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 3세의 홀로서기-153화 (153/261)

153화

“진짜 행복한 기적이네요.”

(맞습니다. 저도 노래를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 제가 생각해도 엄청난 성과입니다. 그에 따라 음반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다만 물량이 부족하여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점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저번에 음반 200만 장 보냈는데도 부족하나요?”

(네. 그렇습니다. 벌써 350만 장 판매를 돌파했습니다.)

200만 장을 돌파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350만 장이라니? 판매 속도가 빨라지고 있었다.

내가 음반이 부족할 것 같아 최대한 빨리 1,300만 장을 생산하라고 하여 지금 야근까지 하며 생산하고 있었다.

물류 이송 비용이 많이 드는 비행기로 보낼 수가 없어 제작하는 대로 일주일 단위로 배로 보내고 있었다.

“계속 생산해 보내고 있으니 물량 부족은 나아질 거예요.”

(알겠습니다. 들어오는 대로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그리고 UTA 데이비드 리오타 이사가 하는 말이 미나 양이 부르는 노래 3곡 전부 고문님이 작곡했다고 하던데 맞는 겁니까?)

진짜 내가 한 것이 아니라서 내가 했다고 하기도 민망한데.

“그게 중요한가요?”

(당연히 중요합니다. 저는 고문님이 음악에도 조예가 깊은 줄 몰랐습니다. 3곡을 전부 히트시키는 작곡가가 어디 있습니까? 더군다나 고문님이 처음으로 작곡한 곡이지 않습니까? 리오타 이사가 고문님을 천재 작곡가라면 극찬을 했습니다. 말하는 것을 보니 고문님께 다른 가수들의 작곡을 의뢰하고 싶은 눈치였습니다.)

내가 히트하는 노래를 더 알고 있기는 하지만 양심에 찔려 더는 하고 싶지 않았다. 의뢰하면 무조건 거절해야지.

미나 거라면 모르겠지만, 누군지도 모르는 다른 가수들의 곡이라면 더더욱 거절해야지.

“제가 한가하지 않아요. 제 일에 집중해야 해서 앞으로는 작곡할 수 없어요. 그러니 다른 작곡가한테 의뢰하라고 하세요.”

(그렇게 전하겠지만 쉽게 포기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포기 안 하면 한국에까지 오겠어요?”

(그렇기는 합니다. 제가 잘 말하겠습니다. 그리고 저한테 전화하신 용건은 뭡니까?)

“이번에 코리아 오션과 네이브에서 시행하려고 하는 건데…….”

카페와 블로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였다.

(굿 아이디어입니다. 고문님 아이디어는 마르지 않은 샘물처럼 계속 솟아나는 것 같습니다. 대단하십니다.)

사람 민망하게.

“그러니까 준비하시고 유럽 몇 개 국가에 테스트해 보고 반응 좋으면 전체로 확대하시고요.”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었다.

아직 10위 안에 든 것은 아니지만 3곡 전부 20위 안에 든 정도면 국내 언론에 알려도 되지 않을까?

핸드폰을 들었다.

(서하연 기자입니다.)

“안녕하세요? 진민재입니다.”

(안녕하세요? 고문님 오랜만이네요.)

“오랜만에 통화하니까 더 반가운 것 같네요.”

(반갑기는 하지만 자주 통화해야 더 가까운 사이처럼 느껴지죠. 자주 좀 전화하세요.)

“알았어요. 미나 있잖아요. 소식 못 들었죠?”

(네. 작년 12월에 고문님과 함께 미국에 간다고 했잖아요. 미국에서 잘 지내고 있나요?)

“네.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 벌써 앨범이 350만 장 판매되었고 발표한 3곡 전부 빌보드 차트 20위 안에 들었다고 방금 연락 왔어요.”

놀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정말이에요?)

“네. 믿기지 않는 성과죠.”

(와! 대박! 앨범이 350만 장 팔린 것도 대박인데 3곡 전부 20위 안에 들었다니 국내 유명 가수도 그렇게 하지 못할 거예요.)

“당연하죠. 순위도 지금은 20위 안이지만 현지 말로는 1위 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하네요.”

흥분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만약에 1위 하면 진짜 대박이네요. 한국인 가수가 그것도 이제 데뷔한 신인이 미국에서 1위 한다면 이건 한국 음악 역사상 가장 큰 업적이 될 거예요.)

“이 정도면 기사화해도 괜찮겠죠?”

(그럼요. 신인이 20위 안에 든 것만 해도 대단한 성과이죠. 기사 빨리 작성해야겠어요. 이번에도 고마워요.)

“고맙기는요? 대신 서 기자님이 기사 잘 써 주시잖아요.”

(그게 제가 고문님께 보답하는 방식이죠. 앞으로도 미나 소식 있으면 바로 알려 주세요. 제가 제일 먼저 미나의 빌보드 차트 1위 소식을 전하고 싶으니까요.)

“그럴게요.”

전화를 끊자 강성중이 또 다가왔다.

“사장님! 미나 노래 빌보드 차트 20위 안에 든 겁니까?”

“그래. 앨범도 350만 장이나 팔렸대.”

“대박입니다. 그럼 이제 미나 진짜 스타가 된 거네요.”

“그렇지.”

“사람 팔자 진짜 알 수 없다더니 작년까지만 해도 여기서 알바했었는데 이제는 쳐다보지도 못할 저 높은 곳에 올라갔습니다. 근데 저는 아직도 여기서 알바만 하고 있으니 한편으로는 서글퍼집니다.”

“너 노래 잘해?”

“보통입니다.”

“그럼 할 수 없는 거지.”

“그래도 저는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제 앞길을 걸어갈 겁니다.”

“그래 열심히 공부해.”

* * *

다음 날 아침 미나 기사 댓글 창에 난리가 났다.

하나같이 미나의 성공에 긍정적인 댓글들이었으며 칭찬들이었다. 물론 일부는 비아냥거리며 악성 댓글을 다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인간들도 있었지만.

댓글들을 그만 보고 며칠 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한 오션 스토어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개발 창을 띄웠다.

스마트폰을 출시하면 스토어가 가장 필요하기에 이건 내가 개발하기로 하였다.

“진민재 씨가 누굽니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데 날 찾는 말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렸다. UPS 복장을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전데요.”

남자가 다가오더니 서류 봉투를 건넸다.

“해외 특송입니다. 여기 서명 부탁합니다.”

“네.”

서명하자 남자가 갔다.

서류 봉투를 보니 일본 손 회장이 보내온 거였다. 뭐지?

봉투를 열어 보니 내가 1,000만 달러 투자하여 취득한 17.2%의 알리바비 주식 유가 증권이었다.

대박! 손 회장 덕분에 대박을 맞은 셈이었다. 이게 수십조 원의 가치가 있다니? 돈이 돈 같지 않아 보였다.

핸드폰을 들었다.

(손 마시요시입니다.)

“안녕하세요? 회장님! 진민재입니다.”

(전화한 것을 보니 받았나 보네.)

“네. 방금 받았어요.”

(마윈이 자네 것까지 나한테 보냈더라고.)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할 것까지야. 마윈이 잘해야 투자 수익을 많이 얻을 수 있을 텐데.)

“투자 수익 많이 얻을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장담할게요.”

(자네가 족집게 도사야? 장담하게.)

“천재적인 두뇌로 여러 가지 객관적인 자료와 현재 상황과 미래 상황 등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판단한 거예요.”

(제발 그랬으면 좋겠어. 그래서 분석 결과 어느 정도 수익을 얻을 것 같은데?)

지금 내가 예상 수익을 알려 주면 절대 안 믿겠지.

오히려 나를 허풍쟁이 또는 망상가로 오해할 소지가 다분하였기에 솔직하게 말할 필요는 없겠지.

“회장님이 상상조차 하지 못할 수익이에요. 그렇게만 알고 계세요.”

(알았어. 다음에 통화하자고.)

내 말을 전혀 믿지 않네. 진짜인데.

* * *

아침에 커피숍에 출근하니 오랜만에 반가운 손님이 와 있었다. 박도진이었다.

내가 들어가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제가 자주 와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그런 의미로 말한 거 아니에요. 앉으시죠.”

“네.”

자리에 앉았다.

“오신 것을 보니 진성에 변화가 있나 보네요.”

“네. 그렇습니다.”

지난번 마지막으로 보고 받았을 때 듣는 나도 위태위태할 정도로 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있었다.

그러니 서영이가 작은엄마, 작은아버지가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불만이 많았겠지.

“더 나빠졌겠죠?”

“네. 그렇습니다. 지금 진성 무역이 제일 심각합니다.”

진성 무역이면 내가 핀란드 갈 때 나에게 해외로 돈을 보내준 곳인데 심각하다니 왠지 마음이 불편하였다.

“어느 정도인가요?”

“이번 달 말에 돌아오는 어음 9억 원을 막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 정도인가요?”

“네. 지금까지 겨우 버텨 왔지만 이젠 끝에 다다른 것 같습니다.”

예전 자료에는 진성 무역은 그나마 괜찮았고 다른 계열사들이 더 어려웠는데 진성 무역이 먼저 무너지다니 예상 밖이었다.

“진성 무역은 다른 계열사보다 상황이 괜찮지 않았나요?”

“그랬습니다. IMF를 맞이하여 환율이 폭등하여 환율 차로 인해 재미를 보긴 했지만, 그로 인해 다른 어려운 계열사들을 지원하는 바람에 이 상황까지 오게 된 겁니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진성 건설에 100억 원을 지원했던 거였습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진성 무역뿐만 아니라 진성 리조트도 진성 건설의 부도를 막고자 지원을 했지만 결국은 진성 건설은 법정관리 신세가 되었다.

그럴 거면 진작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면 진성 무역은 살아남을 수 있었을 텐데. 왜 작은아버지는 회생 불가능한 건성 건설에 그토록 미련을 가졌을까?

조금 더 현명했다면 두 마리를 다 잡을 수 없다고 빠르게 판단하여 포기할 것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살릴 것은 살리는 방향으로 갔어야 했는데 결국은 두 개 다 잡지 못하고 다 놓치게 되었다.

안타까웠다.

“결론은 진성 건설 때문에 진성 무역이 그렇게 된 거네요.”

“네. 그렇습니다.”

“회생 가능성은 없나요?”

“지금 다른 계열사들도 다 힘든 상황이라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방법이 하나 있기는 한데 진성 그룹에서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그게 뭔가요?”

“다른 계열사를 포기하고 진성 무역을 살리는 겁니다. 진성 무역은 이 위기만 벗어나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저력이 있습니다.”

“근데 진성에서는 왜 생각이 없는 거죠?”

“시간을 끌려는 것 같습니다. 이번 달 말에 1차 부도를 맞고 부도유예를 신청하여 두 달간의 시간을 벌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 살아날 수 있나요?”

“어음 금액이 9억 원이라 가능은 하지만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앞으로 어음은 계속 돌아올 텐데 한 번은 통해도 두 번은 통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기에 진성에서는 일단 이렇게 급한 불을 막고 매각이나 회의 신청을 할 것 같기도 합니다.”

“화의 신청이 받아들여질까요?”

“화의 신청은 힘듭니다. 법정관리는 가능하겠지만 진성 측에서 원하지 않을 겁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매각인데 지금 진성 무역을 인수할 만한 기업은 없습니다.”

내가 인수하면 좋은데.

망고 주식을 매도하여 남은 잔액이 8,800만 달러였는데 여기서 1,000만 달러는 알리바비에 투자하여 현재 잔액이 7,800만 달러가 있었다.

이거면 진성 무역은 인수하고도 남는다.

현도 전자에서 인수할 사업은 실사하는 데 시간이 걸리니 5, 6월에 노카아 주식 매각한 자금으로 인수하면 된다.

그래, 먼저 진성 무역부터 인수하자.

“알았어요. 계속 진성 무역을 주시해 주시고 변동 사항이 있으면 바로 알려 주시고요.”

“알겠습니다.”

박도진이 가자 생각에 잠겼다.

내가 진성 무역을 인수하면 되지만 문제는 인수 주체가 나라는 것을 진성에서 몰라야 한다는 거다.

진성 무역뿐만 아니라 모든 계열사를 전부 인수할 때까지는 내 정체를 꼭꼭 숨겨야 하겠지.

알면 매각하지 않을 수도 있고 아니면 나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인수가 다 끝나면 상관은 없지만.

어떻게 인수해야 하나? 내가 직접 나설 수는 없으니 결국은 제삼자를 내세우면 되는데 누굴 내세우지?

미국 기업을 내세우면 의심할 수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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