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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의 홀로서기-37화 (37/261)

37화

에릭 슈밋은 출근한 다음 날부터 직원이 없는 관계로 혼자서 바쁘게 움직였다. 직원 충원할 동안은 어쩔 수 없이 한동안 그래야겠지.

그래도 40대 초반이라 의욕적으로 일하였다.

내가 확보한 도메인으로 나처럼 각국에 서버를 임대해 오픈하는 형식으로 일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 방법이 적은 비용으로 적은 인원으로 관리하기에는 제일 좋은 방법이니까.

옆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에릭 슈밋을 보기가 민망하여 난 학교 핑계를 대고 사무실에 나가지 않고 학교와 집을 오가며 지냈다.

에릭 입장에서 내가 없는 게 더 편할지도 모른다. CEO기는 하지만 월급쟁이 CEO고 실질적인 오션의 주인은 나니까.

알아서 눈치껏 피해줘야지.

아침에 일어나 식탁 의자에 앉아 토스트를 먹으며 신문을 보다가 야호 기사가 있어서 시선을 멈추었다.

‘어제 야호가 상장했구나.’

얼른 기사를 읽어 내려갔다.

(인터넷 웹사이트 검색 서비스로 유명한 야호가 어제 12일 나스닥에 상장되자마자 발행가격의 두 배까지 뛰어올랐다.

1주당 5.5달러에 발행된 야호 주식은 한때 매수 열기가 몰려 9달러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장중 한때 17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하였다.

이후 경계 매물이 나오면서 12달러에 거래를 마감하였다.

이날 470만 주를 공개했는데 하루 거래 물량은 7백만 주가 넘을 정도로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하면 야호의 시가 총액이 하룻밤 사이에 3억 1천만 달러로 올라섰다.)

이전 생 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선방했네.

오션을 상장하면 어느 정도가 될까?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IT 붐이 불 것이며 오션이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야호 보다는 최소한 수십 배는 더 나오겠지.

그건 그거고 나도 이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데. 이제 슬슬 스마트 폰 OS를 개발해야지.

좀 이른 감이 있기는 하지만 개발 기간이 1년 조금 넘을 테니 지금 시작하면 대략 97년 여름쯤에는 개발이 끝나겠네.

생각난 김에 내일부터 시작하자. 그전에 오늘은 사무실에 가서 바쁘게 일하는 에릭 밥이나 사줘야지.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자 에릭이 전화기를 붙잡고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다. 근데 옆에 못 보던 젊은 친구도 전화기를 붙잡고 통화하고 있었다.

누가 보면 인터넷 회사가 아니라 텔레마케팅 회사로 오해하겠네.

날 본 에릭이 통화 중이라 눈으로 인사하여 나도 눈으로 인사하고 커피 한잔을 내려 소파로 가서 앉았다.

그렇게 10분 정도 지나고 에릭과 젊은 친구가 다가왔다.

“오셨습니까?”

“네. 매우 바쁘시네요. 어디랑 통화하신 거예요?”

“서버 임대 건으로 프랑스 데이터 센터하고 통화한 겁니다.”

“그렇군요.”

대답하고서는 옆에 앉아 있는 젊은 친구를 바라보았다.

젊다고 하지만 나보다는 나이가 많았고 대략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저번에 말한 그 친구입니다. 어제부터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젊은 친구가 먼저 인사하였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마틴 데이먼입니다.”

“반갑습니다. 진민재입니다. 오션은 유능한 프로그래머를 얻어 좋지만, 괜히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는 저 말고 Java를 개발한 다른 유능한 팀원들이 있어서 괜찮습니다.

대표님께 고문님 이야기 들었습니다. 개발자보다 Java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것을 보고 무척 놀랐습니다.

어떻게 잘 아시는 겁니까? 그게 너무 궁금했습니다.”

어떻게 알기는 이전 생에서 많이 사용해 봤으니까 아는 거지.

개발자라고 해도 처음부터 완벽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는 불가능하다.

사용 중에 문제점이 발견되면 업데이트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면서 완벽한 프로그램으로 진화하는 거니까.

“제가 Java를 사용하면서 개발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더니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 겁니다. 그래서 슈밋 대표에게 말했던 겁니다.

마틴도 반대로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시면 개발자 입장에서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가 있을 겁니다.

세상일도 마찬가지로 프로그램도 상대적인 관점에서 보면 전혀 다른 것이 보이게 되는 겁니다.”

“그게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닐 겁니다.

그만큼 실력이 갖추어졌기에 가능할 겁니다. 저도 고문님처럼 뛰어난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습니다.”

“마틴은 OS에 관심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마틴은 무덤덤하게 대답하는데 옆에 있던 에릭의 눈동자가 초롱초롱 빛나며 물었다.

“고문님! 혹시 OS를 개발하실 생각이 있는 겁니까?”

OS는 맞는데 컴퓨터 OS가 아니라 스마트 폰 OS인데.

아마도 에릭이 반 MSS 주의자라 내가 컴퓨터 OS를 개발하는 줄 알고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았다.

내가 컴퓨터 OS를 개발할 수가 있을까?

나 혼자는 힘들어도 여러 개발자와 하면 가능은 할 것 같기도 하지만 100% 장담하기는 힘들었다.

100% 가능한 것도 아닌데 굳이 컴퓨터 OS까지 개발할 필요는 없었다. 개발할 것도 많은데.

“컴퓨터 OS가 아니라 핸드폰 OS를 개발할 생각입니다.”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네? 핸드폰에 왜 OS가 필요합니까?”

지금 설명할 수도 있지만, 이야기만 길어지고 나중에 저절로 알게 될 테니 다음에 하자.

“나중에 설명해 드릴게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어제 야호가 상장한 거 아십니까?”

“네. 알고 있어요. 기대한 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선방은 했더라고요.”

“월가에서는 기대치보다 못한 성적이라고 평가한다고 합니다. 오션으로 인해 시장 점유율이 많이 떨어진 결과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오션에 기대를 많이 걸고 있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그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습니다.”

“저도 기분이 좋네요.”

“그래서 말인데 우리도 야호처럼 배너 광고를 시작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지금 몇 개 회사에서 광고 문의 연락이 왔습니다.

야호는 작년에 법인을 설립하고 작년 8월부터 광고를 받기 시작하여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우리도 내년 상장을 준비하려면 수익을 어느 정도 내면서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만 흥행에 성공할 겁니다.”

내가 관리했을 때도 광고 문의가 여러 번 들어왔지만 다 거절했었다. 받을 수 있는 입장도 아니었고 받으면 사이트만 지저분해진다.

고개를 저었다.

“오션은 배너 광고를 하지 않을 거예요.”

“네? 광고하지 않으면 어떻게 수익을 올립니까?

야호는 그렇게 해서 올해 흑자를 보고 있고 우리가 배너 광고를 시작하면 야호보다 광고 단가가 더 높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도 배너 광고를 시작하면 바로 흑자로 돌아설 수 있습니다.”

구골의 주 수입원은 배너 광고가 아닌 검색 광고였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서는 배너 광고가 전부를 차지하고 있고 검색 광고라는 개념이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상태였다.

내년 97년도에 오버추어라는 인터넷 광고 회사가 설립되면서 검색 광고의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하게 된다.

독특한 광고 방식을 선택하여 획기적인 수익 구조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니 에릭은 아직은 배너 광고가 전부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오션 사이트에 배너 광고를 달면 사이트가 난잡해져요. 지금 얼마나 깔끔하고 보기 좋아요. 안 그래요?”

“.........”

에릭이나 마틴은 그럼 수익은 어떻게 하려고? 하는 의문을 표하면서 가만히 있었다.

“제가 생각한 수익 모델이 있어요. 뭐냐면 한마디로 말하면 검색 광고에요.

쉽게 설명하자면 지금은 오션에 사용자가 스파게티를 입력하면 오션 알고리즘에 의해 스파게티에 대한 검색한 자료가 나올 거에요.

여기서 스파게티를 생산하는 회사나 식당들과 검색 광고 계약을 1년 단위로 하여 스파게티를 입력하면 검색 자료 최상위에 나오도록 하는 거예요.

사람들은 보통 최상위를 많이 보니까요. 그걸 광고로 이용하는 거예요.

방식은 1년 단위로 정액제로 해도 되고 아니면 검색해서 나온 자료를 클릭한 수대로 광고비를 지급하는 방법도 있어요.

이 방식이 배너 광고보다 수익이 훨씬 나을 거예요.

그래서 이 검색 광고로 수익을 많이 창출하려면 당연히 오션의 점유율이 높아야 하겠죠.

그래서 저번에 한 3년간은 적자를 보더라도 전 세계 오션 점유율을 높이는 데에만 집중하자고 한 거예요.

즉 멀리 뛰어오르기 위해 몸을 잔뜩 움츠리며 준비하자는 거죠.”

내 말을 들은 에릭은 머리에 망치를 맞은 듯 잠시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

“와! 대단한 발상입니다. 검색 광고를 하게 되면 일반 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자영업까지 대상으로 하게 되어 수익이 더 많이 발생할 것 같습니다.”

“바로 그거예요. 광고 대상이 광범위해지고 이게 실현되기 위해서는 자영업 사이트도 많이 개설되어야 더 효과적이거든요.

3년 정도 지나면 고속 인터넷 환경이 만들어져 그 조건들이 어느 정도 충족이 된다는 거예요.

우린 그때를 노리고 지금은 점유율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거죠.”

“혹시 마케팅도 전공하신 겁니까? 이런 검색 광고는 처음 들어봅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다 하신 겁니까?”

그래도 말귀를 알아들어 다행이네.

내가 생각한 것이 아니라 미래에는 다 이렇게 하거든요.

“생각해 보세요. 사이트 크기는 한정적이에요. 작은 사이트에 배너 광고를 넣으면 얼마나 넣을 수 있겠어요?

그래서야 수익을 제대로 얻을 수 있겠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검색 광고를 생각해 낸 거예요.

검색 광고를 이용하면 사이트도 깔끔하게 유지하고 얼마든지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거죠.”

“고문님 말씀이 맞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렇다고 3년 동안 검색 광고를 아예 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에요. 지금이라도 할 수 있으면 해도 됩니다.”

“정말 해도 됩니까?”

“네. 배너 광고 대신 우리는 검색 광고로 밀고 나가자는 말이에요.”

“알겠습니다. 좀 생소한 방식이지만 일단 광고 문의 온 회사와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그리고 오늘 점심은 제가 살 테니 드시고 싶으신 거 마음껏 드세요.”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제 사무실에 가 있을게요.”

“알겠습니다.”

내가 여기에 계속 있어봤자 부담이 될 테니 내 사무실에 들어가 있는 게 좋겠지.

자리에서 일어나 고문실로 들어갔다.

에릭은 고문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마틴에게 물었다.

“고문 직접 본 소감이 어때?”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천재라는 말은 들었지만, 프로그램 실력도 뛰어나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 같은 일반인하고는 전혀 다른 것 같습니다.

근데 아까 말씀하신 핸드폰 OS는 무슨 말입니까? 핸드폰이 컴퓨터도 아닌데 무슨 OS가 필요합니까?”

“나도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핸드폰이 발전하면 컴퓨터의 일부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겠다 싶어.

과학 기술이 워낙 빠르게 발전하니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닌 것 같아.”

“하지만 그 정도까지 되려면 2~30년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핸드폰도 발전하기 시작한 지가 얼마 안 되지 않았습니까?”

“고문은 미래를 보고 준비하려는 것 같아. 확실히 우리 같은 일반인 하고는 차원이 달라.”

“그런 것 같습니다. 오션에 온 것이 잘한 것 같습니다.”

“나도 마찬가지야. 앞으로 재미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일이나 하자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에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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