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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의 홀로서기-177화 (177/261)

177화

또한, 나도 손 회장을 알게 되어 알리바비에 투자하게 되었으니 손 회장을 알게 된 것도 나에게 큰 행운이기도 하였다.

“저도 회장님을 만나게 된 것이 제 일생에 가장 큰 행운인 것 같아요.”

내 말에 크게 웃었다.

“하하하. 자넨 말도 매우 기분 좋게 해. 아주 마음에 들어.”

매우 기분이 좋은지 흡족한 표정을 짓다가 입을 열었다.

“볼 게이트가 이걸 알면 놀라겠어.”

“게이트 회장님에게는 비밀입니다.”

“당연하지. 나를 믿고 이 핸드폰을 보여 주었는데 배신하면 안 되지. 자네가 핸드폰 OS를 개발할 정도의 실력이라면 컴퓨터 OS도 가능하지 않아? 자넨 천재니까 충분히 개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컴퓨터 OS를 개발할 수 있을지 장담은 못 한다.

할 수 있다고 해도 개발 기간도 길고 개발하고서도 윈도우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월등한 OS를 개발해야 하는데 그건 불가능할 것 같았다.

비슷한 OS를 개발해 봤자 그다지 가성비가 좋지 않아 개발하나 마나다.

“제 길은 컴퓨터 OS가 아니에요.”

“볼 게이트 그 친구 입장에서는 다행이네. 이제 이 핸드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겠나?”

“그러죠.”

심 과장을 바라보았다.

“이 핸드폰 와이파이 가능한가요?”

“네. 가능합니다. 현재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네.”

“제가 설명해 드릴게요. 먼저 이 핸드폰의 가장 큰 장점이 오션 플레이 스토어예요. 이 플레이 스토어에는 앞으로 게임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필요한 프로그램들이 등록되어 사용자가 다운받아 설치하여 사용할 수 있어요. 먼저 오션 플레이 스토어 모양을 누르면…….”

송재영 팀장과 팀원들이 개발하여 올려놓은 게임 중에 하나를 다운받아 설치하여 게임을 직접 실행해 보았고 그 밖의 코코아 톡에 대한 설명도 하고 전체적인 스마트폰의 대한 설명을 하였다.

설명이 끝나자 손 회장이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건 핸드폰이 아니라 진짜 휴대용 컴퓨터네. 이렇게 작은 컴퓨터를 들고 다니면 컴퓨터가 필요 없겠어. 거기다 전화까지 가능하고 코코아 톡도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겠고. 근데 통신사 입장에서는 반갑지는 않아. 문자도 해외 전화도 인터넷으로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니까. 하여튼 출시하면 무조건 엄청난 히트를 할 거야.”

한동안 나와 핸드폰에 대한 칭송이 이어졌다.

손 회장과의 이야기를 끝내고 심 과장이 개발한 핸드폰을 직접 실행해 보면 일일이 확인하였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성능이 한참이나 부족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되어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제가 말한 부분만 해결해 주시면 될 거예요. 그럼 출시해도 문제가 없을 것 같네요.”

내 말에 심 과장이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저도 개발하면서 그 부분이 좀 문제라고 생각은 했습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사용했었지만, 아직 해결책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아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번 해 보겠습니다.”

내가 하드웨어적으로 아는 것이 없어서 도와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기술이 아니기에 심 과장이 충분히 해결할 것으로 믿는다.

몇 개월이면 해결할 것 같아 내년 하반기에는 스마트폰 출시가 현실화될 것 같았다.

이전 생에서 사용하던 스마트폰 성능은 아니지만, 이 시대에는 획기적인 스마트폰이 될 것이고 성능은 차차 업그레이드하면 된다.

아직 심 과장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는데 그건 현도 전자 TFT-LCD 사업부의 FSS 기술 적용이었다.

미리 말해도 되지만 내가 곧 현도 전자 TFT-LCD 사업부를 인수해야 하기에 이 기술의 유용성이 알려지게 되면 인수 가격이 높아지게 되어 아직은 말하지 않았다.

이미 개발된 기술이기에 인수 후에 적용만 하면 된다.

TFT-LCD 사업부 실사가 내년 1, 2월이면 끝나니까 조금만 참으면 된다.

“그래요.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천천히 하세요. 시간은 많아요. 제가 보기에는 심 과장님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예요.”

“알겠습니다. 반드시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개발하느라 고생 많았고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그리고 개발하는데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황 사장에게 말하시고요.”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가 볼게요.”

“네.”

손 회장이 있어서 황 사장은 만나지 않고 오션팟에서 나왔다.

“이제 어디 갈 건가?”

다음 스케줄은 없었다.

“커피숍으로 가야죠.”

“나온 김에 저녁 먹으러 가세. 내가 잘 아는 한정식집이 있거든. 한국에 오면 항상 그곳에 가.”

시계를 보니 5시 10분이었다. 이른 저녁이지만 가는 시간도 있을 테니 상관없었다.

“가시죠.”

손 회장이 알려준 한정식집에 왔다. 딱 보기에도 비싸 보였다.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 처음 알았다.

“여기 자주 오신다고요?”

“그래. 이 집 음식 맛이 좋아.”

잠시 후 상이 들어왔다.

난 음식이 코스로 나올 줄 알았는데 한 번에 다 나왔고 진수성찬이었다. 이런 식당은 난생처음 와 보았다.

“다 먹어야 해.”

“이걸 다 먹는다고요?”

“음식 남기면 죄야. 난 여기 오면 음식 남기지 않고 다 먹고 가거든. 자네도 남기지 말고 다 먹어.”

접시마다 음식이 많이 있지 않아 먹으려고 하면 먹을 수는 있을 것 같았다.

“네.”

“그럼 식사하지.”

진짜 음식이 맛있었다.

먹으면서 여길 아이노 데리고 오면 무척 좋아할 것 같았다. 다음에 한국 오면 꼭 데려와야지.

맛있게 먹고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오랜만에 많이 먹었더니 배가 불렀다.

“어때 괜찮지?”

“네. 음식들이 다 맛있어요.”

“잘 먹는 것을 보니 내가 다 흐뭇해.”

잠시 후 상을 치우고 후식으로 수정과가 나왔다.

한 모금 마셨다. 시원하였다.

손 회장도 수정과를 한 모금 마시더니 내려놓았다.

“자네 연말에 뭐하나?”

“특별히 할 것은 없어요.”

“일본에 올래?”

“가서 뭐하게요.”

“뭐하긴? 와서 쉬는 거지.”

“다음에 갈게요.”

“언제든지 와. 부담 없이 머물 곳이 있잖아.”

“알았어요.”

“그 핸드폰 출시하면 다른 핸드폰은 팔리지 않을 것 같아. 그럼 다른 핸드폰 회사들은 전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는 기분이겠어.”

“그렇겠죠. 하지만 스마트폰 출시 가격이 기존 핸드폰보다 비싸 꼭 그렇지만은 않을 거예요.”

“얼마에 출시할 건데?”

“현재 예상하기로는 4GB 모델은 850달러이고 8GB 모델은 950달러로 생각하고 있어요.”

“현재 PDA폰이 5~700달러 정도 하니 비싸기는 하네. 그래도 성능은 비교할 수 없으니 나라도 스마트폰을 살 거야.”

“비싸도 통신사에서 보조금을 받게 되면 가격이 낮아질 거라 괜찮을 거예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 다른 핸드폰 회사의 견제가 심할 것 같은데.”

“그렇겠죠.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다른 핸드폰 회사에서도 똑같이 스마트폰을 개발해 판매하고 싶어도 최소 2~3년은 출시하지 못해요. 임시방편으로 윈도 폰으로 개발한다고 해도 최소 1년은 걸릴 거예요. 그렇게 출시해도 오션폰보다 성능이 좋지 않아 경쟁 자체가 안 돼요.”

“그럼 자넨 계속 독점으로 나갈 계획인가?”

“독점으로 계속 나가고 싶지만 힘들 것 같아요. 일단 2년 정도 지나고 나서 특허료를 받고 OS를 사용하게 하려고요.”

“계속 독점으로 하면 안 되는가?”

“독점으로 계속하게 되면 핸드폰 OS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분명 있을 거예요. 그렇게 해서 개발하게 되면 독점은 무너지게 돼요. 몇 년 더 독점하려고 하다가 특허료를 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어요. 앞으로 모든 핸드폰은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대체될 거고 사용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요. 그 수량만큼 특허료를 받는 비용도 엄청나거든요. 그것도 1~2년이 아니라 수십 년이 될 수도 있는데 독점하기에는 리스크가 커요. 특허료를 받는 게 훨씬 더 이익이거든요. 그래서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 2년 후에는 스마트폰 OS를 공유하겠다고 미리 발표하여 개발하려는 의지를 꺾어 놓으려고요.”

내 말에 공감하는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일리 있는 말이야. 근데 미리 발표해도 자네 말을 믿지 않고 OS를 개발할 것 같은데. 나라도 개발하려고 할 거야.”

“그렇죠. 그 말을 믿고 있다가 번복하면 닭 쫓던 개 신세가 될 테니까요. 개발 시도는 분명 많을 거예요. 하지만 2년 안에 OS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2년 지나고 제가 진짜 OS를 사용하게 하면 개발이 쉽지 않아 대부분 포기할 거예요. 그래서 2년 정도 독점을 하겠다는 거예요. 2년이면 확실히 시장을 지배하고 장악할 수 있는 시간이니까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어요.”

손정우 회장은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예전부터 천재라는 것을 알았지만 보통은 한 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진민재는 단순히 천재를 뛰어넘어 여러모로 특출났다.

남들은 한 수 또는 두 수를 내다보는데 진민재는 여러 수를 내다보고 철저히 준비하여 자기가 만든 판에 모두를 끌어들이고 있었다.

어쩌면 자신도 여러 핸드폰 회사들도 진민재가 만들어 놓은 판의 하나의 바둑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션팟을 독점 수입하게 한 것도 그렇고 작년부터 주식을 매도하고 1년 뒤에 매수하라고 한 것을 보면 틀림없었다.

자신이 진민재가 만들어 놓은 판에 바둑알이 되더라도 진민재하고는 적이 되지 말고 친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자네하고는 무조건 적이 되지 말아야겠어. 우리 앞으로 영원히 친구 하자고.”

“당연하죠.”

“나 내일 아침 일찍 일본으로 돌아갈 거야.”

“며칠 더 있겠다고 하지 않았어요? 할 일도 있다면서요?”

“이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어? 일본에 돌아가서 보다폰 인수 프로젝트팀을 바로 구성할 거야. 나도 미리 준비해야지. 그 스마트폰이 있으면 일본 이동 통신 시장을 압도적으로 장악할 수 있거든. 이런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무조건 잡아야지.”

진짜 손 회장의 결단력과 행동력은 알아준다.

* * *

커피숍에 출근하여 커피를 마시며 크리스마스 캐럴을 듣고 있는데 손님이 왔다. 현도 산업 개발 윤성환 전무였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어쩐 일로 오셨어요?”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앉으세요.”

“감사합니다.”

자리에 앉았다.

“다음 주부터 준공 검사가 시작될 것 같습니다.”

건물 완공을 12월까지 하고 준공 검사는 내년 1월에 받기로 했는데 벌써 준공 검사를 받는다고?

“벌써요? 건물은 완공된 건가요?”

“네. 이미 완공되어 자잘한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으며 준공 검사를 신청하였더니 다음 주 화요일부터 나온다고 합니다. 다음 주가 연말이라 내년 초부터 나올 줄 알았는데 일찍 나온다고 하여 저도 의외였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이 25일 크리스마스이고 그 주가 연말인데 준공 검사를 시작한다니? 대한민국 공무원이 이렇게 열심이었나?

“공무원들이 열심이네요.”

조소를 지었다.

“그게 공무원들이 나와서 준공 검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무원들이 모든 건물을 확인할 수 없기에 준공 검사 신청 서류에 문제가 없으면 담당 공무원이 현장검사를 업무 대행 기관(건축사협회)에 위임합니다. 그럼 업무 대행 기관에서 전문가들이 현장에 나와서 검사를 하고 검사 결과를 담당 공무원에 통보하고 이상이 있거나 보완 사항이 있으면 시정하라고 통보하고 이상 없으면 사용 승인서를 발부하게 되는 겁니다. 그렇기에 공무원들은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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