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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위(錦衣衛)
5번째 삶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비명은 없다.
"......"
나는 당연한 듯이 외양간에서 눈을 뜨면서 외양간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차라리 눈을 떠 보니 낯선 천장이 있으면 좋을텐데, 이 천장은 너무 익숙해서 토가 나올 정도였다. 그나마 이번 죽음에서 다행인 것은 너무 찰나간에 죽어버린지라 전신에 그냥 쑤시는 격통이 있을 뿐 의외로 고통은 크지 않았다. 의식이 너무 빨리 끊겨버리면 통각을 느낄 새도 없는 것이다.
나는 늘 그렇듯이 내 내공을 점검해 보았다.
역시 뇌룡일기공과 현천신공의 호흡법이 몸 안에서 공존하고 있고, 마치 대하(大河)같은 거대무비한 내공이 몸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번에는 기뻐할 수가 없어서 그자리에 푹 늘어졌다.
"... 1년도 못 버텼군..."
이 외양간에서 떠나갈 때는 장대한 인생의 계획을 세우곤 했는데, 죽을 때 너무 뜬금없이 죽을 때가 많았다. 물론 이번에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내 잘못이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일이 삐끗 꼬여서 죽기가 너무 쉬운 것이다. 내 무공이 무림에서 그닥 꿀리지 않는 수준까지 올랐음에도 아직도 죽을 염려가 많다.
나는 내심 내가 정신력이 강한 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4번은 죽었는데 아직까지도 안 미치고 있다. 심지어 지금도 에이 어쩔수 없지, 라는 식으로 대충 죽음을 넘겨버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 숨을 쉴 수 있고, 또한 움직일 수 있는 이상 한탄할 필요는 없으니까. 어쩌면 지독하게 쌓여있는 내공이 쉴새없이 몸에 활력을 불어넣기 때문에 정신도 그 영향을 받고있는 건지도 몰랐다.
나는 이번에 내가 죽은 이유를 침착하게 점검해 보았다. 거대한 마물에게 난데없이 부딪혀서 죽었다. 나를 공격해 왔던 무림인들은 그렇게 큰 위협이 아니었지만 마물은 정말 답이 없었다.
' 대체 그 마물은 뭐지? 그 흑의인들은?'
내가 지금 삶의 절망에 빠지지 않는 이유는 그 기괴한 존재들의 정체가 궁금해서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게 너무 궁금해서 절망에 빠질 시간이 없다고 봐도 좋았다. 난데없이 인신공양을 벌이는 사교(邪敎)가 창궐하는 건 그렇다 치고, 어째서 광신도를 조종하는 피리괴인이 있으며, 흑의인들은 그런 괴인을 보호한 것인가?
대충 낼 수 있는 답은 하나였다.
' 사교를 조종하는 것이 바로 흑의인들이다. 절정고수인 현천도인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고수무리를 동원할 수 있는 거대단체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들은 은밀하게 그 마을에서 뭔가 음모를 꾸미고 있었는데, 하필 근처에 있던 현천도인에게 걸렸다. 현천도인은 준비없이 들어가는 바람에 당황해서 피리괴인을 베어버리는데 실패했지만, 실제로는 흑의인들에게도 당황스러운 사태였을 것이다. 현천도인의 무공이 조금만 더 강하고 침착했다면 일의 핵심에 있는 피리괴인이 살해당했을 테니까.
그래서 현천도인이 마을을 맴돌면서 절정고수를 탐색하고 있을 때, 갈색 옷 피리괴인을 호위(護衛)하기 위해 다른 곳에서 흑의인들을 불러온 것이다. 흑의인들은 처음부터 '다시 쳐들어 올 현천도인을 막기 위해' 불러들인 것이리라. 그렇지 않고서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현천도인의 습격을 막아내는 게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다.
흑의인들 중에는 절정고수와 일류고수도 섞여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현천도인을 상대하던 3명의 실력은 결코 어중이떠중이가 아니었다. 특히 검기를 시전하던 그 흑의인의 실력은 나도 이길수있을지 없을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틀림없이 흑의인들의 뒤에는 구파일방 못지 않은 세력이 버티고 있다.
그런 고수들을 키워낸 세력이라면 틀림없이 무림에서 떵떵거릴 정도의 부와 명예를 가지고 있을텐데, 뭐하러 인신공양이라는 사악한 짓을 하면서 마을에 혈란을 불러온 것일까? 도대체 그런 짓을 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기에?
나는 한참을 앉아서 고민하다가 하나의 결론에 생각이 미쳤다.
' 마물(魔物). 마물이다. 그 놈들은 마물을 소환하려고 했던 거야.'
수백 개의 눈과 촉수가 달려 있는 끔찍한 거대 마물!
그 마물은 결코 자연계에서 정상적으로 수태(受胎)되어서 탄생할 수 있는 생명체가 아니었다. 나는 좌도방문의 술법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들이 말하는 [다른 세상]에서 불러온 존재일 확률이 컸다. 인신공양이라는 사악한 술법을 이용해서 마물을 소환하거나, 혹은 그 이상의 존재를 소환하려 한 것이다.
실제로도 마물의 위력은 굉장했다. 마물과 잠시동안이지만 검기를 날리면서 겨루었다는 현천도인이 괴물처럼 느껴질 정도로, 마물의 신체능력은 도저히 생명체의 영역이라고 볼 수 없었다. 그냥 몸통박치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6층짜리 전각을 박살내 버리는 물리력은 비정상적이었다.
아마도 그 흑의인들은 마물의 힘을 이용해서 무언가를 할려고 했던 것이리라.
이제 어쩔까.
나는 이미 한 번 이 일에 뛰어들었다가 죽은 적이 있다.
아니, 방금 전에 죽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수십 년 후에나 창궐하게 되는 사악한 종교 나인교!
그 놈들이 하필 왜 이 시점에 흑의인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흑의인들 자체가 나인교 간부인 것일까?
잠시동안 흥분이 끓어올라서 발을 동동 굴렀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가슴을 진정시키고 편히 앉아서 생각을 했다.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있는 자세를 하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생각이 쉽게 정리되는 것 같았다.
나는 중얼거렸다.
"아냐. 안 돼."
나는 냉정하게 판단했다.
"이건 수지가 안 맞다. 포기하자."
물론 나인교의 음모를 깨부술 방법은 있다.
지금부터 천암비서만 챙기고 영약을 안 먹고 곧장 쉬지않고 참극의 마을쪽으로 달리면, 시간이 남는다. 원래 도착했을 때보다 아마 최소 칠 주야는 빠르게 도착할 수 있을 것이고, 그 때는 현천도인도 아직 마을의 이상을 눈치채지 못했을 때다. 게다가 흑의인들도 마물을 아직 만들어내지 못했을 확률이 컸다.
나는 직후 현천도인을 설득해서 마을의 참극을 확인시킨 후, 그와 함께 피리괴인을 암살하고 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성공적으로 흑의인들의 음모를 분쇄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왜?
흑의인들의 음모를 분쇄하면 세상의 정의는 지켜질 것이다. 무고하게 희생당했던 마을 사람들도 목숨을 건질 가능성이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나는 흑의인들의 음모를 분쇄한 댓가로, 아마 평생동안 흑의인들에게 쫓겨다니게 될 것이다. 절정이나 일류급 고수들을 떼거지로 운용할 수 있는 단체에게 노려진다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죽음을 한 번쯤 각오한다면, 음모를 막고 현천도인에게서 무당파 비전절학을 배우는 걸로 딱 퉁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다시 현천도인에게서 무당파 비전절학을 전수받을 보장이 없다. 과거 현천도인에게 그 조건이 통했던 것은 현천도인 본인이 확인한 참극이었기 때문에, 그가 몸이 달아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나서서 현천도인에게 '참극해결을 도와주겠으니 당신네 무당파의 진산절학을 내놔라' 라고? 현천도인에게 얻어맞고 쫓겨날 확률이 매우 높은 것이다. 어쩌면 크게 노한 현천도인에게 괘씸죄로 팔 한쪽 정도 잘릴수도 있다.
그렇다고 예전과 똑같은 시간대를 적용해서 나서는 것도 좋지 않은 방법이었다. 흑의인들의 계획을 분쇄하려면 속전속결로 괴인암살에 나서야 하는데, 시간을 줘 버리면 이번처럼 흑의인들이 지원을 올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 뭐 현천도인한테서 비기만 배우고 도망칠 수도 있지만 암만 그래도 그건 좀 아니지...'
현천도인에게 배우는 시간이라고 해봤자 오래되지도 않는다. 겨우 그것 때문에 현천도인과 원수를 지는 건 좋은 일이 아닌 것이다. 만일에 현천도인이 마을의 참극을 포기하고 후일을 기약하게 된다면, 나는 틀림없이 현천도인과 원수지간이 된다. 아예 처음부터 그쪽 일과 관계하지 않는 편이 나았다.
나는 결론을 내렸다.
"그냥 넘어가자. 이번에는 수련(修鍊)을 좀 해야겠다."
나는 그 동안 내가 지속적으로 실패해서 죽음을 맞이했던 원인을 생각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호기심과 병신같은 판단력도 큰 원인이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약하다]라는 것이었다.
만일에 내가 이번 사건에서 현천도인같은 무공경지에 이르러 있었다면?
흑의인들을 싹 쓸어버리고 피리괴인을 인질로 잡아서 그 자리를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피리괴인을 습격할 때는 마물들이 출현하지 않았는데 피리괴인이 피리를 불고 나서야 마물이 나타났다. 마물이 피리괴인의 조종을 받는 건 거의 확실해보였기에, 그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피리괴인만 확보했으면 어떻게든 살아남았을 것이다.
지금 내 문제는 천하무적의 내공을 갖고 있지만 무공수준이 일천해서 이걸 제대로 살릴 수가 없다는 점이다. 현천도인에게서 며칠간 정성어린 지도를 받은 덕에 실력은 상승했지만, 아직도 절정의 경지는 멀어 보였다. 단순한 무공의 숙련도라면 진소청에게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게 분명했다.
나는 좀 더 강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공을 수련해야 한다. 나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 죽음을... 이제부터는 그냥 각오하고 살아야 겠다.'
무공을 제대로 수련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각오도 조금 달라졌다. 지금까지는 생존에 필요한 무공만 익혀야겠다고 하던 주의에 가까웠지만, 이제부터는 '죽는 한이 있어도' 무공을 배우겠다.
이건 굉장히 큰 차이일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한 번 한 번의 죽음을 두려워해서 시도하지 못했던 막장스러운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천암비서의 내용을 모른다는 점은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4번씩이나 역행을 했다. 그리고 죽음의 고통에도 많이 익숙해졌다. 설령 다음번에 역행이 안 된다고 하더라도, 죽음 자체가 해방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안되면 걍 죽으면 된다.
나는 마음가짐을 바꾼 후 최초의 행로(行路)를 잡았다.
"그 동안 너무 빙빙 돌아갔지."
내 눈은 원념을 안고 번뜩였다.
그로부터 약 한 달 후.
나는 황산의 비경에서 막 영약 천년설삼을 섭취한 채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천암비서와 영약을 얻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에는 황산까지 오는 동안에 수렵생활을 하지 않고 적당히 민가에서 돈을 훔치면서 왔기에 크게 고생하지 않고 도착할 수 있었다.
쿠구구구...
지난번보다 더 고통이 덜하다.
아니, 이제는 숫제 단전이 찔끔하는 압박이 전부다.
내 몸은 거대한 기를 받아들이는데 너무 익숙해져서, 전신세맥을 다 뚫어버릴 기세로 힘차게 쉬지 않고 기를 회전(回轉)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나는 내 몸의 상태를 현천도인에게 상담한 적이 있었다. 천년설삼을 먹었다고 미리 밝힌 상태였다. 두 번 먹었다는 건 말하지 않았었지만.
[ 현천도인님. 만일 제가 천년설삼을 또 먹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 흠. 어디 봅세.]
회상 속에서, 현천도인은 내 몸을 침착하게 진맥했었다. 그리고 내게 말했다.
[ 자네 몸은 이미 생사현관이 다 뚫리고 전신세맥이 사 할이나 뚫린 상태일세. 보통 인간이 담을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내공이 쉴새없이 돌아다니는 중이야. 여기에 천년설삼의 내공을 한 번 더 붓는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이상이 없을 거야.]
[ 네? 저는 혹시나 내공이 포화되어서 터질까 싶었는데...]
[ 그것도 무협소설에서 본 건가?]
현천도인은 픽하고 웃더니 말했다.
[ 자네가 천년설삼 같은 영약을 또 먹을 일은 없겠지만, 만일에 먹는다고 하더라도, 영약때문에 몸이 터지거나 하는 일은 없어! 인체에 쌓이는 내공은 물질(物質)이 아니고 만물과 소통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아. 쌓이고 쌓이다가 나중에 전설의 중단전(中丹田)이라도 이루면 모를까, 그 전까지는 계속 쌓이기만 하겠지.
기경팔맥이 무슨 실재하는 혈맥인 줄 아는가? 절대 그럴 일 없어. ]
[ 3번 먹으면 3번치가 쌓이는 겁니까?]
[ 뭐 그렇겠지. 허나 그건 3배의 내공이 쌓인다는 소리가 아닐세. 아마 먹을때마다 내공의 상승도가 둔해지긴 할 게야. 그러나 그 둔화라는 것도 일반인의 기준에서는 납득하지 못할 정도의 진화겠지. 산 밑에서 정상을 쭉 올려다봐도 숭산(崇山)과 태산(泰山)의 높이 차이를 알 수가 없지 않은가?]
비유가 알기 쉬웠다. 내가 고개를 주억거리며 그 말을 새겨들었다.
그러더니 현천도인이 껄껄 웃었었다.
[ 하하하!! 그런데 설마 살아생전에 천년설삼을 한번 더 먹을 생각인가? 이 아해가 꿈도 야무지군!]
하지만... 나는 천년설삼을 또 먹고 있다.
우적
우적
나는 천년설삼의 기운을 다 흡수하기 위해 뿌리찌꺼기 부분을 잘근잘근 씹어먹고 있었다. 이것도 아까워서였다.
' 현천도인. 그거 알고 있소? 천년설삼은 약간 당근맛이 납니다... 꼭꼭 씹어먹으면 인삼맛도 납니다.'
현천도인은 내가 망상을 피로한다고 생각했겠지만, 그 질문은 내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질문이었던 것이다. 영약을 계속 먹는다고 해서 몸이 터지는 게 아니라면, 앞으로 계속 먹으면 그만인 일이었다.
쿠구구구구...
다시 한 번 내공이 상승해서 치솟았다. 이제는 심장 근처의 세맥이 모두 뚫렸는데, 보통 사람이라면 이 세맥을 뚫기 위해서 백 년 이상 수련을 해야 할 것이다. 지난번보다 훨씬 더 강력한 내공을 가지게 되면서 약간의 변화가 생겼는데, 그것은 현천신공(玄天神功) 때문이었다.
원래 내가 대주천행공을 하며 기운을 끌어올리면 뇌룡일기공의 뇌광(雷光)이 번쩍거리며 치솟고는 했다. 이것은 뇌룡일기공 극성경지의 발현이므로 내 의지로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토생금(土生金)의 이치에 따라서 상생하는 두 개의 공력이 내부에서 감응하기 시작했다. 나는 본격적인 현천신공을 익히지 않았으나 진기도인법을 익혔으므로 현천신공의 기초가 쌓이기 시작한 상태였다. 압도적인 공력이 현천신공 진기도인에 따라서 움직이게 되자, 빠른 속도로 효율적으로 내공을 쌓이게 해주는 현천신공 본편을 익히지 않고도 거의 유사한 성취가 나타난 셈이다.
이건 아마 내게 현천신공 진기도인법을 전수한 현천도인조차 예상하지 못한 일이리라. 설마 미증유의 내공이 상생하면서 이런 추가효과를 낼 줄은 몰랐으리라.
그 덕분에 나는 내공수련을 하면서 일일이 뇌광을 뿜어내지 않게 되었고, 대신에 대주천을 돌릴 때는 아주 은은한 정광(精光)이 전신에서 흘러나왔다. 아마도 현천신공이 뇌룡일기공과 융화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되었다.
나는 영약의 흡수를 끝내자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 청룡무관에 가볼까."
그렇다.
청룡무관에 간다!
그리고 무공을 다시 배운다!
관중에서 손꼽히는 절정고수인 삼절 이광이 나를 이용해먹으려 하든 죽이려 하든 이제 알 바 아니다. 지금까지 내가 몇 번을 죽었는데 이제 그딴 걸 두려워하겠는가? 죽이면 죽으면 되는 것이고, 고문당할 거 같으면 그 전에 자살하면 된다. 일단 닥치고 들이대서 청룡무관의 무공부터 끝까지 다 배우고 올 생각이었다.
' 어디 한 번 해 보자고!'
더 이상 빙빙 돌아갈 생각은 없다!
황산을 내려가는 내 발걸음이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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