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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마법 만세!-165화 (165/242)

165화.

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탄생하고 발전한 문명의 세계인 지구.

하지만 최근 새로운 개념인 마법의 등장과 함께 이 세상은 지금껏 찾아볼 수 없는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 이제 우리 인류는 과학 기술만이 아니라 마나와 마법이라는 새로운 개념과 함께 발전해 갈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그 변화에 적응해 나갈 것이고 그러한 변화 속에서 더더욱 번영하게 될 것입니다. ]

전 세계를 선도하는 미국의 레너드 대통령이 선언한 마법 입국.

그가 이야기했던 변화라는 것은 마법에 대해 전혀 문외한인 일반인들에게 매우 추상적이고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었지만, 이러한 변화가 어떤 것인지를 직접 깨닫고 느끼게 해 주는 기업이 있었다.

- 매지컬 컴퍼니가 삼진 바이오와 협력해 만들어 내는 신약들. 과연 그 한계는 과연 어디인가?

- 매지컬 컴퍼니는 외주의 신? 모든 협력 업체의 수수료율 7:3 원칙 고수.

- 미래를 책임질 신산업의 키워드는 마법? 매지컬 컴퍼니가 주도하는 마법 혁명(Magic Renaissance).

발 빠르게 마법의 개념을 이 세계에 주입하기 위한 준비 단계를 하나하나 수행하고 있는 회사. 매지컬 컴퍼니.

마법에, 마법에 의한, 마법을 위한 기술과 제품들을 개발하고 생산해 내며 마법과 마나가 가진 경제성과 그 가치를 구체적으로 증명해 내는 이 회사의 존재로 인해서 이 세계는 너무나도 새로운 변화에 발 빠르게 달려 나가고 있었다.

[ 최근 기업과 산업계에서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키워드는 바로 마법입니다. ]

[ 삼진 그룹을 보십시오. 아니, 삼진 그룹이 아니더라도 매지컬 컴퍼니와 손잡고 아티팩트를 생산하기 시작한 기업 그 어디를 보더라도 알게 될 것입니다. 이들의 실적이 얼마나 눈부시게 상승했는지 말입니다. ]

[ 마법의 개념과 지식을 접목한 새로운 신제품의 개발. 즉, 아티팩트를 생산하는 기업이야말로 앞으로 모든 업계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매지컬 컴퍼니 회사 정문에는 언제나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기업의 직원들이 상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과 협력 사업 하나만 따내면 무조건 대박이거든요. ]

마법에 한정해서 그 누구도 감히 따라갈 수 없는 압도적인 기술력과 지식을 보유한 회사. 그 누구도 감히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렇게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것은 아니었지만, 매지컬 컴퍼니는 이미 전 세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세계적인 기업으로서의 위상과 영향력을 가지게 된 지 오래였다.

하지만…….

매지컬 컴퍼니의 그런 눈부신 성장은 동시에 어두운 부작용도 불러왔다.

“아, 우리 사장님 오셨나.”

“오랜만에 뵙네요. 대통령님. 그간 아무 일 없으셨죠?”

“허허허. 나야 뭐 있겠나? 매일같이 국정 운영에 정신없이 시달릴 뿐이지.”

청와대에 갑자기 찾아와 만남을 요청한 아영을 맞이하며 차를 건네는 이호준 대통령. 그렇게 그녀와 잠깐의 담소를 나눈 후에 그는 이내 눈을 빛내며 용건을 물어 왔다.

“그래서…….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들었는데 어쩐 이유로 이렇게 나와의 만남을 요청한 건가?”

삼진 그룹의 회장이었던 시절에는 자주 통화도 하고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했던 사이지만 이제는 엄연한 대한민국의 수장인 이호준 대통령.

세간의 불필요한 오해와 의혹을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만남을 자제하고 있었기에 그는 아영이 직접 찾아온 것을 보며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게 말이죠……. 부탁이 하나 있어서요.”

“부탁?”

“삼진 그룹이랑 최근에 전남 지역에서 사업 하나 추진하고 있는 거 아시죠?”

“멀린의 정원 부지 조성 사업 말인가? 당연히 알지. 무슨 문제라도 있나?”

“그게 말이죠…….”

생각만 해도 답답하다는 듯이 한숨을 푹 내쉬며 상황을 이야기하는 아영. 그리고 그런 그녀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듣고 있던 이호준 대통령은 이내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환경 단체 하나가 나서서 사업을 집요하게 방해하고 나서고 있다고?”

“네. 초록빛 지구 머시기 하는 환경 단체인데 그 자식들 아주 악질인 놈들이에요. 이미 제주도에서도 코끼리 바위인지 구렁이 바위인지를 핑계로 공사 방해해서 환경 조성 사업 명목으로 10억을 기부금으로 줬거든요? 그랬더니 이제는 전남으로 와서 또 돈 달라며 온갖 깽판을 다 치네요.”

돈을 받아먹고도 뻔뻔하게 다른 곳에서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를 주장하고 있는 초청연. 한번 뜯겨 주니까 무슨 만만한 호구 취급하며 또 돈을 뜯으려고 하는 이들의 비열하고 가증스러운 수작질에 아영은 생각만 해도 화가 난다며 이를 갈았다.

“이번에도 돈을 주면 어떻게 넘어가기는 하겠지만, 매번 사업 하나 할 때마다 이렇게 나오면 저도 곤란할 것 같아서요. 어떻게 좀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으음……. 뭐 방법이 없는 건 아니네만……. 내가 직접 나서기에는 문제가 있네.”

“문제요……?”

“내 이전 이력들 때문이지.”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에 삼진 그룹의 회장으로 수십 년을 재직했던 이호준. 그런 그가 삼진 그룹의 미래 사업과 아주 긴밀하게 연관된 사업에……. 그것도 매지컬 컴퍼니에 반대하는 환경 단체를 공권력을 앞세워 탄압한다면 그게 어떻게 보일지는 안 봐도 뻔했다.

“그 단체가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지르는지는 아무런 상관이 없네. 사람들은 그저 삼진 그룹의 회장으로 막대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내가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서 부당하게 공권력을 이용했다는 의심의 눈초리로 이 문제를 바라보게 될 것이네.”

“환경을 소중하게 여기는 시민 단체가 얼마나 부당하고 불합리하게 짓밟혔는지, 그리고 그 사업으로 삼진 그룹과 매지컬 컴퍼니가 얼마나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되는지 말이야.”

대기업은 악랄하고 시민 단체는 정의롭다고 생각하는 언더도그마에 빠진 대중들.

그들에게 언제나 사실보다는 감성이 먼저이기에 이호준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나서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아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

이호준 대통령의 말에 세상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잇지 못하는 아영.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이호준 대통령은 작게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말게. 내가 개인적으로 전남 도지사와 조금 친분이 있으니까 관련해서 논의를 조금 해 보겠네. 아마 금방 해결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런가요?”

“그래. 그 사업이 뭐 우리만 좋자고 하는 일인가?”

다른 지역들보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전남 지역.

중공업 단지나 대규모 공장이 세워진 수도권이나 경상도 지역과는 다르게 아직도 기초적인 경제 기반이 부족한 곳이었기에 이번에 매지컬 컴퍼니와 삼진 그룹이 건설 추진 중인 멀린의 정원은 전남 사람들도 기대에 부푼 채로 지켜보고 있는 사업이었다.

“마나석 생산 및 가공 공장으로 인해 창출되는 일자리만 해도 최소 오천 개. 거기에 삼진 바이오의 연구소와 신약 생산 공장도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니 그것까지 합치면 최소 3만 개의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네. 거기에 새로운 인구 유입과 상권 형성까지 생각하면 그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는 어마어마하겠지.”

차세대 미래 산업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마법 산업.

그 마법 산업의 중심이 될 멀린의 정원이 들어서게 되면 최소 년마다 수십 조 이상의 경제적 이익이 지역 사회 전체에 돌아오게 될 것이 분명했기에 이호준 대통령은 확신하고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그 초록빛인지 푸른빛인지 하는 환경 단체 때문에 건설이 지연되고 있다고만 해도 주변 지역민들이 먼저 나서서 앞장서서 그들을 막아설 것이네.”

자신들의 이익과 직결된다면 그 누구라도 발 벗고 나설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러니까 일단 돌아가면…….”

아영에게 앞으로 대처 방향에 대한 조언을 이어 가려던 이호준 대통령.

하지만 그는 문을 두드리며 다급하게 머리를 내미는 비서실장을 보며 하던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님. 큰일 났습니다.”

중요한 대화 중에는 어지간한 이유로는 방해할 일이 없는 비서실장.

그가 이런 결례를 감수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대한 사안이 발생했다는 의미이기에 이호준 대통령은 굳은 얼굴로 물었다.

“무슨 일인가?”

“지금 전남 지역 BMC 방송사에서 멀린이 생방송으로 출연했습니다.”

“뭐……뭐라고?”

“그게 무슨……?!”

분명 어제까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온갖 게으름을 피우며 죽치고 있던 멀린.

그런 그가 갑자기 전남의 지역 방송에 출연했다는 이야기에 아영은 얼빠진 표정을 지으며 입을 벌렸다.

“그……. 그럴 리가 없어요! 분명 멀린 님은 오늘 집에서 늦잠 잘 거라고……!”

아영의 말에 직접 확인하라는 듯이 그저 TV를 켜는 비서실장. 그리고 아영과 이호준 대통령은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긴급 속보의 형태로 생방송으로 진행되고 있는 뉴스에 앉아 있는 멀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도대체 저기는 왜……?”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불쑥 TV에서 튀어나온 멀린.

그리고 그런 그가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을 생방송에 나와서 빠꾸 없이 털어놓는 이야기에 아영은 자신의 두 귀를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경악했다.

[ 제가 인생의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는 게 뭔지 아세요? 바로 환경 보호예요. 환경 보호. 제가 매지컬 컴퍼니의 사명을 괜히 ‘내일 우리가 뒤지더라도 오늘 나무 하나 더 심고 뒤지겠다.’라고 지은 게 아니라는 거죠. 제가 얼마나 환경 보호에 진심인 줄 아시겠죠? ]

[ 환경 보호를 위해서 필요한 건 시민 의식의 함양도, 경각심 알리기 캠페인이나 서명 운동 같은 하잘것없는 짓거리가 아니에요. 지금 당장 나를 불편하게 만들고 더 비싼 친환경 제품들을 구매해서 손해 보게 만드는 짓을 정말 사람들이 하겠어요? 그들이 정말 진심으로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앞장서서 움직이게 만들려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

[ 돈이에요. 돈. 그러한 환경 보호가 실질적으로 나에게 도움이 되고 이익……. 즉 돈이 되게 만들면 되는 거예요. 돈이야말로 이 자본주의 세계를 움직이게 만들고 한 개인이 최대한의 노력을 하게 만드는 가장 최고의 원동력이자 동기이기 때문이죠. 우리가 괜히 자본주의의 개돼지라고 불리는 게 아니라니까요? ]

“저게 도대체…….”

“세상에 맙소사…….”

생방송에서 저런 소리를 해도 되냐는 소리가 먼저 튀어나올 정도로 극단적인 발언들을 빠꾸 없이 토해 내는 멀린. 그리고 그는 광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싸늘한 눈빛을 빛냈다.

[ 그런데……. 이 지구 환경을 수호하기 위한 대의 속에서 숭고한 과업을 수행 중인 매지컬 컴퍼니를 두고 환경을 파괴하는 악질 기업이니 돈만 밝히는 괴물이니 온갖 모욕적인 비난을 일삼으며 매도한다? 그 상황을 보고 있자니 참으로 당황스럽고 개탄스럽군요. ]

무슨 뮤튜브 악플 읽기 콘텐츠를 하는 것처럼 초청연과 관련한 자극적인 기사들을 뉴스 생방송 자리에서 하나하나 읊어 대던 멀린은 이내 카메라에 대고 폭탄선언을 했다.

[ 제가 이래 봬도 엄청 쪼잔하고 치졸하거든요. 좋은 일 하겠다는데 괜히 욕 처먹으면서 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거든요. 멀린의 정원이 전남 지역에 만들어지는 게 싫다고요? 좋아요. ]

[ 우리 지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 발 벗고 힘쓰는 ‘초록빛 지구를 지키기 위한 환경 보호에 힘쓰는 청년들의 연대’의 강력한 반대와 저항에 관련 사안을 신중하게 재검토한 결과, 전남 지역에서 추진 중이었던 매지컬 컴퍼니의 신규 사업 전체를 전면 중단하고 완전히 백지화하기로 했습니다. ]

“뭐……. 뭐라고?”

“저 미친놈이…….”

자기 마음대로 이미 수조 원이 들어간 프로젝트를 백지화해 버리는 멀린.

그런 그의 돌발 행동에 이호준 대통령과 아영은 마치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커다랗게 뜨며 말을 잇지 못했지만, 그런 이 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멀린은 사악한 미소를 히죽 지으며 묘하게 신이 난 듯한 목소리로 마이크에 대고 속삭였다.

[ 아, 그리고 제주도에서 진행 중인 사업도 추가로 전면 중단할게요. ]

[ 우리 소중한 코끼리 바위인지 구렁이 바위인지도 지켜야 하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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