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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의 홀로서기-34화 (34/261)

34화

1996년 새해가 밝았다.

늘 그렇듯이 별 의미 없는 새해이며 중요한 것은 올해는 무슨 키워들 결정할 것인가? 이었다.

94년은 ‘날갯짓’이었고 작년 95년은 목표를 향한 ‘전진’이었다.

그동안 리암 인베스트를 비롯해 여러 투자 회사들을 만났지만 내 기대에 부응하는 투자 회사를 찾지 못하였다.

아직 검증되지 않았고 수익도 없는 오션에 거액을 투자할 회사는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중에 다행히도 리암 인베스트에서 다시 연락이 와서 쉐리던 이사를 만나 여러 차례 협상을 이어나갔다.

결국, 4000만 달러에 투자를 받기로 하였다.

엄밀히 따지면 4000만 달러도 매우 큰 금액이며 리암 인베스트도 검증되지 않은 오션에 큰 모험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인지 내년 97년도에 나스닥에 상장하기를 희망하는 것 같았다. 야호가 올해 상장하는데 흥행에 성공할지 궁금하였다.

투자 계약은 연초가 지나고 만나서 진행하기로 하였고 그때 상장부터 앞으로 계획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였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몇 년 안에 잘 투자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제 사업 자금도 확보되었으니 올해 1996년 키워드는 ‘깃발 꽂기’로 결정했다.

투자받은 사업 자금을 바탕으로 몇 년간은 전 세계 주요 국가에 오션의 깃발을 꽂아 무료로 서비스를 진행하여 포털 사이트의 입지를 굳힐 생각이었다.

그 이후에 검색 광고에 집중하여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었다.

올해 1월에 할아버지가 쓰러지고 4월에 돌아가신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할아버지에게 전화하였지만 그다지 반기는 모습도 아니었고 한번은 할아버지가 걱정되어 한국에 가겠다는 뉘앙스를 풍기자 절대 오지 말라고 하였다.

공부에만 전념하라고 하시는데 진심인지? 자신의 초라해진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인지 워낙 강경하여 결정하기가 힘들었다.

이전 생에서 참석하지 못한 장례식은 참석할 거지만 그래도 생전에 한번은 뵈어야 할 것 같은데. 한국을 가야 하나?

일단 한국 소식을 알 수 있으면 좋은데 알려줄 사람이 없으니. 아 있지. 나의 유일한 우군인 진서영.

마지막 볼 때는 꼬맹이 중2였는데 벌써 올해 대학 입학하네. 시간 참 빠르네. 시험은 잘 봤나? 아직 합격자 발표는 하지 않았을 텐데.

시계를 보니 지금 한국은 저녁이었다. 2층 전화로 하면 서영이가 전화 받을 확률이 높았다.

일단 해보자. 전화기를 들었다.

신호음이 계속 들렸지만 받지를 않았다.

다들 방안에만 있으니 전화를 안 받지. 나중에 다시 걸어야겠네.

전화를 끊으려는데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아직 앳된 목소리인 것을 보니 서영이 같았다.

(진서영?)

(네. 맞는데요. 누구세요?)

(오랜만이네. 나 민재야.)

놀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민재 오빠라고?)

(그래. 잘 있었어?)

(그게 궁금한 사람이 이제야 전화해?)

(내 사정 잘 알잖아.)

(내가 봐준다. 지금 핀란드야?)

(아니! 미국이야. 핀란드에서 대학 졸업하고 스탠퍼드 대학원에 입학했어.)

(뭐라고? 벌써 졸업했다고?)

(응. 그렇게 됐어. 참 너 작년에 시험 보지 않았어? 어디 대학 지원한 거야?)

(나 중앙대학교 국문학과에 원서 넣었어. 아직 합격자 발표는 하지 않았는데 하향 지원해서 합격할 거야.)

(축하해.)

(고마워.)

(이제 우리 꼬맹이 엄연한 대학생이 되네.)

(당연하지. 나 이제 꼬맹이 아니고 엄연한 숙녀라고. 앞으로 꼬맹이라고 부르지 마.)

(알았어. 그리고 할아버지 건강은 좀 어때?)

(그저께 신년이라 할아버지 댁에 갔다 왔는데 건강하셔. 할아버지는 나이가 들수록 건강해지는 것 같아.)

이상하다. 내 기억으로는 작년 12월부터 할아버지 건강이 급속히 안 좋아졌는데. 서영이가 거짓말할 리도 없고. 어떻게 된 거지?

(진짜야?)

(응.)

진짜라니 믿을 수밖에 없는데. 뭐지?

(다행이네. 내 핸드폰 번호 알려줄 테니까 할아버지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전화해 줄래?)

(알았어. 불러.)

(14153423.....)

(알았어. 전화할게.)

(그래 잘 지내고.)

전화를 끊었다.

할아버지가 건강하시다니 좋기는 하지만 과거와 상황이 달라져 당황스러웠다. 어떻게 된 거지?

***

오늘 리암 인베스트와 투자 계약을 하기로 하여 약속한 장소로 향하였다.

리암 인베스트는 뉴욕에 본사가 있고 샌프란시스코에는 없기에 직접 이곳으로 오기로 하였다.

내가 뉴욕까지 갈 수는 없으니 아쉬운 놈이 와야지.

서둘다 보니 조금 일찍 도착하여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투자 조건들은 이미 서로 합의했기에 간단히 서명만 하면 끝나는데 호텔 비지니스룸까지 빌리냐? 돈이 많은 회사라 그런가?

한쪽에 준비된 커피 머신에서 커피 한잔을 뽑아 널찍한 회의용 테이블 앞에 앉았다.

이제 드디어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된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10년 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법인데 오션도 꽤 커지겠지? 혼자 즐거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데 문이 열리며 두 사람이 들어왔다.

한 사람은 에디 쉐리던 이사이고 옆에 있는 사람은 누구지? 통화할 때는 혼자 온다고 했는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에디 쉐리던 이사가 미소 지으며 다가왔다.

“일찍 오셨네요?”

“중요한 일인 만큼 늦을 수는 없죠. 서둘렀습니다.”

손을 들어 뒤에 서 있는 남자를 향하였다.

“인사하시죠. 리암 인베스트 스콧 가르시아 사장입니다.”

뉴욕이 가까운 거리가 아닌데 직접 왔다고? 그만큼 오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인가?

사장이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반갑습니다. 스콧 가르시아입니다.”

손을 마주 잡았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진민재입니다.”

“쉐리던 이사에게 말은 들었지만 직접 뵈니 미남이십니다.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겠습니다. 부럽습니다.”

“감사합니다.”

간단히 인사말을 나누고 앉았다.

“제가 오션에 거는 기대가 아주 큽니다.”

“두고 보시면 그 기대만큼 역할을 충실히 할 겁니다. 아마도 꽤 만족스러우실 겁니다.”

“제발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꿈은 이루어지는 겁니다.”

“자신만만하십니다.”

“그만큼 오션이 뛰어나다는 겁니다. 그 점을 잘 아시니 투자를 결정했을 겁니다.”

“사실 투자 금액이 커서 회사 내부에서 반대도 많았지만 오션과 천재 개발자인 진민재를 믿어 보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확신이 없으시겠지만 정말 탁월한 선택을 하신 겁니다. 아마도 이 순간이 사장님 인생에서 가장 큰 기억으로 남으실 겁니다.”

“하하하! 개발자가 이렇게 자신하니 보는 제가 마음이 놓이고 기분이 좋습니다.

여기 오면서도 내가 잘한 일인가? 마음의 갈등이 있었는데 한꺼번에 다 날아가는 기분입니다. 마음 변하기 전에 계약부터 합시다.”

“좋습니다.”

쉐리던 이사가 계약서 두 부를 내 앞으로 내밀었다.

“계약서 내용은 합의한 대로 작성하였으니 확인하시고 이상 없으면 서명하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계약서를 들어 천천히 읽어보았다.

투자금 4000만 달러에 지분 5%였다.

야호보다는 훨씬 좋은 조건이었고 더 많은 투자 금액을 제시하는 회사가 없어서 받아들였다.

이제 리암 인베스트를 등에 업고 쭉 뻗어 나가야지.

내용은 합의한 대로였고 이상은 없었다.

사장의 서명은 이미 되어 있어 내 이름 옆에다 서명하였다.

“서명했습니다. 투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한배를 같이 탔으니 세계라는 대양을 향해 멋지게 나아갑시다.”

“물론입니다. 우리 앞길에는 잔잔한 바다만이 있을 겁니다.”

잠시 덕담이 이어졌다.

“이제 본격적으로 사업하기에 앞서 법인을 설립해야 하는데 진민재 씨 국적이 한국이라 우리 회사에서 법인을 설립하려고 합니다. 괜찮겠습니까?”

“저 며칠만 지나면 미국 시민이 되기에 법인 설립은 제가 해도 됩니다.”

“네? 시민권을 취득하신 겁니까?”

“네. 3일 후에 시민권 선서식을 합니다.”

“오! 잘 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가르시아 사장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물었다.

“앞으로 사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하실 계획입니까?”

“지난번에 쉐리던 이사에게도 말했지만 지금 세계 인터넷 시장은 주인 없는 땅과 마찬가지입니다.

향후 수익 증대를 위해서는 주인 없는 땅을 선점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대략 3년간은 무료로 서비스하면서 독보적인 위치로 올라가는 것이 오션의 목표입니다.”

“당분간은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는 말이네요.”

“그렇습니다. 멀리 뛰기 위해 개구리처럼 몸을 웅크리는 시기일 겁니다. 그 시기를 벗어나면 오션은 날개를 단 듯 하늘 높이 훨훨 날아오를 겁니다.”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눈앞에 있는 것을 보기보다는 멀리 보겠다는 전력이네요. 좋습니다. 저도 공감하는 바입니다.

그럼 앞으로 이익 창출은 어떤 식으로 하실 생각입니까?”

“이것도 쉐리던 이사에게 잠깐 설명했지만 제가 추구하는 것은..........”

한동안 심도 있게 사업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르시아 사장이 감탄하면 말하였다.

“천재라 그러신가? 프로그램도 잘하시고 사업적인 감각도 있으신 것 같습니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말씀드리는 건데 제가 프로그램 개발에는 자신이 있지만, 사업은 제 영역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문적인 CEO을 영입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리암 인베스트사도 거액을 투자한 만큼 능력 있고 믿을 수 있는 CEO에게 회사를 맡기는 것이 마음이 편하지 않겠습니까?”

가르시아 사장은 복잡한 눈으로 앞에서 말하는 진민재를 바라보았다.

전문 CEO 영입은 회사가 원하던 바이다.

바로 영입을 시도하면 반발할 것을 염려해 한동안 지켜보다가 나중에 슬쩍 건의할 생각이었는데 먼저 제안을 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고 쉐리던 이사 말처럼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었다.

혹시 다른 속내가 있는 것이 아닌가? 살펴보았지만 전혀 느끼지 못하였다. 그렇다면 진심이라는 건데.

“CEO을 영입하면 진민재 씨는 무엇을 하실 생각입니까?”

내가 법인까지는 설립할 수는 있지만 앞으로 사업을 시작하면 해야 할 것들이 한두 개가 아닌데 내가 뭐하러 다 신경 쓰고 바쁘게 일할 필요가 있을까?

앞으로 프로그램 개발하기에도 바쁠 텐데.

제일 중요한 것은 내가 사업 경험도 전혀 없는 프로그래머였기에 각자 잘하는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 제일 좋기에 내가 경영하는 것보다는 전문 CEO가 맡아서 하는 게 더 잘할 것이다.

그렇기에 전문 CEO를 영입하면 알아서 잘 진행할 테고 난 다른 프로그램이나 개발하면서 옆에서 지켜보면서 조언만 하면 된다.

이전 생에서도 구골 투자자인 리암 인베스트사는 구골 창립자들이 못 미더워 전문 CEO를 영입하였다.

물론 두 창립자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고문으로 이동하게 되어 못마땅한 입장이었지만 영입한 에릭 슈밋이 능력을 발휘하자 인정하게 된다.

리암 인베스트는 아마도 내 제안을 누구보다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고 무조건 받아들일 거다.

“저는 고문 자리에 앉아 새로 영입되는 CEO가 경영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정말 그렇게 해도 됩니까?”

“원하시던 바 아닌가요?”

“그렇기는 합니다만 먼저 이야기를 꺼내시니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원하시면 문제 될 것은 없겠네요.

저보다는 리암 인베스트가 유능한 인재들을 잘 아실 테니 컴퓨터에 이해가 있고 능력 있는 분들 몇 명 추천해 주시면 제가 그분들 이력을 보고 결정을 내리겠습니다.

그럼 되겠죠?”

“알겠습니다. 이른 시일 안에 후보자 명단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이전 생처럼 구골의 에릭 슈밋이 후보자 명단에 있었으면 좋겠다. 없으면 그때 내가 건의하면 되는 거지.

“알았어요. 더 나눌 이야기가 남았을까요?”

“마지막으로 나스닥 사장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으면 합니다.

쉐리던 이사가 협상 과정에서 말했듯이 우리 회사는 내년 1997년에 상장했으면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도 상장하는 데에는 별다른 이견은 없습니다. 그 문제는 신임 CEO와 상의해서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더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그만 마무리해도 될 것 같습니다.”

“투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가보겠습니다.”

“조만간에 연락 드리겠습니다.”

진민재가 나가는 것을 확인한 에디 쉐리던 이사가 가르시아 사장에게 물었다.

“직접 보시니까 어떻습니까?”

“자네 고충을 이해할 것 같아. 그래도 말이 안 통하는 그런 분류는 아닌 것 같아 다행이다 싶어.”

“저도 아까 먼저 전문 CEO를 섭외하자는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현명한 판단이지. 프로그램 개발에는 천재일지는 몰라도 사업은 다른 영역이니까. 자신을 잘 알고 최선을 선택하자는 거겠지.

저 정도 마인드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어. 시작부터 순조로운 것을 보니 끝도 좋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저도 그럴 것 같습니다.”

***

법원에서 시민권 선서를 하고 시민증을 받아 밖으로 나오자 낯익은 얼굴이 기다리고 있었다. 레베카였다.

“진 미국 시민이 된 것을 축하해.”

솔직히 기쁘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전 생에서는 어쩔 수 없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지만, 이번 생에서는 나 스스로 선택한 거였다.

“고마워. 어떻게 온 거야?”

“누구라도 한 사람 정도는 축하해줘야 하잖아. 내가 안 왔으면 진은 집에서 혼자 자축하고 있었을 거 아니야?”

하긴 집으로 가려고 했으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자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바쁘지 않아?”

“이것도 내 일이야. 나로 인해 진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으니 관리할 의무도 있지.”

“날 계속 감시하겠다는 의미로 들리는데.”

피식 웃었다.

“와! 숨기지 않고 솔직히 터놓고 이야기하니까 정말 좋다. 이제 진을 감시할 이유가 없어졌거든. 마지막 의무라고 생각해줘.

그리고 나중에라도 진 박사님의 연구 자료를 찾게 되면 나한테 알려주면 고맙고. 연구 자료를 달라는 것은 아니니까 오해는 말고.

그 연구 자료로 진이 사업을 하더라도 어차피 미국 기업이라 알려주지 않아도 이제는 상관은 없어.”

“나도 아빠의 연구 자료를 찾았으면 좋겠어. 그게 뭔지 많이 궁금하거든. 근데 난 아무것도 모르기에 못 찾을 거야.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다면 아빠가 폐기했을 수도 있어.”

“그건 아닐 거야. 힘들게 수년을 연구해서 개발한 건데 스스로 폐기했다고?

아니야. 무기 종류라면 그럴 수가 있겠지만 인류에 도움이 되는 산업 기술이라 절대 그러지는 않았을 거야.

난 어딘가에 있다고 믿어.”

“마음대로 생각해.”

“밥이나 먹으러 가자. 진의 시민권 취득을 축하하는 의미로 내가 밥 사줄게.”

갑자기 매콤한 김치찌개가 먹고 싶었다.

“한식당으로 가도 돼?”

“상관없어. 가자.”

***

리암 인베스트사에서 급했는지 계약하고 일주일 만에 4명의 CEO 후보 명단을 보내와 지금 보고 있었다.

다행히도 내가 원했던 에릭 슈밋이 포함되어 있었다.

근데 다른 3명의 이력을 보는데 하나같이 쟁쟁한 이력의 소유자들이었다. 오히려 에릭 슈밋보다 이력이 더 화려하였다.

그만큼 능력이 있다는 건데. 그러니까 명단에 포함되어 있겠지. 더 능력이 있다면 오션을 더 키울 줄 수도 있을 텐데.

하지만 꼭 그러리라는 보장이 없으니까.

모험이냐? 검증된 에릭 슈밋을 선택하냐? 고민이네.

아니다. 에릭 슈밋도 잘하는 데 안전하게 가는 게 좋겠지. 결정했으면 시간 끌지 말자. 괜히 미련만 생기니까.

핸드폰을 들었다.

(에디 쉐리던입니다.)

(안녕하세요? 이사님! 진민재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보내드린 자료는 보셨습니까?)

(네. 지금 받아서 봤어요. 그래서 전화 드린 거예요. 오션의 신임 CEO는 에릭 슈밋으로 할게요.)

(네? 지금 받아보셨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네.)

(근데 바로 결정하시는 겁니까?)

(결정은 빠를수록 좋죠.)

(그렇지만 너무 빠르지 않습니까? 다른 후보들도 능력이 뛰어납니다. 좀 더 생각하고 결정하시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네 명 중의 한 명 선택하라고 보내신 거 아닌가요? 전 에릭 슈밋을 선택했어요.)

(뜻이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사실 에릭 슈밋은 망설이다가 나중에 추가했습니다.

컴퓨터 공학과 출신에다가 사업적인 능력은 있지만, 아직 젊어서 고민했는데 역시 인터넷 사업은 젊은 감각이 필요하기는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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