로 불리는 육대가 강씨가문의 가주(家主), 강손무(姜孫務)는 백웅의 상세를 진단해보더니 기가 질린 듯 말했다.

"말 그대로 숨만 붙어있군."

"괜찮겠습니까?"

의원 강손무가 대꾸했다.

"그래...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자연치유를 하고 있어."

"네?"

"여기를 봐."

강손무의 손이 백웅의 가슴께를 짚었다. 그 곳은 창격 때문에 피부가 터지고 살이 갈라져서 허연 뼈가 살짝 드러나 보였다. 심각한 부상이었으나 그 곳에는 살이 옴작거리면서 천천히 낫는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강손무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내공이 극치에 이르면 기(氣)를 이용해서 자연치유를 한다고 들은 적이 있건만... 내가 오늘 그런걸 처음 보는군. 인간이 이런 내공을 지닐 수 있나?"

"......"

"하여간 내가 딱히 손을 안 써도 낫긴 할 걸세. 그래도 빨리 낫게끔 해 주지. 아마 사나흘이면 멀쩡해져서 돌려보낼 수 있을걸세."

"부탁드립니다."

"근데 누가 이정도 내공을 지닌 자를 이 꼴로 만든 건가?"

진소청은 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잠시 서성이다가 다시 청룡무관으로 돌아갔다.

파앗

그의 신형은 빠르게 청룡무관 내의 와룡전으로 날아갔고, 와룡전 내부에서 따뜻한 차를 달여마시고 있던 이광 앞에 멈춰섰다.

이광의 옆에는 백웅이 지니고 있던 용연검이 놓여 있었다. 힐끔 용연검을 쳐다본 진소청이 말했다.

"스승님. 타 뇌신류 제자가 우리의 형제나 다름없다고 평소부터 입버릇처럼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이광은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대꾸했다.

"그랬지."

"이번 일은 너무 과하신 거였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백웅의 내공이 저 정도가 아니었다면 죽었을 겁니다."

"죽었다면 그것도 좋았을 것이다."

"네?!"

진소청은 깜짝 놀라서 외쳤다. 그가 알고 있는 이광이라면 저런 대답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소청의 놀람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광은 서재에 기대어 놓여있던 용연검을 집어들며 말했다.

"네가 보기에도 명검(名劍)이지 않느냐? 이건 아마 천하의 유수한 명검중에서도 이름을 날리는 용연(龍淵)일 것이다."

이광은 절세의 보검이나 무기에 관심이 많았기에 지식이 뛰어났다. 그의 지식으로 볼 때 이 보검이 용연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진소청의 눈에 호기심이 떠올랐다.

"그것이..."

"저 어린 나이에, 천령단 일보직전의 내공을 갖추고, 백련교 호법사자(護法師者)의 눈에 들어서 혈족의 제안까지 받았는데, 그걸 거절하고 용연을 가지고 내게 왔다. 이미 본신의 무공은 절정고수의 초입에 깃들어 있지."

그렇게 중얼거린 이광이 진소청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 중원이 아무리 넓다지만 저 백웅의 발끝이라도 따라갈 소년이 있을 것 같으냐?"

진소청은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저 백련교의 소교주(小敎主)라면 몰라도요."

"그렇다. 저 아이는 너무 뛰어나다.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겉으로 드러난 게 아니다. 나는 방금 전에 그걸 깨달았다."

"그게 무엇입니까?"

"강철같은 의지다."

"의지라고요?"

"저 아이가 스승 운운하던 말은 왠지 미심쩍었다. 진위를 확인할 바는 없으나 거짓일 확률이 크겠지. 하지만 내가 저 녀석을 베어버리려던 차에 친구를 위한 복수를 담담하게 말하더구나. 그 말에서는 수십 년의 아수라장을 헤쳐나온 무인(武人)의 기백이 느껴졌다."

"......!!"

"솔직히 놀랐다. 저 아이는 이미 백전노장의 정신을 지니고 있어."

이광은 그 답지 않게 침중해진 안색이었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크게 동요하지 않는 철석간담의 이광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는 용연검을 제자리에 내려놓으며 창 밖을 바라보았다.

"백웅은 뇌신류의 전승자가 맞다. 내게 그 아이를 키워줄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 하지만 나는 향후 저 아이가 날개를 달았을 때 제어할 자신이 없다."

"진심으로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신 겁니까?"

진소청의 질문에는 날이 서 있었다. 대쪽같은 자신의 제자를 쳐다보던 이광이 껄껄 웃었다.

"하하... 나도 모르겠구나. 태어나서 이런 적은 처음이다. 키우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네 앞길을 위해서 저 놈을 죽여버려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너무나 혼란스러워. 소청아... 너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

이광은 대개 듣고싶은 대답을 정해놓고 이야기할 때가 많았다. 그게 이광 화법의 특징이었다. 하지만 진소청은 지금의 질문이 결코 그런 게 아니라, 진심으로 진소청의 의견을 들으려 한다는 걸 깨달았다.

진소청은 한참 고민하다가 말했다.

"저는 백웅을 사제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그 아이가 장래에 네 적이 될지도 모른다고 해도 말이냐?"

"제 생각은 다릅니다. 스승님께는 오랜 세월동안 묵혀놓았던 한(恨)이 있지 않으십니까? 정말로 백웅이 스승님께서 생각했던대로 거대한 그릇이라면, 어쩌면 천하에 큰 물결을 만들어내서 오랜 한을 풀어낼 기회를 줄지도 모릅니다."

"......!!"

이광은 흠칫 놀랐다. 그것은 진소청의 생각이 그보다 한단계 앞서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그에게는 진소청 외의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던 한이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 한을 해결하기가 불가능해서 조용히 살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진소청이 그 점을 이야기한 것이다.

이광이 고뇌하다가 말했다.

"저 놈이 그 정도로 클 수 있다는 말이냐?"

"그건 스승님께서 판단하실 일입니다."

"후우..."

이광은 투명한 눈빛으로 창가 밖을 바라보았다. 이미 그의 머릿속에는 화신류의 소개를 받아서 왔다는 괘씸함은 사라져 있었고, 철저히 냉정한 시선으로 백웅의 잠재력을 분석하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한참동안 생각을 정리하던 이광이 말했다.

"좋다. 나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광의 눈에 조그마한 불씨가 일렁였다. 그것은 몇십 년 동안이나 그가 응축시켜 왔던 원한이기도 했다.

"어디 한 번 최선을 다해 키워보자꾸나."

그의 머릿속에는 한 명의 거인(巨人)이 있었다.

세 명의 초인(超人)에게 호위받고 있어서 도저히 복수할 엄두조차 낼 수 없었으며, 그 무력은 신과 같으며, 심지어 대명의 황제조차도 그 힘을 두려워하는 절대적인 강호의 지존! 이광은 그 존재에게 칼을 갈고 있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서 포기하고 있었지만 지금 또다른 희망을 얻은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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