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화.
세계수의 등장과 함께 생명의 씨앗이 심어진 화성.
아직 행성 전체에까지 그 뿌리가 퍼져 나가지는 못했지만, 하루하루 빠른 속도로 그 영향력을 높여 가고 있는 세계수의 노력 덕분에 화성의 모습은 몰라볼 정도로 변화해 가고 있었다.
벌써 행성의 30% 이상이 초록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는 화성. 그리고 그 광경을 지켜보며 수많은 인간이 군침을 흘리며 호시탐탐 기회만을 노리고 있었지만, 그 시도는 뭘 하기도 전부터 철저하게 차단당할 수밖에 없었다.
[ 반갑습니다. 이 세계의 인간들이여. 저는 푸르른 잎사귀 일족의 일곱 번째 가지. 아스테리아입니다. 저희 일족을 대표해, 여러분들에게 우리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서 이곳에 왔습니다. ]
인간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분명하게 인간이 아닌 존재.
엘프.
이미 화성에 그 터전을 잡아 버린 지성체들이 존재하고 또 하나의 국가와 비슷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은 인류 문명 전체에 지금껏 없었던 커다란 충격을 불러오고 있었다.
- 엘프가……. 진짜로 있었다고?
인간과 동등한 지적 수준을 가지고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생명체를 찾아볼 수 없었던 세상 속에 예상치도 못한 상황 속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한 지성체.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인간들은 크나큰 위협을 느끼며 격렬하게 이들을 향한 반감을 드러냈겠지만, 대부분은 그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부담스러울 정도의 호의를 보여 주고 있었다.
- 외모 실화냐? 진짜 보자마자 숨이 턱 하고 막히더라. 왜 이렇게 예쁘지?
- 헤으응……. 엘프 눈나…….
- 아스테리아……. 이름마저도 너무 내 취향이다.
- 아스테리아! 아스테리아! 아스테리아!
감히 인간 따위가 거부하기에는 너무나도 강력한 매력을 뿜어내고 있는 엘프.
백옥 같은 피부에 날렵하고 호리호리한 체형에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깨끗해지는 순수한 초록빛 눈동자. 거기에 삐쭉 튀어나온 귀와 비단처럼 부드러운 머릿결까지……. 인간의 기준을 아득히도 넘어선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미모를 가지고 있는 그녀를 보며 인류의 절반은 이미 엘븐 킹덤과 엘프 일족 전체에 대한 거의 광기 어린 추종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국적을 가리지 않는 생명체로서의 열렬한 성원 덕분인지 UN의 인간 대표부들과의 협상은 생각보다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
[ 오늘 UN에서 최근 엘프 종족을 하나의 지성체로 인정하고 이들이 설립한 국가인 엘븐 킹덤을 정식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결의안을 최종 통과시켰습니다. ]
[ 멀린이 예고했던 기간인 3년 이후, 우리 인류는 우주로의 본격적인 진출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이번 결의안으로 그 어느 국가도 화성에서의 소유권이나 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엘븐 킹덤의 관리 및 통제 아래에 화성 내의 탐사 및 일부 개발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는 조항이 결의안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 최근 레너드 대통령은 엘븐 킹덤의 대사인 아스테리아와의 회담에서 ‘지구와 화성의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동반자로서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발언했습니다. 새롭게 탄생한 신생 국가인 엘븐 킹덤을 둘러싸고 있는 국제 외교전에서 미국이 가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
미국을 비롯해 수많은 세계 정부들로부터 공식적으로 국가로 인정받으며 정식으로 국제 외교와 정치판에 뛰어든 엘븐 킹덤. 하지만, 말 하나 단어 하나에 수많은 정치적 계산이 깔린 노련한 외교관들 사이에서 그녀가 일족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아직 부족한 것들이 많았다.
“하하하. 이렇게 엘븐 킹덤의 초대 대사를 만나 뵙게 돼서 영광이군요.”
“저야말로 영광입니다. 그대에게 숲의 축복이 함께하길.”
“오오……. 듣던 대로 정말로 아름다우시군요. 마치 미의 여신이 강림한 것 같은 기분입니다.”
“저 같은 미천한 이에게는 너무나도 과분한 칭찬이군요.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는 대형 연회장.
반짝거리는 드레스와 값비싸 보이는 양복을 입고 있는 수많은 사람이 삼삼오오 모여서 웃고 떠들고 있는 이곳에서 아스테리아는 자신에게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인간들을 웃는 얼굴로 상대하느라 잔뜩 피곤한 기색이었다.
“힘들어요? 안색이 많이 안 좋아 보이네요.”
“사도……. 아니, 멀린 님이 사전에 말씀하셔서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역시 인간들의 문화와 풍습은 저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네요.”
완전한 진실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은 없어도 최소한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거나 숨겨진 의도가 있다는 것 정도만큼은 어렴풋하게 간파해 낼 수 있는 엘프 종족.
그렇기에 그녀는 값비싸고 호화로운 음식들을 불필요한 정도로 잔뜩 쌓아 놓고는 그 사이에서 웃는 얼굴로 무언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외교관들의 무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연신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렇게 가식과 위선의 가면을 쓴 채로 서로 웃고 떠들고 있지만, 그 뒤에서 칼을 쑤셔 넣을 기회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모습이라니……. 판달리아의 인간들과 전혀 다를 게 없어요.”
“어쩔 수 없어요. 그건 인간들이 가진 고유한 본성이니까요.”
“그렇겠죠. 하지만…….”
“그것이 너무 경멸스러워 보이는 건 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네요.”
우우우웅.
내 말에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리는 아스테리아. 직접적으로 내색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주변에서 피어오르는 강력한 마력의 파장은 그녀가 생각보다 감정적으로 동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었다.
“이 세계의 수많은 생명이 고통 속에서 신음하며 몸부림치고 있어요. 응당 생명체라면 누려야 할 자유를 잃어버리고, 착취당하고 이용당하며……. 구경거리 취급을 받고 있죠.”
“이런 흉악한 자들과……. 정말 우리 일족이 함께 공존하고 상생할 수 있을까요?”
인간은 만물(萬物)의 영장(靈長)이다.
그 어떤 생명체보다 우월하고 고귀하다는 사상을 가지고 오랜 시간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체를 당연하다는 듯이 유린하고 학살한 인류.
수많은 동‧식물의 희생 덕분에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도 번영할 수 있었지만, 그것은 아스테리아를 비롯한 조화와 공존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엘프 일족에게는 그야말로 완전히 상극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이미 판달리아에서 인간의 배신으로 인해 일족 전체가 비참하고 치욕스러운 최후를 맞이한 전적이 있는 아스테리아의 얼굴에는 이미 심각할 정도로 인간이란 종족 전체에 대한 혐오가 드리워져 있었지만, 나 때문에라도 그녀는 차마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갈 수는 없었다.
“뭐……. 틀린 말은 아니네요.”
“……?”
“사실 아주 극소수의 인간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엘프들의 관점으로 봤을 때는 쓰레기예요. 한없이 이기적이고, 아둔하고, 게으르고, 큰 그림을 전혀 볼 줄 모르죠. 분리수거랑 재활용만 제대로 해도……. 하물며 일회용품만 줄여도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데 귀찮다는 이유 하나로 그냥 막 일회용품 쓰는 놈들이 허다하죠.”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주장하며 무책임하게 ‘알빠노?’만을 시전하며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 인간들. 그런 그들을 보고 있자면 가끔은 인류는 멸망 당하는 게 지구의 입장에서는 더 좋은 것이 아닐까 하는 진지한 고민도 했었기에 나는 아스테리아가 지금 느끼고 있는 심정을 100%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면……. 도대체 왜…….”
자신을 왜 세계수와 일족이 있는 화성에서 이 머나먼 인간들의 본거지에까지 데리고 왔는지를 물어보려는 듯한 아스테리아. 하지만 나는 그런 그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답했다.
“저는 엘프 일족이 인류와 함께 공존하고 상생하기를 바라는 게 아니에요.”
“네……?”
“왜 이곳의 인류는 이렇게까지 오만하고 자기들이 제일 우월하다는 착각에 빠져 있었는지 아세요?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해요. 그건…….”
“이 세상의 인간들은 자기보다 우월한 종족을 만나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에요.”
수많은 생명체가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는 판달리아에서 인간은 분명 강력한 영향력과 세력을 가진 종족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진 종족은 분명 아니었다.
“제아무리 강력한 권세를 가진 제국이나 최강의 경지에 오른 기사나 마법사라고 하더라도, 드래곤 한번 등장하면 꼼짝없이 몰락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죠. 하물며 그 무식하기 짝이 없다는 오크 부족에게 멸망하는 왕국도 간혹 보면 있었고 말이죠.”
“손재주로는 드워프한테 아주 압살당하고 정령 친화력과 민첩성으로는 엘프에게. 거기에 단결력과 결속력조차도 고블린들한테 밀릴 정도니 뭐 하나 이렇다고 할 만한 특출난 능력이라고는 전혀 없는……. 어중간한 올-라운더……. 일명 잡캐 같은 포지션이었고 그걸 본인들도 알고 있었기에 최소한의 겸손은 가지고 있었죠.”
인간보다 훨씬 더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종족들이 지천에 즐비한 판달리아.
하지만 그런 판달리아와 다르게 강력하고 우월한 힘을 가진 종족이 따로 없는 지금 이곳의 인류는 단 한 번도 자신들이 열등하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해 본 적이 없었다.
“고작 100년도 채 못 사는 열등하고 미개하기 짝이 없는 종족이 자기가 제일 잘난 줄 알고 까불고 있으니 얼마나 우스워요?”
“멀린 님의 의중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군요…….”
자신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듯이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는 아스테리아.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나는 히죽 웃어 보이며 말했다.
“이 세상에는 이런 말이 있어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서 백 번 이긴다는 말이죠.”
“제가 당신과 엘븐 킹덤에게 원하는 것은, 인간과의 공존과 상생이 아니에요. 지배(支配)지.”
“그게 무슨……??!!”
인간을 지배하라는 나의 지시에 두 눈이 동그랗게 커지는 아스테리아.
하지만 나는 농담이 아니라는 듯이 진지하지만 여유로운 목소리로 당황해하는 그녀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지금 당장 뭘 어떻게 하기를 기대하는 건 아니니까 안심하세요. 비록 엘프들 개개인의 역량은 인간들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70억 인류 전체와 맞서기에는 현실적으로 한없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엘프가 가지고 있는 능력과 역량을 최대한도로 활용한다면, 은밀하고 치밀하게 서서히 이 인류의 핵심 세력에 침투할 수는 있겠죠.”
모든 분야에 걸쳐서 객관적으로 인간보다 훨씬 우월한 종족인 엘프.
비록 그 기본적인 성향이 너무나도 소극적이고 방어적이었기에 그러한 재능이 빛을 발하거나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지만, 나는 이들을 최대한 이 인류 사회 전반에서 활약하도록 만들 생각이었다.
“이 세계의 인간을 이해하세요. 그리고 예술, 스포츠, 정치, 경제, 사회……. 개인적으로 연예계를 추천하기는 하는데 사회 각계각층에 침투해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엘프 일족이 가질 수 있도록 하세요. 지금 당장은 너무 막막하겠지만, 조금만 노력해도 충분히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 거예요.”
외모만 하더라도 이미 기본적으로 엄청나게 유리한 상황에서 시작할 수 있는 엘프.
아무리 아니라고 부정해도 이 세계는 외모지상주의에 찌들어 있는 세상이었기에 이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다면, 아마 인간들은 뼈저리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토록 우월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인간이란 종족이…….
얼마나 부족하고 한심하고, 모자란 종족이었는지 말이다.
“그러니까 지금 멀린 님의 말씀은……. 저희 일족이 이 세계의 인간들을 노예로 삼기라도 하라는 말씀인가요?”
“음……. 너무 그렇게 대놓고는 말고요. 그……. 뭐랄까. 아!”
“아주 천천히, 알게 모르게 조금씩 인류 전체를 대상으로 가스라이팅을 하라는 거죠. 마치 서서히 끓는 물 속에서 자기도 모르게 익어 가는 개구리처럼 말이죠.”
“…….”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시고요. 어차피 수명이 천 년이나 되니까 시간은 많잖아요? 길게 길게 보면서 한번 진지하게 노력해 보라는 말이에요.”
인간이면서 인류 문명을 노예로 다스리라는 내 말에 묘한 아이러니함을 느끼며 황당한 표정을 짓는 아스테리아. 그렇게 내 말에 깊은 생각에 잠긴 듯, 가만히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던 그녀는 문득 자신의 앞에 누군가가 다가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누구……?”
“안녕하십니까. 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관. 파하드라고 합니다.”
“아……. 중동(Middle East)의 위치한 나라의 사절이군요. 반갑습니다. 푸르른 잎사귀의 일족. 아스테리아라고 합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영업 미소를 환하게 지으며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 아스테리아.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파하드는 몇 가지 형식적인 질문을 건네며 대화를 나누다 이내 주변을 살피다 이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보통 이런 제안을 하지 않습니다만……. 저희 대사님께서 엘븐 킹덤과의 우호 관계에 아주 깊은 관심을 보이고 계십니다.”
“어머, 그러신가요? 정말 감사한 말씀…….”
“그래서 그런데……. 혹시 오늘 밤에 이곳이 아닌 조용한 곳에서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 깊은 논의를 하고 싶다고 하는데 받아들일 의향이 있으신지요?”
“네……?”
평범하지 않은 제안. 그리고 엘프의 기본적인 능력을 통해서 이 정중한 제안 이면에 숨겨져 있는 끈적거리는 불쾌한 탐욕의 열망을 눈치챈 아스테리아는 일순간 인상을 찌푸린 채 저 멀리에서 이 상황을 빤히 주시하고 있는 한 사람을 바라보았다.
히죽.
수염이 덥수룩하게 나 있는 사우디의 어느 고위 관료로 보이는 한 사람.
자신과 눈이 마주치자 마치 놀리는 듯한 미소와 함께 작게 손을 흔들고 있는 것을 보며 아스테리아는 지금의 이 제안이 무슨 의미인지를 깨달았다.
뿌드득.
엘프로서는 도무지 참을 수 없는 모욕.
하지만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옆에 앉아서 빤히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나를 보며 간신히 참고 있는 티가 역력했다.
“제가 말했죠? 여기 인간들은 자기가 제일 잘났다는 착각에 빠져 산다고요.”
“…….”
“이럴 때는 확실하게 교육해야 해요. 웃으면서 물러서면 만만한 줄 알고 더 호구 취급한다니까요? 조금 덜 멍청한 원숭이에 불과한 이들에게 확실한 교육 방법은…….”
“역시 매가 최고죠.”
뭐든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하라는 듯한 내 손짓에도 아스테리아는 일순간 주저했다.
“정말 그래도……. 되나요?”
“죽이면 골치 아프니까……. 죽이지만 마세요.”
오히려 재미난 구경거리가 생겼다는 듯이 흥미로운 눈빛으로 말하는 나와 저 멀리에 음침한 눈빛을 보내며 웃고 있는 중동의 대사를 연신 이리저리 바라보며 고심하던 아스테리아.
그리고 그녀는 이내 무언가를 결심한 듯 벌떡 일어서더니 천천히 걸음을 옮겨 사우디아라비아의 대사의 앞까지 걸어갔다.
그리고…….
빠악.
문답무용(問答無用)
그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다짜고짜 전력을 다한 어퍼컷을 대사의 턱에다가 꽂아 버렸다.
“크헉!”
짧고 굵은 비명과 함께 일순간 허공에 1미터나 떠오른 그는 한순간에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바닥에 쓰러졌고, 사방에서 온갖 비명과 함께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악!”
“지……지금 이게 무슨!”
“대사님! 대사님!!!”
“의료진! 여기 의료진 없어?”
한 방.
그 호리호리한 체형으로 다 큰 성인 남성을 한 방에 제압해 버리고는 조금은 후련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녀를 향해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로 작게 손뼉을 치며 중얼거렸다.
“멋지다. 아스테리아.”
엘프라는 종족이 우월함을 만천하에 몸소 보여 주고 있는 그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