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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의 홀로서기-258화 (261/261)

258화

오션 패드 출시 일주일 전에 제품 설명회를 하였고 언론으로부터 신선하다, 새롭다,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는데 역시나 소비자들도 같은 반응이었다.

“시작은 좋네요. 반응이 좋아도 매출로 이어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어요.”

“물론 그렇습니다만 긍정적인 반응이 매출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서 매출이 급성장하는 추세입니다.”

전혀 의외였다.

일본은 원래 손 회장이 마케팅을 잘해서 매출이 높은 편이었지만 한국은 지금까지 오션팟이나 오션폰 매출을 보면 다른 국가와 비교해서 매출이 저조한 편이었다.

근데 한국에서 급성장한다니? 이제 오션이 한국에서 자리를 잡아 가는 건가?

“정말요?”

“네. 그렇습니다.”

“잘됐네요. 그동안 한국 매출이 적어서 걱정이었는데.”

“저도 그랬습니다. 오션폰 마케팅 팀에서 한국 매출을 증대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회의를 하다가 방송 협찬을 하자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그게 주효하게 먹힌 것 같습니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처음 보는 오션 패드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많이들 흥미를 느껴 구매한 것 같습니다.”

하긴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방송 협찬 하는 경우가 자주 있지. 좋은 마케팅이다.

“출시는 3일 전에 했는데 언제 협찬을 했단 말이에요?”

“드라마에 방송이 나간 지는 15일 정도 되었습니다. 출시 전에 미리 방송 협찬을 했습니다. 그래서 드라마를 본 많은 시청자가 오션 패드에 많은 궁금증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러다 출시가 되자 많이들 구매한 것 같습니다. 분석 자료에 의하면 20대와 10대 여성들의 구매가 많았다고 합니다.”

이전 생에서도 아이폰은 여성들이 많이들 구매했지. 지금도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었다.

“앞으로도 신제품이 나오면 방송 협찬을 해야겠어요.”

“그렇습니다. 광고도 중요하지만, 방송 협찬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른 국가들도 매출은 좋은 거죠?”

“네. 그렇습니다. 반응이 좋으니 매출은 계속 신장될 겁니다.”

“물량 공급은 이상 없는 거죠?”

“물론입니다. 이미 충분한 재고를 확보해 놓았고 계속 풀로 생산하고 있어 물량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알았어요. 계속 고생해 주세요.”

힘차게 대답하였다.

“알겠습니다.”

* * *

사성 그룹 회장실 안에서는 이민희 회장이 사성 전자 사장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최근에 미국과 중국에서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기 매출 보고서입니다.”

사장이 건넨 보고서를 받아 보는 이민희 회장의 얼굴에는 미소가 한가득하였다.

보고서를 다 보고 탁자 위에 내려놓은 이민희 회장은 한껏 기분이 좋아졌다.

“이럴 때일수록 방심하지 말고 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거야. 현대사회는 기술만이 경쟁력이고 살길이니까. 삐끗하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한순간이야.”

“명심하겠습니다.”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찻잔을 들어 차를 마시던 이 회장은 뭔가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

“근데 말이야. 오션에서 이번에 무슨 패드 같은 것을 만들어 출시했다던데. 딸이 사용하는 것을 보니 아이디어가 신박해. 노트북도 아닌데 노트북 같고 컴퓨터도 아닌데 컴퓨터 같고. 한마디로 아이디어가 기발해. 우리는 그런 참신한 아이디어를 못 내나? 직원은 우리가 더 많은데 왜 우리는 오션에게 자꾸 뒤처지는 걸까?”

사장이 고개를 푹 숙였다.

“죄송합니다. 저도 그 오션 패드를 봤는데 보는 순간 할 말을 잃었습니다. 키보드 없는 컴퓨터라니.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키보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 오션폰처럼 화면 안에 있으니까.”

“그런 것을 보아 오션폰의 또 다른 변형 제품 같습니다. 사성 연구소에서 분석한 결과, 우리 사성에서도 똑같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정말이야?”

“네. 하드웨어적으로는 특별한 기술이 들어간 것이 없다고 합니다. 다만 사용되는 OS를 우리는 윈도우로 해야 하는데 터치스크린이라 일부 OS를 맞게 수정해야 하지만 MSS에서 협조할지가 관건입니다.”

“자기들 매출 올려 주겠다는데 협조하지 않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오션폰이 출시되고 우리를 비롯해 세계 여러 핸드폰 회사도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위해 MSS사에 스마트폰 OS를 요청했지만 전부 거절했습니다. 이번에도 거절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유가 뭐야? 수정하는 게 어렵나?”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스마트폰은 몰라도 패드는 수정하기가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다만 MSS 볼 게이트와 오션의 진민재랑 서로 친하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것 때문에 MSS에서 거절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둘이 친하다고?”

“네. 그렇습니다. 볼 게이트가 한국에 올 때마다 진민재가 운영하는 커피숍에 방문하였고 기념 촬영까지 했다고 합니다. 또 일본 소프트 뱅코 손정우 회장과도 셋이 친하다고 합니다.”

오션이 미국 기업이라 그런가? 다국적으로 노네. 근데 자신이 알기로 진민재는 미국 국적을 취득한 지가 몇 년 안 되었다.

그사이에 세계적인 거물과 친분을 맺었다고?

하긴 자신도 얼마 전에 진성 그룹 출범식에 참석해 진민재를 만나 잠깐 이야기를 해 보았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총기가 있고 사람을 끄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그러니 현도 자동차 장서필 회장과도 친하게 지내는 것 같고, 오히려 장 회장이 더 적극적인 것 같았다.

자신도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근데 그자는 느낌상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장 회장처럼 자신이 먼저 살갑게 구는 성격도 아니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스마트폰 개발은 잘 되고 있어?”

“네. 그렇습니다. 내년 OS 공개 시기에 맞게 개발하고 있으니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 겁니다.”

“그게 오래 걸리는 일이야?”

“그건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OS가 있으면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지만, 내년에는 전 세계 다른 회사들도 경쟁적으로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 뻔하기에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기술 개발에 정진하고 있습니다.”

“난 말이야. 오션에서 스마트폰 OS를 공개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아. 공개한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에서 자신이 있다는 말이기도 해.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뭔가를 개발해서 출시할 것 같아. 그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이 좋을 거야.”

“저뿐만 아니라 연구진도 같은 생각이지만 오션의 아이디어는 워낙 생각지도 못할 만큼 기발하여 애로점이 많습니다. 오션이라는 괴물이 갑자기 나타나서 여러 회사를 곤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알았어. 최선을 다하도록.”

“알겠습니다.”

* * *

백종식 사장과 이야기를 끝내고 바로 배상도 대리와 함께 군산 공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배 대리님”

“네.”

“올가을에 결혼하신다면서요?”

“성중이한테 들었습니까?”

“네.”

“고문님께는 제가 나중에 따로 말씀드린다고 혼자만 알고 있으라고 했는데,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전 괜찮으니 신경 쓰지 마세요. 아직도 성중이 모르세요? 성중이한테 말하는 순간 비밀은 없어요. 근데 언제 선을 보고 데이트까지 했어요?”

“전 선을 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버지 친구의 사촌이 참한 처자가 있다고 아버지에게 바람을 불어 놓았나 봅니다. 미국에서 돌아오자마자 부모님 성화에 어쩔 수 없이 봤는데 마음에 들었습니다. 선을 본 여성의 집이 대전이라 주말에 제가 대전으로 가서 데이트했습니다.”

“잘됐네요. 결혼 축하해요.”

“감사합니다. 고문님은 결혼하지 않으십니까?”

“저도 해야죠. 늦어도 2년 안에 하려고요.”

배 대리가 이제 결혼도 하는데 결혼 선물로 과장으로 승진시켜 주어야겠다.

군산에 있는 자동차 공장에 왔다.

오션폰 창원 공장에 갔을 때도 공장이 너무 크다고 생각했었는데, 군산 공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큰 규모라 놀랐다.

하긴 핸드폰과 자동차는 제품 자체가 다르니까.

정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갔지만, 건물이 많아 어느 건물이 사무실 건물인지 잘 몰라 잠시 헤맸다.

정문에서 물어볼걸.

“고문님! 저 건물 같습니다.”

배 대리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현관에 10여 명의 사람이 모여 서 있었다.

아마도 정문에서 내가 왔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날 마중하기 위해 현관으로 나온 사람들 같았다.

“맞는 것 같네요. 저 앞에 세워 주세요.”

“알겠습니다.”

차가 멈추자 한 남자가 뒷문을 열었다.

이제는 위치에 맞게 적응하려고 하지만 난 이런 게 적성에 맞지 않았다. 차츰 적응되겠지.

차에서 내리자 사람들이 90도로 인사를 하였다.

“어서 오십시오, 고문님!”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어느 분이 책임자인가요?”

대열에 서 있던 남자가 한발 앞으로 나왔다.

“제가 마산 공장을 총책임지는 총괄 이사 김준기입니다.”

안으로 들어가자고 하려다가 여기까지 마중 나왔는데 최소한 인사는 나누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반가워요. 여기 나오신 분들 인사나 시켜 주시죠.”

“알겠습니다. 이쪽은 군산 공장 관리 이사 최도혁입니다.”

총괄 이사의 소개가 끝나자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였다.

“최도혁입니다.”

손을 내밀자 내 손을 두 손으로 잡았다.

“반가워요, 최도혁 이사님!”

“다음은 총무 이사로…….”

그렇게 9명과 간단히 인사를 나누었다.

“인사도 나누었으니 이제 안으로 들어가죠.”

“제가 모시겠습니다.”

김준기 이사의 안내를 받아 총괄 이사 사무실에 들어왔다.

다른 일행들도 따라 들어오는 것을 총괄 이사가 제지하여 둘이서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미리 연락하고 오셨으면 준비를 더 잘했을 겁니다.”

“제가 번거로운 것을 싫어해서요. 아마 앞으로 오게 되더라도 연락 없이 올 거예요.”

“고문님이 자주 오시는 것도 아닌데 오실 때 제대로 대접해 드려야 합니다. 꼭 연락주십시오.”

이전 생에서의 기억이 떠올랐다.

유학 시절 한국에서 유학 온 친구가 있었는데 군대에 있을 때 연대장이나 사단장이 부대에 방문할 때가 가장 싫다고 하였다.

잠깐 스쳐 지나가더라도 장병들은 그 방문 때문에 몇 날 며칠을 고생한다고 하였다.

“생각해 볼께요. 공장 가동 준비는 다 끝났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그동안 매각이니 구조 조정이니 공장이 매우 혼란스러웠지만, 지금은 다 정리가 된 상태입니다.”

“고생 많았겠네요.”

“아닙니다. 자리를 보존한 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입니다.”

“공장 가동 준비가 다 끝났는데 지금은 뭐 하고 있나요?”

“어떻게 할지 몰라 생산 시설 등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언제쯤 점검이 끝나나요?”

“하기 나름입니다만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수소 내연 기관 자동차를 생산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수가 있어요. 그동안 놀고만 있을 수도도 없으니 점검이 끝나면 기존에 생산하던 자동차를 생산하도록 하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브랜드와 로고는 어떻게 합니까?”

“일단은 내연 자동차니까 오션 대유라고 하세요. 로고는 수소 자동차를 생산하게 되면 그때 바꿀 거니까요.”

“알겠습니다. 근데 정말 수소 자동차가 있기는 합니까?”

물어보고는 민망한지 헛기침을 하였다.

“제가 자동차 회사에서만 25년 동안 일했습니다. 도무지 믿기지 않아서 어리석은 질문을 했습니다.”

“이사님뿐만 아니라 그런 질문을 하는 분들이 많아요. 또 의심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미국에서 수작업으로 시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머지않아 세상에 선을 보일 거예요. 그럼 실체가 있으니 믿겠죠.”

“수소 내연 자동차를 우리 공장에서 생산한다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현재 생산직 직원은 충분한가요?”

“솔직히 말해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작년과 올 초에 구조 조정을 대규모로 했기 때문입니다.”

“내년부터 수소 자동차를 생산하게 되면 생산 시설을 풀로 돌려야 할 거예요. 그럼 직원들도 많이 필요할 거고요. 구조 조정 한 직원들을 우선적으로 불러들일 준비를 하세요.”

얼굴이 환해졌다.

“정말입니까?”

“네. 또 공장에 들어오다 보니 공장이 꽤 크더라고요. 생산 시설을 더 확충할 수 있을까요?”

“할 수는 있습니다. 생산한 차량을 세워 두는 부지가 몇 곳이나 되고 꽤 넓지만 주차장을 아파트형 주차장으로 만들면 생산 공장을 그만큼 더 지을 수가 있습니다. 또한, 사용하지 않는 부지가 좀 있어서 그곳에서도 가능합니다.”

생산 시설을 확충할 공간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조금 있다가 제가 확인해 보고 최종 결정하죠.”

“알겠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여러 가지 논의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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