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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61화 (61/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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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마전(伏魔殿)

청룡무관으로 돌아오자, 삼절 이광은 종남파의 현판을 보더니 대뜸 말했다.

"그건 와룡전에 놔둬라. 내가 처리하겠다."

뭘 어떻게 처리하겠다는 것인가? 이광이고 진소청이고 사고방식이 이해가 되지 않는 자들이었다. 내가 속으로 투덜거리고 있을 때 삼절 이광이 약주를 탁자에 올렸다.

"술이나 한 잔 하자꾸나. 어땠는지 들을 겸."

"네."

나와 진소청 사형은 약주를 놓은 술자리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이야기했다. 주로 진소청 사형이 이야기했고, 간간히 내가 보충설명을 하는 식이었다. 얼추 설명이 끝나자 삼절 이광은 흡족한 듯 말했다.

"과연 내 제자들이구나. 기대대로다."

"감사합니다."

"좋아, 한 잔씩 들어라. 오늘 술 맛이 좋겠구나."

그리고 술자리는 약 술시(戌時)까지 이어지다가 파했다. 진소청 사형은 내일 새벽부터 다시 총사범 일을 해야했으므로 바로 돌아갔다. 다 먹고 난 안주상을 내가 부지런히 치우고 있자 이광이 내게 말했다.

"뭔가 물어보고싶은 게 있나 보구나."

술을 거나하게 먹었으나 그는 전혀 취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저 취한 기분만 내고 있을 뿐이었다. 그 정도 되는 고수는 술을 한동이로 마셔도 취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종남파에 찾아갔을 때 그 자들은 사부님을 삼절(三絶)이 아니라 청룡(靑龍)이라고 불렀습니다. 연정홍 장문인에게 연유를 묻자, 사부님께 직접 물어보면 알 것이라 했습니다."

"아까 술자리 때는 왜 묻지 않았지?"

"개선을 축하하는 경사스러운 자리였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막간이라서..."

"물어도 폐가 아니다?"

"......"

이광이 피식 웃었다.

"너는 정말 재밌는 아이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가공할 내공, 더 어울리지 않는 재능, 그리고 마치 수십 년은 사람들 사이에서 굴러온 듯한 노회한 처세까지... 나는 제법 사람을 잘 본다 생각했으나 너를 판단할 수 없구나."

"혹시 결례였다면 물러나겠습니다."

"아니다. 연정홍의 말대로 내가 청룡이라 불리는 이유는 내가 말해줘야겠지. 거기 앉아 보아라."

"네."

내가 텅 비어 있는 탁자를 마주한 채 이광의 맞은 편에 앉자, 그는 냉수를 한 대접 벌컥 마시더니 말했다.

"너는 내가 젊었을 적부터 무림에서 활동한 게 아니라, 황실(皇實) 어림군(御臨軍)의 총사범(總師範)이며 무관(武官)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

"네. 그 사실을 첫 입관했을 때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제는 네게도 말해줘야 겠구나. 내가 황실을 떠나서 무림에 들어오게 된 이유를."

나는 내심 기대가 되었다.

' 드디어 듣는구나.'

황실 어림군의 총사범이라고 하면, 황도(皇都) 낙양(洛陽)에 주둔하는 십만 명의 군인과 무관, 장군들에게 무예를 가르치는 직위를 의미한다. 또한 황제의 무술스승을 겸하는 경우도 많았다. 무관에게 있어서 금의위 이상의 가공할 명예를 지니고 있는, 또한 무(武)의 달인이라고 인정받은 최고의 직위! 그걸 버리고 관중이라는 한미한 지역의 무관을 운영하는 건 쉽게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이전까지의 전생에서 이광은 그 사실에 대해서 딱히 가타부타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캐어물어본 적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건방지다며 노골적으로 인상을 찌푸리곤 했던 것이다. 과거의 전생까지의 '나'는 이광에게서 과거사를 들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던 탓이다.

이광이 말했다.

"황궁을 수호하는 단체가 뭐라고 생각하느냐?"

"그야 황실어림군과 금의위, 동창 총 3군데가 아니겠습니까?"

"그렇다. 다만 황실어림군은 상비군이긴 하지만 사실 대장군(大將軍) 직속예하로 편제되어 있으므로, 실질적으로 호위(護衛)라는 의미에 가장 가까운 것은 금의위와 동창 2군데라고 할 수 있지."

이광은 거기까지 말하고는 한숨을 쉬었다.

"허나 사실 금의위와 동창은 창립 이후 너무 많은 경쟁을 치렀다. 둘 다 황제가 조정의 권신(權臣)을 믿지 못하고 권력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낸 사냥개이니 필연(必然)이었지. 그러다보니 외부의 백련교에게서 제대로 황제를 호위할만한 실력도 되지 않는데도 권세만 부리면서 타락하기 시작했지. 권문세족이 뇌물을 써서 권력을 얻기 위해 자신의 아들을 넣는 일도 많았어.

전대 황제께서는 그 점을 우려해서 두 개의 기관을 제대로 된 정예집단으로 재탄생시킬 필요를 느끼셨다. 그리고 최고의 고수들을 선발해서 단체를 막론하고 실력과 충성심을 지닌 자들을 골라내었다.

그 과정에 나선 것은 당시 황궁에서 가장 뛰어난 4명의 고수였지. 그들은 사신위(四神衛)라고 불렸다."

"......!!"

내가 설마하는 눈으로 이광을 바라보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가 바로 사신위의 한 명인 청룡(靑龍)으로 활동했다."

놀라운 사실이었다.

그 말대로라면, 눈 앞에 있는 청룡무관주 이광은 원래 엄청난 인물이었다는 게 아닌가? 황궁 내에서 가장 뛰어난 고수인 사신위였다면 그 때부터 이미 초절정고수였다는 뜻이다. 게다가 황제의 명을 받아서 황궁내 무력조직을 재편하는 역할을 맡았을 정도면 황제의 신임도 두터웠으며 한때 권력의 중핵에 존재했었다는 말이 아닌가!

내가 침을 꿀꺽 삼키자 이광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 당시 나는 황궁 내에 쓸만한 고수가 열 명도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고, 좀 더 강한 고수를 차출하기 위해서 무림(武林)을 압박하기로 마음먹었다."

"무림을 압박한다고요?"

"당시 구파일방을 비롯해서 여러 무림문파들은 지금과 달리 황실 금의위에 자파의 고수를 내어주는 일에 회의적이었다. 쌍문사가를 비롯한 낙양문파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공급된 것도 비교적 근자의 일이지."

"왜입니까? 지금 무림인들은 금의위가 되고싶어서 안달인데..."

"그 당시 황궁 내부에는 피비린내 나는 권력암투가 쉴새없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금의위나 동창으로 뽑혔다가 하루만에 사지가 찢겨죽는 일도 다반사였고, 영문도 모르게 역모의 참화에 휘말려서 문파가 박살나는 일도 빈번했다. 누가 그런 정쟁에 자기네 뛰어난 제자를 내어주겠느냐?"

"......"

나는 이광이 말하는 '과거' 시점이 언제인지 잘 모른다. 확실한 건 내가 태어나기 전이며 수십년 전의 일이란 것이다. 현재의 무림판도나 황궁분위기와 너무 달랐기 때문에 숨죽이고 듣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하늘에 뜬 달을 바라보더니 말했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해야 했다. 내 편을 따르면 결코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득하며 각 파의 장문인들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그 자들은 내 말을 들어주지 않더군. 그래서 나는 최후의 수단을 택했다."

"최후의 수단이라면..."

"섬서 무림은 물론이고 일대의 무림문파를 찾아다니며 깨부쉈다. 비무를 핑계로 하루에 문파의 현판을 서너 개씩 박살냈다. 그때 꽤 많은 고수들을 쓰러뜨렸던 것 같은데, 죽이기도 많이 죽였기 때문에 지금도 약간 후회하고 있다."

"......"

"그렇게 압박을 하면 무림에서 손을 들고 황실에 절정고수들을 내어놓을 줄 알았어."

설마, 그런 뜻이었단 말인가?

황궁 사대고수이자 사신위인 청룡 이광이 황실의 명령을 핑계로 섬서무림을 박살낸 비무행 - 과거에는 그런 미친 시도가 존재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아마 그 비무행에는 구파일방 종남파도 섞여있었을 것이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물었다.

"설마 마도팔문이나 구파일방에도 도전하셨습니까?"

"도전이 아니라 비무였다."

"네, 비무."

"종남파, 화산파, 덤으로 무당파와도 겨뤄 보았다. 마도팔문 중에서 흑야문(黑夜門), 수라문(修羅門), 천지문(天地門)과도 싸워보았군."

"결과는 어떻게 되셨는지..."

"진 적은 없다."

대답은 지나치게 간결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에 숨겨져있는 뜻을 깨닫고 전율했다.

청룡 이광이라는 자는 - 황궁 사대고수인 사신위(四神衛)의 힘을 지나칠만큼 무림에 과시했던 것이다! 그것도 무림의 정점을 달리는 정파와 사파의 최고수들과 겨뤄서 무패(無敗)! 나는 진소청이 말했던 '공포'라는 게 뭔지 알 것 같았다. 그 당시에 청룡이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피와 죽음을 몰고다니는 황궁의 사신(死神)이었으리라.

나는 믿겨지지 않아서 물었다.

"그, 그렇게 원한을 사고 다니셨는데 무관을 열게 되시다니..."

"내게 원한을 가진 자들 중 복수할만한 놈들은 모두 철저하게 밟았다. 적당히 타협의 여지도 남겨줬기에 내게 따로 덤빌만한 놈은 남지 않았지. 그런 부분은 철저히 하고 무림으로 내려온 것이다."

새삼 무서운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 입으로 일처리를 철저히 했다고 할 정도면, 밟히는 상대방 입장에서는 꿈에서도 만나기 싫을 정도로 악몽처럼 자근자근 밟았으리라. 죽어도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되는 인간이 이광이었다.

"......"

"하지만 그렇게 무림에 압박을 주고 다녔는데도 무림은 더더욱 문호를 걸어잠그더군. 봉문(封門)이란 핑계를 대면서 나와 싸워주지 않는 일도 다반사였다. 목표로 했던 고수 차출이 한계에 부딪히자 나는 화가 나고 짜증이 북받쳤다."

이광은 차를 마시더니 쓰게 웃었다.

"... 그런데, 어이없게 일이 해결되더군. 황궁 내의 암투가 끝나니까 모든 게 해결됐어. 무림문파들은 다시 고수들을 내어놓았고 금의위와 동창의 고수분포도 정상으로 되돌아갔지. 나는 역량부족을 이유로 사신위에서 방출되었다."

"방출이라니... 그건 사부님의 탓이 아니지 않습니까?"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무림으로 내려오면서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평생동안 황실에 충성을 바쳤는데 이렇게 내쫓기다니... 싶어서 울화가 막 치솟았었다."

이광의 얼굴에는 한결 편안한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헌데 그게 아니더군. 내 잘못이 맞았다."

"네?"

"내가 해야할 일은 엄한 무림에 시비를 걸고 고수들을 박살내는 게 아니었어. 황궁의 암투를 빠르게 끝내고 세상의 평화를 얻어내는 것이었다. 그렇게 했다면 엄한 사람들이 희생되지도 않았을 것이고 쓸데없는 원한도 사지 않았을 것이야.

나는 내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상부의 명령에만 따랐고, 그것이 무관의 덕목이라고 생각하고, 신봉했다. 내 머리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하게 된 게야."

"......"

이광은 나를 강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너도 명심해 두어라. 아무리 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길을 걸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힘이라는 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어."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라!

그건 현재의 삼절 이광이 내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이었다. 동시에 여러 번의 전생(轉生)을 겪은 나는 그가 말하는 게 무슨 뜻인지 뼈저리게 느낄 수가 있었다. 지금까지 내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상황에 휘둘려서 충동적으로 행동하다가 죽은 적이 몇 번이나 되었기 때문이다.

' 삶의 경험과 지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구나.'

내가 뭔가 깨달은 표정을 짓자 삼절 이광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넌 정말 독특하구나. 소청이에게도 이 이야기를 몇 번이나 해 주었지만, 그 아이는 그저 앞으로의 지침으로만 여길 뿐이었다. 그런데 너는 마치 비슷한 경험을 겪어본 것처럼 깊이 공감(共感)하고 있다니."

"......"

"술이 들어가서 그런지 이야기가 많아졌군. 마지막으로 질문 몇 개만 더 듣도록 하겠다."

이광의 얼굴에는 겸연쩍음이 떠올라 있었다. 저 냉정하기 그지없는 인간이라도 과거사를 털어놓는 건 썩 기분좋은 일이 아닌 듯 했다. 나는 깊이 생각하다가 이광에게 중요한 질문을 했다.

"혹시 금의위의 총령을 아십니까? 그 또한 황궁 사신위입니까?"

"물론이다. 그는 사신위 백호(白虎)로써 내 절친한 친구이기도 하다."

나는 속으로 침음성을 흘렸다.

' 어쩐지 그러니까 무식하게 강했던 거군.'

금의위 총령이 황궁사신위의 백호라면 지금 당장으로서는 내가 정면승부로 이기는 게 불가능하다. 이광과 친구이며 사대고수라고 불릴 정도면 무림의 정점을 달리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다른 두 명은 누구입니까?"

"한 명은 현무(玄武) 동창제독 환야(幻夜). 다른 한 명은 주작(朱雀)."

"사부님을 포함해서 세 명은 황궁 무력단체를 통솔하던 대장이었는데 주작이란 자는 특별한 지위가 없는 겁니까?"

"주작은 좀 특별한 존재다. 그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수황위(守皇衛)라서 같은 사신위에게도 거의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 활동하는 자라고 알고 있다."

"그렇군요."

이것저것 말해 주던 이광이 핀잔을 주었다.

"네가 사신위를 궁금해해서 뭘 어쩌겠다는 거냐? 지금 네 실력으로는 아무도 당해낼 수 없거늘."

어쨌든간에 지금 얻은 정보는 굉장한 수확이었다. 나는 핀잔을 한 귀로 흘리며 전부 기억하려고 머리를 굴렸다. 그리고 말했다.

"... 마지막으로 스승님께 질문하고싶은 게 있습니다."

"말해 보거라."

"만일 금의위가 인간의 도리를 잃고 사악한 행위를 한다면 그들을 막아서실 생각이십니까?"

"흐음."

이광은 내 질문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듯 했다. 아마 스스로도 그런 상황을 생각해본 적이 있어서이리라. 그답지 않게 미간을 찡그리면서까지 고민하던 이광은, 한참 후에 입을 열었다.

"그것이 황제폐하를 위한 것이라면 막을 수 없다."

"진심이십니까?"

이광이 고개를 끄덕였다.

"비인간적인 활동이라면 많이 보고 들어왔고, 나도 그 행위에 동참했다. 고문도 직접 해 봤다. 그러나 그 모든 행동은 우리의 행위가 폐하께 충(忠)과 성(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군을 위해서 자신의 정의를 죽이고 멸사봉공(滅私奉公)하는 것이 무신(武臣)의 도리이기에, 나는 그들을 이해할 수 있다."

"그건..."

나는 이를 악물고 반문하고 싶었다.

' 금의위는 이제 당신의 기억속에 있는 금의위가 아니다! 수천 수만명의 인간을 미치게 만들어서 인신공양의 제물로 바치고 있단 말이다!'

그러나 참았다.

내가 이 말을 참은 것은 망량의 목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지금 이광에게 진실을 말한다면, 시간을 들여서 어떻게든 참극을 증명하고 그를 동료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광을 동료로 만든다고 해도 금의위를 꺾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뿐만 아니라 이광의 말로 볼 때, 진실을 무시하고 눈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힘이 부족한 이상, 나는 결국 망량의 목을 베었을 때와 대동소이한 상황을 마주치게 될 것이다.

더 이상 타인의 힘에 의존하지는 않겠다. 나는 이번 전생에서 스스로의 힘을 키우기 위해 청룡무관에 들어왔다. 그걸 위해서라면 뒤도 옆도 바라보지 않고 쉴새없이 달려나가기로 맹세한 것이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내 귀에 이광의 말이 들려 왔다.

"오늘의 술자리는 여기까지다. 내일부터는 천주살을 본격적으로 가르쳐 줄 테니 정신 바짝 차려라."

이광의 기척이 천천히 멀리로 사라졌다.

나는 빈 탁자 앞에 홀로 앉아서 창 밖의 달을 바라보았다. 만월(滿月)이었다.

"정신 바짝 차려야죠."

지금 다시금 각오를 다졌다.

내가 믿을 수 있는 건 나 자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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