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화
가만히 생각해 보니 강성중은 게임에 대해 잘 알고 게임도 잘한다. 그럼 강성중 말처럼 게임 방송 너튜버 해도 되지 않을까?
지금은 아직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았기에 자리 잡기도 쉽고 구독자 수를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직장에 취직하는 것보다는 이게 더 나을 수도 있잖아.
“너 본격적으로 게임 너튜버 해 볼래?”
“그게 정말 장래성이 있는 겁니까?”
“당연하지. 꼭 게임 너뷰버가 아니라도 먹방 너튜브해도 인기를 끌어.”
“먹방 너튜버는 뭡니까?”
“음식 먹는 것을 보여 주는 거야.”
“변태도 아니고 남 음식 먹는 것을 왜 봅니까?”
“단순하게 음식 먹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먹지 못하는 음식을 먹거나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양을 먹는 거야. 영상을 보면서 대리 만족하는 거지.”
“아무리 그래도 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남 먹는 것을 왜 봅니까? 자기가 먹는 것도 아닌데요.”
지금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가 가지 않을 거다. 나중에 보면 알겠지. 먹방 하니까 아이노 생각이 나네.
아이노가 잘 먹으니 먹방 하면 대박이겠네.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날씬하니까 더욱 인기가 많을 것 같았다.
디자인 회사 말고 먹방 너튜버하라고 할까?
“세상에는 이해하지 못 하는 일들이 많아. 정말 너튜버 해 볼래?”
“제가 남는 게 시간인데 어떻게 하는 겁니까?”
“먼저 게임 하는 것을 촬영하고 나중에 그 게임을 보면서 설명하는 것을 녹음하는 거지. 아니면 게임 하면서 설명할 수도 있는데 그건 집중도가 떨어지는 별로고. 너 집에 비디오카메라 있냐?”
“비디오카메라는 없고 디지털카메라가 있는데 동영상 촬영도 됩니다.”
“됐네. 장비도 있고.”
“사장님! 저 지금 집에 잠깐 갔다고 와도 됩니까? 디지털카메라 가져오게요.”
“빨리 갔다가 와.”
“알겠습니다.”
강성중이 집에서 디지털카메라와 삼각대까지 가져와 게임하는 것을 촬영하고 있었고 배상도와 신상철이 옆에서 구경하고 있었다.
그때 미나와 홍이나가 같이 들어왔다. 오늘은 같이 오네.
홍이나는 작게 인사하는데 미나가 큰소리로 인사하였다.
“안녕하세요? 저 오늘 또 왔어요.”
“안녕하세요? 사장님!”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었다.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직감하고 입을 다무는 두 사람이었다. 나에게 대가와 작은 소리로 물었다.
“지금 무슨 상황이에요.”
“저쪽에 가서 앉자.”
“네.”
떨어진 구석 자리로 가서 앉았다.
“저 디지털카메라는 뭐예요?”
“지금 게임 하는 거 촬영하는 거야.”
두 사람 다 이해가 안 가는지 물었다.
“왜 촬영해요?”
“게임 촬영해서 뭐에 쓰게요?”
“그게 뭐냐면 조만간에 오션에서 새로 너튜브와 티톡을 서비스하는데…….”
자세히 설명하였다.
“그래서 성중 오빠가 게임 촬영하는 거예요?”
“응. 기회가 좋잖아. 이제 새로 시작하는 서비스라 이런 생각하는 사람도 없으니까 미리 선점하는 거지. 이게 꽤 돈이 될 거야. 미나 너 미국에서 공연한 영상도 준비해서 너튜브에 올릴 거야. 그럼 인기에 많은 도움이 될걸. 인터넷은 국경을 초월하잖아.”
“정말 그렇네요. TV는 한정적인데 전 세계 사람들이 다 볼 수 있는 거잖아요.”
“그렇지.”
“또 사장님에게 신세지네요.”
“네가 잘 되면 나한테도 도움이 된다고 했잖아.”
“열심히 할게요.”
홍이나가 입을 삐쭉 내밀었다.
“오빠 저는요?”
“이나 영상은 내가 없잖아. 그건 소나무 오현서 대표에게 이야기해야지.”
“대표님이 하려나 모르겠어요.”
“내가 대신 말해 줄까?”
“그러면 저야 감사하죠.”
“꼭 기존 영상이 아니어도 돼. 네가 활동하거나 지내면서 짬짬이 촬영해서 너의 생활을 올려도 되는 거거든. 넌 톱스타이니까 반응이 좋을 거야. 지금부터라도 틈틈이 촬영해 봐.”
“알았어요.”
“사장님 저도 이나 언니처럼 촬영해도 되나요?”
“당연하지.”
“알았어요. 저도 할게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나는 게임을 가끔 하기에 게임하는 영상을 올려도 좋을 것 같았다.
“이니야! 너 지금부터 촬영할래?”
“네? 지금부터요? 전 카메라도 없는데요.”
“성중이 거로 하면 돼. 네가 게임 하는 영상 촬영해서 올리면 반응이 아주 좋을 것 같은데.”
잠시 생각하다가 얼굴이 환해졌다.
“그렇겠네요. 저 게임 하는 영상 촬영할게요.”
“알았어. 성중이 하는 게임 끝나면 바로 하자.”
“네.”
잠시 후 하던 게임이 끝났는지 강성중이 다가왔다.
“미나랑 이나 왔네.”
“응. 게임 촬영은 잘한 거야?”
“모르지. 나중에 집에 가서 보고 편집해야지.”
“성중아! 좋은 촬영 건수 하나 생겼다.”
“뭔데요?”
“이나랑 게임 하는 거 촬영해 봐. 대박일걸.”
“그렇네요.”
이나를 바라보았다.
“할 거야?”
“응. 할게.”
“좋았어. 미나도 하면 좋을 텐데.”
“난 할 줄 모르잖아.”
“배워서 해 봐. 몰라도 하면서 배우는 거고. 어쩌면 못하는 게 더 재미있을 수도 있어. 이나도 못해.”
이나가 강성중을 째려보았다.
말을 해도 좀 곱게 하지.
“나보다 못한다는 거야. 이나야 가서 하자.”
아무래도 오늘 게임 촬영하느라 오래 있을 것 같았다.
“성중아! 문 잠그고 해라.”
“알겠습니다.”
이나와 강성중이 게임하면서 촬영할 동안 배상도가 미나에게 게임을 알려 주었고 저녁때까지 두 사람이 게임하는 것을 촬영하였다.
강성중이 촬영 내내 싱글벙글하였다.
* * *
점심을 먹고 와 앉아서 쉬고 있는데 문이 열리고 우즈베키스탄에 갔던 진성 금속 박호열 사장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연락이 없어 어떻게 되고 있는지 궁금하던 참이었다.
“도련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언제 돌아오신 거예요?”
“지금 공항에서 바로 오는 길입니다.”
“뭐가 급하다고 바로 와요? 힘드실 텐데 쉬시고 내일 오시죠.”
“도련님께 결과를 빨리 알려드리려고 왔습니다.”
그럴 거면 우즈베키스탄에서 전화로 하면 돼지.
“전화로 해도 되는데요.”
“전화하려다가 직접 뵙고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전화하지 않았습니다. 전화 기다리신 겁니까?”
궁금하기는 했지.
“가셨는데 연락이 없어서 걱정되더라고요.”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제가 어린아이입니까? 걱정하시게요. 결론적으로 말해 그 땅 계약했습니다.”
야호! 됐다. 엄청난 양의 하얀 석유를 확보했다. 이제는 가치가 빛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에릭에게 말한 아르헨티나 염호만 매입하면 되는데 어떻게 됐지? 에릭이 바빠서 독촉하기가 뭐해 물어보지 않았다.
다음에 통화할 때 물어봐야지.
“수고하셨습니다. 정부에서 순순히 팔던가요?”
“같이 간 천호균 씨가 우즈베키스탄의 고위 공무원들을 많이 알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대통령도 알고 있다고 합니다. 대통령은 만나지 못했지만, 그 덕분에 수월하게 매입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의사를 타진했을 때는 강경하게 안 된다고 하더니만 천호균 씨를 통하니 너무 쉽게 해결되어 허탈한 감도 있었습니다. 물론 고위 공무원에게 작은 선물을 한 효과도 있었을 겁니다.”
뇌물이 필요하다고만 하더니 결국 줬네. 하긴 후진국일수록 뇌물이 성행하고 뇌물이 없으면 일이 진행되지 않으니까.
“천호균 씨가 은인이네요.”
“그렇습니다. 만약 천호균 씨가 없었다면 뇌물을 주었더라도 힘들었을 겁니다. 제가 현지에 가 보니 우즈베키스탄에서 대유 자동차 사랑이 생각보다 커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현지에 대유 자동차가 많이 굴러다닙니다.”
대유 그룹도 참.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월하게 계약했다면서 일정은 왜 늦어진 거예요?”
“그게 말입니다.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우즈베케스탄에 도착해서 도련님이 지정해 주신 땅을 천호균 씨를 통해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전했고 정부에서 바로 오케이 했는데 갑자기 추가 제안을 해 왔습니다. 우리가 매입하려는 땅 주변 땅도 같이 매입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겁니다.”
“주변 땅도요?”
“네. 그렇습니다. 이왕 매입하는 거 그 정도 땅으로는 나중에 사업하기에 부족할 수도 있으니 주변 땅도 매입하면 좋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 제안을 듣고 얼마나 어이가 없었는지. 절대 팔지 않겠다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나서서 사라고 하니까요. 아마도 제 생각에는 우리가 매입하려는 땅이 사용하지 않는 불모지 땅이라 어차피 팔기로 결정했으니 더 많이 팔려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매입하는 땅에 리튬이 매장되어 있지만, 광맥이 어디까지 이어진 것도 정확히 모르고 주변 땅에 매장되어 있을 수도 있기에 주변 땅까지 사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나중에 리튬 광산이 발견되면 그곳에 공장까지 건설할 필요가 있기에 땅을 확보하는 것이 앞으로를 위해 좋겠다는 판단을 하여 주변 땅을 둘러보고 판단하여 매입하느라 늦어진 겁니다.”
오히려 더 잘된 것 같았다.
나도 리튬 광산이 발견되었다는 것을 뉴스로 지명만 들었기에 꼭 그 땅이라고 확신할 수 없는데 주변 땅까지 매입하면 좀 더 확실해지게 된다.
“잘했네요. 우리한테는 더 좋은 결과네요. 그래서 얼마나 더 매입하게 된 거예요?”
“여의도 면적의 3배의 땅입니다.”
뉴스를 보면 땅 면적을 말할 때 꼭 여의도 면적의 몇 배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한때는 왜 여의도 면적으로 비교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했고 여의도가 얼마나 큰지 짐작조차 하지 못해서 감이 안 잡혔는데 나중에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여의도가 평수로 따지면 딱 100만 평이라고 한다. 그래서 여의도 면적으로 비교를 많이 한다. 나중에는 축구장 크기로도 많이 사용하기도 하고.
“네? 그 정도로 넓어요?”
“네. 그렇습니다. 원래 우리가 매입하려던 땅은 대략 60만 평 정도였습니다. 240만 평 더 매입하는 거지만 불모지라 땅값이 싸서 전체 매입하는 비용이 500만 달러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300만 평 매입하는데 500만 달러면 무척 싼 거지만 불모지 땅값치고는 비싼 것 같기도 하였다.
“싸게 매입한 거예요?”
“원래는 더 쌉니다. 하지만 매입하지 않을 거면 몰라도 따지다가 원래 매입하려는 땅도 살 수 없게 될까 봐 그냥 매입했습니다. 시세보다 조금 더 주고 매입한 겁니다. 그 정도 땅을 매입하려면 어쩔 수 없는 겁니다.”
“그렇겠네요. 하여튼 수고했어요.”
“도련님의 첫 번째 지시를 무사히 이행하게 되어 속이 시원합니다.”
그래서 부담감을 느껴 직접 간 거였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데.
“천호균 씨도 같이 입국한 거죠?”
“네. 그렇습니다. 공항에서 바로 집으로 갔습니다.”
나중에 전화해 고맙다고 인사해야겠다.
“사장님도 피곤하실 텐데 얼른 집에 가서 쉬세요.”
“알겠습니다.”
* * *
너튜브와 티톡 서비스를 전 세계에 동시에 시작한 지 이틀이 지났다.
커피숍에 출근하여 커피를 마시며 너튜브에 접속하였다.
첫날보다 동영상이 많이 올라왔지만 아직은 동영상이 500건 수준이었다. 점차 늘어나겠지.
동영상 목록을 쭉 내려다보니 강성중이 올린 게임 동영상 중 홍이나와 미나 게임 동영상만 조회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밖에 게임 동영상도 다른 동영상보다 조회수가 많았지만, 게임 동영상은 보는 층이 한정되어 많이 늘어날 것 같지는 않았다.
게임 동영상 말고 다른 동영상을 해 보라고 해야 하나? 고민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