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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마법 만세!-156화 (156/242)

156화.

[ 지금부터 나 멀린은 러시아에 공식적인 전쟁을 선포한다. ]

뮤튜브 생방송을 통해 러시아를 상대로 선전 포고를 한 멀린.

그리고 그 소식은 채 30분도 지나지 않아 현존하는 전 세계의 모든 언어로 번역된 채로 온갖 기사와 뉴스를 휩쓸며 삽시간에 지구 전체에 퍼져 나갔다.

- 뭐라고? 누가 누구랑 전쟁한다고……?

- ??? 형이 왜 거기서 나와?

- 뭐야? 멀린이 왜 우크라이나에 가 있는 거냐?

- 저거 진짜 X 된 거 아님? 미국이랑 한국이 전쟁 참전하는 거야 설마?

아무런 예고도 없이 우크라이나에서 돌연 등장해 러시아를 상대로 항복을 요구하며 전쟁에 참전하겠다고 나서는 멀린을 보며 사람들은 당황했다. 그리고 이내 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배후의 국가들을 떠올리고는 이내 온갖 설레발을 치며 공포감을 자극해 갔다.

- 점점 심각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서방 세력의 적극적 개입에 확전 우려.

- 핵무기 사용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러시아. 과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을 것인가?

- 전쟁 확산 우려에 엄청난 공포에 빠진 시장. 발표 직후 나스닥 종합 주가 지수 9% 하락.

전 세계를 멸망시켜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대량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의 참전. 그것이 가지고 올 여파와 영향력에 대해 생각하며 확전에 대한 공포에 전 세계가 동요하기 시작하자 미국과 한국은 즉각적으로 성명을 발표하며 밀려드는 온갖 논란과 의혹을 사전에 차단했다.

[ 대한민국 정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벌어진 전쟁에 개입하고자 하는 그 어떤 의지도 갖추고 있지 않음을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밝힙니다. 멀린이 최근에 인터넷을 통해 밝힌 입장은 지극히 개인으로서의 독자적인 행동일 뿐이며, 그는 대한민국의 정부를 대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

[ 미합중국 정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군사적 갈등과 충돌이 더욱 강해지는 것에 큰 우려를 하고 있으며 모든 상황을 면밀하게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방식으로도 우리는 이 전쟁에 뛰어들 생각이 없습니다. 한 개인의 양심에 따른 독자적인 행동을 확대 해석하며 미합중국 정부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음모론에 불과합니다. ]

자기들이 꾸미고 계획한 짓이 아니라고 철저하게 선을 긋는 이들.

그리고 그게 농담이 아니라는 듯이, 멀린은 우크라이나군과 협력하지 않고 오로지 혼자서 러시아군을 상대로 한 자신만의 전쟁을 이어 나갔다.

[ 러시아가 모든 병력을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 철수하고, 이번 전쟁을 일으킨 것에 대해서 사과하는 것. 그리고 마나를 이용할 수 있는 능력자들을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하고 마법의 힘을 남용한 것에 대해 앞으로 재발 방지의 약속. ]

[ 그리고……. 이번 전쟁의 최종 책임자이자 결정권자였던 보리스 대통령의 사임과 처벌까지. 그 모든 것들을 이행할 때에만 저는 항복에 관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겁니다. ]

러시아에 선전 포고를 하며 구체적인 요구 사항들을 밝힌 멀린.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 완전히 터무니없는 것들이었기에 러시아는……. 특히 보리스 대통령은 진심으로 분개했다.

콰아아앙.

“그 씹어 먹어도 시원치 않을 꼬맹이 새끼가…….”

능력 있는 마법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전 세계의 커다란 관심을 받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세계 초강대국 중 하나인 러시아를 상대로 이런 건방진 요구 조건을 할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특히나 그것도 러시아의 실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고 알려진 명실상부한 지배자인 보리스 대통령을 상대로는 더더욱 씨알도 먹힐 리가 없었다.

“지금 전장 상황에 대해 보고하게.”

이를 잔뜩 갈며 독기를 잔뜩 품은 얼굴로 현재 상황을 보고하라는 보리스 대통령. 그리고 그런 그의 말에 참모총장은 약간 긴장한 표정으로 방금 들어온 최신 보고 사항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저희가 알렉세이 대통령의 암살을 위해 보냈던 각성자들 전원 사망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멀린이 직접 이들을 제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현재 부차 지역을 시작으로 우리 군이 점령한 지역을 단신으로 돌아다니며 기습적인 공격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또한…….”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보고 속에서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러시아 군의 피해 상황.

전쟁을 시작하겠다고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엄청난 피해가 누적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보리스 대통령의 얼굴색은 새빨갛게 변해 갔고 이내 거대한 노호성이 터져 나왔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가! 그깟 꼬맹이 하나 처치하지 못해서 우리 러시아군이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다는 말인가!”

다른 것은 몰라도 러시아의 군사력 하나만큼은 엄청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던 보리스 대통령. 하지만 그러했던 군이 머리의 피도 안 마른 정신 나간 어느 동양인 소년 때문에 쩔쩔매고 있다는 사실 하나에 그는 격렬하게 분노를 내비치며 으르렁댔다.

“뚫린 입이 있으면 어디 한번 설명해 보게. 우리 군이 그렇게 답이 없는 쓰레기 집단으로 전락한 것인가? 도대체 왜 그 한 놈을 처치하지 못해서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냐는 말인가!”

왜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는지 설명해 보라며 추궁하는 보리스 대통령의 말에 모두가 굳게 입을 다무는 상황. 하지만 그 침묵 속해서 돌연 입을 연 것은 KGB 국장이었다.

“제가 조심스럽게 한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대통령님?”

모두가 굳게 입을 다물고 버티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의견을 제시하겠다는 KGB 국장을 힐끗 바라보며 보리스 대통령은 흥분을 조금이나마 가라앉혔다. 그리고 이내 차갑고 냉철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답했다.

“말하게.”

“일단 마법사라는 존재에 대한 군사적 가치와 약점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멀린이 방송에서 했던 이야기를 하나도 빠짐없이 확인하고 면밀하게 분석하는 KGB. 그렇기에 국장은 전쟁 상황에서 마법사라는 존재가 가지는 가치와 함께 그 약점까지도 분명하게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그는 아주 완벽하게 마법사를 상대하기 위한 전술을 계획해 낼 수 있었다.

그 대상인 마법사가 일반적인 마법사랑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마법사라는 점이 문제였지만 말이다.

* * *

마법사는 전장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핵심적인 필수 인력이자 동시에 전쟁의 승리를 위해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 존재이다.

단순히 화력을 담당하는 전쟁 병기의 수단만이 아니라, 통신 마법을 이용한 신속한 정보 전달, 응급 처치와 치료, 저주, 축복, 방어. 그야말로 공격만이 아니라 그 이외의 다양한 방면에서도 모두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다재다능한 힘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들은 언제나 판달리아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고는 했다.

전장의 꽃이라고 불리는 마법사.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완전한 만능인 것은 아니었다.

[ 피와 살점이 난무하고 한순간에 생과 사가 오가는 일촉즉발의 전쟁에서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마법사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아. 조금만 위협을 느껴도 마법 하나 제대로 못 쓰고 마나 폭주에 빠지는 경우도 많고, 또 마법 몇 번 사용하면 마나가 다 떨어져서 그저 구경이나 하고 있어야 하는 신세가 되기에 십상이지. ]

마나만 있다면 그 무엇도 두려울 것이 없지만, 마나가 없는 이상 평범한 인간……. 아니, 평범한 인간보다도 더 전투력이 뒤떨어지는 나약한 존재가 되어 버리는 마법사들. 게다가 이들은 같은 편이 아니라 적으로 만났을 때는 엄청나게 껄끄럽고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되고 있었기에 이들은 언제나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제거해야만 하는 그런 대상으로서 적들의 무차별적이고 또 집요한 공격에 노출되어야만 했다.

[ 전쟁에서 소드 마스터급의 기사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뭔지 알아? 바로 정예 기사단을 이끌고 적의 후방으로 진격해서 마법사들의 모가지부터 따고 오는 거야. 준비할 새도 없이 빠르게 몰아쳐서 그들을 모조리 몰살시킬 수만 있다면, 그걸로 이미 전쟁은 끝난 거나 다름없거든. 마법사가 없는 군대는 결국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어. ]

마법을 사용할 틈을 주지 않고 단숨에 엄청난 화력의 집중 공격을 쏟아부을 수만 있다면 아무리 드높은 경지에 이른 마법사라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아주 치명적 약점.

그리고 그 약점을 정확히 꿰뚫어 본 러시아군은 아주 최적의 대비 태세를 갖추며 총력전을 준비했다.

“이야……. 진짜 어마어마하네. 이게 전부 다 나를 위해서 준비한 것들이라고?”

장애물 하나 없이 완전히 탁 트인 드넓은 평원.

그곳에 끝도 없이 늘어서 있는 러시아의 수많은 전차들과 군 병력들. 거기에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는 헬기와 전투기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기가 찬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무슨 한 사람 상대하는 데 전투기까지 동원하냐? 이건 진짜 너무한 거 아니냐고.”

나 하나 상대하겠다고 가용 가능한 병력을 전부 총동원해서 결집한 러시아군. 그리고 이러한 이들의 전술에 대해서 용용이는 꽤 높게 평가했다.

[ 왜? 일반적인 마법사를 상대로는 아주 최적의 공략법 아닌가? ]

초전박살. 완전섬멸.

일말의 자비도 없이 거침없이 몰아세워 단숨에 제거한다.

마법사를 상대로 할 때는 아주 제격인 공략법.

하지만 그건 일반적인 마법사를 상대로 한 공략법이지 나를 상대로는 절대로 먹힐 만한 공략법이 아니었다.

오히려…….

“뭐. 아무려면 어때. 나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분산된 러시아 놈들 때려잡느니 이렇게 옹기종기 모여 줘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으면 더 깔끔해서 좋지.”

지금 이 상황은 내가 오히려 일을 더 쉽게 만들어 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야 할 상황이었다.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러시아군을 바라보고 있을 그때, 저 멀리에서 거대한 폭음과 함께 어마어마한 포탄의 비가 쏟아져 내려오기 시작했다.

퍼퍼펑. 콰콰쾅. 콰아앙.

어마어마한 양의 총탄과 포탄이 날아들고 매캐한 화염과 폭음이 사방에서 쏟아지고 있는 치열한 전장의 모습. 수십……. 아니, 어쩌면 수백 대의 전차가 동시에 맹렬한 불을 뿜으며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화력을 단 한 사람에게 투사해 내고 있었다.

나만이 아니라 내가 서 있는 주변의 일대를 모조리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릴 만큼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공격들. 하지만 그 모든 공격들은 그저 나의 짤막한 주문과 함께 모조리 허사로 돌아갔다.

”멈춰 버린 시곗바늘.“

쩌저저정.

짤막한 주문과 함께 일순간 완전히 얼어붙은 내 주변의 시간. 그리고 그 순간, 온갖 종류와 크기의 포탄들이 완전히 멈춰 서 버린 채 허공에 떠올라 있었다.

“으으으……. 말도 안 돼.”

“저게 도대체 뭐야……. 공격이 하나도 안 먹히잖아?”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무수한 포탄을 보며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내심 생각하고 있었던 공격들을 그저 손짓 하나로 무력화시킨 것을 보며 러시아 군인들의 표정은 이내 파리하게 변해 갔다.

하지만, 그 순간 병사들을 지휘하던 장교들은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는 시끄럽게 외쳐 대며 다음 공격을 명령하기 시작했다.

“뭣들 하고 있어! 얼른 탄환 장전하고 쏠 준비 하지 않고!”

“쏴라! 저놈도 계속되는 우리의 공격을 모두 막아서지는 못할 거다!”

“전원 공격! 포탄 아끼지 말고 모조리 쏴 버려!”

상관의 명령에 이내 퍼뜩 놀라며 허겁지겁 다음 공격을 준비하는 러시아군.

그리고 그런 그들의 교신 내용을 용용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해 들으며 나는 잠깐 고민했지만 이내 좋은 생각이 떠올라 작게 미소 지었다.

[ 또 나왔네. 그 표정. ]

“뭐가?”

[ 아니, 주인이 뭔가 또 사악한 짓을 벌이려고 하면 그런 표정 짓더라고. ]

“사악한 짓?”

[ 아니.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무슨 생각 했길래 그런 표정 지은 건데? ]

솔직하게 말하면 세탁기행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한 것인지 이내 뜨끔하며 에둘러 화제를 돌리는 용용이. 그리고 그런 그의 뻔한 속셈을 알지만 나는 대충 넘어가 주기로 마음먹고는 이내 눈을 가늘게 뜨며 답했다.

“다른 건 아니고……. 그냥 재미있는 말이 하나 떠올라서.”

[ 재미있는 말? ]

“그런 말이 있거든. 돈으로 흥한 자. 돈으로 망하고.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할지니…….”

“포탄으로 흥한 새끼들은 포탄으로 망한다.”

우우우우웅.

나를 중심으로 사방에 시간이 멈춰 선 채로 허공에 떠 있는 수백……. 수천 발의 포탄들. 마력을 끌어 올려 그것들의 방향을 정확히 180도 회전시키고는 이내 정확히 반대 방향에 있는 러시아군을 향해 손을 뻗었다.

“오 세상에 맙소사…….”

“이런 미친!”

“저거 설마……. 아니지?”

그 이변을 바라보며 완전히 얼어붙은 러시아군.

혹시나 하는 불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이들의 시선을 한껏 즐기며 나는 환한 미소와 함께 외쳤다.

“무지개 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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