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 3세의 홀로서기-41화 (41/261)

41화

“이게 끝입니까?”

“MP3 개발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생산해 판매할 계획입니다.”

그거야 당연한 수순이고.

내가 생각하는 계획은 이렇다.

디지털 카스트에서 98년도에 MP3 플레이어를 시장에 내놓고 반응이 없어 경영난에 어려움이 발생하면 디지털 카스트를 인수하여 오션 소유로 만들어 아이팟을 개발하게 하여 생산하게 할 생각이다.

이전 생에서 황정화 사장은 3조 원의 가치가 있는 MP3 원천 기술을 힘들게 개발했지만, 소득도 없이 남 좋은 일만 하였다.

이번에는 내가 대신 보상해 줄 생각이다.

굳이 지금 내 계획을 말할 필요는 없겠지.

“혹시나 앞으로 추가 계획이 있을까? 물어본 겁니다.”

“그건 나중에 생각해 볼 문제일 겁니다. 혹시 생산 판매하게 된다면 회사에 투자하실 마음이 있으십니까?”

지금 내가 투자한 것은 MP3 원천 기술에 대한 투자이지 디지털 카스트에 대한 투자는 아니다.

디지털 카스트에 대한 투자는 나중 일이지.

“인연이 한번 이어졌는데 쉽게 끊기겠습니까? 나중에 좋은 인연이 또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앞으로 좋은 인연이 계속 이어졌으면 합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열심히 하여 꼭 개발에 성공하여 투자하신 것에 보람을 느끼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나갔다.

황정화 사장은 투자자가 나가자 바로 심용철을 불렀다.

심용철이 궁금하다는 듯 들어오자마자 물었다.

“형! 계약한 거야?”

계약서를 들어 흔들었다.

“했지.”

“와! 이제 고생 끝이네.”

“당연하지. 나도 이제 마누라한테 큰소리칠 수 있겠어.

미국 기업이라서 그런지 젊은 사람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끈적거리지 않고 깔끔해. 서한 미디어만 생각하면 짜증 나.”

“맞아. 자기들이 투자하는 건데 마치 주인행세 하는 것처럼 거들먹거리고 요구하는 것도 많고 우리나라도 투자 문화가 바뀌어야 해.”

“다음에도 잘하면 투자할 것 같은 눈치야. 오션과 계속 인연을 맺으면 좋을 것 같아. 그러기 위해서는 올해 꼭 개발에 성공해야 해.”

“알았어. 이젠 개발비 걱정할 것도 없으니 개발에만 집중하면 가능해.”

“그래 우리 열심히 하자.”

“투자금은 언제 준대?”

“일주일 안에 준대.”

“당장 줘야지.”

“미국에서 돈이 들어오는 거라 시간이 걸리나 봐. 그 정도는 충분히 기다릴 수 있지.”

“오늘 회식 어때?”

“좋지. 오늘 큰맘 먹고 삼겹살 쏠게.”

“큰맘 먹었으면 소고기 쏴야지.”

“소고기는 개발 완료가 되면 그때 쏠게.”

“알았어.”

디지털 카스트에 나와 시계를 보자 샌프란시스코는 오후 5시 40분이라 에릭 슈밋이 아직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을 것 같았다.

핸드폰을 들었다.

(오션입니다.)

여자 목소리였다. 한국에 있는 동안 직원을 모집했나 보네.

(안녕하세요? 저는 고문 진민재입니다. 에릭 슈밋을 바꿔주시겠어요?)

(아! 안녕하세요? 고문님! 저는 얼마 전에 입사한 수잔이에요. 잘 부탁드려요.)

(저도 잘 부탁드려요.)

(잠시만요. 대표님 바꿔드릴게요.)

(네.)

(안녕하세요. 고문님! 에릭 슈밋입니다.)

(안녕하세요? 별일은 없으시죠?)

(네. 그렇습니다. 일부 직원을 충원했습니다.)

(이제 좀 편하시겠네요.)

(그렇기는 합니다. 할아버지 장례는 잘 치르신 겁니까?)

(네. 무사히 잘 끝났어요.)

(저도 참석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참석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닌데요.)

(언제 돌아오십니까?)

(곧 갈 거예요. 그전에 부탁 하나 하려고 전화했어요. 제가 한국에 와서 괜찮은 회사를 하나 알게 되어 투자 계약을 했어요.

제가 불러주는 계좌로 돈 좀 보내주셨으면 해요.)

(알겠습니다. 투자한 회사가 인터넷 회사입니까?)

(아니에요. 자세한 것은 제가 돌아가서 설명해 드릴게요.)

(알겠습니다. 계좌랑 금액 불러 주십시오.)

(제일 은행 303.................)

***

한국에서의 거의 한 달간 머물면서 일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왔다.

남는 시간에는 서영이 하고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당시 서영이가 고등학생이라 공부하느라 시간이 없기는 했지만, 이전 생에서는 왜 서영이하고 이런 시간을 가지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였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은 가능했을 텐데. 그만큼 내가 마음의 여유가 없었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했던 것 같기도 하였다.

유아영처럼 나에게 다가오지 않는 이상 내가 먼저 손을 내밀지 않았으니까.

그동안 알지 못했던 서영이에 대한 것도 알게 되어 더 친해진 느낌도 들었고 내가 몰랐던 작은 집 사정도 조금 알게 되었다.

나중에 다시 한국 가면 서영이하고 좀 더 친해져야지. 한국에서 하나뿐인 나의 우군이자 예쁜 동생인데.

한국도 인터넷 인구가 점점 늘면서 기업들이 인터넷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꼈다.

롯데쇼핑에서 국내 최초의 인터넷쇼핑몰 사이트인 롯데인터넷 백화점을 6월 1일부터 오픈한다는 광고를 시작하였다.

세계가 점점 인터넷 시대로 한 발짝씩 다가서고 있었다.

아침에 학교에 들러 교수님들에게 인사하고 오후에 사무실로 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여러 명의 직원들이 책상에 앉아 있었다. 그전에는 주인 없는 책상만 썰렁하게 있었는데 이제야 사무실다워진 것 같았다.

여직원이 일어서며 물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내가 대답하려고 하는데 마틴이 날 보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

“진민재 고문님이여. 다들 인사해.”

여직원이 반갑게 인사하였다.

“안녕하세요? 제가 수잔이에요. 얼마 전에 통화했는데 기억하세요?”

“물론 기억하죠. 반가워요.”

“와! 말은 들었는데 실제 보니 더 잘생겼어요.”

“고마워요. 수잔도 예뻐요.”

수잔의 볼이 빨개지자 마틴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내가 알던 수잔은 어디 갔나?”

수잔이 마틴을 째려보자 마틴이 두 손을 들었다.

“미안. 항복.”

다른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대표실로 들어갔다.

뭐가 그리도 심각한지 서류를 보는 에릭이 일어서며 인사하였다.

“오신 겁니까?”

“네. 잘 있었죠?”

“잘 있다기보다는 바빴습니다. 앉으시죠.”

“네.”

소파에 앉았다.

“한국에서 볼 일은 다 보신 겁니까?”

“네.”

“그 투자 했다는 회사는 어떤 회사입니까?”

사업가라 그런가? 그게 제일 궁금한가 보네.

“MP3 아시죠?”

“압니다. 오디오 파일 아닙니까?”

“맞아요. 현재 window 95상에서 리엘 플레이의 주 확장자가 RM, RA이잖아요.”

“그렇습니다. MP3는 컴팩트 디스크 수준의 음질을 자랑하지만, 컴퓨터 성능으로 인해 실시간으로 재생하기가 버거운 단점이 있기는 합니다.”

“맞아요. 그런 단점이 있지요. 하지만 원곡보다 사이즈가 훨씬 작으며 고품질의 음을 재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그런 MP3 노래를 컴퓨터가 아닌 담뱃갑보다 작은 크기의 플레이어에 수백 곡을 넣어 감상한다면 어떨 것 같아요?”

잠시 생각하더니 큰 소리로 말하였다.

“분명 히트할 겁니다. 투자하신 회사가 그걸 개발하는 회사입니까?”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기발한 아이디어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충분히 상품 가치가 있습니다. 개발 가능성은 큰 겁니까?”

“네. 거의 개발이 끝나가는 것 같아요. 내년이면 개발할 거예요.”

“대단합니다. 고문님은 그 회사를 어떻게 알고 투자하신 겁니까?”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투자 조건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상황 설명을 하였다.

“특허권이 50%이면 아쉽기는 합니다.”

“나중에 그 회사를 인수할 생각이에요. 그럼 100% 특허권을 가질 수 있고 MP3 플레이어 생산도 가능해요.”

“인수 비용이 많이 들지 않겠습니까? 현재 오션 상황으로는 힘듭니다.”

“당장 인수하자는 건 아니에요. 인수는 2~3년 후가 될 것 같고 인수 비용은 내년에 상장하면 자본금이 많이 늘어 충분할 거예요.

또 인수 비용이 생각보다 적게 들 수도 있어요. 그건 나중에 상황보고 결정하면 되겠죠.”

“알겠습니다. 고문님은 한국에 가서도 회사를 위해 열심인데 저도 더 분발해야겠습니다.”

“잘하고 계시잖아요.”

“그래서 말인데 저번에 말씀하신 검색 광고 현재 5개 기업과 계약을 했습니다. 그 외 여러 기업과 협의 중이기도 합니다.”

그걸 말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는데 비록 5개 기업이지만 벌써 계약을 했다고? 난 내년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금 기업들에게는 검색 광고가 생소하고 눈에 보이는 배너 광고를 선호할 텐데 역시 에릭 슈밋인가? 진짜 능력자네.

“진짜요?”

내가 놀라는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였다.

“네. 그렇습니다.”

“쉽게 하겠다고 하나요?”

“말도 마십시오. 처음에는 그게 무슨 광고냐면 다들 고개를 저었습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사이트에 배너 광고가 있어야 방문자들이 보기에 광고 효과가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래서 저는 가격을 무기로 삼고 검색 광고의 장점을 설명하면서 설득했습니다.

광고란 그 제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어필해야만 효과가 있는 거지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배너 광고를 하게 되면 많은 사람이 보겠지만 필요한 사람보다는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이 보고 그만큼 광고료도 비싸고 게재 기간도 짧다.

하지만 검색 광고는 필요한 사람들이 검색하기에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고 광고료도 배너에 비교해 훨씬 저렴하고 1년 단위로 계약하기에 1년 동안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광고 효과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당장 필요하지 않은 사람도 광고를 보고 기억할 수도 있겠지만 막상 필요할 때는 다시 검색하는 경우가 많기에 검색 광고가 더 효과적이라고 설득하면서 시험 삼아 1년만 해보자고 설득했습니다.

그랬더니 광고료가 배너와 비교하면 더 저렴하니까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지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사람들에게 검색 광고를 널리 알리고 광고주가 관심을 가지도록 오션의 새로운 수익 구조를 여러 기자에게 며칠 전에 알렸습니다.

아직 기사화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에 기사로 나올 겁니다.

기자들이 새로운 광고 방식에 흥미를 느끼며 관심을 많이 보였고 아는 기자들이라 호의적으로 기사가 나올 겁니다.”

언론을 이용할 생각도 하다니 역시 에릭 슈밋을 잘 선택했다.

이전 생에서도 97년도에 오버추어라는 인터넷 광고 회사가 설립되어 검색 광고 서비스를 시작하자 신선한 광고 방식이라면 언론들의 호평을 받았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언론의 호평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에 홍보 효과도 클 것이며 앞으로 검색 광고가 활성화되는 효과도 누를 수 있었다.

오버추어가 설립되기도 전에 검색 광고가 등장하게 되는 거네.

물론 야호와 다른 포털 사이트에서도 따라 할 수도 있겠지만 검색으로는 오션이 현재 최강자이기에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

“언론까지 이용할 생각을 다 하시고 대단하네요.”

“최고의 광고 효과를 볼 수 있는 게 언론입니다. 광고비도 들지 않고 이만한 광고는 없을 겁니다.

그래서 제가 기자들하고는 될 수 있으면 친하게 지내려고 하는 편입니다.”

하긴 미국 대통령 트럼프도 언론하고 사이가 좋지 않아 비판을 많이 받기도 했으니까.

“그러네요. 언론과 척을 지면 골치 아프기는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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