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 3세의 홀로서기-163화 (163/261)

163화

당연히 그렇겠지. 그때쯤이면 노래의 인기가 떨어져 있을 테니까.

“그렇겠네요. 장기적으로 볼 때는 어떨 것 같나요?”

“제가 그동안 수많은 스타들을 옆에서 지켜보았기에 경험상으로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미나는 실력도 뛰어나기에 잘만 다듬으면 장기적으로 롱런 할 겁니다.”

“제가 보기에도 그럴 것 같아요. 잘 좀 부탁드립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현재 노래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내년 7월부터는 잠시 공백기를 가지며 새로운 신곡 준비를 하면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네요. 아니면 공백기 동안에 한국에서 활동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그것도 방법의 하나일 겁니다. 한국 활동하면서 신곡 준비해도 되니까요.”

“괜찮네요.”

내 눈치를 보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말인데 이번에도 미나 신곡을 준비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작곡비는 최고 작곡가 대우를 해 드리겠습니다.”

어쩐지 데이비드 리오타 이사가 같이 왔다 싶었는데 이 이야기를 하려고 온 거였구나.

나도 해 줄 수는 있지만, 언제까지 해 줄 수도 없고 이번에는 UTA에서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제가 새로운 사업 준비를 하느라 바쁩니다. 미국에도 좋은 작곡가들이 많으니 UTA에서 신곡 준비를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말 안 되겠습니까?”

“죄송합니다. 나중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진짜 중요한 사업입니다.”

“알겠습니다. 다음에라도 시간이 나시면 그때 부탁드리겠습니다.”

포기가 빠르네. 하긴 내 위치를 아니까 무리하게 요구할 수는 없겠지.

“알겠습니다.”

대답하고서는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듯한 리오타 이사의 시선이 아이노에게 향하였다.

“저 여성분은 누구입니까?”

이번에는 아이노를 눈독 들이는 건가?

“우리 오션 직원입니다.”

“그렇군요. 실례가 안 된다면 제가 잠시 이야기를 나누어도 되겠습니까?”

“죄송합니다. 저 친구는 그쪽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전에도 여러 번 제의를 받았지만 전부 거절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저분도 스타 기질이 다분합니다. 그냥 놔두는 것도 어마어마한 손실입니다. 아쉽습니다.”

“이야기 다 하셨으면 자리에서 일어날까요? 제가 또 할 일이 있어서요.”

“알겠습니다.”

리오타 이사가 가자 셋이 모여 있는 테이블로 갔다.

* * *

미국 일정을 마치고 김포 공항에 도착하였다.

한국행 비행기 탈 때부터 신이 난 아이노가 비행기에서 내리자 더욱더 신이 나는지 얼굴이 해바라기처럼 활짝 폈다.

그렇게 좋을까?

“좋아?”

“그럼!”

“뭐가 좋은데?”

“일단 한국 음식들이 다 맛있고 좋아. 특히 반찬 나오는 게 너무 좋아. 핀란드에서는 메인 음식밖에 나오지 않잖아. 한국은 반찬도 나오고 다 맛있어. 그렇게 장사해서 이윤이 남나 싶을 정도라니까.”

아이노는 입맛이 한국인이 맞는 것 같았다.

미국에 있을 때도 아줌마가 해 주는 밥을 맛있다면 무지하게 잘 먹었다. 외국인 여성이 맛있다고 잘 먹으니 아줌마도 되게 흡족했다.

내가 생각해도 그건 맞다. 반찬 가격이 음식값에 포함되어 있겠지만 음식값도 다른 국가에 비교하면 진짜 싼 편이었다.

“그리고?”

“또 한국은 새벽까지 다녀도 안전하고 문을 여는 곳들도 많아서 좋아. 사람들도 친절하고 핀란드보다 더 좋아. 나중에 엄마랑 같이 한국에 놀러 오고 싶어. 엄마도 한국에는 꼭 가 보고 싶다고 했어.”

핀란드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교해 치안이 안전한 편이지만 새벽에 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웬만한 상점들은 대부분 일찍 닫고 그나마 술집이 늦게까지 열지만, 그것도 일부였다.

“다음에는 엄마랑 꼭 와.”

“그럴 거야.”

공항에서 나와서 바로 집으로 갔고 배상도는 커피숍으로 갔다.

집에 들어오자 아이노가 어린아이처럼 집 안을 다니며 구경하였다.

“와! 집이 더 넓어졌고 더 좋아졌네.”

“응. 집을 새로 사서 전부 인테리어 다시 했거든.”

“좋다.”

“씻고 커피숍 가자. 성중이가 아이노 무척 보고 싶다고 했어. 아이노 좋아하는 밥도 먹으러 가게.”

“알았어. 내 방은 어느 거야?”

침대가 내 방에 하나 다른 방에 하나뿐이었다.

“저쪽 작은 방이야.”

캐리어를 끌고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도 씻으러 내 방으로 들어갔다.

샤워한 후에 커피숍으로 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강성중과 신상철이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났다. 신상철도 어지간히 아이노가 보고 싶었는지 일도 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강성중이 소리쳤다.

“웰 컴 투 커피숍. 아이노.”

“감사합니다.”

아이노가 가볍게 포옹 인사를 하였다.

강성중은 좋아 어쩔 줄 몰라 하였고 신상철은 얼굴이 빨개졌고 배상도는 부러운 눈으로 옆에서 보았다.

셋을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 *

다음 날 아침 커피숍으로 출근하자 강성중이 아이노에게 큰소리로 인사하였다. 난 쳐다보지도 않았다.

“굿 모닝.”

“굿 모닝.”

“커피 드시겠습니까?”

영어로 말하는 것을 보니 영어 문장 몇 개 외웠나 보네.

“고마워요.”

“성중아 나도.”

커피를 앞에 두고 셋이서 앉았다.

강성중은 대화가 안 되니 우리들이 하는 대화를 이해는 하지 못하겠지만 듣고만 있었다.

“진 오늘은 뭐 할 거야?”

“난 일이 있어서 나가 봐야 하는데.”

“어디 가는데?”

오늘 현도 전자에 방문하여 사장과 통신 단말기 사업부 계약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핸드폰 생산 공장을 직접 가서 보기로 하였다.

“현도 전자에 가야 해.”

“난 뭐해?”

“여기에 있으면 되지. 디자인 구상하면 되지 않을까?”

“오션팟 디자인은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어서 이미 다 끝났고 핸드폰은 핀란드에서부터 구상하고 있었어. 나 심심할 것 같은데 손님 오면 주문 내가 받아 볼까?”

“한국말 모르는데 주문을 어떻게 받아?”

“성중이가 주문받고 내가 만들면 되지 않아?”

아이노가 그랬다가는 엘프가 있는 커피숍이라고 소문나서 사람들이 많이 오게 되어 나의 잔잔한 평화가 깨지게 된다.

지난번에 왔을 때도 아이노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누구냐고 많이들 물어봤는데 절대 안 되지.

“그냥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야.”

“나도 커피숍에서 알바 해 봐서 할 줄 알아.”

“손님에게 일을 시킬 수 없지. 내 컴퓨터에서 디자인 구상이나 해.”

“그러면 나도 진 가는 곳에 따라가면 안 돼? 옆에서 가만히 있을게.”

아무래도 내가 당한 것 같았다. 이러려고 밑밥 깐 거였네. 같이 가도 상관은 없을 것 같았다.

“그래 같이 가자.”

“알았어.”

강성중을 바라보았다.

“성중아 우리 나갔다 올게.”

“아이노도 같이 갑니까?”

“응.”

“언제 오십니까?”

“늦게 오지는 않을 거야.”

“사장님! 오늘 일 끝나고 다 같이 술 한잔 어떻습니까?”

“그러자.”

“네. 다녀오십시오.”

* * *

현도 전자 사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십시오. 앉으시죠.”

“네.”

소파에 앉자 내 옆에 있는 아이노를 궁금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저 여성분은 누구십니까?”

“오션 직원입니다. 공장에 가서 확인할 게 있어서 같이 왔습니다.”

“그렇군요. 계약은 언제 가능하십니까?”

급한가 보네.

내가 핀란드하고 미국에 가 있는 동안 현도 전자와 HQ 컨설턴트 간에 계약서 문구까지 합의했다고 보고 받았다.

합의한 자세한 계약 내용은 내일 HQ 컨설턴트 장기호 팀장이 커피숍으로 오기로 하여 그때 보기로 하였다.

인수 금액까지 다 합의를 한 상태라 바로 계약해도 문제는 없었다. 다만 대금이 6월 5일에 핀란드에서 보내기에 6월 7일 이후에 지급할 수 있었다.

“내일 HQ 컨설턴트랑 만나기로 했으니 이야기해 보고 결정할 겁니다. 아울러 오늘 창원 공장도 시찰한 후에 이상이 없는지도 확인하고 결정해야겠죠.”

“조금 있다가 창원 공장을 가실 테지만 창원 공장은 아무 문제가 없을 겁니다. 우리가 핸드폰 사업에 진출하면서 새로 신설한 공장이라 생산 시설도 전부 최신입니다. 이미 HQ 컨설턴트에서도 확인했습니다.”

“보고는 받았어요. 그래도 제가 직접 봐야겠죠.”

“물론입니다.”

“그리고 계약하면 인수 대금은 6월 10일 전후로 해서 지급해도 될까요?”

“계약하고 바로 주시면 안 되는 겁니까?”

“6월 5일에 해외에서 송금하거든요. 그래서 그럽니다. 이번만 이렇게 하고 나머지 계약은 계약과 동시에 지급하겠습니다.”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도 지금 현금 유동성이 부족하여 곤란한 상황입니다. 송금을 좀 앞당기면 안 됩니까?”

파베르제 달걀을 팔고 망고 주식을 매매하여 총 8,800만 달러가 있었는데 알리바비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남은 7,800만 달러를 한국으로 보내와 현재 930억 원 정도는 있었다.

“그럼 계약과 동시에 900억 원을 드리고 나머지 550억 원은 6월 10일에 지급하면 어떨까요? 이게 현재로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그렇게 해 주신다면 감사합니다. 그럼 계약서를 그렇게 작성하겠습니다.”

“네. 그리고 혹시 인수자가 제 개인으로 되어 있나요?”

“네. 그렇습니다.”

“통신 단말기 사업부는 인수자를 오션으로 해 주시고 나머지 사업부는 제 개인으로 해 주세요.”

현도 전자 입장에서는 매각하는 게 중요하지 누구 이름으로 인수하든지 간에 상관은 없었다.

“알겠습니다.”

“대충 할 이야기는 다 끝난 것 같은데 저는 공장으로 출발하겠습니다.”

“그러시죠. 저는 같이 가지 못합니다. 대신 통신 단말기 사업본부장이 먼저 공장에 내려가 있습니다. 본부장이 안내도 하고 자세히 설명도 해 줄 겁니다.”

“알겠습니다.”

현도 전자에서 나와 바로 창원에 있는 핸드폰 공장으로 출발하였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렀다.

통감자를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는 아이노를 보면서 진짜 잘 먹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저렇게 먹는데도 살은 하나도 안 찌네.

나도 체형이 좀 호리호리해서 마른 편이지만 난 식탐이 많지 않아 음식을 많이 먹지 않아 그렇지만 아이노는 진짜 많이 먹는데 살이 안 찌는 것을 보면 신기하였다.

나랑 있을 때만 많이 먹는 건가?

“떡볶이 안 매워?”

“매워. 내가 핀란드에 있을 때 가장 생각났던 한국 음식이 뭔지 알아?”

“떡볶이였어?”

“응. 매우면서도 중독성이 있는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었거든. 감자를 떡볶이에 찍어 먹으니까 매운맛도 중화되고 되게 맛있네.”

“오뎅 국물도 먹어.”

“알았어.”

배상도도 음식을 많이 먹는 편이 아니라서 조금 먹다가 말고 나와 같이 먹방하는 아이노를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나중에 너튜브 서비스 시작하고 먹방하면 대박일 것 같았다.

아이노는 먹을 때 정말 맛깔나게 맛있게 잘 먹어 바라보기만 해도 즐거웠다. 더구나 미녀라 인기가 더 많을 거다.

다 먹었는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다 먹은 거야?”

“대충.”

“더 먹지?”

“두 사람이 먹는 거 쳐다보는데 어떻게 더 먹어? 부담돼서 못 먹겠어.”

“아이노! 오션에서 지금 너튜브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데 어떤 거냐면…….”

너튜브와 먹방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나중에 한번 먹방 해 봐. 아주 인기가 많을 것 같아.”

“먹기만 하는 데도 돈을 벌 수 있다고?”

“응. 구독자 수가 많아지면 네가 일해서 버는 돈보다 수십 배나 더 벌 거야.”

“농담하기는 내가 어린아이인가? 그런 말을 믿게. 남 먹는 거 보는 사람들도 이상하네. 변태들인가?”

“대리만족이라는 게 있잖아.”

“아무리 그래도 자기가 먹어야지. 비싸고 구하기 힘든 음식도 아닌데. 무슨 대리만족이야.”

진짜인데. 내 말을 전혀 안 믿네. 나중에 내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겠지.

“가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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