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 3세의 홀로서기-158화 (158/261)

158화

드디어 미나가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왔다.

Bridge in rain이 1위를 기록했고 If you가 3위, Let it go가 5위를 기록하였다. 음반 판매량도 급상승하여 500만 장이 넘게 팔렸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If you나 Let it go 순위가 더 상승할 것이다.

대박이었다. 소식을 듣자마자 서하연 기자에게 바로 알려 주었다.

IMF로 인해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여 승리를 안겨 주는 박찬호 선수와 더불어 미나의 성공 소식은 국민들에게 시원한 청량음료 역할을 하였다.

서하연 기자의 기사가 처음 나가고 그 뒤를 이어 언론들이 미나의 소식을 계속 내보내고 있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미나의 성공기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겠다며 소나무 엔터테인먼트에 연락했지만 미나가 아직 신인이고 갑작스러운 유명세를 겪게 되면 부담스러워할 것 같아 거절하였다.

또한, 미나의 한국 방송 출연 요청도 많았지만, 지금은 미국에서 활동해야 하기에 전부 거절하였다.

내년 하반기나 되어야 한국에 올 것 같았다. 그땐 금의환향하는 거지.

더불어 한국과 일본에서도 미나의 앨범 판매량이 급증하기도 하였다.

시계를 보았다. 지금쯤이면 미국은 저녁이라 숙소에 돌아와 있을 것 같아 핸드폰을 들었다.

미국은 공연이 있지 않은 한 스케줄이 빡빡하지 않아 여유로운 저녁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여보세요.)

미나도 지금 상황을 잘 알 텐데 목소리는 차분하였다.

“나야.”

(사장님이세요?)

“그래. 통화할 수 있어?”

(그럼요. 할 수 없어도 해야죠. 사장님 전화인데요.)

내가 뭐라고? 저렇게 말해 주니 보람도 있고 기분이 좋았다.

“기분이 어때?”

(지금 깊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요.)

“꿈 아니고 현실이야.”

(제가 이런 과분한 사랑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모든 게 얼떨떨해요.)

“충분히 자격이 돼. 아무나 그런 성과를 내지는 못해.”

(사장님 도움이 가장 컸어요. 사장님이 없었다면 제가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어요. 정말 감사해요.)

“감사하면 열심히 해.”

(당연하죠. 어떻게 잡은 기회인데 헛되이 보낼 수는 없죠. 열심히 할거예요.)

“미국에서 활동하는 건 괜찮아?”

(네. 너무 좋아요. 매니저분도 잘해 주시고 회사에서도 너무 잘해 줘요.)

“알았어. 다음에 또 통화하자.”

(벌써 끝내게요?)

“목소리 들었고 잘 지내고 있다는 것만 알면 됐지. 너도 편히 쉬어야지.”

(사장님 언제 미국에 와요? 보고 싶어요. 성중 오빠도 상철 오빠도요.)

“난 아마도 내년에 갈 것 같아. 다들 보고 싶겠지만 지금은 참고 열심히 할 때야.”

(알았어요. 그럴게요.)

전화를 끊었다.

미나가 미국 생활에 잘 적응하여 다행이다 싶었다.

* * *

벌써 2000년 5월이었다.

현도 전자 통신 단말기 사업 실사가 얼마 전에 끝나 바로 하드 디스크 맥스터 실사가 들어갔다.

실사 결과 우리가 정한 인수 대금은 1,450억 원이었고, 현도 전자와 협상하여 1,450억 원으로 최종 합의를 하였다.

이제는 핀란드에 가야 할 때가 된 것 같았다.

DS 자산 운용 신동환 사장은 진성그룹과 협상하여 진성 무역과 진성 금속을 인수하기로 서로 합의를 보고 지금 실사를 하고 있었다.

내가 핀란드에 갔다 오면 그때쯤이면 얼추 실사 결과가 나올 것이다.

아침부터 강성중이 배상도 옆에 달라붙어 부러운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상도 형은 미국도 가고 핀란드도 가서 좋으시겠습니다.”

별 반응이 없자 다시 말을 이었다.

“핀란드에 가면 아이노라는 엘프를 보실 겁니다.”

다시 반응이 없자 열을 내면 다시 입을 열었다.

“정말입니다. 제 말을 믿지 못하시는데 상철 형에게 물어보십시오. 예전에 한국에도 왔었습니다. 아! 상도 형 서머위즈 워 게임 하실 때 NPC로 나온 엘프 말입니다. 그게 아이노를 모델로 똑같이 만든 겁니다. 물론 실물을 보는 것이 더 예쁘기는 할 겁니다.”

그제야 관심이 생겼는지 입을 여는 배상도였다.

“정말이라고?”

“네. 그렇습니다.”

게임 개발하는 신상철을 보고 소리쳤다.

“상철이 형! 제 말이 맞죠?”

“어 맞아.”

짧게 대답하고 게임 개발하는 신상철에서 고개를 돌려 배상도에게 향하였다.

“그것 보십시오. 원래는 다른 이미지였는데 아이노를 보고 급하게 바꾼 겁니다. 제가 같이 찍은 사진이 있는데 갖고 다니다가 잃어버릴까 봐 집에 보관해서 지금 보여 주지 못하는 게 정말 아쉽습니다. 내일 갖고 와서 보여 드리겠습니다.”

강성중을 보며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아무 상관 없는 배상도에게 아이노 이야기를 자꾸 하는 것이 나에게 나도 아이노 보고 싶다고 시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다고 강성중을 데려갈 수는 없는데.

“성중아 공부 안 하냐?”

“지금 공부할 기분이 아닙니다. 아이노는 잘 지내고 있답니까?”

“그렇다고 하네.”

“핀란드 가시면 한국에 한번 오라고 해 주십시오.”

“오면 대화는 할 수 있어? 내가 예전에 영어 공부하라고 했잖아.”

“그러게 말입니다. 말로 하면 바로 통역해 주는 그런 것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맞다. 오션에서 번역 서비스도 해야 하는데. 그것도 개발하려면 미리 준비해야겠다. 그리고 지도 서비스도 해야지.

오션에서 지도 서비스를 독도라 기재하고 동해로 해야지.

스탠퍼드 사총사가 너튜브하고 티톡 개발이 끝나면 번역 프로그램 개발하라고 시켜야겠다.

“나 같으면 그거 기다릴 바에 영어 공부 열심히 하겠다.”

“제가 사장님이 아니라서 힘듭니다.”

“미나 봐, 열심히 하니까 스타가 됐잖아.”

핸드폰 벨이 울려 받았다.

“진민재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염중섭입니다.)

“안녕하세요?”

(지금 음반 협회에서 연락을 받았는데 노래 바다랑 협상이 타결되었다고 합니다. 노래 바다도 이제부터 무료 서비스를 중단하고 유료 서비스로 전환한다고 합니다. 우리만 닭 쫓던 개가 된 것 같습니다. 강력한 경쟁자가 생긴 겁니다.)

서로 협상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잘 합의가 되었나 보네.

경쟁자가 생기기는 했지만 노래 바다가 무료 서비스를 하지 않겠다니 다행이다 싶었다.

지금이야 경쟁 관계가 되겠지만 스마트폰이 나오면 사용자 대부분이 오션 플레이에서 구매할 테니 경쟁 자체가 안 될 것이다.

“해결이 잘되었다니 다행이네요. 근데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고문님은 걱정 안 되십니까?)

“우리가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어요. 음반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경쟁자들은 계속 나올 거예요. 여유를 가지세요.”

(그게 생각처럼 쉽게 되지는 않습니다.)

“그렇기는 하죠. 알았어요.”

(네.)

전화를 끊었다. 노래 바다도 나 때문에 바뀌었네. 좋은 쪽으로 바뀌었으니 됐지.

* * *

오랜 비행시간 끝에 핀란드 헬싱키 반타 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미국에서는 거리도 가깝고 직항이 있어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데 한국에서는 너무 오래 걸린다.

입국 심사대로 걸어가면서 슬쩍 보니 배상도도 지친 표정이었다.

“힘들죠?”

“힘든 것보다 지칩니다.”

“돌아갈 때도 그래요.”

내 말에 생각하기도 싫은지 미간이 일그러졌다.

여기까지 온 김에 미국에 들렀다가 갈까? 아니다. 한국에 가서 할 일도 많은데 미국은 다음에 가자.

입국 심사대에 도착하여 쭉 둘러보다가 젊은 여성이 심사관으로 있는 줄에 섰다.

잠시 기다리자 내 앞에 줄 서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고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여권을 내밀며 핀란드 말로 인사하였다.

“안녕하세요?”

내 인사에 깜짝 놀라더니 미소 지으며 핀란드 말로 나에게 인사하였다.

“안녕하세요?”

뭐든지 첫인상이 중요한 거다.

내가 핀란드 말로 인사해서 기분이 좋았는지 별로 묻지도 않고 바로 스탬프를 찍어 주어 수월하게 통과하였다.

“고문님은 핀란드 말도 하실 줄 압니까?”

“제가 핀란드 헬싱키 대학을 졸업했거든요.”

“아 그렇습니까? 그럼 잘하시겠습니다.”

“그렇죠.”

공항 밖으로 나와 택시를 타고 호텔에 도착하여 긴 비행시간 때문에 씻지 못해 몸이 끈적거려 제일 먼저 샤워를 하였다.

샤워하고 나오자 몸이 개운하였다. 시계를 보니 오전 11시 20분이었다. 시간을 그냥 보낼 수는 없지.

호텔을 나와 바로 증권사로 향하였다.

증권사 안으로 들어가자 안에 있는 사람들만 바뀌었지 객장 안 풍경은 92년도랑 하나도 변한 것이 없었다.

주식 전광판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전광판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92년도에는 핀란드 경제가 좋지 않아 주가가 바닥일 때였고 지금은 IT 버블로 주가가 폭락하고 있으니까.

증권 전광판을 바라보며 노카아를 찾았다. 현재 주가가 350.54마르카였다.

내가 처음 노카아 주식을 살 때 0.8마르카였는데. 많이도 올랐네. 달러로 계산하면 56.54달러였다.

올해부터 노카아 주가를 계속 확인하고 있었는데 다른 IT 주식은 1월부터 빠지고 있는데 노카아 주식은 빠지지 않고 계속 상승하고 있었다.

작년 말에 출시한 핸드폰이 전 세계적으로 히트하여 계속 상승하지만 결국에 노카아도 곧 폭락을 맞게 된다.

“배 대리님 저쪽에 잠시 앉아 계세요.”

“알겠습니다.”

배 대리가 앉자 매도 전표를 쓰고 창구로 갔다. HTS를 신청했다면 굳이 핀란드까지 오지 않아도 되지만 그 당시에는 없었으니까.

“안녕하세요?”

상냥하게 인사해 주는 여직원을 보니 내가 여기 처음 왔을 때 노카아 주식 위험하다고 매수하지 말라던 여직원이 생각났다.

나에게 잘해 주었는데. 잘 지내고 있나 모르겠네.

“안녕하세요? 주식 매도하려고요.”

“네.”

내 계좌 카드와 전표를 확인한 여직원이 깜짝 놀랐다. 하긴 매도 수량이 6,600만 주나 되니 놀란 만도 하지.

이렇게 많은 주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처음 봤을 테고 금액으로는 3조 원이 넘으니까.

말을 버벅거렸다.

“매도 수량 잘못 기재한 거 아니에요?”

“맞게 기재한 거예요. 제 계좌 확인해 보면 알 거예요.”

“네? 알았어요.”

전표를 보고 단말기를 조작하던 여직원이 내 계좌를 확인하고 다시 놀라며 나를 바라보았다.

“전부 매도하시려고요?”

“네.”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네.”

여직원이 일어나 뒤쪽에 앉아 있는 중년 남자에게 가서 뭔가를 이야기하였다. 워낙 큰 물량을 매도한다고 하니 보고하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중년 남자하고 여직원이 다가왔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미실라 노우자이넨입니다. 시간이 되시면 잠시 저랑 차 한잔하시겠습니까?”

“좋습니다.”

자리를 옮겨 차를 앞에 두고 앉았다.

“노카아 주식을 30%나 소유하고 계시면 대주주이신데 전부 매도하시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제가 돈이 필요해서요.”

“돈이 필요하시면 돈을 조달할 여러 방법이 있으실 텐데요.”

“찾아보면 있겠지만 전 매각 대금이 필요해서요.”

“하지만 현재 노카아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데 지금 매도하시면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얼마에 노카아 주식을 매수했는지 아세요? 0.8마르카예요. 지금 매도해도 저는 큰 수익을 얻는 거지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거든요.”

내 말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0.8마르카에 6,600만 주를 전부 매수하셨다는 겁니까?”

“네. 92년도에는 노카아 주식이 꽤 낮았거든요.”

“그때 당시를 저도 잘 압니다. 그 당시 노카아가 파산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알고 계시고 거액을 매수한 겁니까?”

“네. 제가 노카아 주식을 매수한다고 하니 다들 말리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노카아가 그대로 무너지지 않고 다시 재기할 줄 믿었거든요.”

“소액이라면 상관없지만, 거액을 투자하시는 거라면 대단한 담력이 필요하고 모험일 텐데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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