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 3세의 홀로서기-112화 (112/261)

112화

“물론이죠. 사진 찍는 것보다는 우리가 오션팟 자료를 보내드릴게요.”

“그게 좋겠네요. 부탁해요.”

“네. 그리고 오샨팟 광고 송을 부를 친구가 이 친구예요.”

“알바생이 부른다고요?”

“네. 노래를 가수 못지않게 잘 불러요.”

알바생이 광고 송을 부른다니 이것도 좋은 그림이 될 것 같았다. 기사 제목이 머릿속에서 마구 떠올랐다.

알바생의 꿈을 빼앗은 갑질,

어렵게 일하며 자신의 꿈을 좇는 어린 알바생의 꿈을 빼앗은 갑질이라고 하면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면서 분노를 유발할 수 있었다.

또 외국 기업 오션도 피하지 못한 한국의 갑질, 이것도 국가 망신이라며 사람들의 분노를 자극할 수 있었다.

“좋은 기회였는데 아쉽게 되었네요. 많이 속상하겠어요.”

“그렇죠. 많이 기대했을 텐데요.”

오션팟을 집어 미나에게 건넸다.

“가도 돼.”

“네.”

미나가 가자 서 기자가 물었다.

“조금 있다가 알바생 인터뷰도 해도 될까요?”

“물어봐서 괜찮다고 하면요.”

“알았어요. 그리고 지금부터는 오션과 고문님 개인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싶은데 해도 될까요?”

“네. 괜찮아요.”

“고마워요. 제가 알기로 고문님은 작년에 한국에 들어오셨는데 지금까지 한국에 계셨던 건가요?”

“네. 맞아요.”

“장기간 한국에 거주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언제까지 한국에 계실 건가요?”

“그건…….”

한동안 묻고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로써 2번째 언론 인터뷰를 하였다.

“고맙습니다.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이 다 해소되었네요. 갑질 기사는 오늘 저녁이라도 올릴 것이고 인터뷰 기사는 제가 잘 정리해서 2~3일 후에 낼게요.”

“잘 부탁드려요. 그리고 제가 여기서 커피숍 한다는 내용은 빼주시고요.”

“알았어요. 대신 가끔 놀러 와도 되죠?”

“커피 마시러 오시는 건데 제가 오라 말라 할 수는 없죠. 기자님이 알아서 하세요.”

“알았어요.”

미나 인터뷰까지 하고 기자가 갔다.

기자가 가자 강성중이 다가왔다.

“사장님! 저 기자 예전에 여기 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기자인 줄은 몰랐습니다.”

여자 손님. 즉, 예쁜 손님을 다 기억하는 강성중이라 서하연 기자도 기억하는 거였다.

“난 못 본 거 같은데.”

“그때 사장님은 안 계셨을 겁니다. 저한테 쪽지 보낸 기자가 저 기자일 줄이야. 세상이 참 좁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럴 줄 알았다면 기자 말처럼 알려드릴 수 없어 죄송하다는 쪽지를 보낼 걸 그랬습니다.”

“이래서 모르는 사람이라도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하는 건가 봐.”

“그런 거 같습니다. 오늘 좋은 거 하나 배웠습니다.”

* * *

키아이 엔터테인먼트 이기현 이사는 기분 좋게 출근하여 소파에 앉아 여유롭게 모닝커피를 즐기는데 박 팀장이 들어왔다.

“어서 와. 커피 마셨어?”

“네. 이사님! 아침에 기사 보셨습니까?”

말하는 박 팀장의 표정이 어두운 것을 보니 누군가 사고를 친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무슨 기사? 우리 애들이 또 사고 쳤어? 누구야?”

“어제 녹음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사실이 맞습니까? 지금 기자들의 사실 여부를 묻는 전화가 많이 옵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벌써 기사로 나왔다고?

“뭐? 기사가 언제 나왔는데? 신문 줘 봐.”

“아직 신문에 나온 것은 아니고 새벽에 인터넷판 기사로 올라왔습니다. 확인해 보니 오늘 석간 스포츠 신문에 정식으로 기사가 나온다고 합니다.”

“뭐라고 기사가 났는데?”

“반응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댓글들을 보면 회사를 욕하는 댓글들이 전부입니다. 기사에는 가수의 실명이 거론되지 않았지만 홍이나로 추측하는 댓글들이 많이 달리고 있습니다. 홍이나가 곧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어서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걸 어떻게 알았대?”

“뮤직비디오 티저영상에 올릴 녹음이라는 말에 추측한 것 같습니다.”

“어디에 났는데 내가 직접 봐야겠어.”

박 팀장이 들고 온 노트북에 랜선을 연결하여 오션 사이트에 접속하였다.

이기현 이사는 뉴스 맨 상단에 있는 자극적인 제목인 ‘소녀 알바생의 꿈을 무참히 꺾은 키아이 엔터테인먼트의 갑질’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버럭 소리를 질렀다.

“자네는 기자들 관리 안 하고 뭐 했어?”

“그게 이 기사를 쓴 기자가 사회부 기자입니다. 주로 연예부 기자만 관리하다 보니…….”

“사회부 기자가 왜 이딴 걸 써?”

“요즘 갑질로 사회적인 문제가 부각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게 맨 위에 있으니까 사람들이 많이 클릭해서 보잖아. 이 사이트 당장 연락해서 내리라고 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어제 당한 자들이 오션 사이트 사람들입니다. 아예 작정하고 상단에 올린 겁니다.”

“뭐라고?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아니었어?”

“네. 아닙니다. 이것보다도 여기 밑에 보시면 ‘갑질 회사인 키아이 엔터테인먼트는 어떤 곳인가?’라는 기사를 클릭하면 그 밑에 지금까지 우리 회사에 불미스러웠던 기사들을 전부 모아 놓았다는 겁니다. 이걸 보면 우리 키아이 엔터테인먼트는 문제가 많은 회사라고 사람들이 인식하게 된다는 겁니다. 회사 이미지에 매우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겁니다.”

“이걸 가만히 보고 있어? 당장 연락해 내리라고 해.”

“그렇지 않아도 들어오기 전에 전화했더니 절대 그럴 수 없다고 합니다. 자기들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의무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 회사를 저격하기 위해 아예 작정했습니다. 빨리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할 겁니다.”

“인터넷 회사에서 왜 녹음실에 온 거야?”

“기사를 보니 오션에서 이번에 MP3 플레이어를 출시하나 봅니다. 거기에 사용할 광고 송을 녹음하러 온 겁니다. 우리 회사와 녹음 회사에 손해 배상 소송까지 한다고 합니다.”

이 이사가 뭐라고 말을 하려는데 그때 인터폰이 울렸다.

박 팀장이 책상으로 가서 받았다.

“왜?”

(사장님이 지금 이 이사님 오시라고 합니다.)

“알았어. 이사님! 사장님이 지금 찾으신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이 기사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기현 이사의 미간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난 사장님한테 가 볼 테니 대책 마련을 해.”

“알겠습니다.”

이기현 이사는 바로 사장실로 향하였다.

들어가자마자 자신을 나무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네는 뭐 하는 사람이야? 일을 어떻게 하길래 이 사달을 만들어? 우리 키아이가 졸지에 갑질하는 악의 축인 회사로 찍혔어. 어떻게 해결할 거야?”

“죄송합니다.”

“말로 죄송하다고 하면 다야? 건들 게 없어서 하필 오션을 건들었어. 외국계 회사라 문제가 커지면 우리한테도 좋지 않아. 더구나 상대가 오션의 천재 창업자라며? 여론이 안 좋아. 여태 녹음하지 않고 뭐 하고 있었던 거야”

“요즘 행사, 방송 출연 등 홍이나의 스케줄이 너무 바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앨범 발표가 코앞인데 먼저 했어야지.”

“죄송합니다.”

능력도 없고 하라는 일도 제대로 못 하는 저놈을 이사로 앉히는 것이 아니었는데. 처남이라 와이프의 부탁에 어쩔 수 없이 들어준 것이 너무나 후회되었다.

최소한 자기 밥벌이는 해야지.

“소송까지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할 거야?”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금액이 크지 않아 실제 소송까지 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냥 하는 소리일 겁니다.”

“한다면? 보니까 아예 작정한 것 같던데. 내가 보기에는 할 것 같아.”

“소송한다면 우리도 맞대응하면 됩니다.”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금액도 크지 않은데 맞대응한다는 게 낭비라는 생각은 안 들어? 가장 좋은 방법은 말로 해결하는 거야. 소송까지 가면 이 일이 계속 회자 될 테고 회사 이미지만 나빠져. 빨리 마무리 짓는 게 가장 최선이야.”

“고개를 숙이라는 겁니까?”

“왜 못해? 자네 이 일 제대로 해결 못 하면 내년에는 자네 자리가 없어질 거야. 명심해. 나도 참는 데 한계가 있어.”

“매형!”

버럭 소리를 질렀다.

“회사에서는 매형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잖아. 보기 싫으니까 당장 나가.”

* * *

키아이 엔터테인먼트 박철기 매니저는 홍이나 집에 도착하여 초인종을 눌렀다.

잠시 후 홍이나가 멋지게 차려입고 나왔다.

“가자.”

“오늘 녹음 취소됐어.”

“진작 말하지. 준비하느라 고생만 했잖아.”

“나도 방금 연락받았어. 들어가서 이야기하자.”

안으로 들어와 소파에 앉았다.

“왜 취소된 거야? 급한 거 아니었어?”

“뮤직비디오도 앨범 발간도 취소됐어.”

“왜?”

“너 소식 못 들었어?”

“무슨 소식?”

“나도 전화로 들어서 자세히는 모르는데 어제 녹음실에서 난동부린 놈 말이야. 오션 창업자인 진민재래.”

“오션이면 그 포털 사이트 말하는 거야?”

“그래. 난 신생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지금 오션 사이트에 어제 일 기사가 났는데 분위기가 안 좋은가 봐. 나도 전화로만 들어서 잘 몰라. 직접 확인해 보자.”

“알았어.”

거실에 있는 컴퓨터 앞에 앉아 오션 사이트에 접속하여 기사와 댓글을 보던 홍이나가 인상을 찌푸렸다.

“이게 뭐야? 나만 욕먹고 있잖아. 내가 이럴 것 같아서 하지 않겠다고 했잖아. 왜 내 말을 듣지 않아서 일을 만들어. 어떻게 할 거야?”

홍이나의 짜증에 박철기 매니저는 신경도 쓰지 않고 감탄만 하고 있었다.

“와! 오션이 이렇게 대단한 회사였어? 미국 기업이라고? 또 진민재가 천재라는 거야? 어제 봤을 때는 기생오라비처럼 생겨 배우 지망생인 줄 알았는데. 대단하네.”

홍이나도 놀랐다. 매니저처럼 자신도 그 남자가 배우 지망생인 줄 알았는데 오션을 개발한 천재라니?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기고 거기다 천재라니? 그것보다도 그때 그 여자애를 위해 자신에게 큰소리치던 순간이 떠올랐다.

그때는 화가 나고 창피한 마음이었지만 그 여자애가 부러웠다.

앞에 있는 매니저는 다른 사람에게 제압당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소리만 질렀는데. 한심해 보이자 짜증이 몰려왔다.

“지금 그게 할 말이야?”

“왜 나한테 신경질이야?”

“매니저가 왜 있는 거야? 매니저면 매니저 일을 하고 매니저다워야지. 회사에서는 어떻게 한다고 해?”

“몰라. 대책 마련을 한다고 하는데 댓글 보니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가수 A양이라고 했는데 넌 줄 어떻게 아냐? 이런 분위기라면 당분간은 앨범 발매 못 할 것 같은데.”

“발매하지 않으면 나라는 것을 인정하는 거잖아. 뮤직비디오는 발표하지 않더라도 앨범은 예정대로 발매해야 하지 않나?”

“그렇기는 하네. 팀장님이나 이사님에게 물어봐.”

홍이나가 일어났다.

“가자.”

“어딜?”

“회사에. 어떻게 하는지 나도 알아야 할 거 아니야. 내가 제일 피해를 보는데.”

“알았어.”

* * *

커피숍에 출근해 인터넷을 보고 있었다.

서하연 기자가 약속대로 기사를 올렸는데 키아이 엔터테인먼트와 KG 음향을 악의 축으로 묘사하였다.

그대 이름은 갑질, 한국 사회에 만연한 갑질이 언제쯤 사라질까?

갑질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식당에서 상점에서 어디에나 존재한다.

미국 기업인 오션의 천재 창업자도 갑질을 당하는 한국 사회인데 일반 시민들은 오죽할까?

이런 부당한 갑질을 당해도 일반 소시민들은 제대로 항변도 하지 못하고 속으로 마음만 끓인다.

이번 갑질은 단순 해프닝으로 넘어갈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공론화하여 사회 전반에 퍼진 갑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로 삼고 갑질을 없애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읽다 보니 일이 커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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