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 3세의 홀로서기-184화 (184/261)

184화

다 가진 놈이 이런 작은 커피숍을 운영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고 궁금하겠지.

“저의 소소한 취미라고 생각해 주세요.”

“저도 어떨 때는 일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이런 작은 커피숍을 운영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이것도 은근히 스트레스받아요. 돈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상관없지만요.”

“다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건데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기도 합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남의 돈 벌기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렇죠.”

“소나무 엔터테인먼트 오현서 대표님에게 듣기로는 고문님께서 TV CF 광고를 원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오션 광고를 촬영하시려는 겁니까?”

“혹시 게임 좋아하세요?”

“좋아한다기보다는 가끔 즐기는 편입니다.”

“서머위즈 워 게임 아십니까?”

“네. 압니다. 가끔 하는 게임입니다. 고문님께서는 서머위즈 워 게임을 매우 좋아하시는가 봅니다. 커피숍 안에 게임 모델 브로마이드가 많이 붙어 있네요. 그럼 게임 광고를 하시려는 겁니까?”

“아니요. 핸드폰 광고를 하려고 해요.”

전혀 의외의 대답인지 놀라는 얼굴이었다.

“네? 핸드폰 광고 말입니까?”

“네.”

“오션에서 핸드폰 사업도 하시는 겁니까?”

“네.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라 미리 준비하려는 거예요.”

“아! 알겠습니다. 근데 서머위즈 워 게임은 왜?”

커피숍 벽에 걸린 브로마이드를 가리키었다.

“광고 배경이 서머위즈 워 게임 속이고 핸드폰 모델도 저 모델이거든요. 복장도 게임과 똑같이 해서 촬영하려고요. 그리고 촬영된 CF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광고할 거예요.”

바다 기획 오찬식 사장은 여기 오기 전까지는 단순히 오션 광고를 찍으려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말을 들어보니 이건 스케일이 엄청났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였다. 이건 엄청난 기회라 무조건 잡아야 했다.

누가 생각했는지 몰라도 게임 속에 나오는 모델과 배경으로 핸드폰 광고를 찍겠다니 신선한 충격이었고 한마디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정말입니까?”

“네.”

“저한테 맡겨 주십시오. 결코, 후회하지 않게 하겠습니다.”

“결정하기에 앞서 일단 광고 기획서를 보고 판단할 겁니다.”

“당연합니다. 원하시는 컨셉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원하는 컨셉은…….”

한동안 스마트폰과 내가 원하는 컨셉을 이야기하였다.

내 설명이 이해가 안 가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런 핸드폰이 있습니까?”

일단 광고에서는 중요한 부분만 간단히 보여 주고 내레이션으로 자세한 설명을 처리할 생각이었다.

“있든 없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제 설명대로 광고 속에서 제가 말한 부분만 간단히 표현만 하면 되는 거예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게임 속 배경을 하기에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어서 CG로 처리할지 세트를 만들어 촬영할지도 결정해야 합니다. 어느 것을 원하십니까?”

지금 기술로는 완벽하게 CG 처리가 힘들 것 같은데.

아닌가? 아직은 고화질 TV도 아니고 간단하게 20초 정도 촬영할 거라 CG로도 가능할 것 같은데.

“어떤 것이 좋을까요?”

“글쎄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배경은 CG로도 가능할 것 같기도 합니다. 이미 게임으로 나왔기에 그 디자인을 참고로 하면 될 것도 같습니다. 세트를 만들어도 가능은 합니다. 다만 말씀하신 게임 속 괴물은 CG로 처리해야 합니다. 비용면에서는 세트가 더 들 겁니다.”

“비용은 생각하지 마시고 어느 것이 작품 퀄리티가 좋은지 한번 알아봐 주셔서 광고 기획안을 작성해 주셨으면 해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촬영은 언제쯤으로 계획하고 계십니까?”

“아직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요. 8월까지만 촬영하면 되거든요.”

“시간은 충분하네요. 알겠습니다. 제가 기획안을 작성해서 가져오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세요.”

오찬식이 가자 강성중이 다가왔다.

“사장님! 아이노를 TV CF 모델로 하려는 겁니까?”

“그래.”

“게임 속을 배경으로 말입니까?”

“그래.”

“대박입니다. 언제 촬영하는 겁니까?”

“글쎄? 기획안이 나오고 나서 결정해야겠지.”

“빨리 촬영했으면 좋겠습니다. 촬영할 때 저 촬영 구경 가도 됩니까?”

안 된다고 하려다가 너무 매정한 것 같았다. 커피숍이야 문 닫고 가면 되니까 같이 가면 좋을 것 같았다.

“그래. 다 같이 가자.”

“아싸! 감사합니다.”

강성중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문이 열리며 강성중의 쥐약인 신동환이 들어오고 있었다.

볼일이 없는데 왜 왔지?

“성중아! 빨리 주문대로 뛰어가라.”

“손님이 오신 겁니…….”

뒤를 돌아보며 말을 하다가 신동환을 보고서는 쏜살같이 주문대로 달려가는 강성중이었다. 진짜 쥐약이네.

신동환이 커피를 들고 내 앞으로 다가왔다.

“안녕하십니까? 고문님!”

“안녕하세요? 앉으세요.”

“네”

내 앞에 앉았다.

“어쩐 일로 오셨어요?”

“지나가다가 커피 한잔하려고 왔습니다. 여기 커피 맛은 다른 곳에서 찾기가 힘듭니다.”

신동환도 박도진처럼 여기 커피 맛에 중독되었나?

“자주 오세요.”

“알겠습니다. 종종 오겠습니다.”

“가실 때 같이 오는 친구분에게도 커피 한 잔 갖다 주시고요.”

“알겠습니다.”

커피 컵을 들어 한 모금 마시는 신동환을 바라보았다.

“믿음 신용 금고는 잘되고 있죠?”

“네. 그렇습니다. 회장님께 고문님께서 외화은행을 인수하라는 조언을 하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네. 맞아요.”

“제안하신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특별한 이유는 없지. 지금이야 외화은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몇 년 지나면 정상화되고 잘나가는데.

내가 미국에 있을 때도 미국에 외화은행 지점이 여러 곳에 있고 또 캐나다에도 외화은행 지점이 여러 개가 있을 정도로 잘나갔다.

지금 싸게 인수할 기회이고 이왕 양지로 나갈 거면 은행이 더 그럴듯할 것 같아서였지.

“신용 금고보다는 은행이 좋지 않겠어요?”

“그렇지만 말처럼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잖습니까?”

“뭐가요? 결정하고 인수하면 되는 거죠.”

“지금 외화은행이 어렵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대주주도 정부에서도 매각하려는 것이 아닙니까? 부실 은행을 인수했다가 폭삭 망할 수도 있습니다.”

미소를 지었다.

“신 사장님, 보기와는 다르게 겁이 많은가 봐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스타일이시네요.”

신동환은 어이가 없었지만, 속으로만 삼켰다.

지금까지 저런 소리를 들은 적이 없었다. 진 고문 눈에는 내가 정말 저렇게 보이는 걸까?

이게 자신과 진 고문의 차이인가?

“현실이 그렇지 않습니까?”

“국가나 개인이나 기업이나 뭐든지 흥망성쇠가 있어요. 지금이야 외화은행이 어렵지만, 언제까지 어려울까요? 제가 판단하기에 2~4년만 잘 버티면 해가 떠오르는 것처럼 다시 외화은행에도 해가 비출 거예요. 외화은행이 어려운 상황이기에 지금이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인수할 기회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이런 기회 흔하게 오는 게 아니에요. 이번 기회를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할 거예요.”

신동환은 진민재 고문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단순히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확신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이며 무조건 인수하라는 말로 들렸다. 무엇을 근거로 저렇게 확신하는 걸까?

그러니까 자기도 거액을 투자하겠다고 하는 거겠지.

한두 푼도 아니고 7,500억 원을 위험한 곳에 투자하면 보통 겁이 나기 마련인데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있었다.

그 의미는 진짜로 확신한다는 거다. 진민재 고문의 판단을 믿어야 하나?

“회장님도 고민이 많습니다. 고문님 말씀처럼 좋은 기회이기는 하지만 전 재산을 투자하는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문님께서 확신하는 구체적인 근거가 있습니까?”

당연히 없지. 나도 지금 외화은행 상황이 대략적으로 어떻다는 것만 알지 자세히는 모른다. 다만 미래를 아니까 자신하는 것뿐이지.

“어르신께 제가 투자하겠다는 말은 듣지 못하셨나요?”

“7,500억 원 투자하실 의향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7,500억 원뿐만 아니라 1조 원 넘게 투자할 수도 있어요. 이 정도면 대답이 되지 않을까요? 애들처럼 뭐가 어떻고 저게 어떻고 꼭 설명해야 할까요? 제가 누군지 아세요? 제가 천재라는 소리를 들어요. 제가 아무 근거나 이유 없이 거액을 투자하겠다고 하겠어요? 어르신이 투자하지 않으실 거면 전 다른 투자자와 함께 외화은행을 무조건 인수할 거예요. 다만 어르신께 먼저 기회를 드리는 거예요. 솔직히 말해서 투자 제안만 하고 저는 빠진다면 의심할 수는 있겠지만 저도 같이 투자하는 거잖아요. 부실 은행을 인수해서 망하면 저도 망하는 거예요. 천재인 제가 그런 어리석은 선택을 할까요? 이 정도면 충분히 알아들으실 수 있을 거예요.”

분명 확신하는 뭔가가 있는데 진민재 고문은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고 있다. 오션이 미국 기업이라 분명 미국에서 뭔가 정보를 얻은 것이 틀림없었다.

그러니까 저 정도로 확신하는 거겠지. 그렇다면 회장님도 인수에 참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좋습니다. 만약에 합작해서 외화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경영권은 누가 가지는 겁니까?”

“그거야 투자하는 금액에 따라 대주주가 경영권을 가지게 되겠지만 만약 어르신이 인수하신다면 저는 황규희에게 은행장을 양보할 의향이 있어요.”

“약속하실 수 있습니까?”

“제가 두말하는 사람은 아니거든요. 그리고 아시잖아요? 인수한 기업들 제가 관여하지 않고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는 것을요. 마찬가지로 외화은행도 전문 경영인에게 맡길 것이고 황규희가 되겠죠. 저는 전면에 나서는 것보다는 이렇게 커피숍에 앉아 지켜보는 역할이 더 좋아요. 물론 잘못하면 바꿔야 하겠지만요.”

“알겠습니다. 제가 회장님께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근데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말씀하세요.”

“회장님 입장에서도 모험일 텐데 제안을 받아들이실 거로 판단하셨습니까?”

“어르신이 어리석지 않다면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 제안한 거죠.”

괜히 물어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인수하지 않으면 진 고문의 주관적인 생각이겠지만 회장님이 어리석다는 의미가 될 테니까.

“정부에서 허락할 것 같습니까?”

“하지 않을까요? 정부에서도 빨리 매각하고 싶을 거예요. 자격이 충분하고 요즘 미국에서 잘나가는 오션과 합작한다면 정부에서 거절할 이유가 없겠죠. 또 어르신이 그동안 쌓아 온 인맥을 활용할 기회이기도 하고요.”

외화은행에 투자하는 자본은 오션이 아닌 내 개인 자본이지만 개인보다는 오션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지주 회사를 설립하여 투자하고 인수한 이후에 오션과 분리하고 진성 그룹을 지주 회사에 포함시킬 계획이었다.

“인수 금액이 예상보다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문제 있는 은행을 제값을 주고 사면 그것도 문제죠. 사장님이 진성 계열사 인수할 때 어땠어요? 부실기업이라고 후려쳐서 인수했잖아요. 외화은행도 마찬가지겠죠. 어르신이나 신 사장님 능력에 따라 달라질 거예요.”

회장님에 이어 진민재 앞에서도 무슨 말을 못 하겠다. 말하는 게 청산유수였다.

“알겠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외화은행을 인수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회장님께 잘 설명하겠습니다.”

“인수하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전해주세요.”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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