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 3세의 홀로서기-196화 (196/261)

196화

오션팟 매출 현황을 보고 나서 심 과장이 있는 연구실로 향하였다.

안으로 들어가자 심 과장과 팀원들이 회의용 테이블에 앉아 스마트폰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가 내가 들어오자 다들 일어섰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았다.

“뭐 하고 있었던 거예요?”

“스마트폰 테스트하고 있었습니다.”

“테스트는 다 끝난 거 아니에요?”

“끝나기는 했지만, 곧 생산에 들어가기에 끝까지 문제가 없는지 다시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개발이 끝나 특별히 할 일도 없고 해서요.”

하긴 나도 개발이 끝나고 나서는 개발을 했다는 기쁜 마음과 후련한 마음도 들지만, 지금까지 매달렸던 일을 더는 하지 않는다는 마음에 허무한 기분을 많이 느끼곤 하였다.

충분히 이해가 갔다. 그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일을 시작하면 된다.

“이상은 없죠?”

“네. 소프트웨어적으로는 이상이 없는 겁니까?”

“네. 이상 없어서 바로 생산에 들어가라고 지시를 내렸어요.”

“드디어 생산하는 겁니까?”

“네. 여러분들이 개발한 스마트폰이 세상에 선보일 날도 얼마 남지 않았어요.”

“예정대로 10월 1일에 출시하는 겁니까?”

“네.”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시간 금세 가요.”

“알겠습니다. 그럼 우리는 버전 2 개발에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일단 휴가부터 가시고요.”

“알겠습니다. 생산에 들어가면 그때 휴가를 가겠습니다. 그전까지는 계속 테스트하겠습니다.”

테스트를 그렇게 많이 하고 계속한다니 좋은 현상이다. 사실 개발보다 더 중요한 게 테스트이기는 하다.

테스트를 아무리 많이 해도 부족함은 없으니까.

“그러세요. 그리고 스마트폰 버전 2는 2년 후에 출시할 예정이에요.”

“간격이 길지 않습니까?”

“그렇기는 하지만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대체할 스마트폰이 없어서 2년이라도 전혀 상관이 없어요. 그리고 또 2년 뒤에 하는 이유가 뭐냐면…….”

손 회장이 말한 것을 설명하였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판단한 거예요.”

“말씀을 들어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럼 버전 2를 개발하고도 시간이 남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그래서 제가 생각한 건데 그 중간에 다른 거 하나 개발했으면 해서요.”

심 과장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마치 어린아이가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듯한 눈빛이었다.

기대하며 물었다.

“어떤 겁니까?”

그렇게 좋은가? 심 과장은 영락없는 개발자였다.

이런 사람이 MP3 플레이어를 개발하고 아무런 소득 없이 원천 기술이 남에게 넘어가 폐인이 되었다니 역시 심 과장도 나로 인해 운명이 바뀐 대표적인 사람이었다.

“오션패드를 개발했으면 해요.”

“오션패드가 뭡니까?”

“쉽게 말하면 태블릿 PC라고 할 수 있어요.”

“LU 전자에서 이번에 박람회에 선보인 태블릿 PC를 말하는 겁니까?”

태블릿 PC는 1999년도에 윈도우를 탑재하여 처음으로 세상에 선을 보였다.

얼마 전에 LU 전자에서 박람회에 출품하였지만 상용화되지는 않았다. 초창기 제품이라 일반적인 태블릿 PC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비슷하지만 전혀 달라요. 그건 감압식이라 펜을 사용하고 두께도 두꺼우며 중요한 것은 멀티 터치가 지원이 안 돼요. 우리가 개발할 오션패드는 스마트폰 크기를 늘린 것으로 생각하면 돼요.”

“크기를 늘린다고요?”

잠시 생각하다가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되겠습니다. 전 왜 그런 것을 생각하지 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개발하는 데 집중하니까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는 거죠.”

“아무리 그래도 오랫동안 스마트폰을 개발하면서 그런 생각을 한 번도 해 보지 못했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근데 크기를 늘리면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겠습니까?”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으면 전부 헛수고가 되는 거다.

“사용하죠. 오션패드는 PC가 아니지만, PC 기능도 하면서 오션패드만의 장점이 있어요. 일단 노트북보다 좀 작고 가벼워 휴대성이 좋고 주로 영화나 드라마, 음악 감상이나 인터넷 하는 데 적합해요. 그렇기에 사용자가 많을 거예요.”

“그렇기도 하지만 그 외 문서 작업할 때는 불편하지 않겠습니까?”

“그럴 수도 있지만 오션패드는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또 다른 분야를 개척하는데 의미가 있어요. 문서 작업을 하지 않는 사람도 꽤 많고 그런 사람들은 이미 컴퓨터는 전부 있어 문제가 되지 않아요. 쉽고 편하게 영화나 드라마, 음악 감상이나 인터넷 할 수 있다는 게 꽤 큰 장점이에요.”

“스마트폰 크기만을 늘리는 거라 개발하는 데는 어렵지는 않겠습니다.”

“그렇기는 하죠. 하지만 크기를 늘리는 만큼 하드 용량도 늘려야 하고, 휴대용인 만큼 배터리는 노트북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그래야겠죠. 개발해야 정확히 알겠지만 지금 생각하기에는 어렵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OS는 스마트폰 OS를 그대로 사용하는 겁니까?”

그대로 사용해도 전혀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아이패드는 약간 노트북 같은 개념이 있기에 윈도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도 작동할 수 있도록 수정하는 것이 좋았다.

스마트폰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지만.

아이패드는 그렇게 하지 않았지만 난 사용하게 하여 더 많은 사용자를 만들 생각이었다.

또 오션패드를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난 후에는 맥북을 개발하여 출시할 계획이었다.

“윈도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도 동작하도록 일부 수정이 필요해요.”

“하긴 소프트웨어 사용에 제약이 없다면 더 좋기는 할 겁니다.”

“그렇죠.”

“만약 우리가 오션패드를 출시하면 다른 회사들도 따라 출시를 하겠습니다. 대신 OS는 윈도를 사용하겠고요.”

“그렇죠. 분명 따라 출시를 할 거예요. 하지만 금세 하지는 못해요. 윈도우가 완벽하게 지원을 하지 못하거든요. 그래서 최소 1~2년 정도 시차가 있을 거예요. 우린 그전에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 잡아야 하고요.”

“원조가 중요하기는 합니다. 알겠습니다. 바로 개발을 시작하겠습니다.”

“휴가부터 가셔야죠.”

머리를 긁적였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까 저는 갑자기 휴가 가기가 싫어졌습니다.”

심 과장 말에 팀원들이 무슨 말이냐는 듯 눈이 커졌다.

“시간 많아요. 휴가 갔다 온 다음에 하세요. 저도 OS 수정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아이패드는 3가지로 개발할 거예요.”

“네? 3가지라면 어떤 것을 말하는 겁니까?”

“사이즈를 3가지로 한다는 거예요. 스마트폰보다 조금 더 큰 거하고 12인치 정도 크기와 중간 크기 그렇게요. 사람들이 사용 용도에 따라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게 하려고요.”

“그것도 좋은 생각 같습니다.”

“일거리만 늘어나는 거죠.”

“저는 일거리가 많을수록 좋습니다. 특히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것은 더욱 좋습니다.”

아마도 심 과장은 휴가를 줘도 회사 또는 집에서 연구만 할 것 같았다.

결혼이라도 했으면 부인과 자식들하고 놀러 가겠지만 솔로라 그럴 것 같았다. 결혼은 왜 안 하는 거야?

“저는 그만 가 볼게요.”

“알겠습니다.”

진민재가 나가자 심용철 과장이 팀원들에게 말하였다.

“다들 들었지? 휴가 갔다 온 후에는 오션패드 개발에 들어간다.”

셋이서 동시에 대답하였다.

“네. 알겠습니다.”

대답한 이학훈이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그 외국 모델분은 돌아간 겁니까?”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궁금하면 아까 물어보지 그랬어?”

“그 정도로 궁금한 것은 아닙니다. 근데 고문님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신 겁니까? 저도 스마트폰을 계속 보면서도 크기를 늘릴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천재잖아. 난 처음 스마트폰에 대해 들었을 때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어. 과연 그게 가능할까? 라는 생각도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충분히 가능성이 있더라고. 이젠 놀랍지도 않아. 오히려 다음에는 뭘까? 기대돼.”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연구소에 와서 팀장님에게 스마트폰에 대해 들었을 때 꽤 놀랐습니다. 그걸 생각한 고문님은 진짜 천재가 맞습니다. 더구나 OS도 혼자서 개발했다고 하니. 부럽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자네들 운이 좋은 거야.”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열심히 하자고.”

“알겠습니다.”

* * *

거실 바닥에 짐을 다 풀어놓고 짐 정리하던 아이노가 한숨을 내쉬었다.

“짐이 왜 이리 많이 늘어난 거야?”

한국에서의 일정이 모두 끝나 소프트 뱅코 이동통신 광고를 촬영하기 위해 내일 일본으로 떠났다.

일본에서 촬영이 끝나면 일본에서 바로 핀란드로 가기에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어제 동대문에 가서 옷이며 신발 등 좀 많이 샀다.

보는 것마다 예쁘다면 다 사려는 것을 내가 제지해서 이 정도지 아니었으면 더 많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적당히 사야지.”

“온 김에 사는 거지. 옷들이 다 예쁜데 어떡해?”

“빠진 거 없이 전부 챙겨.”

“다 가져 나온 거야.”

“빨래했던 것도 챙겼어?”

“응.”

“근데 짐이 다 가방에 들어가려나?”

“억지로 쑤셔 넣어야지.”

“쑤셔 넣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짐 무게가 넘으면 추가 요금 내야 할 거야.”

“많이 내야 하나?”

“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 아니면 소포로 부쳐. 내가 보기에 다 들어갈 것 같지 않아. 일본 갔다가 핀란드에 도착할 때쯤이면 올 거야.”

“부칠 시간이 있어?”

“오후 2시 비행기니까 오전에 붙이면 돼.”

“그게 좋겠다. 일본에서 필요 없는 것들은 전부 보내면 되겠네.”

“그렇지. 소포 보낼 거는 따로 빼놓고.”

“알았어.”

다시 가방에서 짐을 다 꺼내 정리하는 것을 보다가 핸드폰을 들었다.

(에릭 슈밋입니다.)

“안녕하세요? 진민재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고문님!)

“별일은 없으신 거죠?”

(네. 그렇습니다. 광고 촬영은 잘 끝난 겁니까?)

“네. 잘 끝났어요. 아직 광고를 받아보지는 못했지만, 말로는 잘 나왔다고 해요.”

(나오면 저한테도 보내주십시오.)

“그럴게요. 스마트폰 테스트는 해 보았어요?”

(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테스트에 참여한 직원들이 전부 놀랐습니다. 물론 저도 실물을 보고 무척 놀랐고요. 이걸 개발하신 고문님을 보면 할 말이 없습니다. 분명 출시하면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핸드폰보다 히트할 겁니다. 일부 직원은 세기의 발명품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이걸 몇 년 전부터 생각하고 OS를 개발하고 준비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칭송 들으려고 전화한 것은 아닌데. 미국에서도 테스트 결과 문제가 없다니 다행이었다.

“지금 또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어요.”

(또 개발할 것이 있다는 겁니까? 그게 뭡니까?)

“아직은 개발에 들어가지 않았고 미리 알려 주면 재미없죠. 지금은 오션폰에 집중해야 할 때예요.”

(뭐가 또 나올지 기대가 됩니다.)

“너무 기대는 하지 마세요.”

(오션폰 생산은 언제부터 하는 겁니까?)

“다음 주 월요일부터 생산해요.”

(히트할 것이 분명하기에 많이 생산해야 할 겁니다.)

“저도 잘 알아요. 최대한 많이 생산할 거예요. 그래서 말인데 태국 공장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장 부지는 이미 확보했고 현재 공장 설계하고 있으며 설계가 끝나면 공사에 들어갈 겁니다.)

순간 진성 건설이 생각났다.

진성 건설이 해외 공사를 한 경험도 있고 기술도 있기에 태국 공장 건설을 진성 건설에 맡기면 좋을 것 같았다.

태국에 대규모 공장을 짓는 프로젝트라 수익성도 충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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