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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위(錦衣衛)
청룡무관으로 향하는 길에 나는 쓸데없는 강도, 살인을 자제하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갑자기 내 안에 있던 선한 양심이 눈을 떠서가 아니라 이제 청룡무관에 입관(入館)해서 오랫동안 수련한다고 생각하면 되도록 과거를 깨끗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내 목표는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 명예를 얻는 것도 아니다. 그저 무력을 향상시킬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으므로 한가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나는 짧게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너희는 왜 내 결심을 무디게 하는 거냐?"
"......"
내 혼잣말을 들은 산적 5명이 벌벌 떨면서 무릎을 꿇은 채로 고개를 조아렸다.
지금부터 반 식경 전.
놈들은 다짜고짜 나를 발견하자 죽이려고 칼을 휘둘렀다. 전형적인 살인강도였고 수도 12명이나 되어서 일반적인 양민인 경우 저항하지 못하고 죽었을 것이다. 적어도 표사가 4~5 명은 있어야 이놈들을 안정적으로 물리칠 수 있었으리라.
그러나 나는 뇌운장(雷雲掌)을 갈겨서 순식간에 4명을 의식불명으로 만들어버렸고, 짧은 칼을 휘둘러서 3명의 팔을 잘라버렸다. 지금 내게는 맨몸뚱이와 호신용 단도 하나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적따위 상대하는 건 식은죽먹기였다.
"아아아악..."
"살려줘..."
바닥에서 고통스러워하며 꿈틀대는 동료들을 보자 산적들은 겁에 질려서 꿇어앉아있는 상태였다. 나는 차가운 눈으로 놈들을 쳐다보다가 말했다.
"지금 고민중이다. 쓰잘데기없는 목숨 영영 끊어줄지, 아니면 한번 봐 줄지."
그러자 산적들이 기겁을 해서 땅에 코를 처박고 애원하기 시작했다.
"소... 소협(小俠)... 아니 나으리...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쇼..."
"살려주십쇼...!!"
"흐흑, 잘못했습니다!!"
나는 물끄러미 놈들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뭐 쓸모있는 정보나 주워들은 거 있으면 말해 봐라. 마음에 들면 살려주마."
놈들을 죽이는 건 굉장히 쉬운 일이다. 그냥 뇌운장만 대충 갈겨도 튀긴 통닭처럼 되어서 죽을 것이다. 하지만 아까 살인을 자제하자고 생각한 점도 있고 해서 정보를 들어보고 결정하려는 생각이었다.
그러자 산적들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는 표정이 되었다. 그러던 중 텁석부리 산적이 급히 손을 들고 외쳤다.
"나으리! 옆 산 금랑채(金狼寀)의 두목 첩이 굉장한 미녀라고 합니다요!"
"......"
"그 년을 따먹으시면..."
이 새끼는 진짜 막장인생이군.
나는 어이가 없어서 그 놈을 바라보다가 귀에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대로 힘을 주어서 뜯어내었다.
푸콱!
"끼아아아아아악!!"
산 채로 귀가 뜯기자 그 놈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굴렀다. 피가 철철 나면서 기절한 듯 했다. 그러자 옥신각신대며 '쓸모있는 정보'를 주려던 산적들이 놀라서 토끼처럼 굳어버렸다. 나는 그놈의 귀를 근처 시냇물에 던져버리고는 으르렁거렸다.
"잘 생각해서 말해라. 정말로 도움될만한 정보가 뭘지."
"으흐흑... 나으리... 어떤 걸 원하십니까? 제발 단서라도..."
"무림(武林)에 대한 걸 말해봐."
"으..."
산적들은 쩔쩔매는 표정이었다. 하긴 노상강도나 하던 놈들이 뭐 잘난 게 있어서 무림소식을 알고 있겠는가?
"잘 모르면 됐다."
놈들이 우물쭈물대는 표정을 보자 나는 서서히 살기를 일으키며 손을 들기 시작했다. 이놈들은 보나마나 행인들을 닥치는대로 죽이고 범하는 개막장인생이었으므로 그냥 속편하게 다 죽여버릴 생각이었다.
그 때였다. 빼빼 마른 산적 한 놈이 좁쌀만한 눈을 크게 뜨며 외쳤다.
"나으리!! 정말 좋은 정보를 알고 있습니다요!!"
"뭔데?"
"창천검룡(蒼天劍龍) 남궁환(南宮桓)이라는 무림인이 여기서 8리 떨어진 마을에 묵고있다는 소문을 들은 적 있습니다요! 혼약자와 함께 다닌다던데 그것까진 잘 모르겠습니다요."
"......!!"
나는 흠칫 놀랐다.
창천검룡 남궁환!
' 그 자가 젊은 시절에 여기에 와있었나?'
그 별호는 유명했다. 물론 이맘때쯤의 내가 알고있는 별호가 아니라, 앞으로 수십년 후에 천하십대고수(天下十代高手)로 이름을 날리는 존재였다. 남궁환은 차후 안휘성의 패권을 차지하고있는 남궁세가의 가주(家主)가 되며, 일대 검왕(劍王)으로 불린다고 들은 적이 있다.
표사일을 하면서도 그 존재는 굉장한 거인처럼 느껴지곤 했다. 일개 세가이면서도 하나의 성 전체에 영향력을 펼칠 수 있으며 안휘성의 대협으로 명성을 날렸기 때문이다. 가주가 되기 몇십년 전인 현재는 정파의 후기지수로써 살아가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신기해져서 말했다.
"창천검룡 남궁환이 여기에 왜 있지?"
"거 뭐냐... 누구를 만나러 온 것 같다고 무림인들이 쑥덕댄다던데 저희는 잘 모릅죠... 여관주인한테 들은 말이라서..."
"근데 너희는 창천검룡 남궁환이 돌아다니는데도 산적질을 한 거냐?"
"거시기 그게..."
산적들이 뭐라 대답을 못 했다. 하긴 남궁환이나 무림인들이 무서운거지 나처럼 10대 꼬마아이가 무서울 리가 없지 않은가. 12명의 무장한 노상강도라면, 표사행렬이라고 해도 덮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다.
나는 픽하고 비웃은 후 생각에 잠겼다.
' 궁금하군. 한 번 창천검룡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나 갈까?'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에서 청룡무관이 있는 관중까지는 딱 하루나절의 거리였다. 예전에도 청룡무관에 혈혈단신으로 갈 때 지나다니던 길이다. 막강한 내공을 바탕으로 뛰어가기만 하면 반나절 내에도 도착하는게 가능하다. 그런고로 창천검룡을 만나볼 시간과 여유는 현재 충분했다.
"이봐. 창천검룡이 묵고 있는 마을이 어디지?"
"이 재를 넘어서 미초산을 둘러가면 나오는 강월촌(江月村)이라고 들었습니다요."
"들어본 것 같군."
분명 거기는 관도에서 멀리 떨어진 마을이 아니다. 도리어 관중까지 가는 큰 길가에 붙어있는 중간규모의 마을이다. 나도 강월촌에 들러서 잠깐 건물 근처에서 쪽잠을 잔 적이 있으므로 알고 있었다.
나는 정보를 준 산적에게 말했다.
"좋아. 너는 좋은 얘기를 해 줬으니 살려준다. 다른 놈들은 할말 없냐?"
"있습니다!"
"자 대인의 창고에 귀한 시서화가..."
산적들은 앞다퉈서 자기가 알고 있는 '좋은 정보'를 내게 필사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쓸데없는 것도 있었지만 이 근처에 있는 금랑채의 위치라느니, 노예시장의 위치라느니, 아이들을 유괴해서 파는 유괴범과 접선하는 방법, 이 근처에서 가장 강성한 산적산채가 혈랑채라느니 같은 걸 알 수 있었다. 정말로 산적스러운 정보였으나 이것도 기억해두면 언젠가는 쓸모가 있을 거 같아서 일단은 내버려뒀다.
그들이 말한 이야기를 다 종합한 후 나는 슬슬 끝을 맺기로 했다.
"이제 헤어질 시간이다."
"네?"
퍼퍼퍼퍽!!
나는 쓰러져서 널부러져 있던 산적들을 단매에 때려죽였다. 그리고 정보를 준 4명의 도적들에게 날듯이 달려갔다. 놈들은 '살려준다'는 말을 들었기에 얼굴에 희망이 떠올라 있었지만 이내 절망으로 변했다. 내 단도가 엄청난 속도로 휘둘러졌기 때문이다.
"으아아악!"
"나으리 대체 무슨..."
슈칵!
슈카칵!!
다음 순간 4개의 목이 허공을 날았다. 나는 피 한방울 묻지 않게 놈들을 처리한 후 땅에 다시 착지했다. 목이 뒤늦게 땅에 떨어졌다. 그리고는 산적떼의 소지품 속에서 돈을 꺼내서 챙겼는데 무려 은자만 20냥이 넘었다.
"누가 니네 나으리라는 거냐?"
살려준다고 말을 하긴 했지만 얘기하다보니 그냥 변덕이 일어났다. 그래서 다 죽인 것 뿐이었다. 피바다 한가운데 서 있지만 죄책감따위 없다.
어차피 백해무익한 살인강도 좀 죽여도 누가 뭐라할 사람이 있겠는가? 내가 저 놈들을 해치워버린 덕에 양민들이 살아날 수 있는 것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죽이고 싶어서 죽였을 뿐이지만, 나는 무미건조하게 은자를 봇짐 속에 집어넣은 후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강월촌에 가서 창천검룡이 뭐하는 놈인지 구경이나 해보자.'
가능하면 미래의 천하십대고수에 관한 정보를 얻고싶은 마음이었다.
타다닷
나는 빠르게 뛰어서 강월촌으로 향했다. 강월촌까지 가는데는 두 시진이 걸렸고 도착했을 때는 해가 저물고 있었다. 여비가 충분했기에 우선 먹고잘 객잔을 찾아보았는데 강월촌의 서쪽에 주루의 불빛이 보였다.
와글와글...
강월촌은 관도에 붙어있는 마을이고 물류의 유통이 활발한 곳이었다. 그래서 작은 마을과는 다르게 객잔에 들어오자 상당히 사람들도 많았고 활기가 느껴졌다. 나는 주변에 몸을 파는 창기(娼妓)들이 여행자를 유혹하는 모습을 보자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은 다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객잔 주인은 내가 묵고싶다고 하자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하긴 여행자 치고는 너무 어린아이가 대뜸 은자를 내놓으며 묵고싶다고 하니 당연한 일이리라. 하지만 역시 돈이 깡패인지 별 말 없이 객잔의 방 열쇠를 내어주었다.
나는 하는김에 객잔주인에게 물었다.
"혹시 이 마을에 유명한 무림인이 묵고 있습니까?"
"아... 창천검룡을 찾아온 건가? 무가의 아이가 혼자 여행을 하는가 보군."
객잔주인은 멋대로 착각을 했는지,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 자는 약혼녀와 함께 정오에 이 마을을 나갔다. 우리 객잔에서 묵었었지."
"네? 혹시 어디로 가는지 아십니까?"
"객잔주인이 그런걸 여행객에게 캐물을 리가 없잖냐."
"......"
맞는 말이라서 할 말이 없었다. 객잔주인은 내가 어린나이에 혼자 여행한다는게 불쌍하게 여겨진 건지, 잠시 측은한 눈으로 보다가 말했다.
"뭐... 대충 짐작가는 곳은 있다. 마을에서 북쪽 방향으로 나가던데 그쪽으로 가면 관중(關中)이 나오지. 아마 그는 관중 성 안으로 들어가지 않을까 싶구나."
"그렇겠네요."
나는 객잔주인의 추측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창천검룡같은 고명한 무가의 후기지수가 설마 산골마을을 뺑뺑 돌아가면서 여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도 약혼녀까지 동행하지 않았는가? 편한 관도를 따라서 말을 타고 이동하며 큰 마을을 돌아다니는게 정상이다. 창천검룡 남궁환이 관중으로 향한다는 건 거의 확실해 보인다.
' 좀 쉬다가 따라가 볼까.'
어차피 내 목적지도 관중이었다. 내일 아침에 출발해서 남궁환의 흔적을 찾으면 내일중으로 얼굴 정도는 볼 수 있으리라. 못보면 뭐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청룡무관에 그대로 들어가면 되는 일이었다.
끼익
"이것 좀 들어라."
"네?"
객잔주인은 잠시 후 내 방으로 찾아와서 왠 닭고기요리를 내어주었다. 내가 이게 뭔가 싶어서 눈을 둥그렇게 뜨고 보자 그가 껄껄 웃었다.
"공짜다. 먹고 힘 좀 차리거라."
"고맙습니다."
나는 또 다시 여행중에 은혜를 입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객잔주인이 나가고나서 따뜻한 닭요리를 먹는 동안에 뭔가 마음이 불편했다. 그러고보니 나는 전생하면서 몇 년 동안이나 여행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포목점 송 씨는 그렇다치고 매화표국의 장철에게도 신세를 갚아야 하는데 여태 내 일이 바쁘다보니 엄두도 못 내고 있었던 것이다. 살면서 마음의 빚은 쌓여만 가는데 다 갚을 수가 없는 모순이 느껴졌다.
' 하지만 전생할 때마다 은혜를 갚으러 다닐 수도 없고, 흠... 어려운 문제군.'
나는 닭요리를 다 먹고 나서 몸을 씻고 간만에 기분좋게 잠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객잔주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후, 객잔의 탁자와 의자정리를 좀 도와주었다. 객잔주인은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했기에 내 마음도 가벼워졌다.
나는 강월촌을 떠나서 관중에 도착했다. 예전에 불알 두쪽만 갖고 험난한 여정을 돌파해서 관중에 왔을 때는 이 근처에서 땅을 파고 추위에 떨면서 노숙했던 걸로 기억한다. 몇 년만에 오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 때의 고생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뭐 이제 노숙할 일은 없지."
나는 관중에 도착해 있을 남궁환을 찾아서 관중 성 내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예전에 관중 청룡무관에 콕 처박혀서 수련할 때는 몰랐는데, 관중 성내도 다른 성에 못지않게 크고 번화했다. 물론 수도 낙양에 비할 바는 아니었으나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녔고 도로도 넓었다.
남궁환을 어떻게 찾아볼까 하다가 기감(氣感)을 사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약을 3번째 섭취하며 내 내공은 극도로 높아졌고, 예전에는 단순히 기의 크기만을 감지하던 수준에서 벗어나서 원거리에 있는 기를 감지할 수 있게 되었다. 즉 넓은 범위 내에 있는 뛰어난 무인(武人)을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 남궁환 정도 되는 후기지수라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거야.'
내가 남궁환을 찾아보려는 건 딱히 그를 만나서 해야할 일이 있어서가 아니다. 단지 미래의 유명인이 과거에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개인적인 호기심이 발동해서일 뿐이다. 나는 번화한 거리를 돌아다니며 기감을 감지했는데, 뜻밖에도 2백여장 내에 커다란 기운이 5개 정도 감지되었다.
5개의 기운은 하나같이 일류급 고수 그 이상이었다. 아무리 거리가 넓다지만 고수들이 이렇게 몰려있는 건 드문 일이었기에 나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요즘 절정급 고수들과 부대끼는 일이 많아서 그렇지, 일류급 고수는 표사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존재다. 일류 내에서도 수준차가 많이 나기 때문에 함부로 절정아래라고 폄하할 수가 없는 것이다. 단적으로 나만 해도 내공만 많을 뿐 일류급 무공을 지니고 있다고 확신하기가 힘들다. 무술의 달인을 바라보는 초 숙련자가 바로 일류고수라는 존재였다.
' 음... 아무튼 이 중에 남궁환이 있긴 있겠지.'
나는 5명의 일류고수들을 하나하나 찾아가 보기로 했다.
처음으로 맞닥뜨린 것은 뒷골목에서 왠 목도(木刀)를 어깨에 걸친 채 주저앉아있는 사내였다. 허무함이 가득한 인상이었으며 나이는 이제 갓 20대를 넘긴 것으로 보였다. 목도의 사내는 나를 발견하자 귀찮은듯 말했다.
"너는 뭐냐? 나는 조용히 있고 싶으니 이 골목에서 나가라..."
"당신은 일류고수인 것 같은데 이런데서 뭘 하고 있소?"
그러자 목도사내는 눈썹을 꿈틀대더니 말했다.
"평범한 꼬마가 아니군. 개방의 제자냐?"
나는 내 옷을 내려다보았다. 확실히 오랜 여행 때문에 옷이 많이 헤지고 더러워져 있었다. 나를 개방도라고 착각할 여지는 충분한 것이다.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아니오. 아무튼 실례했으니 이만 가 보겠소."
"잠깐 기다려라."
내가 멈춰서자 목도의 사내가 말했다.
"너도 혹시 남궁환을 찾고 있느냐?"
이게 무슨 소리인가?
내가 지긋이 그를 쳐다보자 목도의 사내가 훗하고 웃으며 자기소개를 했다.
"나는 전도귀(戰刀鬼) 위종(緯鐘)이다. 네가 개방 놈이라면 그 놈의 약혼녀인 모용연(慕容演)의 정보를 내게 말해 줘야겠다."
지잉
전도귀 위종이 살기를 일으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는 뜬금없이 일류급 고수와 싸우게 된 것을 직감하고 인상을 찌푸렸다.
' 이 자식은 뭘 착각하고 있는 거야?'
하지만 잘 된 일이었다.
내 힘을 시험해보기에는 딱 적절한 상대로 보인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공력을 서서히 끌어올렸다.
"덤벼 보시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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