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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녀의 두 번째 남편-160화 (160/199)

160화 이익 실현 (2)

(160)

다음날 장명건설 주가는 가압류 전인 1만 2천원을 회복하였다.

모든 악재가 걷어져서 그런지 주가는 차트가 맹렬히 우상향 하고 있었다. 1만 4천원을 향해 가고 있었다.

강시혁은 현재 자기 투자금의 평가액을 보고 크게 놀랐다.

31억 8천만 원이나 되었기 때문이었다.

[힉! 31억 8천만 원!]

강시혁은 몸이 떨려 옴을 느꼈다.

지금 판다면 이영남에게 빌린 돈 20억을 갚고도 11억 8천만 원이 손에 떨어지는 것이었다. 근로소득으로는 평생 가도 달성할 수 없는 금액이 눈앞에 보이는 것이었다.

[이래서 사람들은 자산소득이 있어야 해. 근로소득으로는 대한민국에서는 결단코 쇼부가 안 나!]

강시혁은 사람들이 빚을 내어 부동산과 주식투자 하는 이유를 알았다.

하지만 이 방면의 빠꼼이도 아니면서 섣불리 빚을 얻어 투자하면 바로 망하는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은 물론 자살하는 사람도 있다. 심한 사람은 일가족이 자살하는 사람도 나온다.

그러나 정보가 있고 예리한 분석능력이 있고 운이 따르면 크게 벌수도 있는 곳이 이 분야였다.

강시혁에게는 이번에 정보가 있었다. 또 과거에 주식투자를 했다가 실패한 경험도 있었다. 이 경험은 실패했지만 그래도 경험은 경험인지라 이번 투자에 크게 도움이 된 건 사실이었다. 그리고 강시혁은 지금 상승 운에 접어든 것이다.

대리운전을 하다가 삼방 문화재단에 경비로 입사하게 되고, 이어 비서실 대리가 된 것도 운이 열리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다.

사람은 이 상승운의 기회를 잘 포착해야 돈을 벌고 업그레이드 된 삶을 살 수가 있는 것이다.

주가가 1만 4천원이 된 것은 아마도 A일보의 기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았다. 이렇게 우리 사회는 알게 모르게 보수 언론의 힘이 엄청남 힘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어디에서인가 홍 사장 이자식도 지금 웃고 있겠지?]

강시혁은 홍 사장이 지금 얼마를 가지고 장난을 하고 있는지는 몰랐다.

그건 자기가 알바가 아니고 자기가 투자한 20억만 팝콘 튀듯이 튀기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변상철이 놀러온다는 것을 오지 못하게 했다.

이상하게 변상철과 어울려 술을 한잔할 기분이 나지 않았다. 강시혁은 지금 온통 자기의 신경이 장명건설 주가에만 향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성공해야만 자기는 변화된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었다.

[형, 뭐해? 토요일 이태원 놀러갈까?]

[내가 회사에서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럼 일요일은?]

[이번 주는 일요일도 어려울 것 같다.]

[또 출장 가는 거야?]

[출장은 아닌데 일이 좀 있어. 한가해지면 내가 연락할게.]

[요즘 윤진형이 자기 클럽에 놀러오지 않는다고 궁시렁 거리던데.]

[그래, 한번 가자. 진형이 본지도 오래된 것 같다.]

이영남도 요즘은 뭐가 바쁜지 영빈관에 잘 나타나지 않았다.

강시혁은 잘되었다고 생각했다. 온통 장명건설 주가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데 방해꾼이 나타나면 자기도 싫기 때문이었다.

월요일이 되었다.

이제 주가는 많이 올라서 그런지 거래량이 감소하며 일봉차트에 십자형 음봉이 떴다.

변환점을 맞이하여 더 치고 올라가야 하는지, 아니면 내려가야 하는지 갈림길에 있는 것이었다.

강시혁은 개미들은 이제 빠져나갈 사람들은 많이 빠져 나간 것으로 보았다.

이날 저녁 장명건설의 공시 하나가 또 나왔다. 단일판매 공급계약 체결에 관한 공시였다.

강시혁이 공시 내용을 자세히 확인해보았다. 서해지역 광역도로 건설공사에 대한 공시였다.

[건설공사 하나 땄군.]

공사 계약금이 무려 400억이다. 현재 장명건설의 매출은 2천억 내외다. 그래서 공시에서는 매출액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나왔다. 삼방건설에서 공사 하나를 밀어준 것 같았다.

삼방그룹은 주력기업이 삼방전자와 삼방화학, 삼방건설, 상방물산 등이다.

이 회사들은 매출이 수십조 원이 넘는다. 현재 작은 회사는 삼방전기와 장명건설 등이다.

상방그룹의 이건용 회장은 이영진 상무가 장명건설을 인수할 때 경영수업 삼아 인수해 보라고 했었다. 경험도 없는 사람에게 위험성이 높은 IT쪽 첨단산업이나 바이오 쪽을 맡기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작은 회사인 장명건설을 인수한 후에 차츰 큰 회사의 인수, 합병에 손을 대도록 한 것이었다.

그런데 장명건설을 너무 비싸게 인수했었다. 이영진 상무의 재계 데뷔의 첫 수업료 치고는 제법 많은 돈을 지불했던 것이다. 하지만 비싸게 인수했더라도 회사를 잘만 키우면 되는 것이다. 이건용 회장은 지금 장명건설을 이영진 상무가 어떻게 요리해 나가고 있는 가 관심 있게 지켜만 보고 있는 중이었다.

공사 계약에 대한 공시는 주가에 크게 작용하지 못했다.

주가가 1만 4천 원 대에서 더 떨어지지 않는 역할만 했다.

주가가 이렇게 며칠 흘러가다가 갑자기 상한가를 쳤다.

[악! 상한가네!]

강시혁은 비명을 질렀다.

이유도 없이 갑자기 상한가를 친 것이다. 18,200원이 된 것이다.

강시혁은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투자금의 현재 평가액은 40억을 넘어가고 있었다.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강시혁은 눈을 크게 떴다.

[이게 왜 이러지?]

강시혁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공사 몇 개를 새로 땄다고 해도 이렇게 올라갈 이유는 없는 것이다.

[노사분규 매듭과 가압류 해지는 알겠는데 도대체 이게 무슨 이유지? 나야 돈을 버니까 좋은데 그 이유나 알자. 답답해 죽겠다.]

강시혁은 도대체 이유를 알 수 없어 비서실 오남수 대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건설 담당이기 때문이었다.

“오 대리님? 강시혁 입니다.”

“잘 게셨어요?”

“조금 전에 장명건설 주가를 보니 상한가를 쳤는데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상한가를 쳐요? 잘 모르겠는데 그런가요?”

오 대리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오 대리는 아마 지금 열심히 일하느라고 주가 확인을 못했던 것 같았다.

하긴 사람 많은 사무실에서 주가나 확인하고 있으면 몰래 주식 투자한다는 오해를 살수가 있었다. 그래서 혼자 떨어져 나와 있는 강시혁보다는 오 대리는 자유롭지가 못했던 것이다.

“정말 상한가 쳤네요.”

오 대리는 이제야 인터넷에 들어가 확인을 한 것 같았다.

“회사에 특별한 변동사항은 없죠?”

“없습니다. 또 주식 투기꾼들이 장난질 하는 것 같네요. 그런데 강 대리님은 장명건설 주가 동향에 관심이 많네요.”

“아, 아무래도 이영진 상무가 인수했던 회사라......”

“관심 갖지 마세요. 특히 업무 중 주식투자 같은 것 하지마세요. 좀생이 최 이사가 알면 난리 납니다. 회사에서는 임직원의 계열사 주식투자를 금하고 있습니다.”

“주식투자는 안합니다. 주식에 대해선 잘 모르고 또 돈도 없습니다.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았습니다. 바쁘신데 미안합니다.”

"아닙니다. 그렇다고 미안해 할 필요는 없습니다. 좀생이가 그렇다는 것뿐입니다. 하하.“

강시혁은 상한가 이유를 찾기 위해 전 증권사이트와 동호회 카페를 뒤졌다.

그러다가 한 카페에서 회원들이 떠드는 글을 보았다. 장명건설 상한가 이유에 대한 것이 나왔는데 맞는지는 모르겠다.

“조금 전에 장명건설 상한가 쳤는데 삼방건설과 합병된다는 게 맞는 거임?”

“그런다더라. 그런데 지금 들어가면 늦었어. 잘못 들어가면 피박 쓰는 수가 있어.”

“아우들아, 조심해라! 폭탄 돌리기인지 모른다!”

강시혁은 머리털이 솟아올랐다.

[뭐라고? 삼방건설과 합병이 된다고?]

강시혁은 오늘 상한가가 홍 사장 측에서 액면분할을 미리 퍼트린 것이 아닐까 했다.

액면분할이 호재라 올라가긴 하는데 상한가를 칠 정도는 아니라고 보았다. 그런데 삼방건설 합병이라면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것이었다.

특히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대주주라면 합병비율을 유리하게 하기위해 주가를 띄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엇다.

강시혁은 이영진 상무에게 카톡을 보냈다.

[장명건설이 오늘 상한가를 쳤습니다. 증권가에서 장명건설이 삼방건설과 합병이 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결정된 사실인지요?]

그런데 회신이 오지 않았다.

강시혁은 불안했다.

[이영진 상무가 혹시 나를 오해한 것은 아닐까? 회사 직원이 일은 안하고 이상하게 장명건설의 주가 동향에만 신경 쓴다고 하지 않았을까? 나의 동아줄은 이영진 상무인데 이영진 상무가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강시혁은 불안이 앞섰다.

하지만 한 시간 정도 후에 이영진 상무의 답신이 왔다.

[미안해요. 중요한 외국 손님이 와서 상담중이라 답신을 못했네요. 삼방 계열사의 주식이 상한가를 치거나 하한가를 치는 일은 자주 있습니다. 회사는 아무 일이 없는데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주가는 항상 출렁거리죠.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장명건설이 삼방건설과 합병하는 일은 생각해본 사실도 없습니다.]

강시혁은 얼른 또 회신을 보냈다.

[잘 알겠습니다. 바쁘신데 쓸데없는 것 질문 드려 죄송합니다.]

저녁 무렵 경제신문에 장명건설 상한가 사실이 보도되었다.

상한가 이유는 장명건설이 삼방건설과 합병이 된다는 소식이 있어 상한가를 쳤다는 보도였다. 그냥 상한가 쳤다는 것만 보도하고 합병이 될 것이다, 아니면 말 것이다 하는 논평 같은 것은 없었다.

[주식가지고 장난하는 세력들이나 아니면 홍 사장 측에서 소문을 내고 있는 중인지도 모르겠네.]

강시혁은 소문이 무너지면 주가가 다시 내리 꽂히게 될 것으로 보았다. 오늘 일부 팔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상한가가 무너지지 않고 제법 상한가 잔량이 많았다. 순진한 개미들은 정말 장명건설이 삼방건설에 합병이 되어 현재 삼방건설 주가를 유지하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상한가 잔량이 꾸역꾸역 쌓이고 있는 것 같았다.

[상한가 잔량이 많은 것을 보니 그대로 가지고 가도 될 것 같네. 오늘 팔지 말고 내일 오전 장에 양봉 차트 나오면 무조건 던지자!]

강시혁은 내일 오전 장에 조금이라도 오른다면 몽땅 처분하기로 했다.

무서워서 더 이상은 가지고 가기가 힘들 것 같아서였다.

[오늘 상한가가 18,200원이지? 내가 산 평균 매입단가가 8,800원인데 18,200원이면 엄청 오른 거야. 내일 2만원만 오르면 미련 없이 모두 팔자! 전에 분식집 팔고 주식투자했을 때도 더 먹겠다고 욕심 부리다가 망하지 않았나!]

강시혁은 매도 목표액을 2만원으로 정했다. 그 이상 오른 것은 자기 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언제나 사고는 욕심을 부리다가 당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강시혁이었다. 미련을 두지 않기로 했다.

미련을 갖는다는 것은 미련하다는 뜻으로 보았다.

오늘 주식 시장이 끝나고 상한가 잔량을 보았다.

100만주 이상 잔량이 쌓여 있었다.

주주 토론 게시판에 들어가 보았다.

“장명건설을 들고 있는 주주 여러분 축하드립니다. 씨팔, 개 부럽네!”

“상한가 한두 번은 더 치겠지?”

“더 올라. 꽉 붙들고 있어. 너희들 현대사료 알지? 현대사료는 합병설로 5연속 상한가 쳤던 것 몰라?”

“야, 이거 내일도 상한가 치면 조회공시 요구 나오는 것 아니야?”

강시혁은 현대사료 이야기가 나오자 대전에 게신 아버지가 생각났다.

강시혁의 아버지는 대전에 있는 작은 사료회사 생산직 근로자로 근무했던 사람이다.

당시 천안에 있던 현대사료가 계속 상한가를 치자 아버지를 원망했었다.

[아버지! 아버지는 현대사료 합병설 같은 것 듣지 못했어요? 지금 5연속 갔잖아요. 사료회사 30년 근무하셨다는 분이 그것도 몰라요?]

그때 아버지는 끙 하는 소리를 내시고 ‘주식은 무서운 거여. 넌 그런데 손대면 안 된다.’ 라고 말했던 기억이 났다.

지금 생각하면 아버지는 고졸 생산직 출신이라 그런 것을 알 길이 없었을 것이다. 자기가 그때 불효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아버지가 다닌 소규모 사료회사는 대전에 있던 회사고 현대사료는 천안에 있는 큰 회사였다.

그때 현대사료는 18,700원 하던 주식이 69,200원까지 가서 4배가 올랐었다.

만약 강시혁이 가지고 있는 투자액 20억이 4배가 오른다면 80억이 되는 것이다.

[현대사료는 당시 바이오업체와 합병한다는 소문이 있어 크게 올랐었지. 하지만 장명건설은 건설사니까 그렇게는 안 되겠지. 미련두지 말자. 나는 2만원만 되면 모두 팔아치운다!]

강시혁은 자기에게 다짐이나 하는 듯 팔아 치운다! 라는 소리를 크게 내질렀다.

강시혁은 현대사료가 요즘은 어떻게 하고 있나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현대사료는 상호가 카나리아 바이오라는 회사로 변경되었다.

강시혁은 장명건설도 이영진 상무 말대로 김장명 지분이나 홍승필 지분을 삼방에서 모두 인수한다면 상호는 절대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뭐 좋은 이름이 없을까 머리를 짜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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