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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의 홀로서기-213화 (213/261)

213화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곰곰이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제 생각으로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개발 시작하면 오션폰 OS보다 뛰어난 OS를 개발해야 해야 경쟁할 수 있는데 그럴 자신은 없습니다. 괜히 시장에 내놨다가 경쟁에서 밀리면 MSS 명성에 흠만 생기는 겁니다. MSN을 보시면 잘 아실 겁니다. 검색 프로그램을 출시했지만 오션에 밀려 MSN이 검색 프로그램인 줄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한마디로 굴욕입니다. 같은 굴욕을 또 당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결국은 진민재 말처럼 포기해야 한다는 거네.

“알았어. 그리고 아직 분석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혹시 오션폰 OS로 PC OS로 사용할 수 있을까?”

“이것도 마찬가지로 가능은 합니다. 다만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고 수정이 필요할 겁니다.”

“성능은 어떨 것 같아?”

“성능이야 누가 개발하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가 됩니다. 만약 오션과 오션폰 OS를 개발한 진민재라면 윈도우를 능가하는 OS를 개발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민재 말이 허투루 한 소리는 아니었네. 괜히 핸드폰 OS를 개발하겠다고 했다가 강력한 경쟁자를 만들 필요는 없었다.

절대 핸드폰 OS 근처에 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말이야 오션폰 OS에서 우리 특허를 침해한 것이 있을까?”

“현재까지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완벽하고 대단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한 이유가 그겁니다. 기존에 사용되던 매커니즘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렇기에 특허에 걸릴 것이 없습니다. 아마도 개발자가 처음부터 그 점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것 같습니다. 혼자서 개발했다는 게 믿기 힘들 정도입니다.”

혹시나 자신들의 특허를 사용했다면 그걸 빌미로 큰소리치려고 했는데 허튼 생각이었다. 역시 천재라는 건가?

그걸 전부 새로 개발했다니? 괴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았어. 계속 분석은 해.”

“알겠습니다. 방금 회장님이 말씀하신 것을 듣고 보니 진민재가 PC OS 시장에까지 진출하면 큰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가 그 친구를 잘 알거든. 그건 내가 알아서 담판 짓도록 할게.”

“알겠습니다.”

* * *

오늘은 아침부터 MJ 빌딩에 왔다.

지하에 차를 주차하고 은행에 잠깐 들릴 일이 있어 로비로 올라오자 오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여기 처음 왔을 때는 텅 비어 있어 썰렁했었는데. 하긴 현재 이 빌딩 임대가 90%나 되었으니 여기서 근무하는 사람만 해도 엄청나겠지.

로비 왼쪽에 있는 해외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가 눈에 들어왔다.

아침인데도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갑자기 저 커피숍 하루 매출이 얼마일까? 궁금하였다.

커피숍 임대할 때 MJ 빌딩 관리 업체인 안시스 박병관 사장이 스타벅스를 반대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 당시 스타벅스가 매월 얼마에 임대하는 고정방식이 아닌 매출에 따른 %로 임대료를 지출하겠다고 제안하자 박병관 사장이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제안이냐며 스타벅스 말고 차라리 국내 커피 체인점에 임대를 주자고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매출이 적겠지만 결국 스타벅스가 잘될 거라는 것을 알기에 내가 스타벅스로 결정했었다.

그때는 내 결정이 이해가 가지 않았겠지만, 장사가 잘되는 것을 보니 지금은 스타벅스를 임대한 이유를 잘 알 거다.

장사가 잘되면 임대료가 많아지니 잘되면 나한테도 좋은 거지.

오른쪽에는 외화 은행이 들어서 있었다.

은행 임대 결정할 때도 박병관 사장은 외화 은행이 곧 망할지도 모르는데 우량한 은행에 임대 주자는 것을 내가 외환 은행으로 결정했었다.

외화 은행을 결정한 이유는 모를 테지.

로비에 있는 외화 은행에 들어가 볼일을 보고 바로 오션폰으로 향하였다.

오션폰 백종식 사장과 차를 마시고 있었다.

백종식 사장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고 있었다.

백종식 사장과는 주로 전화 통화를 하기에 직접 본 게 몇 번 안 되지만 지금처럼 밝은 표정은 처음 봤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지금 표정을 보면 모든 것을 다 내어줄 것만 같았다.

“기분이 좋으신가 봐요.”

“요즘만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매출이 증가하는 보고를 받는 기분을 고문님은 잘 모르실 겁니다. 제가 현도 전자에서 일했을 때를 생각하면 상전벽해라는 말을 실감할 정도입니다. 그 당시에는 새로운 핸드폰을 출시할 때마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출시하는 족족 망했으니 책임자로서 가지는 부담감이 엄청났습니다. 차라리 새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으니 그때의 제 심정이 어땠는지…….”

말하다가 울컥하는지 말을 끝내지 못하는 백종식이었다.

진짜 마음고생이 심했나 보네.

“고문님께 감사 인사하고 싶습니다.”

“무슨 감사 인사에요?”

“제 인생에서 이런 뜻깊은 날을 맞이하게 해 주시지 않았습니까? 지금이 제 인생에서 제일 화려한 시기입니다. 제가 사성 전자를 비롯해 핸드폰 회사 사장들과 임원들을 아는데 지금은 그 사람들을 만나도 떳떳하게 당당하게 대하고 있습니다. 현도 때는 왠지 기가 죽어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 사람들이 백 사장님을 무시하고 그랬나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 자격지심에 제가 움츠러든 것입니다.”

“이제는 오션폰이 세계 제일의 핸드폰 회사로 거듭날 테니 당당하게 대하세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그럴 겁니다. 그리고 매각 당시 현도로 갔던 임원들이 다시 오고 싶다는 연락도 옵니다. 또 다른 회사로 이직했던 직원들도 다시 오고 싶다고 합니다.”

“떠났던 사람 받는 것은 아니죠.”

“저도 다시 받을 생각이 없습니다.”

“매출이 나날이 늘고 있는데 물량은 부족하지 않나요?”

“미리 생산한 재고가 많아 아직은 부족하지는 않습니다.”

“아직 출시하지 않은 국가에도 출시를 시작하게 되면 부족하게 될 거예요. 미리 대책 마련을 하는 게 좋을 거예요.”

“저도 그 문제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출시하지 않을 수도 없고 이른 시일 안에 출시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지 고문님과 상의하려고 했습니다.”

태국 공장 설계가 올해 12월에 끝난다고 하니 내년 1월부터는 공사를 시작할 수 있지만 빠르면 3년 정도 늦으면 4년 정도 걸린다.

“짓는 것은 시간이 걸릴 테니 공장을 추가로 인수해야 할까요?”

“인수하는 것도 좋지만 창원 공장에 빈 부지가 많습니다. 그곳에 조립식 공장을 지으면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조립식 공장을 지을 동안의 여유는 있습니다.”

“크기는 어느 정도로 할 수 있나요?”

“조립식이라 크게 짓기보다는 생산 시설이 3개 정도 들어갈 정도로 작게 여러 개를 짓는 것이 여러모로 더 좋을 겁니다.”

“빈 부지에 전부 짓는다면 몇 개를 더 지을 수가 있을까요?”

“글쎄요? 정확한 것은 저도 잘 모르겠지만 대략 10개 정도는 더 지을 수 있을 겁니다.”

10개면 꽤 많네. 하긴 창원 공장이 꽤 넓으니까 가능하겠지.

“그럼 바로 조립식 공장 10개를 짓도록 하죠.”

“그 정도까지 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5개만 지어도 충분합니다. 나중에 태국 공장도 지을 것이 아닙니까?”

“사장님 말처럼 오션폰만 생산하면 5개도 충분할 거예요. 하지만 다른 제품도 생산하게 되면 부족하거든요.”

“네? 다른 제품이라뇨? 혹시 오션팟을 또 창원 공장에서 생산해야 하는 겁니까?”

“아니요. 새로운 제품이에요.”

새로운 먹이를 발견했다는 듯이 백종식 사장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새 제품이라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백종식 사장도 오션패드에 대해 알고 있어야겠지.

“지금 제가 새로운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게 뭐냐면…….”

오션패드에 대해 설명하였다.

“고문님은 끝이 어디입니까?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오션폰을 생각하신 것만 해도 대단한데 오션폰으로 또 다른 것을 생각하시다니 놀라서 말이 안 나올 정도입니다. 오션폰의 크기를 늘려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다니 저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망고사에서 아이폰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원래 처음부터 아이폰을 처음부터 개발한 것은 아니고 아이패드를 개발하면서 크기를 줄여 핸드폰을 개발하면 어떨까? 해서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난 지금 오션폰을 개발하고 그다음으로 오션패드를 개발하고 있으니 망고사와는 반대로 가고 있었다.

“오션패드 개발이 되면 그것도 생산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일단 최대로 지을 수 있는 만큼 짓도록 해요. 조립식이라 나중에 필요 없어지면 철거하기도 쉽잖아요.”

“오션패드 개발이 언제 끝나는 겁니까?”

“7월부터 개발하기 시작했고 그다지 어려운 개발은 아니라서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예요.”

“그렇다면 조립식 공장도 짓고 다른 공장도 인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에 다른 공장도 인수할까?

지금이야 스마트폰 수요가 많지 않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수요가 늘 테니 국내 공장을 인수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태국 공장 완공이 3~4년 걸리고 나중에 오션패드뿐만 아니라 오션맥북도 생산해야 하니까.

“공장을 알아보세요.”

“어느 정도의 규모를 인수합니까?”

“클수록 좋지 않을까요?”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조립식 공장을 짓도록 하고 새로운 공장 인수도 함께 추진하겠습니다.”

“그러세요.”

한동안 이야기를 더 나누고 나왔다.

이번에는 심용철 과장이 있는 연구소로 향하였다.

안으로 들어가자 심 과장을 비롯해 연구원 3명이 나를 보고 인사하였다.

“안녕하십니까? 고문님!”

“안녕하세요?”

연구소가 난장판이었다.

긴 회의용 탁자에는 여러 부속품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고 책상에도 마찬가지였다. 정리하면서 하면 안 되나?

보기만 해도 정신이 사나웠다.

프로그램 개발자는 컴퓨터만 있으면 되기에 어지럽힐 일도 없고 주위가 어지러우면 정신이 산만하여 개발에 집중할 수 없어 정리정돈을 잘한다.

팀원들이 회의용 탁자 위에 있는 일부 부속품들을 잽싸게 치우자 심 과장이 입을 열었다.

“여기 앉으십시오.”

“네.”

내가 앉자 맞은편에 심 과장도 따라 앉았다.

“이렇게 늘어놓으면 막상 필요할 때 찾으려면 어디 있는지 모르지 않아요?”

“정리하면서 해야 하는데 제가 처음부터 습관을 잘못 들였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원래 심 과장은 디지털 카스트에 있을 때부터 그랬으니까. 근데 3명의 연구원들은 대기업에 있었기에 이러지는 않았을 텐데.

심 과장을 보고 배운 것 같다.

심용철 과장과 팀원 3명을 오션폰 소속의 연구소로 발령을 내려다가 심 과장이 그곳에서 적응하지 못할 것 같아 원래 체계대로 운영하기로 하면서 오션패드 개발을 맡겼다.

기존에 있던 핸드폰 연구소는 그냥 놀릴 수는 없기에 오션폰 개발을 넘겨 2년 후에 출시할 오션폰을 개발하도록 하였다.

“아니에요. 죄송할 것까지는 없어요. 편한 대로 하는 게 좋겠지요. 연구 개발은 잘 진행되고 있나요?”

“네. 그렇습니다. 생각보다 쉽게 개발이 끝날 것 같습니다. 늦어도 12월까지는 끝낼 생각입니다.”

지금이 11월 초니까 2개월 안에 끝난다는 거네. 예상보다 빨리 끝나네. 개발이 끝나면 바로 생산에 들어가야 하는데.

조립식 공장을 지으려면 얼마나 걸리지. 아무리 빨라도 2달은 더 걸리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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